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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공조2’ 진선규 “5년만 악역 속에 담아놨던 것 환기해”[일문일답]

극악무도하게 사람을 죽이고 인정은 눈곱만치라도 없을 것만 같은 냉혈한 눈빛을 내뿜던 악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수줍은 표정만이 남았다. 배우 진선규는 개봉과 동시 박스오피스 1위를 선점한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공조2’)에서 림철령(현빈 분)과 대척점에 놓인 악역 장명준으로 열연했다. 그러나 스크린 밖 실제 모습은 악하기는 커녕 순박하고 꾸밈이 없었다. 2017년 영화 ‘범죄도시’의 역대급 빌런 멤버 위성락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악역 장명준은 어딘가 모르게 안쓰럽고 공감이 가는 인물이었다.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초롱초롱 빛나던 진선규의 눈빛에서는 영화를 향한 열정과 연기에 대한 굳은 신념까지 느껴졌다. 그는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나 많이 상기되어 있다”면서 “관객에게 얻는 에너지가 있어 피곤하지 않다. 일정을 빨리 소화해 관객을 만나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은데. “너무 좋다. 예매율도 좋은데 누가 한숨 쉬겠는가. 나쁠 게 하나도 없다.” -‘극한직업’에 이어 ‘공조2’ 천만 흥행 기대하나. “기대 아닌 기대는 해보지만 (극장의 분위기가) 그때와는 너무 다르다. 천만을 바라기보다 관객들이 극장에 한국 영화를 많이 보러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나들이하러 왔으면 좋겠다.”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일단은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또 시즌2는 한 번도 안 해봤다. ‘범죄도시’도 시즌 1만 해봤다. ‘범죄도시2’가 아주 잘 됐을 때 내 자식이 잘된 느낌이라 너무 좋았다. 전편에 이어 속편에 출연하는 배우들 모두 이와 같은 마음일 거라 여겼다. 그래서 ‘더 잘해야 되겠지’ 생각했다. 간만에 악역 같은 악역이었다. 조금은 다른 느낌의 빌런을 만들고자 했다. 5년 만에 열심히 한번 해보고 싶었다.” -새로운 악역 구축에 부담은 없었나. “1편에서는 빌런과 주인공들이 부딪히는 장면이 많다. 속편에서는 다른 큰 사건에 연루된 빌런 장명준을 잡기 위해 공조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장명준의) 과거가 크게 담겨 있지 않고 이를 후반에 대사로 풀어낸다. 이석훈 감독과 ‘무언가 부족한 느낌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얘기를 많이 하다가 악당이 조금씩 소개될 때 이미지가 각인됐으면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말투, 외형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세련된 콘셉트를 잡았다. 생각해보니 현빈, 다니엘 헤니는 가만히 있어도 세련되지 않나. 내가 인위적으로 그러는 게 더 특별하지 않고 식상할 것 같아 머리를 길렀다.” -긴 머리를 떠올린 계기가 있나. “샤워하고 젖은 머리를 한 채 거울을 봤다. 곧장 사진을 찍어 감독에게 보냈다. 괜찮은 것 같다는 반응이 와서 분장팀하고 상의해 장명준의 외형을 만들었다. 날렵한 느낌이 났다. 자기의 고집이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났다. 영화로 봤을 때 개인적으로 ‘독특하다. 괜찮다’ 여겼다. 비주얼이 확실히 일반의 나와는 달랐다.” -장명준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했나. “가족들을 위해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복수를 하는 인물이다. 그저 강하고 악한 빌런을 표현하기보다는 장명준의 신념을 고민했다.” -액션 준비는 어떻게 했나. “역할마다 주특기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액션의 방향을 무술감독과 많이 고민했다. 현빈이 피지컬로 워낙 탁월하니까 나는 날렵한 느낌으로 갔다. 또 칼을 굉장히 잘 쓰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평양, 개성에서 쓰는 말투가 아니라 함경북도 사투리 연습을 했다고. “북한 자문 선생님이 있었다. 극 중 현빈은 평양 경찰이라 평양어를 쓴다. 장명준은 외형도 다르고 억양, 톤도 다르다. 평안도 말보다 더 투박하고 진득하다. 선생님이 더 추운 쪽의 말투를 써보는 게 어떨까 제안해서 함경북도 사투리를 익혔다.” -실제 보니 순한 느낌인데 악랄한 연기를 어쩜 그리 잘 하나. “연기를 통해 변화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착하다. 