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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운데 한미 임종훈 라크로스 ‘아빠 찬스’ 특혜 의혹

한미약품그룹이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각종 잡음으로 시끄럽다. 이런 가운데 지주사 임종훈 대표이사는 한가로이 한국라크로스협회 회장을 맡아 자녀들을 위해 회사 예산을 선심 쓰듯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임종훈 대표의 딸도 한국 라크로스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아빠 찬스’ 대표팀 선발 특혜 의혹 17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훈 대표의 한국라크로스협회 회장직에 의문이 가득하다. 임 대표는 표결 승기를 잡았던 지난 3월 첫 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에서 뜬금없이 한국라크로스협회의 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유례없는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한층 시끄러울 때 협회장직을 맡은 것이다. 한미약품그룹에서 이전까지 스포츠 단체를 후원하거나 인연을 맺은 전례가 없었기에 더욱 의문부호가 달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장악하기도 전에 협회장직을 급히 맡아야 하는 일이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라크로스는 스포츠 망이 달린 스틱을 사용해 공을 주고받거나 달리며 골을 넣어 득점하는 스포츠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이지만 북미에서는 프로리그가 운영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기업들이 아마추어 종목의 유소년 육성과 발굴 등의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후원을 결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처럼 갑자기 뛰어드는 사례는 드물어 더욱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다 임 대표가 협회장에 오른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로 쌍둥이 자녀인 임윤지 양과 임후연 군이 라크로스 선수로 활동하고 있어서다. 둘은 고등학생으로 미성년자이지만 한미사이언스 지분 1.08%를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미국에서 고교를 다니는 임윤지는 U20 한국 여자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 8월 홍콩에서 열린 U20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에 출전했다. 그러나 라크로스 선수 학부모들 사이에서 ‘대표팀 선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실력은 뛰어나지 않은데 협회장인 아빠의 후광에 힘입어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의혹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의 공식 후원사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골을 많이 넣고 출전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는데도 임윤지가 공격수로 선발됐다”고 입을 모았다. 임윤지의 실력은 수치상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협회 홈페이지를 보면 전국연합인 ‘더블더블’ 팀에서 임윤지의 올해 출전 경기수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대표팀에 선발된 다른 선수보다 출전 기록이 저조했다. 공격수임에도 1골도 넣지 못했고, 단 2경기에서 슈팅 2개만 기록했다. 참고로 라크로스는 한 경기마다 10골 이상이 터질 정도로 골이 많이 나는 경기라 공격수의 득점이 많은 편이다. 임윤지와 함께 대표팀 공격수로 선발된 피비 김과 김가예는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 이전까지 여자 성인부 경기에서 각각 25골 5도움, 4골 2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세계 대회에서도 임윤지는 6경기 모두 출전했지만 단 1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반면 다른 공격수들은 골과 도움을 올리며 제 몫을 다해줬다. 한국라크로스협회 관계자는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임 회장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을 해줄 수 없다”며 피했다. 협회 후원 착착, 계열사 예산 집행 저지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계열사 한미약품 간 크고 작은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각자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표결 대결을 예고하는 등 지배구조가 불안한 형국이다. 특히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예산 일부를 결재하지 않으면서 업무의 차질을 빚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위탁계약을 통해 한미약품의 회계 업무를 맡고 있다. 한미약품 측은 “그동안 인사, 회계, 관재, 전산 등의 업무를 한미사이언스에 위탁계약을 통해 맡겨 왔는데 한미사이언스 측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급여 등이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와 관련해 "임종훈 대표가 10년 가까이 라크로스 후원을 계속 해왔고, 그 인연으로 회장으로 추대된 것"이라며 "한미약품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고, 부당하게 임명돼 인사명령이 취소된 두 명의 임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집행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있지만 신규 항목인 한국라크로스협회 후원사 기부금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월 1000만원씩, 3·4분기에 총 6000만원의 기부금을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경우 예산이 집행되지 않아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인데 후원사의 기부금은 착착 집행되고 있어 내부에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체육업계에 따르면 라크로스는 주로 부유층 자제들이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린다. 한국라크로스협회 소속의 여자부 고교 6개팀만 하더라도 민족사관학교, 인천 포스코고, 용인 한국외대부설고, 경기외고, 인천 하늘고, 충남 삼성고 등 특수고와 자율형 사립고로 채워졌다. 라크로스가 미국에서는 인기 스포츠이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위한 좋은 스펙이 될 수 있다. 대학입시 관계자는 “미국 대학 진학에 라크로스 종목의 대표팀 경력은 좋은 스펙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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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삼성·SK·롯데 등 10대 그룹 투자 비중 줄였다

