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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정몽원 아이스하키협회장 "그래도 면은 안 먹을 것"

정몽원(66·한라그룹 회장)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퇴임식이 열린 28일 서울 역삼동 행사장 입구에는 ‘한국아이스하키 개척가’라는 문구가 붙었다. 그는 아이스하키 ‘불모지’에서 26년간 헌신했다. 1994년 실업팀 만도 위니아(현 안양 한라)를 창단했고, 97년 외환위기 때도 팀을 지켰다. 2013년 협회장을 맡아 한 차례 연임했고, 8년 임기를 마쳤다. 그는 “시원섭섭하지만 하키판을 떠나는 건 아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라며 웃었다. 정 회장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을 찾아가 2018 평창올림픽 자동출전권을 따낸 일, 2018년 IIHF 톱 디비전(월드챔피언십)에 진출한 게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세계 33위일 때 일본 선수들은 아는 척도 안 했다. 톱 디비전에 올라가니 인사도 잘하더라. 스포츠와 외교는 힘과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비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 사랑의 외길 인생을 걸어온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에 미쳐서 좋아서 그랬다”면서도 “상무팀을 구체화하지 못했고, 전용구장을 늘리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이후 초등부 팀이 100개 이상으로 늘었지만, 국제대회가 올 스톱됐다. 1년에 40경기 이상 해야 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연임 대신 퇴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8년 전, 한번 미쳐 보자고 했다. 후회는 없다. (연임으로 인한) 똑같은 패턴보다, 젊고 새로운 인풋이 있어야 발전한다고 생각했다. 저부터 바뀌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후임 집행부도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대표팀 원정경기마다 동행해 선수단 숙소에서 함께 머물렀다. ‘경기를 말아먹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대회 기간 면류는 입에도 안 댔다. 그는 “(대회에는) 계속 동행할 거다. 중계화면에 제 얼굴이 나올 거다. 이제는 맘 편히 볼 거다. 그래도 면도 계속 안 먹을 거고”라며 웃었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IIHF 명예의 전당에 ‘빌더(행정가나 지도자)’ 자격으로 헌액이 확정됐다. 코로나19로 연기된 헌액식은 6월 열릴 예정이다. 그는 “내게는 8년이었지만, 긴 한국 아이스하키에서 보면 요만한 부분일 수 있다. 나보다 더 좋은 분이 와 더 발전하고, 나는 구석 한쪽에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1.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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