순하다’는 얘기를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었다. 연기를 접했을 때 너무 좋았던 게 소리도 질러보고 울어도 보며 다양한 감정을 무대에서 연기로 해소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 사람들에게 배역으로 각인되는 경험이 짜릿했다. 속에 담아놨던 것들을 악역 할 때 풀어내면 스트레스 해소도 된다. 이번에도 5년 만에 속에 있던 걸 환기하는 기분이었다.” -‘진선규이 연기하는 캐릭터에는 진선규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연기를 외형적, 기술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 캐릭터가 ‘왜 이렇게 이야기하고 행동할까’ 상상하며 연기한다. 공연할 때 가끔 분장을 지우고 나가면 내가 옆에 있는 데도 못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기분이 좋다. ‘이야기 속에 있는 저 배역으로 나를 보고 있구나’ 싶다. 각인이 됐고 연기를 잘 했구나로 다가온다. 항상 이게 소망이고 이런 재미가 연기할 수 있는 힘이다.” -다니엘 헤니도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착한 사람 진선규’라고 했는데. “좋기도 한데 부담스럽기도 하다. 선규는 착하니까 착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어렸을 때부터 그랬고 성향이다. 연기할 때 확 달라지는 내 모습이 그래서 더 좋은 것 같다. 작품을 선택할 때도 장르가 다른 곳에 다른 모습으로 나오는 인물과 시나리오를 선택한다. 장르 속에 변화되는 내가 좋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영화에서 현빈과 자주 만났고 다른 멤버들은 호흡을 맞출 일이 거의 없었다. 헤니도 길게 못 만났고 윤아는 촬영장에서 내 신이 끝나면 마주치고 인사한 정도였다. 최근 짧은 시간 홍보, 무대인사를 하면서 친해졌다. 서로 좋아해 주고 존중해주니까 좋았다. 뉴페이스인 헤니는 물론 원년 멤버들도 너무 좋아서 금세 가족 같아졌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액션이 많다 보니 몸이 지치는 게 있다. 힘들고 위험한 부분도 많았다. 옥상 신, 초반 뉴욕 신이 그랬다. 근데 힘들다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유해진은 항상 분위기를 살렸고 현빈도 아주 묵직하고 안전하게 모든 걸 컨트롤했다. 액션하는 상대 배우가 안 다칠 수 있게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게 잘 해줬다. 헤니는 위트가 좋았다. 한 번 더 보고 지나가게 되는 느낌이랄까. 모든 게 다 하나가 돼 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액션도 그렇고 운동에도 관심이 많아 보이는데. “액션을 정말 좋아한다. 체육학과에 가려다 갑자기 시험을 보고 덜컥 합격해 연기를 시작했다. 대학생 때도 연기 연습 안 하고 맨날 운동만 했다. 운동 동아리를 만들어 체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몸을 많이 쓰다 보니 허리가 안 좋다. 수술을 2번이나 해서 이제 격한 운동은 안 한다. 요즘엔 스턴트도 있어서 그런 부분은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한다. 최근에는 러닝에 빠졌다.” -유해진과는 예능 프로그램 ‘텐트 밖은 유럽’에서도 만나고 있는데. “예능을 잘 안 하는데 형이 있어 출연했다. 하나도 안 힘들었고 궁합이 잘 맞았다. 이번 작품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유해진이다. 많이 의지하고 기댔다. 앞으로도 계속 쫓아다닐 거다. 좋은 형, 배우, 동료다. 배울 게 많고 같이 있으면 힘이 된다. 아마 그도 현빈, 다니엘 헤니 속에 혼자 있는 것보다 내가 있는 게 좋을 것이다. 참 비슷하게 생겨서 위안도 된다.” -차기작은 어떤 게 있나. “복싱 이야기를 담은 ‘카운트’, 음악 영화 ‘너와 나의 계절’,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몸값’이 있다. 특히 ‘카운트’는 실제 고향 진해 이야기라 뜻깊다.” -추석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가족들하고 ‘공조2’를 같이 볼 예정이다. 무대인사도 하며 관객을 만날 것이다. 이 기사를 보는 사람들도 ‘공조2’와 함께 추석을 보냈으면 좋겠다. 태풍도 와서 근심 쌓여 있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모두가 마음 편히 즐겁게 보내는 명절이 됐으면 좋겠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09.09 12:57
드라마

길은성 “‘종이의 집’ 배우 인생에 터닝포인트 됐으면” [일문일답]