국민연금이 10대 그룹 주식 비중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재벌닷컴이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의 '국내주식투자현황' 최근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자산군 내 1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20년 말 67.51%에서 지난해 말 64.96%로 2.55%포인트(p) 감소했다.비중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삼성그룹 소속 상장사가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말 38.7%에서 33.05%로 5.65%p나 감소했다.삼성전자에 대한 비중은 29.52%에서 23.29%로 6.23%p 줄었고, 동시에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지분율도 10.69%에서 7.28%로 3.41%p 낮아졌다.이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생명 등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이 큰 계열사를 포함해 삼성전기,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증권, 호텔신라 등 17개 상장사 중 11곳의 비중과 지분율이 하락했다.계열사 합병 이슈에 총수 사생활 논란이 있는 SK그룹의 비중도 9.41%에서 8.99%로 0.42%p 감소했다. SK그룹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지주사인 SK의 경우 8.24%에서 7.04%로,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도 3%p 이상 낮아졌다.롯데그룹의 비중은 1.02%에서 0.98%로, GS그룹은 0.5%에서 0.43%로, 농협그룹은 0.18%에서 0.13%로 하락했다.반면 주가 상승폭이 컸던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한화, LG, HD현대 등 그룹은 투자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주가 상승과 계열사 신규 상장에 따른 것으로, 국민연금은 주가 상승기 이들 그룹 핵심 상장사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결과 지분율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비중은 6.77%에서 7.14%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3%p 안팎씩 하락했다.LG그룹 역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영향으로 비중이 0.47%p 올랐으나,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전자 등 11개 상장사 중 7곳의 지분율이 낮아졌다.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열풍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비중이 1.44%p 높아졌으나, 핵심 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11.75%에서 6.38%로 무려 5.37%p 감소했다.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 역시 계열사 신규 상장과 주가 상승 등으로 비중이 1%p 가까이 높아진 반면, 한화, HD현대중공업 등 핵심 기업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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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시대 서막' 업계 선두주자 KB금융과 한국콜마의 향방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들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거래소(KRX)가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까지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밸류업 예고 공시 1호 주인공’ KB금융과 '화장품·제약 업계 최초' 한국콜마를 통해 속도를 내고 밸류업의 흐름을 살펴봤다. ‘밸류업 모범생’ 행보 시총 10위 진입 24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앞서가는 주주환원 정책을 연이어 내놓는 등 ‘밸류업 모범생’으로 꼽히고 있다. KB금융은 금융업계 최초로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 배당 도입,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 발표, 배당 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 도입 등을 시행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주주가치 기업경영 확립이라는 3가지 방향 하에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KB금융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이라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반향을 일으켰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부터 분기 균등배당을 시행하고, 주당 현금배당금은 배당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는 게 요지다. 연간 배당금액 총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을 유지 또는 확대한다는 원칙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매년 이익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면 배당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주에게 돌아가는 주당 배당금은 자연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도 올해 취임 후 ‘주주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경영’을 공언하면서 밸류업 행보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으로 금융주 가치가 상승하자 KB금융의 주가도 수직 상승했다. 52주 신고가를 쓰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 4월, 5년 6개월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톱10에 재진입했다. 이어 5월 30일에는 시가총액 32조원을 기록하며 포스코홀딩스를 제치고 2009년 지주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시총 9위에 오르기도 했다. 23일 현재 KB금융의 주가는 8만5000원 수준이고, 시총은 33조4500억원 규모다. 4대 금융 중 시총 규모가 가장 크고, 네이버와 삼성SDI보다도 시총 규모가 크다. 4대 금융의 시총 총합이 90조원을 넘어섰고, 밸류업을 통한 주가 재조정으로 100조원 규모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주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종목이라 관심을 끈다.