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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역사 쓴 김도영 "팀도 나도 일낼 거 같다" [월간 MVP]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주인공 최정(SSG 랜더스)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도 아니었다. 2024년 KBO리그 첫 조아제약 월간(3~4월) 최우수선수(MVP) 영예는 김도영(21·KIA)의 몫이었다.김도영은 4월 한 달 동안 10홈런 14도루를 기록, KBO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을 달성했다. 이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 '리틀 쿠바' 박재홍 등 내로라하는 호타준족도 밟아보지 못한 대기록. 그뿐만 아니라 월간 타율 0.385. 출루율(0.426)과 장타율(0.750)을 합한 월간 OPS도 1.176으로 수준급이었다. 3월 잠시 주춤했으나 4월 날아 올랐다. 김도영은 지난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3~4월 월간 MVP로 뽑혔는데 조아제약과 본지도 이견이 없었다.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고향 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 '이종범의 후계자'라는 극찬을 들었지만 2년 연속 부상에 발목 잡혔다. 지난해 11월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서 내야 땅볼 뒤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엄지가 골절되고 인대까지 파열됐다. 몸 상태를 추슬러 1·2차 스프링캠프를 모두 소화했으나 컨디션이 들쭉날쭉했다. 3월 부진하자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김도영은 4월 9일 광주 LG 트윈스전(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기점으로 살아났다. 이후 꼬박꼬박 홈런과 도루를 적립했다. 21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10도루,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대망의 시즌 10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그 결과 4월 둘째 주 조약제약 주간 MVP에 이어 첫 월간 MVP까지 석권했다. 김도영의 활약을 옆에서 지켜본 베테랑 최형우(KIA)는 "말이 안 되는 애(선수)"라며 극찬했다.-수상 소감은."내 커리어(경력)에서 가장 핫했던 한 달이 아니었나 싶다.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의식은) 전혀 안 했고 진짜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했다."-KIA 팬들은 '너 땜시 산다'라는 얘길 하는데."장난이더라도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선수 입장에서 행복하다.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멘트가 아닐까 생각한다."-특별히 바뀐 게 있나."초반에 안 좋았을 때 선배님들이나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그분들 말을 하나씩 귀담아듣고 (실전에서) 도움이 되겠다 싶은 건 바로 적용했던 거 같다." -기술적인 변화는 없나."작년 경험을 토대로 비시즌 몸을 만들 때부터 '올해는 이런 식으로 해야겠다'는 나만의 방향성이 있었는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거 같다. 기술적으로 크게 바뀐 건 없다. 다만 중심 이동을 좀 더 편안하게 하려고 스탠스(서 있는 자세)를 약간 좁혔다. 그러면서 타격 전 자세가 심플해졌다."-월간 10-10 기록을 세웠는데."나의 첫 (의미 있는) 기록이기도 해서 약간 기특한 느낌이 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대단한 기록이 아닌 거 같은 느낌도 있어서 지금은 다 잊어 버렸다."-올 시즌 어디까지 가능할 거 같나."20-20은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거기까지만 목표로 삼고 있다. 풀타임을 한 번도 안 뛰어봐서 내 에버리지(평균)를 모른다. 수치(기록)를 목표로 삼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한다."-이범호 감독이 한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스스로를 의심하고 있을 때 '넌 주전 선수'라고 말을 해주신 게 있다. 큰 믿음을 가질 수 있게끔 도와주셨던 말이어서 기억에 남았고, 도움도 됐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 (부상 회복 문제로) 훈련을 많이 못 해 조급함이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그 말을 해주셔서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월간 10번째 홈런을 기록했을 때 어땠나."정말 기뻤던 거 같다. 그때 못 쳤으면 (기록 달성이) 어려울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유일하게 홈런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갔었는데 (홈런을 기록하니) 성취감도 느꼈다."-팀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 보이는데."겉에서 보는 것보다 더 좋다. 한 경기에 패하더라도 깊게 안 빠져들고 다음 경기에 이기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올해는 약간 일을 낼 거 같다."-김도영이 일을 낼 거 같나, KIA가 낼 거 같나."둘 다 낼 거 같다.(웃음)"-잔여 시즌 각오는."다치지 않고 꼭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냥 가을야구가 아닌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가을야구를 짧게 할 수 있는, 그런 팀이 되도록 하겠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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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우에하라가 한 그라운드에 선다... '한일 드림 플레이어스 게임' 개최

