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불펜 비상' KT, 박영현 필승조 만들기 프로젝트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신인 투수 박영현(19)을 주목하고 있다. 선수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KT는 지난 26일 홈구장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경기 후반 역전패를 당했다. 6-5, 1점 앞선 8회 초 마운드에 오른 셋업맨 주권이 1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간판타자 이정후에게 좌중간 싹쓸이 3루타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좌익수 앤서니 알포드는 김준완의 단타를 처리하다가 포구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다른 필승조 일원인 김민수는 이미 선발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 이어 6회 1이닝을 막았다. KT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오른손 투수 박시영, 왼손 투수 조현우가 각각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이탈하며 허리 싸움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날(26일)은 이정후에게 안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한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쓸 순 없었다. 불펜이 역전을 내줬고, 경기도 7-8로 패했지만, 이강철 감독의 투수 운영은 정석에 가까웠다. KT의 필승조는 사실상 김민수·주권·김재윤 3명이다. 지난 2시즌은 베테랑 투수, 이적생 투수로 필승조의 체력 저하를 막았지만, 올 시즌은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처졌고, 승수 확보를 위해 전력으로 나서야 했다. 필승조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 이강철 감독은 젊은 투수들을 주목하고 있다. 오른손 투수 박영현도 다시 기회를 얻고 있다. 그는 패한 26일 경기 7회 초 무사 1·2루에서 심재민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김휘집·야시엘 푸이그·전병우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KT가 실점을 막는 데 기여했다. 이강철 감독도 "(패한) 26일 경기 유일한 수확은 박영현"이라고 했다. 박빙 양상, 실점 위기에서 임무를 완수한 젊은 투수가 자신감 향상과 함께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렸다. 이강철 감독은 27일 키움 3연전 2차전 승부처에서도 박영현을 투입했다. KT가 2-1, 1점 차로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나선 박영현은 이지영에게 안타, 푸이그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과감한 포심 패스트볼(직구) 승부로 후속 김준완을 삼진 처리했지만, 노련한 이용규에겐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김민수와 주권 모두 1차전에서 20개 이상 던졌다.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이 리드를 지키고 다시 한번 임무를 완수하면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동점을 내준 뒤에도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박영현은 주자 2명을 두고 상대한 김혜성은 우익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그러나 이정후에겐 좌중간 2루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불리한 볼카운트(2볼-0스트라이크)에서 몸쪽(좌타자 기준)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4구째 직구가 높이 들어가며 통타를 당했다. 현재 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의 실력을 절감해야 했다. 그래도 과감한 직구 승부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실제 구속에 비해 공 끝의 움직임이 좋은 공을 던졌다. 박영현은 KT의 마무리 투수를 꿈꾸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셋업맨 한 명이 더 필요하다. 박영현을 셋업맨을 만들려는 시험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2022.07.28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