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만 금융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높으면 대체로 고배당인 데다 기업의 지배구조 보고서 등도 충실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KB금융이 외국인 지분율은 4대 금융 중 가장 높은 데다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연말 외국인 지분율이 72%였으나 5월 76.65%로 상승했고, 9월 23일에는 77.87%까지 올라갔다. 외국인 투자자가 주목하는 건 금융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다. 4대 금융의 PBR은 0.5배를 넘지 않고 있다. 시총 규모가 순자산의 절반 수준이라는 의미로 'PBR 1배 이하 주식'은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와 신한지주 등 금융지주의 올해 총 주주환원율은 4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콜마,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도 제공콜마그룹도 지주사 콜마홀딩스를 중심으로 밸류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지난 6월 상장사 중 세 번째로 밸류업 프로그램 참가를 결정하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밸류업 참가를 선언한 뒤 한국콜마의 주가는 5월 5만원대에서 현재 7만원대까지 뛰어오르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콜마그룹은 화장품과 제약업계에서 최초로 밸류업 도입을 결정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기업가치 제고 목표로 PBR 1배 달성, 주주환원율 50%(별도 기준), 지배구조 선진화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PBR은 2025년까지 0.7배를 달성한 후 중장기적으로 1배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현금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은 연말에 배당 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하고, 이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해왔다. 이에 투자자는 배당금을 얼마나 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를 한 후 추후 주주총회에서 이뤄지는 배당 결정을 그대로 수용해야 했다. 하지만 콜마홀딩스는 주주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정관을 개정했고,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 날짜로 두기로 했다. 이 같은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이다. 콜마홀딩스의 윤상현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주사 지분을 확대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7월 이를 위해 3개년 계획을 공시하는 등 최근 3년간 매해 20% 배당 확대, 53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를 통해 콜마그룹의 밸류업에 대한 의지를 주주들에게 보여줬다.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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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8위 HD현대, 포스코 제치고 시총 5위 도약한 원동력은

HD현대그룹이 조선업의 호황과 함께 주목을 끌고 있다. 조선업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접목된 전력과 건설기계, 친환경 분야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서 그룹의 시가총액 규모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승부수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조선업 호황에 정기선 주도 마린솔루션 효과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재계 8위 HD현대그룹의 시가총액이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을 따돌리고 대기업집단 시총 5위로 올라섰다. 18일 기준으로 HD현대의 9개 상장계열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 한국조선해양, 현대마린솔루션, 현대건설기계, 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 현대에너지솔루션, 현대일렉트릭)의 시총은 6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까지 5위를 지켰던 포스코그룹은 57조원으로 HD현대에 밀려 한 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HD현대가 시총 순위에서 포스코를 밀어내고 5위로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시총 규모에서 포스코를 최초로 따돌린 HD현대는 8월 들어 더욱 격차를 벌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 연말 대기업집단 시총 순위와 비교하면 HD현대는 10위에서 5위로 수직 상승했다. 8개월 동안 시총 규모는 34조원에서 62조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기업의 현재와 미래 가치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다. 이로 인해 그룹의 시총 규모가 증가했다는 건 미래 먹거리 등 가치평가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정기선 부회장의 승부수가 다방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출격하며 그룹의 비전을 소개하는 등 전면에 나서고 있다. 2022년 '퓨처빌더 비전'에 이어 2023년 해양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소개하며 HD현대의 변화를 알린 그는 올해 CES에서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 부회장은 “AI와 디지털, 로봇 등 첨단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 혁신은 건설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트(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사이트(Site)를 확장한 개념으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건설장비의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구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 부회장 주도로 출범한 선박 AS 전문회사인 현대마린솔루션도 시총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올해 5월 상장한 현대마린솔루션은 한때 정 부회장이 대표를 겸직하며 애정을 쏟았던 회사다. 