넷플릭스 히트작 ‘종이의 집’을 리메이크한 한국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종이의 집’)에는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들이 몇몇 등장한다. 극 후반부 인질들이 붙잡힌 조폐국에 잠입해 분위기를 확 전환시킨 북한 인민무력부 특작부대원 박철우 캐릭터는 파트1의 ‘신스틸러’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이 북한군인을 연기한 배우 길은성은 그럴싸한 북한 사투리에, 검게 타고 다부진 외모로 실제 북한 출신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경기도 의정부 출신에, 수락산역 3번 출구 근처의 친누나 미용실에서 가끔 일손을 돕는 남한 사람이었다. -‘종이의 집’ 후반부에서 극의 긴장감을 끌어 올리는 역할인데. “이렇게 큰 작품에 출연하게 돼 감사하고 영광이다. 더구나 나도 스페인 오리지널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다. 박철우는 원작에 없는 역할이라 기대가 컸고 더 애정이 갔다. 그래서 준비를 잘 할 수 있었기도 하다. 4~6부 중요한 역할을 맡았기에 배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사투리나 외모로 봐서는 북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는데. “나를 잘 모르니까 진짜 북한 사람인 줄 안다. 연기를 좋게 봐준 것 같다. 촬영장에서도 워낙 그래 보였는지 감독님도 특별한 말이 없었다. 전에도 북한에서 태어난 역할, 북한군을 해봤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평안도 노비 출신의 켈로부대원을 연기하며 북한말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요번에 자문 선생님이 내 대사를 듣더니 그냥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 -북한 특수부대원 역할의 준비는 어떻게 했나. “대본을 받고 아 이 정도로 꽤 중요한 역할이구나 생각했다. 극 중 박철우는 교수(유지태 분)가 반전을 예상하지 못하게 하는 주역이라 나 하나만 생각하고 연기했다. 조폐국 잠입 후 탈출 음모를 꾸미는 앤(이시우 분), 국장(박명훈 분)과는 현장에서 얘기를 많이 했다.” -합동수사팀의 김윤진, 김성오와 호흡을 맞추지 않았나. “단독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많아 배우들 간의 호흡은 특별히 없었다. 다만 김윤진 선배가 연기할 때 편하게 배려를 많이 해줬다. 어느 날 내가 점프슈트를 입고 잠입을 설명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계속 주의 깊게 보더니 제작진을 불러 ‘내 옷이 불편해 보이지 않냐’면서 상의를 했다. 나는 다리가 길어 보여서 딱 맞는 사이즈를 골랐는데 액션을 해야 하는 내 연기를 알고 신경을 써줬다. 내 불편함까지 체크해주는 선배님 덕분에 액션을 잘할 수 있었다.” -북한 군인을 연기하며 힘들었던 적은. “조폐국에 잠입해서는 힘든 연기가 많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모를 텐데 강도단이 인질을 잡고 나서 남북한 수사팀이 조폐국의 벽을 드릴로 뚫고 내시경 카메라를 침투하는 장면이 있다. 벽을 뚫고 내시경 카메라를 조종하는 건데 내가 연기했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오기 때문에 보통 장비 전문가들이 직접 하는데 내가 더 잘해서 현장에 다시 투입됐다.” -길은성이란 이름도 북한식 이름 같은데. “원래 본명은 길금성이다. (이름이) 다운그레이드됐는데 나중에 동성으로 내려갈까 걱정이다. 하하하. 현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에 와서 강한 이름을 바꿔보자 해서 고민했다. 나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바꿀 결심을 했다. 작명소에 가서 이름을 받아왔는데 꽃미남 이름, 여성스러운 이름이 있지만 확 들어오는 게 없었다. 그러다 홍보팀에서 은성으로 불러서 마음에 들어 결정했다.” -형제 이름도 특이한가. “위로 누나가 하나 있는데 이름이 ‘미인’이다. 어렸을 때 버스 안에서 형들이 누나 이름을 언급할 때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누나는 이름처럼 예쁘시다. 수락산역 3번 출구 근방에서 미용실을 운영한다. 가끔 미용실에서 일을 돕고 있다.” -이병헌과의 인연으로 소속사에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이병헌 선배가 연기한 나쁜 놈 창이 파의 일원으로 출연했다. 중국 둔황으로 촬영을 갔었는데 감독님이 전날 밤에 배역 이름을 쓰면 다음날 죽는 역할이 돼서 데스노트가 생겼었다. 그때 주인공 외 끝까지 살아남은 역할을 연기했다. 하하하. 당시에 이병헌 선배의 매니저였던 현 소속사 대표님과 인연을 맺고 지내오다 2년 전 우연히 제안을 받아 입사했다. 대표님을 믿고 가고 있다. 2막 인생을 책임져 달라. 하하하.” -하반기 공개될 파트2를 기대해도 될까. “원작의 시즌1, 2를 하나에 몰아서 몰아치는 느낌이 있다. 파트2에는 훨씬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있다. 파트1의 박철우는 김장으로 치면 배추를 소금에 절인 정도였는데 파트2에서는 맛깔나는 젓갈, 생강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거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07.12 08:30
