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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양궁협회장 6연임, 한국 양궁 4년 더 이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14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에 당선되며 6선 연임을 확정했다.현대차그룹은 20일 정의선 회장이 제14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에 당선됐다고 밝혔다.대한양궁협회는 이날 대한양궁협회장 선거 절차에 따라, 체육계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선거운영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쳐 정의선 회장을 제14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으로 추대했다. 정의선 회장은 2005년 첫 취임 이후 6연속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역임하게 됐다.정의선 회장은 내년 1월 대한양궁협회 대의원 정기총회에서 협회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며,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2029년 1월까지다.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선거운영위원회는 정의선 회장이 한국 양궁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협회 행정운영체계 고도화 및 재정 자립 기여, 국가대표 지원 및 우수 인재 육성, 국내 양궁 저변 확대, 글로벌 역량 강화 등을 통해 한국 양궁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향상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특히 정 회장은 공정, 투명, 탁월 등 3대 원칙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을 확립해 한국 양궁의 세계 최강 지위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현대차그룹은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전무하다"면서 "국가대표는 기존의 성적이나 명성은 배제한 채 철저한 경쟁을 거쳐 현재의 성적에 기반해서만 선발되고 코치진도 공채를 통해 등용된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양궁에 투입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뒷받침하기도 했다.실례로 금메달 5개를 석권한 2024 파리 올림픽의 성과 뒤에는 훈련용 슈팅 로봇,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복사냉각 모자, 개별 맞춤형 그립 등 현대차그룹이 지원한 장비들이 있었다.정 회장은 '유소년→꿈나무→후보선수→상비군→국가대표'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2016년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등 각종 대회를 창설해 종목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도 받는다.2005년부터 아시아양궁연맹 회장도 겸하고 있는 정 회장은 해외선수 육성 지원, 순회 지도자 파견 등 아시아 양궁 발전과 스포츠 외교에도 힘쓰고 있다.안민구 기자 2024.12.20 15:25
스포츠일반

[빌드업 코리아]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 ②엘리트-생활 체육 화학적 통합 이뤄야

일간스포츠는 창간 55주년을 맞아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라는 주제로 총 세 편의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국제대회 성적만을 목표로 반세기 가까이 앞만 보고 달려왔던 한국 스포츠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러 문제와 마주했습니다.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국제경쟁력을 키워줬던 엘리트 육성 시스템은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정부 지원금을 예산의 큰 축으로 하고 있는 각 종목단체들은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행정 체계가 파헤쳐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스포츠계가 집중해왔던 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를 통합 노력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향후 한국 체육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① 한계 다다른 엘리트 육성 시스템, 돌파구는② 엘리트-생활 체육 화학적 통합 이뤄야 ③ 종목단체 재정자립, 거버넌스 개혁은 필수 지난 2016년 3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됐다. 엘리트 스포츠 육성기관과 생활체육 총괄 단체를 합쳐 앞으로는 선진국형 스포츠클럽을 육성하자는 목적이 컸다. 8년이 지난 현재, 그 성과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정부는 체육단체 통폐합 전부터 약 20년간 스포츠클럽 육성을 지원했지만, 여전히 스포츠클럽 출신 엘리트 선수는 극소수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기존 전문 운동부 지원이 줄면서 경쟁력만 떨어뜨리는 역효과가 났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가 경기 출전 일수 제한, 합숙소 폐지, 최저학력제 도입 등을 시행했으나, 이와 병행해야 할 경기력 향상 대책이 없어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다. 김민철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은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가 침몰하고 있다"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각종 대책 도입이 선수 육성 환경을 제약했고, 교육청과 학교에 큰 부담을 안기며 선수 자원 고갈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 저출생 때문에 전문 선수 육성이 더 어려워질 거로 예상한다. 대한체육회가 중장기적 대책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대한체육회 관리하에 운영 중인 스포츠클럽은 약 250개에 달한다. 여전히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김민철 교수는 성과가 크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스포츠클럽 육성 정책이 유소년 엘리트 선수 발굴·육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본다. 전문 선수 수준이라 하기엔 평균적인 경기력이 낮았다. 우수한 선수를 만들려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선수 발굴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정책이 힘을 보태는 데 실패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 운동부 시스템으로 회귀하는 건 대책이 될 수 없다. 스포츠클럽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되, 교육청과 학교가 엘리트 선수 육성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가 이를 보완해 선수 육성 체계를 복원하는 방안을 논의해 가야 한다. 김민철 교수는 "각 협회의 유소년 경기력 향상 목적 비용이 연간 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예산이 부족한 게 아니라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엘리트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 예산과 인력을 통합하고 각 조직에 중복 지원되는 예산, 효과가 떨어지는 정책은 과감하게 걷어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1996년 이후 꾸준히 엘리트 스포츠 혁신을 추진해 온 독일 시스템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독일은 엘리트 스포츠 부진의 이유를 시스템의 공정성과 투명성 부족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잠재력 평가시스템(포타스)을 신설, 각 종목 협회의 운영 현황과 성적 데이터를 중앙으로 통합했다. 이를 기반으로 성과를 내고, 또 낼 수 있는 종목들에 지원을 늘렸다. 독일은 데이터를 활용해 올림픽 성과 보고서를 만든다. 김미숙 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위원은 "대한체육회에서 발간하는 한국 성과 보고서에는 각 메달을 합친 종합 순위 중심 평가만 나온다"며 "독일은 각 종목 1위부터 16위까지, 낮게는 32위까지도 분석해 살펴본다. 세계 각 선수의 객관적 경기력 데이터를 그레이스 노트(미국 데이터분석업체), Elo 레이팅 시스템(선수, 팀의 순위를 매기는 데 사용하는 알고리즘) 같은 업체를 통해 구비해 활용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량적 데이터 기반 시스템은 분명 한국 체육 현실에 절실한 부분이다. 김미숙 위원은 "대한체육회도 가맹단체들을 평가하지만, 정성적 평가가 많다"고 했다. 대한체육회의 파리 올림픽 메달 예측이 크게 빗나간 것만 봐도 한국 체육은 정량적 분석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투명한 행정이 필수다. 박재우 한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능력 있는 정부의 효율적인 공공 정책 및 서비스 제공과, 시민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결합된 ‘굿 거버넌스’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인맥’이 통하는, 사회 전문성이 부족한 분야인 체육계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시선이다. 중요한 건 스포츠는 결국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모두가 행복하게 운동하자’ 같은 말은 현실적으로 공허한 구호다. 뛰어난 엘리트 선수를 만들어내는 것은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한국 체육의 목표 리스트 상위에 있다. 엘리트 선수들의 성과는 곧 생활 체육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낙수 효과다.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동기부여,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한다. 박재우 교수는 “영국, 독일, 프랑스도 결국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균형감 있는 투트랙 방식으로 국가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현재 한국의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이 물리적으로 통합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아직 화학적인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다. 엘리트 선수들의 활동량이 늘어나서, 자연스럽게 생활 체육 현장까지 누비는 등 공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선 균형감 있는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29 11:00
스포츠일반