한 시대를 풍미한 한일 야구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메이저리그(MLB) 95세이브 투수' 우에하라 고지 등 한국과 일본 야구를 대표하던 전설적인 선수들이 7월 일본에서 친선경기를 벌인다.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는 13일 "세계 무대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친 한국과 일본의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들이 '한일 드림 플레이어스 게임'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한일 드림 플레이어스 게임은 7월 22일 오후 6시 30분 닛폰햄의 홈구장인 일본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시 에스콘필드에서 열린다.닛폰햄은 "이번 친선 경기에 양국의 프로야구 역사를 쌓아온 선배들에 대한 경의와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 야구를 통한 국제교류 활성화 도모를 위해 이번 대회를 기획했다"며 "FSE(Fighters Sports&Entertainment)가 주최하며 일본야구기구(NPB)의 협력으로 성사됐다"고 전했다.한국과 일본은 야구팬들의 향수를 부를만한 라인업을 꾸렸다.김인식 전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안경현, 양상문, 장종훈 코치가 김 감독을 보좌한다. 구대성, 박경완, 박석민, 박종호, 박한이, 서재응, 손시헌, 양준혁, 윤석민, 이종범, 이혜천, 장성호 등 한국 야구를 빛낸 전설적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선다.일본 대표팀은 하라 다쓰노리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이 지휘한다. 우에하라, 다니시게 모토노부, 도리타니 다카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우치가와 세이치, 이나바 아쓰노리, 이와쿠마 히사시, 조지마 겐지, 후지카와 규지, 후쿠도메 고스케 등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일본 스타들이 친선 경기에 출전할 전망이다.김인식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팬들이 교감을 나누고, 양국의 친선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경기에 감독으로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일본의 유명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줘서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일본팀에 대단한 선수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 한국팀도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하라 감독은 "일본 야구에 있어서 한국은 좋은 라이벌이면서 우호국이기도 한 특별한 존재다. 일본과 한국 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선수들이 모인다고 하니, 국제경기에서 승부를 겨뤘던 당시의 흥분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라며 "국가를 대표해 그라운드에 서는 만큼 꼭 이기고 싶다. 멋진 경기를 보여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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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박석민이 추억하는 '한 경기 9타점' 2015년 9월 20일 롯데전, 그리고 최정 [IS 창원]

"한 경기 9타점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선수 은퇴식을 갖는 박석민이 현역 시절을 돌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15년 9월 2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꼽았다. 이날은 박석민이 홈런 3방을 때려내며 홀로 9타점을 쓸어 담은 경기로, 이는 KBO 최초이자 한 경기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박석민은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식을 갖는다. 지난해 은퇴 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코치 연수 중인 박석민은 선수 시절 '친정팀' 삼성과 NC의 맞대결에서 은퇴식을 갖고 팬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할 예정이다. 이날 박석민은 경기 시구를 맡고, NC 선수단은 박석민의 현역 시절 번호인 18번을 달고 경기에 나선다. 2004년 삼성의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한 박석민은 삼성에서 10시즌, NC에서 8시즌을 뛰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활약해왔다. 삼성에선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5차례(2005년, 2011~2014년) 이끌었고, FA(자유계약선수)로 옮긴 NC에선 2020년 팀의 창단 첫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KBO리그 역대 정규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9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석민은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2회(2014, 2015년) 수상했다. 18시즌 동안 그가 기록한 성적은 1697경기 타율 0.287(5363타수 1537안타) 269홈런 1041타점 882득점. 다만 2021년 7월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문제로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 박석민은 서울 원정 숙소에서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지던 도중 일반인 여성이 합류해 방역 수칙을 어긴 바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으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박석민은 2022년에 복귀했으나 활약이 미미했다. 결국 박석민은 2023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 지도자 연수를 받는다. 다음은 박석민과 일문일답Q. 