연예

[인터뷰]유수빈 "'주먹이 하나였네'란 말 듣지 않게 열심히"

유수빈(28)은 '사랑의 불시착'이 건진 보물이다.실제 북한에서 온 듯한 사투리와 친근한 외모까지 김주먹엔 딱이었다. 스스로 외모도 한 몫 했다고 말할 정도로 유쾌했다.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북한에서 온 배우냐"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다는 그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만큼 연기를 잘 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게 꿈이라는 유수빈은 인터뷰 중간 북한 사투리가 튀어나와 웃음을 줬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사람들이 가끔 알아봐준다. 응원도 많이 해줘 '사랑의 불시착을 많이 봐줬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종방하고 스케줄이 계속 있어 딱히 밖을 나가본 적이 없다.(웃음)" -오디션으로 캐스팅됐나."1차 때는 극중 여러 대사를 했고 2차 오디션부터 김주먹을 연기했다. 3차까지 진행했고 합격했다." -북한 사투리가 쉽지 않았을텐데."자신이 없었다. 단편영화 촬영하면서 함경북도 사투리를 익혔다. 드라마에서는 평안도 사투리를 해야해 다시 공부했다. 우리나라도 지역마다 사투리가 다르 듯 북한도 다른데 그 차이가 크다." -사투리가 입에 붙었겠다."지금도 얘기하다보면 사투리가 불쑥 튀어나온다. 오히려 사투리로 말하는게 편할 때도 있다." -북한 사람으로 오해도 많이 받았을텐데."나에겐 너무 감사한 칭찬이다. 사실 생긴 것도 한 몫했다고 본다." -사투리는 어떻게 배웠나."새터민에게 배웠다. 촬영 한 달 전부터 배우들이 꾸준히 배웠고 선생님이 현장에도 나와 있어 계속 체크해줬다." -군복은 유난히 추운데 고생 좀 했겠다."올해 겨울이 많이 춥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현장은 너무 추웠다. 사실 보온 내의를 입고 그 위에 핫팩을 13개씩 붙이고 다녔다.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는 신이 있었는데 정말 추웠다." -군필자라서 도움이 됐을텐데."2013년 1월 입대해 2014년 10월 전역했다. 올해까지 예비군이다. 촬영할 때 입은 군복은 기존과 달랐다. 그래도 제 옷을 입는 느낌이었다." -감독과 작가의 연기 주문이 있었나."처음엔 잘 해내고자하는 의욕이 과해 캐릭터에 설정을 많이 추가했다. 그러다보니 감독님과 작가님이 단순하게 접근하라고 했다. 그저 대본에 나와있는 그대로를 연기하길 원했고 감독님 덕분에 그런 특성이 잘 묻어났다." -배우들의 합이 유독 좋아보였다."5중대원들은 계속 붙어있다보니 그냥 가족 느낌이었다. 서로 아이디어도 주고 받으며 편하게 지냈다. 그러다보니 편한 연기가 나왔다. 현빈 선배님은 진짜 중대장처럼 중심을 잘 잡아줘 믿고 의지하게 됐다. 손예진 선배님도 진짜 누나처럼 잘 해줘 이입하는데 어색함이 없었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병사 김주먹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유수빈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졌다.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 2020.02.18/-실제론 '천국의 계단'을 봤나."사실 안 봤다.(웃음) 촬영 들어가기 전 다 봤다. 특히 대사를 해야하는 장면은 클립으로 계속 반복해 봤다." -최지우와 만난 장면도 화제였다."선배님을 처음 만났다. 한참 선배님이라 긴장을 많이 하고 부담도 됐는데 먼저 말을 걸어주며 편하게 대해 감사했다." -주변 반응도 좋았을텐데."가족들이 낯간지러워 그런지 얘기를 잘 안 하지만 내심 좋아한다. 어머니가 '사랑의 불시착' 재방송과 클립을 많이 보시더라. 친구들이나 친척들에게 '잘 보고 있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병사 김주먹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유수빈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졌다.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 2020.02.18/-실제 성격과 주먹이는 비슷한가."유쾌하고 밝은 면은 비슷하다. 어떤 부분을 연기 할 때 제스처는 실제 내 습관이 나왔다. 형들 깨무는 버릇이 있는데 드라마에도 반영됐다. 