시총 3조원 규모로 평가받았던 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가 8만3400원에서 출발해 11만원대를 찍으면서 시총이 5조원 규모로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기업공개(IPO)와 분할 상장, 인수합병 등이 성공하면서 시총이 대폭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시총 5계단 뛰며 시선집중에도 긴장감 팽배 HD현대그룹의 핵심축인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 진입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8.7%나 껑충 뛰었다. 여기에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 체결 소식을 알리면서 올해 165억6000만 달러(약 22조8000억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의 122.6%를 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모두 146척을 수주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은 96만CGT(표준선 환산톤수)를 수주해 수주점유율 40%를 기록, 모처럼 중국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은 올해 10만원대에서 21만원대로 주가가 급등했다. 한국조선해양도 10만원대에서 20만원을 터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470여억원을 투입해 지주사 HD현대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지분율이 5.26%에서 6.12%로 증가했다. 조선업이 반등했지만 HD현대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지난 7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권 회장과 정 부회장 등 주요 15개 계열사 사장단 20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HD현대는 기존 경영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내년 계획을 조기 수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HD현대는 지난해 버팀목이 됐던 정유와 건설기계 부문이 글로벌 변동성에 흔들리자 비상 경영을 선언한 셈이다. 권오갑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리더들의 역할과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 각사 대표들의 진심 어린 책임감이 불확실성 극복의 첫 단추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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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시작한 포스코 장인화, 첫 대외 행보 포항시장과 만남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첫 대외 행보로 이강덕 포항시장과의 만남을 택했다. 22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한 장인화 회장은 같은 날 저녁 이강덕 시장과 만찬을 함께했다. 장 회장이 이 시장을 포스코 시설인 청송대로 초청해 이뤄진 만찬 회동은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장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긴 안목에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자"며 "앞으로 더 발전적인 관계가 되도록 화합하고 상생하자"고 말했다.이에 이 시장은 "포항시민을 대표해 취임을 축하드린다. 포항시와 포스코가 상호협력 관계를 이어가자"고 화답했다.포스코 측은 이 시장이 포항 시내에 취임 환영 현수막을 많이 걸도록 했다고 소개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만찬이 진행됐다고 전했다.포항시와 시민단체 등 포항 지역사회는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 두고 있는 문제를 놓고 그동안 포스코 측과 갈등을 빚어왔다.지역 시민단체들은 "포스코홀딩스가 소재지 주소를 포항 포스코 본사로 옮겼고 미래기술연구원이 포항에 본원 개원식을 했지만, 인력과 조직이 오지 않았다"며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어왔다.장 회장의 이번 행보는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갈등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대 회장보다 소통면에서 장 회장이 나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 회장은 전날 취임사에서도 "지역사회와 협력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겠다"면서 "원칙과 신뢰에 기반한 상생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장 회장은 사내에서도 소통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 회장은 포항, 광양 등 전국 사업장을 돌며 직원들과 그룹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100일의 현장 동행'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한편 포스코는 장 회장 취임 당일 저녁 포항제철소의 야간 경관조명을 다시 밝혔다고 전했다.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된 이후 야간 경관조명을 끈지 1년 6개월 만이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22 13:03
산업

주총 이슈 이사 보수한도, 기업들 엇갈린 행보 주목...삼성·LG·SK 삭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 보수한도와 관련한 기업들의 엇갈린 행보가 주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주주인 국민연금부터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장기침체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움츠리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이사 보수한도 삭감 등의 선제적 조치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일 주총을 여는 삼성전자는 이사 보수한도 총액을 480억원에서 430억원으로 줄이는 안건이 상정된 상황이다. 장기성과와 보수한도를 1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이는 게 골자다. ㈜LG 역시 오는 27일 주총에 보수한도를 180억원에서 170억원으로 낮추는 안건을 올렸다. LG그룹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도 보수한도를 각 10억원씩 줄인다. LG생활건강은 법인 분할 후 처음으로 보수한도를 삭감(80억→60억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맬 예정이다. SK그룹도 보수한도를 삭감하는 추세다. 지주사 SK가 보수한도를 22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삭감한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도 각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내리는 안건을 통과시킬 계획이다.