은퇴식을 하는 소감은?NC에서 큰 배려를 해주셨다. 은퇴식을 하게 돼 영광이다. 구단에 감사한 마음 뿐이다.Q. 친정팀 삼성을 상대로 한 경기에 은퇴식이라서 의미가 큰 것 같다.은퇴식을 만약에 한다면 삼성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내심 있었다. 구단에서 배려해주셨다. 의미 있는 은퇴식이다. Q. 선수 생활 되돌아본다면 어느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가. 여러 가지가 남는다.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은 6번 했지만 다 기억에 남는다.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2015년 9월 20일)에서 한 9타점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 경기 9타점은 KBO리그 최초 최다 기록이다.) Q. NC에선 서호철이, 삼성에선 김영웅이 박석민의 뒤를 이어 활약 중인데.생각보다 너무 잘하고 있다. 더 잘할 것 같다. 성장 가능성이 정말 큰 선수들이다. (김)영웅이는 (함께 뛰어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서)호철이는 정말 성실하고 연습도 많이 하는 선수다.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가까이서 본 바로는 예의 바르고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영웅이도 최고의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Q. 은퇴 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2월 말에 일본으로 넘어가서 3월 2일부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출근했다. 직함은 육성 코치다. 메인은 2군에서 활동 중인데, 홈 경기가 있을 때 1군에 가기도 있고, 3군에도 왔다갔다 한다. Q. 지도자를 시작한 계기는?어릴 때부터 일본 야구를 좋아하기도 했고, '일본은 왜 야구를 잘할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지도자를 한다면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에 잘 갔구나 이런 마음이 많이 든다. (어떤 점이 인상 깊었나) 일본 선수들의 기본기가 엄청 탄탄하다. 어릴 때부터 기본기가 몸에 배있다. Q. 현역시절 선행을 많이 했다. 평소에도 선행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중독인 것 같다. 그런 데에서 희열을 느꼈던 것 같다. 강요하면 안되지만, 우리 후배들도 조금 어려운 사람들 도와가면서 살아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Q. 밖에서 바라본 한국야구는 어떤가.사실 일본에서는 요미우리 구단 경기를 봐야 하느라 한국야구를 잘 챙겨볼 시간이 없었다. NC랑 삼성이 잘하고 있는 것만 알고 있다. Q. 야구선수를 꿈꾸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반듯하게 클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야구는 못해도 인성적인 걸 항상 강조한다. 아들한테는 잔소리로 들을 수도 있지만 강조하고 있다. Q. 현역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은퇴하는 선배들이 하나같이 '유니폼 벗으면 힘들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 선수 땐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공감한다. 후배들이 안아프고 오래 했으면 좋겠고, '선수가 제일 행복했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 Q. 강민호 등 동갑내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강민호와는 일주일 전에 이야기 나눴다. 은퇴식 때 울지 말라고 해서 "울게 뭐있노"라고 대답했는데, 은퇴식 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친구지만 대단한 선수다. 포수로서 활약하는 거 보면 엄청 대단한 선수다. Q. 은퇴식 다가오면서 생각나는 사람은?한 명 뽑기는 힘들다. 어렵게 꼽자면 선동열 감독님이다. 삼성 시절 선 감독님 덕분에 군대 제대하고 기회를 받았다. 그땐 아무것도 아닌 선수였는데, 감독님께서 기회를 줘서 FA를 두 번이나 경험했다. 항상 특별히 더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갖고 있는데 표현을 이때까지 못했다. 다른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팬들께는 죄송하다. 좋은 모습만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안좋은 모습도 보여드렸던 것 같다. 정말 죄송하다. 팬들한테는 유쾌하고 동네 형 같은 푸근한 이미지였으면 한다. 그러면 만족할 것 같다. Q. 제2의 박석민을 꼽자면? 제2의 박석민이 되면 안된다. '제2의 최정'을 해야 한다(웃음). KIA 김도영이 엄청 잘하더라. 대단한 것 같다. 엄청 잘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서 최정 선수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최정이 있었기 때문에 나 또한 노력하면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동기부여가 됐다. 앞으로도 500, 600개 홈런 치면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Q.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나.유례없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가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선수가 되고 싶다. (롤모델은?) 지도자 롤모델은 딱 한 명 꼽기가 힘들지만, 김기태 감독님을 좋아한다. 남자답고 멋있다. 여기에 나만의 스타일을 입힐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여러 감독님을 모셔봤는데, 감독님들만의 장점만 뽑아내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창원=윤승재 기자 2024.05.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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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SSG 레전드 홈런을, KIA팬이 잡았다..."꿈만 같은 일, 그래도 우승은 KIA가!"