꽂히는 작품을 좋아하지 전체적으로 무언가를 '덕후' 스타일로 좋아하진 않는다.(웃음)"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궁금한데."이 작품을 해서가 아니라 '별에서 온 그대'를 정말 좋아했다. 군에 있을 때 정말 재미있게 봤다. 그래서 이 작품을 하게 돼 신기하고 너무 좋았다. 거기에 김수현 선배님이 카메오로 나오니 꿈 같더라." -어릴 때부터 꿈이 배우였나."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 초등학교때 국어책을 읽을 때도 손 들고 '제가 하겠습니다'고 많이 외쳤다." -올해 시작이 좋다. 계획도 궁금하다."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주먹이 하나였네'라는 말을 들을까봐 다음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이번에 어떻게 했는지 기억하고 항상 상기시키며 열심히 하겠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사진=박세완 기자 2020.02.21 08:00
스포츠일반

[인생은 4전5기다] ‘챔피언 홍수환’ <7>

이쯤에서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야겠다. 차츰 파이터의 세계에 빨려들던 그때를. 나는 4남 3녀의 넷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강원도 황지에서 탄광 관련 일을 하시면서 서울에 들르시곤 했다. 모두들 어렵게 살 때이지만 집안은 유복한 편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좀 과장해 말한다면 우리 집에만 TV가 있었을 정도였다. 그 이름도 까먹지 않는다. &#39실바니아&#39라고 하는 흑백 진공관 TV였다. 할아버지 대에서부터 그런대로 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성북구 돈암동에서 살았던 나는 말 그대로 소문난 개구쟁이였다. 어찌나 장난이 심했던지 다섯 살 땐 신문에 나기까지 했다. 어릴 때부터 유명할 팔자였나 보다. 군용 트럭을 마음대로 운전하다 남의 집을 부셨던 것이다.  어느 날 육군 소령인 작은 외삼촌이 운전병과 함께 우리집에 왔다. 운전병은 이병 아니면 일병이었던 듯싶다. 운전병이 트럭의 짐을 내리는 중에 다섯 살 꼬마인 내가 몰래 운전석에 탔다. 전혀 자동차의 구조를 몰랐지만 악마가 도왔는지 척척 트럭의 잠금 장치를 해체해 갔다.  우선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었다. 다음엔 낑낑 거리며 잡아당겼던 기어가 운전 상태로 들어갔고, 불행하게도 발 밑 세 개의 클러치 중에서 정확하게 오른쪽 맨 마지막에 있던 액셀러레이터를 눌렀다. 그 결과 "붕" 하는 소리와 함께 땅을 박차고 나간 트럭의 주둥이가 남의 집에 박혀 버렸다. 어머니는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다 물어냈다. 아버지는 나 대신 오히려 운전병을 혼낸 듯하다. 그리운 사람과 재회하는 프로그램에 출현한다면 그 운전병 아저씨를 가장 만나고 싶다.  나는 일명 &#39요비링&#39으로 온 동네에 유명했다.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기에 재미가 들렸다. 사람들이 나와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멀찍이 서서 구경하곤 했다. 어디에서나 튀는 아이였다. 어느 동네를 가도 떫게 보였나 보다. 꼭 시비를 거는 자들이 나타났고, 도전 정신이 강한 나는 그 자리를 절대 피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 한 번은 나보다 서너 살 위의 형과 싸운 적이 있다. 어른스러운 친구였는데 보스인 척하는 게 못마땅했다.  내가 도전하자 그는 거절했다. 우리는 말 없이 뒷동네 우물가로 갔다. 싸워 보니 몸집 면에서 상대가 안됐다. 싸움은 내 코에서 코피 터지는 걸로 마무리됐다. 전혀 울거나 하지 않고 "그래, 내가 졌다"는 한마디를 던졌을 뿐이다. 아버지가 나를 복싱 경기장에 데리고 다닌 것도 이런 기질에 끌린 탓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생은 누굴 만나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초등학교 3학년 이후 아버지와 한창 복싱장을 전전하던 종로구 내수동 시절, 나는 우연히 또 한 명의 멘토를 만나게 됐다. 어느 날 저녁 집에 돌아오신 아버지가 잔뜩 흥분해 평안도 사투리로 말씀하셨다. "야, 우리 집 들어오다 보면 왼쪽으로 집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김준호가 살고 있는 게 아니야?" 어린 내 맘은 그 한마디에 덜컹 흔들렸다. 김준호라면 &#39바람개비&#39라는 별명을 가진 당대 최고의 복서가 아닌가. 2006.10.2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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