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장기 불황과 관련해 올해 실적을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실적에 따른 상여금 확대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보수한도를 줄이는 등 경영진들도 어려움에 동참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이사 보수한도 총액과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14일 대한항공과 포스코홀딩스의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먼저 대한항공의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보수금액이 경영성과에 비춰 과다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올해 대한항공의 보수한도 총액은 90억원이다. 지난해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증액된 총액을 그대로 승인할 예정이었지만 국민연금이 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이사들의 보수로 68억원가량 지급했다. 특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연봉 상승이 눈에 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39억1715만원을 수령했는데 전년 대비 64%나 오른 금액이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의 100억원 보수한도도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했다. 포스코홀딩스의 보수한도 총액이 실제 지급액과 괴리가 크다는 설명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사외이사 7인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1000만원이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수사 중인 포스코홀딩스의 ‘호화 이사회’를 겨냥해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올해 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30억원이나 증액하는 안건을 21일 주총에 올렸다. 대기업들이 글로벌 침체에 따른 경영 효율화에 동참하는 분위기와는 다른 행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20 07:00
산업

장인화 포스코 회장 후보, 거센 ‘외풍’ 넘고 안정 가져올까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 후보가 거센 ‘외풍’을 뚫고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장인화 차기 회장 후보는 ‘2024 인터배터리’ 현장을 찾아 포스코홀딩스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차전지 현황들에 대해 둘러봤다. 아직 회장 취임 전이라 취재진과 별도의 인터뷰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에 따르면 이차전지 투자 지속 기조를 강조했다. 김 총괄은 "회장 후보는 이차전지 투자를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서 앞으로 미래 성장 산업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에 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장인화 회장 후보는 7일 다시 ‘외풍’을 직면할 전망이다. 포항 지역에서 ‘장인화 내정 무효’를 내건 대규모 집회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이날 오후 2시 포항시내 중심가에서 장 회장 내정의 원천 무효와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중심 운영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는 범시민 총궐기대회를 연다. 범대위는 "도덕성과 신뢰성이 무너진 CEO(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가 내정한 장인화 후보는 초호화 해외 이사회 주선 등으로 사법당국에 입건된 부적격자"라며 "2018년 4월 포스코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포항시장과 체결한 상생협력 양해각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포항시민을 철저히 무시한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최 측은 총궐기대회에 포항시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호국총연합회, 월남전참전전우회, 신자유연대 회원들을 포함해 수천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호화 이사회’ 등의 논란으로 거셌던 ‘외풍’은 다행히 장인화 차기 회장 내정 이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지난 5일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장인화 차기 회장 후보의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국민연금 등의 움직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자문사의 선임 권고는 일단 긍정적이다. 국민연금은 6.71% 지분으로 포스코홀딩스의 1대 대주주에 자리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차기 회장 후보 내정 이전에는 김태현 이사장이 직접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독립성 여부를 지적하는 등 회장 선임 과정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3월 21일 주주총회 이전에 국민연금이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한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국민연금이 장인화 회장 후보의 손을 들어준다면 회장 선임안이 승인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소액주주가 75% 이상으로 많은데 회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중립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는상황이다. 포스코의 협력사와 포스코 직원대의기구도 장인화 회장 선임에 찬성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파트너사협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명분 없는 주장들을 쏟아내며 의미 없는 흠집 내기와 혐오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포스코와 포항시의 상생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지역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멈출 것을 범대위에 촉구한다"고 밝혔다.이 단체는 "포항·경북지역 정·재계, 포스코 내부에서는 장인화 회장 후보만큼 지역사회와 상생의 길을 열어갈 적임자가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노경협의회 근로자위원들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 취임을 앞두고 포항시민이나 지역 대표 인사들은 포스코와 포항시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며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범대위의 행위를 중단해주기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노동조합도 일단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 노조는 장인화 회장 후보에게 조건 없는 만남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그리고 오는 23일까지 응답을 기다리겠다고 하는 등 상생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인화 회장 후보는 직원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주총에서 선임안이 승인된 이후에는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4.03.07 11:58