역사의 주인공은 SSG 랜더스의 레전드다. 게다가 무대는 부산이다. 그런데 잡은 사람이 KIA 타이거즈 팬이었다. 우연이 이 정도로 겹치면 그건 운명이다.최정(37·SSG)은 2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KBO리그 새 역사를 썼다.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기록,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선수 시절 세운 최다 홈런 기록(467개)을 새로 썼다.그런데 기록의 주인공이 SSG팬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홈 사직야구장을 찾았던 롯데팬이었을까. 그것도 아니었다. 한국야구사에 남을 홈런공을 주운 주인공은 1986년생 KIA팬 회사원 강성구씨였다.말 그대로 우연의 일치로 인한 결과물이었다. 강씨가 부산에 거주한 건 지난해 11월부터였다. 그것도 출장 차였다. 야구를 좋아하긴 했다. 하지만 응원팀 경기를 찾기 위해서도, 최정의 홈런공을 줍기 위해서 간 것도 아니었다.강씨는 회사 선배가 '사직에 롯데 경기가 있나?'라고 묻자 검색해봤고, 그제서야 롯데-SSG전이 있는 걸 알았다고 했다. 최정의 통산 최다홈런 도전이 바로 사직에서 펼쳐진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고 했다. 알고 나면 당연히 욕심이 날 이벤트였다. SSG 구단은 468호 홈런볼 확보를 위해 2년간의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라이브존 시즌권, 최정 친필 사인배트와 사인볼, 스프링캠프 투어 참여권, 마트 상품권, 커피 브랜드 1년 무료 상품권, 호텔 상품권, 온라인몰 상품권까지 무려 1500만원 상당의 혜택을 교환조건으로 준비했다. 강씨는 그중에서도 '커피 1년 상품권'이 꽂혔다고 했다.기회만 찾아온다면 잡을 자신도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무등야구장을 다녔던 오랜 야구팬이었고, 직접 야구도 즐겼던 탓이다. 그는 사회인야구팀 영락 이터널스의 감독 겸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게다가 포지션도 내야나 포수가 아닌 좌익수였다. 홈런도 결국 외야석에서 보면 뜬공이었고, 글러브만 있다면 강씨에게도 해볼만한 일이었다. 강씨는 이전 최정의 사직구장 홈런의 방향, 코스를 살펴본 후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강씨의 예상대로 최정이 홈런을 그 자리로 날렸다. 강씨도 '실책'하는 일 없이 홈런을 잡아냈다. 강씨는 "순간 아팠는데, 너무 기뻐 아픈줄도 몰랐다. 낮게 날아와서 안 잡힐줄 알았는데 한번에 잡혔다. 꿈만 같다"고 회상했다. 글러브가 있어도 아플 법 했다. 보기만 해서는 뜬공과 같아도 타구 속도가 153.3㎞/h나 나온 홈런이었다. 하지만 잡아냈고, 평생의 추억이자 자랑거리를 얻게 됐다.강씨는 "특별히 좋은 꿈을 꾼 것은 없다. 다만 평소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선수처럼 쓰레기를 잘 주운 게 행운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최정과 특별한 인연을 얻은 셈이지만, 팬심은 변하지 않는다. 최정은 지난 17일 KIA전에 출전했다가 윌 크로우(KIA)에게 사구를 맞은 바 있다. 실금이 의심돼 신기록 달성이 늦어진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최정이 큰 부상 없이 곧 출전하면서 해프닝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크로우가 팬들에게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비난을 듣는 일도 벌어졌다.강씨는 진짜 KIA팬 다웠다. 그 이슈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KIA 팬으로서 최정 선수가 지난주 KIA 전에 사구를 맞아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홈런 신기록 달성을 축하드린다"고 유쾌한 소감을 남겼다.축하는 끝났고, 팬답게 KIA를 응원하는 일 역시 잊지 않았다. 강씨는 "올해 우승은 KIA 타이거즈"라고 크게 외치더니 "우리 김도영 선수가 최정 선수를 롤모델로 삼아, (최정처럼)홈런을 뻥뻥 쳐주면 좋겠다"고 웃었다. 김도영 역시 3루수로 올 시즌 최정과 홈런왕, 골든글러브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강씨의 기원이 이뤄진다면, 먼 훗날 김도영의 홈런공을 잡기 위해 다시 한 번 그가 외야로 나설지도 모를 일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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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대리 처방' 오재원 논란, 김현수 회장 "반인륜적·불법적 강요, 있을 수 없는 일"

소속 선수 8명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한 전직 야구 선수 오재원에 대해 김현수(LG 트윈스)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이 "반인륜적이며 불법적인,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명서를 냈다. 김현수 회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선배라는 지위를 이용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고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주는 등의 보복 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이며 불법적인,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오재원은 은퇴 후 각종 논란으로 KBO리그를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선배를 비난하고 후배와 설전을 벌이는 등 '말 실수'를 했다. 최근에는 여러 범죄 혐의로 야구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오재원은 2021~22년 두산 베어스 소속 당시 후배들을 협박해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정을 대리 처방받은 혐의다. 두산은 최근 구단 자체 조사를 거쳐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받아준 현역 선수 8명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고했다.오재원은 앞서 지난 17일에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향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기소 된 바 있다. 김현수 회장은 전체 선수단에 두 가지를 당부했다. 김 회장은 먼저 "대한민국 사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불법 행위를 쉽게 접할 수 있고, 프로선수인 우리에게는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유혹에 노출되었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선수협회 역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김 회장은 특히 선배의 강압 탓에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해 이번 사건에 더욱 화가 난다면서 선배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를 해서도 안 되고, 후배들은 이를 받아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압적인 선배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다면 선수협회 고충처리시스템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현재 KBO리그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팬의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으며, 우리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을 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경기에 임하고 있다"면서 "경기 외적으로도 팬들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는 가족을 보호하고 우리의 그라운드를 지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함께 발전하자"고 다짐했다.이형석 기자 2024.04.2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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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8위' 두산 덮친 8명의 ‘오재원 리스크'...이승엽 감독 "후배 선수들 볼 면목 없다"

정규시즌 성적도 부진한 두산 베어스에 '오재원 리스크'가 터졌다. 법적 처벌로 이어질 경우 두산에 날아올 후폭풍도 작지 않을 수 있어서다.두산 구단은 이달 초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소속 선수 8명이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했다고 신고했다. 두산은 오재원의 문제가 불거진 3월 말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으며 해당 선수들은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수사에 임하는 중이다.오재원은 2003년 두산에 입단해 2022년까지 뛰었던 최고참 '원 클럽맨' 선수였다. 은퇴 후 해설위원을 맡았으나 구설을 일으킨 끝에 방송을 떠났다. 이후 그의 마약류 투약 사실이 보도됐고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기소 됐다.오재원은 선수 시절에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사랑받았고, 두산 주장도 역임했다. 하지만 그 투지와 리더십은 그라운드 밖에서 악용됐다. 오재원은 은퇴하기 전인 2021년과 2022년 후배 선수들에게 수십 차례 대리 처방을 시켰고, 거부할 시 강압적 태도를 보이고 폭력도 휘둘렀다고 전해진다. 두산으로서는 자진 신고한 8명의 선수들이 어떻게 처리될 지가 중요할 거로 보인다. KBO와 두산은 수사 결과에 따라서 추가 징계도 검토할 예정이다. 8명이나 되는 선수가 한 번에 이탈할 경우 타격이 작지 않다. 자진 신고한 선수들 중 다수가 2군 선수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자진 신고한 선수 중 1군 주축 선수는 없으나 1.5군 수준 선수 2명이 있는 건 맞다"고 답했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23일 취재진을 만나 "야구계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 구단은 자진 신고 후 규정과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며 "(해당 선수들로 인한 기용 문제까지) 구단과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연루돼 안타깝다. 어서 제자리로 돌아오면 좋겠다"고 했다.당장 징계가 나올 것도 아니고, 핵심 선수가 이탈할 가능성도 낮다. 그러나 8명이나 이탈할 수 있다는 건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엔트리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서다. 