산업

자문사 글래스루이스 "장인화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찬성"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 후보의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6일 업계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오는 21일 열리는 포스코홀딩스의 제56기 정기 주주총회 안건 6건에 대해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21일 공시한 주총 소집 공고에서 56기 의결 안건으로 장인화 후보의 사내이사(대표이사 회장) 선임의 건을 비롯해 정기섭·김준형·김기수 사내이사 후보의 선임의 건,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 선임의 건, 박성욱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을 올렸다.장 후보는 규정에 따라 발행 주식 수 대비 25% 이상 찬성과 참석 주주 대비 50% 초과 찬성을 모두 받으면 정식으로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임기는 2027년 정기 주총일까지다.앞서 포스코홀딩스 CEO후추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달 8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선정했고, 이사회가 이를 곧바로 확정했다.장 사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포스코그룹에 입사한 뒤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사장 등을 지냈고, 2021년부터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다.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1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서관 4층 아트홀에서 주총을 연다.글래스루이스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이은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힌다. 각국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 1300여 곳에 의결권 행사 자문을 제공하고 있어 국내외 주주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래스루이스의 이 같은 권고는 포항 지역 시민단체의 고발로 경찰이 포스코홀딩스의 '해외 호화 이사회' 논란에 관한 수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또 포항 지역의 시민단체는 장인화 회장 후보의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오는 7일 오후 2시 포항시내 중심가에서 장 회장 내정의 원천 무효와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중심 운영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는 범시민 총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범대위는 "도덕성과 신뢰성이 무너진 CEO(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가 내정한 장인화 후보는 초호화 해외 이사회 주선 등으로 사법당국에 입건된 부적격자"라며 "2018년 4월 포스코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포항시장과 체결한 상생협력 양해각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포항시민을 철저히 무시한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 말 포스코홀딩스의 최대 주주(지분 6.71%)인 국민연금공단의 김태현 이사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차기 회장 인선 방식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최근에는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들의 활동에 대해 "과연 독립적이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김두용 기자 2024.03.06 08:46
산업

'큰손' 국민연금 최대 지분 보유 기업 LS...'손절'은 SK렌터카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LS로 나타났다.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국내 상장사 중 지분 5% 이상 투자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5% 이상 투자 종목 수는 281개로 2022년 말 287개에 비해 6개 줄었다. 반면 10% 이상 투자한 종목은 2022년 36개에서 지난해 43개로 7개 증가했다.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가장 큰 종목은 LS다. LS에 대한 지분율은 2022년 13.54%에서 지난해 13.85%로 0.31%포인트(p) 늘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 지분율은 0.84%p 증가한 13.53%로 2위였다.보유 지분율 '톱5'에는 코스맥스(13.35%·3위)와 한국콜마(13.2%·5위) 등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기업 2곳이 포함됐다.지난해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효성중공업(6.04%→11.29%)이었다.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 설비 등 신규 수주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국민연금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전기차 충전 사업 성장 기대감으로 솔루엠에 대한 지분율(5%→10.19%)도 5.19%p 증가했다. 지주사 중에서는 CJ에 대한 지분율(7.84%→12.94%)이 가장 크게 늘었다.이어 세아제강지주(4.56%p), 효성티앤씨(4.54%p), 한올바이오파마(4.23%p), 이수페타시스(3.91%p), 한국콜마(3.4%p) 순이었다.반면 SK렌터카에 대한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8.66%→0.6%)은 1년 새 8.06%p 급감했다. 이는 SK렌터카가 SK네트웍스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기 때문으로 보인다.두산(13.6%→6.19%)은 지주사 가운데 지분율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알짜 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가 지난해 10월 상장하면서 두산에 대한 기업 평가가 낮아지자 국민연금도 투자 철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이어 콘텐트리중앙(-6.86%p), 포스코인터내셔널(-5.26%p), 현대지에프홀딩스(-4.94%p), 에스엠(-4.64%p) 등의 순으로 지분율 감소 폭이 컸다.한편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종목이 가장 많은 업종은 IT전기전자였다. 2022년 말 37개(12.9%)였던 IT전기전자 종목 수는 지난해 41개(14.6%)로, 4개 증가했다. 이어 지주 40개(14.2%), 석유화학 26개(9.3%), 서비스 24개(8.5%), 조선·기계·설비 23개(8.2%) 순이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7 10:19