두산은 최근 몇 년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수백억 원을 투자하고도 올 시즌 8위(22일 기준 11승 15패)에 그쳤다. 김재환, 양의지, 허경민, 정수빈 등 고연봉 스타 선수들이 활약하지만, 이들의 페이스가 떨어지거나 다치면 대체자가 마땅치 않았다. 현재와 미래 모두를 위해 선수층(뎁스)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8명이 이탈한다면 두산의 구상도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KBO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수사 결과 법적 처벌을 받을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 품위 손상 행위에도 다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오재원의 겁박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자진 신고한 선수들의 주장대로 오재원이 후배들을 겁박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면 정상 참작될 여지가 남았다. 이승엽 감독은 "모든 게 다 야구 선배들의 잘못이다. 나 역시 선배로서 후배 선수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23일 경기 전 선수단 미팅을 연 박흥식 코치도 "물론 강요에 의해서 했다는 말도 변명이다. 잘못된 걸 알면 하지 말아야 했다"면서도 "야구계에서 선배가 강요하면 안 하기가 쉽지 않다. 협박도 당했다고 하더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당장은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리는 게 먼저다. 이승엽 감독은 "구단에서 수습하시는 동안 우리(현장)는 찾아오실 팬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 박흥식 코치도 "우리 팀에서 일어난 일이니 책임감을 느끼고, 잘못된 부분은 부끄러워하자고 했다"며 "그래도 야구는 해야 한다. 이럴 때일 수록 경기에 더 집중하자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3 16:38
프로야구

두산 선수 8명, '마약 투약' 오재원에 대리 처방 자진 신고...수사 따라 추가 징계 가능성

마약 투약과 수면제 대리 처방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재원 전 해설위원이 선수 시절 후배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한 걸로 전해졌다.채널 A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구단 자체 조사를 거쳐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받아준 현역 선수 8명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고했다.오재원은 이달 17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향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기소됐다.야구계의 시선은 그의 수면제 대리 처방에 쏠렸다. 오재원이 속했던 만큼 야구인들이 연관될 수밖에 없어서다. KBO리그 구단들이 이달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선수 시절 소속 구단이던 두산에서 자진 신고가 나왔다.채널A에 따르면 자진 신고한 선수는 총 8명이다. 이들은 수십 차례 오재원에게 상습적으로 대리 처방을 해주기도 했고, 원정 경기 도중인 부산, 광주 등 타지에서도 대리 처방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선수는 오재원이 2021년 초부터 수면제를 받아오게 시켰고, 당시 팀의 주장이자 최고참 선배였던 그의 부탁을 거스르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대리 처방 강요 과정에서 폭력도 이뤄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선수는 오재원이 처방을 거절하면 정강이와 뺨을 쳤다고 밝혔다. 또 동료들과도 이 사실을 공유하지 못하도록 협박 받아 다른 피해자들이 있는 사실을 몰랐다고도 떠올렸다.두산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를 통해 "현재 조사를 끝내고 KBO에 신고를 마친 상황"이라고 답했다. 두산과 KBO 측은 향후 경찰 수사에 협조 후 수사 상황에 따라 해당 선수들에 대한 자체 징계도 검토할 예정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2 19:57
프로야구

"차별화된 선수, 훌륭하다" 이보다 좋은 '감독 칭찬'이 있을까 [미디어데이]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신인 투수 김택연(19)을 극찬했다.이승엽 감독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신인왕 후보로 누굴 생각하냐'는 질문에 "다들 잘 알고 계실 텐데 김택연 선수가 올 시즌 두산과 함께하게 됐다"며 "(스프링캠프가 시작한) 2월 1일부터 내가 본 바로는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된 선수라고 생각한다. 떨어지는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코칭스태프에서 적응을 도와준다면 신인왕은 김택연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인천고를 졸업한 김택연은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졸업반 전국구 투수 유망주로 급부상한 그는 불같은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했다. 박장희 두산 수석 스카우트는 "신장이 크지 않지만, 직구 스피드가 150㎞ 이상 나온다. 예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종속 같은 그런 공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18일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연합팀 팀 코리아 멤버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의 스페셜 매치에 등판, 아웃카운트 2개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투구 수 11개 중 직구가 10개. 최고 구속은 93.7마일(150.8㎞/h)까지 찍혔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신인왕 후보로 김택연을 언급하며 "말이 안 된다. 완전 '대박'인 거 같다"며 "공의 회전축이 좋으니까 상·하의 움직임까지 좋다. 불펜으로 뛰면 세이브나 홀드나 무조건 20개는 할 거 같다"고 호평했다. 김택연은 스페셜 매치 직후 미국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MLB는 역시 립서비스가 좋구나 느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내 이 감독은 "보는 분들의 눈은 다 비슷할 거 같다. 훌륭하고 좋은 선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7~8년 뒤에는 미국에서 뛸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다치지 않고 야구만 생각해야 한다"고 '대선배'로서 조언도 잊지 않았다.이승엽 감독은 "2월 1일부터 차근차근 시즌 준비를 잘했다. 내일부터 시즌을 끝마칠 때까지 즐거운 야구, 팬 여러분들이 만족스러운 야구할 수 있게 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두산의 개막전 선발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 개막전 매치업 상대인 NC 다이노스는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를 예고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22 16:03
메이저리그

"노모 덕분에 다시 일어섰다"는 박찬호, "다르빗슈가 내 기록 깼으면" 하는 이유는?

“동양인 문 활짝 연 우리, 노모 히데오 덕분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17년 동안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절을 돌아보면서 노모 히데오를 언급했다. 박찬호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에서 시구에 나섰다. 1994년 MLB에 진출한 박찬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선수로서 2010년 MLB를 떠날 때까지 통산 124승(아시아 투수 최다)을 쌓은 전설적인 선수로서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MLB 개막전 1차전 시구자에 선정됐다.경기 전 만난 박찬호는 "뜻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하면서 "30년 전 (데뷔할 때는) 내가 이 자리에 설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어려웠지만, 돌이켜보면 다양한 경험 덕분에 성장했고, 이러한 결실들이 한국야구의 발전과 역사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 감명 깊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찬호의 말대로 그를 시작으로 많은 동양인 선수들이 MLB 무대를 밟았다. 한국 선수로선 김병현, 김선우 등 1세대 메이저리거에 이어 추신수, 류현진, 김하성 등 수많은 선수가 MLB에 진출해 꿈의 무대를 수놓았다. 일본 전설 노모 히데오도 1995년 박찬호의 뒤를 밟았다. 노모를 따라 스즈키 이치로,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 등 일본 선수들도 MLB 무대에 진출했다.박찬호는 “나와 노모 히데오의 나무가 정말 튼튼하게 자랐다고 생각한다. 나와 노모가 MLB 동양인의 문을 활짝 열었는데, 그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후배)들이 지금 메이저리거로 훌륭히 성장했다”라면서 뿌듯해했다. 이어 그는 “이 선수들이 향후 동양 선수들의 동기부여로 자리잡았으면 한다”라고 바랐다.선배를 따라 훌륭하게 자란 후배들은 어느덧 선배의 기록까지 넘보는 슈퍼스타가 됐다. 특히 통산 103승을 거둔 다르빗슈는 박찬호가 보유하고 있는 ‘MLB 아시아 선수 최다승’을 넘볼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박찬호는 “기록이란 건 중요하다. 목표로 삼을 수 있고 동기부여도 된다. 이 기록(아시아 투수 최다승)이 언젠간 깨져야 동양인 선수들이 더 발전한다. 다르빗슈가 깨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노모 히데오를 떠올렸다. 2007년 당시 박찬호는 뉴욕 메츠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에 좌절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노모 히데오를 보며 다시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노모는 박찬호보다 늦게 MLB 무대를 밟은 데다 숱한 부진 및 부상으로 저니맨 신세가 됐지만 박찬호보다 더 빨리 아시아 투수 최다승(123승) 기록을 달성, 40세까지 MLB에서 뛰며 ‘롱런’했다. 이런 노모를 보며 박찬호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도 다른 후배들에게 동기 부여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 실제로 그렇게 된 것에 대해 크게 뿌듯해했다. “30년 전과 달리 한국야구는 크게 발전했다”라고 말한 박찬호는 “나도 처음 미국에 갔을 땐 아무 것도 몰랐다. 메이저리그 선수도 몰랐고, 마이너리그에 대해서도 몰랐다. 가서 경험하면서 배웠다. 앞으로 많은 야구 꿈나무들이 미국 무대에 도전했으면 한다”라고 당부, 1만6000여명 관중 앞에서 희망의 시구를 던졌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4.03.21 09:14