산업

미래 먹거리 마땅찮은 GS 허태수, 자나 깨나 "신사업 역량"

정유·유통·건설 등 전통의 사업군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GS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신사업 역량’를 외치며 속도전을 주문하고 있다.15일 GS에 따르면 최근 허태수 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최첨단 기술의 향연을 펼쳐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현장을 찾았다. 또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벤처투자법인(CVC) GS퓨처스를 찾아 등 북미의 신기술 투자와 사업화 동향을 점검했다. 지주사 산하의 GS퓨처스는 지난 2020년 3월 허 회장 취임 직후에 설립된 투자법인이다. 지난 9일 CES를 둘러본 허 회장은 스타트업 전시관에 관심을 보였다. 신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스타트업 기술이야말로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특히 그는 인공지능(AI)와 로봇 등의 기술이 전통의 에너지, 유통, 건설 산업 분야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직접 들여다보기도 했다. 10일 곧바로 GS퓨처스 법인으로 이동한 허 회장은 이곳에서 미래사업에 대해 고민을 하며 두루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회사의 역량을 직접 확인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꾸준히 신기술 탐색하고 있는 GS퓨처스는 지금까지 70여건 1500억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주로 산업 바이오와 친환경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과 관련한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텔의 AI 부문이 분사한 아티큘레잇 등에 투자하는 등 생성형 AI를 통한 사업 혁신도 시도하고 있다. 허 회장이 이처럼 ‘자나 깨나’ 신사업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GS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정유·유통·건설 등 주요 사업군들이 침체된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고, 성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그래서 GS그룹에 대한 투자가치도 뒷걸음질 치고 있는 형국이다. 지주사 GS는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중간배당이 없고, 허 회장 취임 이후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2019년 연말 허 회장 취임 직전의 5만2000원대의 주가는 최근 4년 동안 한 차례도 이 고점을 뚫지 못했다. 올해 들어 4만원 선도 위태로운 상황이 지속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에서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허 회장은 GS퓨처스 설립 등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신년 임원모임에서 “경기 침체나 사업 환경의 악화를 방어적으로 대하기보다 미래 신사업 창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자”며 “순조로울 때 보이지 않던 사업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나 새로운 사업 기회가 어려운 시기에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GS가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은 전기차 충전, 폐플라스틱과 배터리 리사이클, 산업 바이오, AI, 헬스케어 등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이차전지 사업 확대를 위해 전기차 충전에 힘을 주고 있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회사인 차지비(ChargEV)는 지난 9일 GS커넥트를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GS차지비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GS차지비는 국내 최대 규모인 4만5000기의 충전기를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 1위 업체로 알려졌다. 폐플라스틱과 배터리 리사이클의 경우 포스코그룹과 지난 2021년 신사업 협력 교류회를 갖은 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2년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합작법인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했고, 2023년 이차전지 재활용 전문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을 준공했다.산업 바이오의 경우 GS칼텍스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바이오원료 정제사업에 합작 투자하기로 했다. 또 대한항공과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동맹도 맺었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지난 2021년 GS컨소시엄은 1조7000억원을 들여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1위 업체인 휴젤을 인수했다. GS그룹 오너가 4세인 허태홍 GS퓨처스 대표이사가 스타트업 투자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특히 CES 2024 등에서 AI 분야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는 허태수 회장의 형인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의 차남이다. 미국 스탠포드대 MBA 과정을 밟았고, 벤처투자팀 소속으로 투자 관련 실무 경험을 쌓은 바 있다. GS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이 최근 줄곧 신사업의 메시지 담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GS가 착실하게 준비해온 신사업들이 본격적으로 ‘큰 걸음 내디뎌야 할 기회의 시간’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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