메이저리그

"박물관에서 꺼내왔어요" 30년 전 ML 데뷔전 글러브로 시구하는 박찬호 "뜻깊은 하루" [IS 고척]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역사적인 서울 시리즈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박찬호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1994년 MLB에 진출한 박찬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선수로서 2010년 MLB를 떠날 때까지 통산 124승(아시아 투수 최다)을 쌓은 전설적인 선수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서울 시리즈 개막전 1차전 시구자로서 적합한 전설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아침에 일어나 많은 생각을 했다. 단순히 시구가 아니라, 한 경기를 다 던지는 것처럼 기대가 된다. 뜻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30년 전 (데뷔할 때는) 내가 이 자리에 설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어려웠지만, 돌이켜보면 다양한 경험 덕분에 성장했고, 이러한 결실들이 한국야구의 발전과 역사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 감명 깊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박찬호는 특별한 글러브를 가지고 왔다. 1994년 데뷔 당시에 썼던 롤링스 글러브였다. 124승 기념구와 유니폼 등 메이저리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을 때 의미 있던 도구들을 다 소장하고 있다는 박찬호는 이날 시구를 위해 박물관에서 직접 해당 글러브를 챙겨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타자들이 구종을 파악한다면서 롤링스에서 손가락 커버를 만들어줬다. 굉장히 가치 있는 글러브다. 30년 후에 다시 쓰게 될 줄이야, 정말 기쁘다"라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서울 시리즈에서 맞붙는 두 팀이 모두 박찬호가 현역 시절 몸 담았던 팀이다. 1994년 다저스에서 빅리그 경력을 시작한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2002~2005년)를 거쳐 샌디에이고에서 한 시즌 반을 뛰었다. 은퇴한 현재는 파드리스의 특별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특정 팀이 '이겨야 한다'는 건 없다. 한국에서 역사적인 경기로 펼쳐지는 만큼 월드시리즈처럼 한국 사람들에게 최고의 경기로 남을 수 있도록 좋은 경기가 펼쳐졌으면 한다"라고 바랐다.아울러 박찬호는 자신이 몸담았던 다저스를 '첫사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다저스는 나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팬들에게 알려졌다. 당시 IMF 사태로 국민들이 힘들었을 때 이 파란 유니폼이 국민들에게 힘을 줬고 삶의 한 부분이 됐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지금은 다양한 선수들이 다양한 팀에서 뛰면서 많은 어린 선수들이 다른 MLB 팀을 알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어린 선수들이 도전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다르빗슈 유, 김하성(이상 샌디에이고) 등 다양한 동양인 선수들이 MLB 무대에서 뛰고 있는 점에 대해선 "나와 노모 히데오의 나무가 정말 튼튼하게 자랐다고 생각한다. 나와 노모가 MLB 동양인의 문을 활짝 열었는데, 그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후배)들이 지금 메이저리거로 훌륭히 성장했고, 또 이 선수들이 향후 동양 선수들의 동기부여로 자리잡았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박찬호는 김하성에 대해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쏟아부은 기억이 있다. 계약하고 나니 굉장한 책임감이 앞서더라. 삼촌이자 보호자 입장처럼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았다"라면서 "지금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도 수상하고 많이 성장했다. 얼마 전에 파드리스가 회식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김하성이 선수들을 모아 스피치도 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했다. 오타니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을 앞두고 일본팀을 하나로 모으는 모습과 같았다. 이렇게 김하성이 성장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면서 선배로서 기쁘고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4.03.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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