'바늘구멍' 통과해 '금·금·금·금·금', "한국은 항상 위협당했지만 슬기롭게 이겨냈다" [2024 파리]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최초로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한 대표팀이 6일 귀국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선수들은 각자의 목에 금메달을 주렁주렁 매단 채 100여 명의 팬들의 환대를 받았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쁘고 행복하다"라며 각자 커다란 메달을 들어 보였다.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개인전까지 3관왕에 오른 임시현(21·한국체대)은 "에이스라는 부담감이 없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끝까지 할 수 있었다"며 "(금메달을 3개나 걸고 있어) 목 디스크에 걸릴 정도다. 하지만 너무 행복하다"라며 활짝 웃었다.대회 3관왕과 함께 한국 선수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5개)로도 이름을 올린 김우진(32·청주시청)은 "한국은 항상 (모든 국제대회에서) 위협을 당했다. 세계 선수들이 한국이 가장 강하다는 걸 알고 맞춤 전략을 들고나온다. 위기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계속 겪으면서 슬기롭게 잘 해결했던 것 같다. (3관왕이 되어 귀국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한국 양궁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에서 새 역사를 썼다. 남·여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그리고 남·여 개인전까지 석권하면서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한 것이다.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10연패 대업으로 서막을 올렸다. 임시현과 전훈영(30·인천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이 호흡을 맞춘 여자 대표팀은 앞선 선배들이 이뤄냈던 기록을 10회 연속으로 늘렸다. 곧바로 김우진과 이우석(27·코오롱) 김제덕(20·예천군청)이 남자 단체전 3연패로 흐름을 이었다. 김우진과 임시현, 두 남녀 에이스가 호흡을 맞춘 혼성 단체전 역시 이변은 없었다. 나아가 여자·남자 개인전에 나선 임시현과 김우진은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양궁 대표팀의 홍승진 총감독은 "그동안 (다양한 환경에서) 스페셜 매치를 치르며 훈련했다. 지도자와 선수가 모두 하나가 된 결과"라며 기뻐했다. 홍 감독은 "여자 단체전과 남자 개인전 등 슛오프가 많았을 만큼 상대 팀의 실력도 상당했다. 타 팀의 한국인 지도자가 7명이라는 점도 부담이었다. 목표보다 많은 메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대회가 진행될수록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돌아봤다. 파리 올림픽 양궁 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 3개였다. 30년 넘게 세계 최강 자리를 지켜왔지만, 이번 대표팀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았다. 특히 여자 대표 선수 3명은 모두 올림픽이 처음이었다. 심지어 임시현을 제외한 두 명은 국제대회 경험조차 없는 사실상 무명의 선수들이었다. 남자 대표팀 역시 이우석이 처음 올림픽에 나서는 등 예전 전력만 못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매년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양궁 대표 선발전은 "올림픽보다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수한 선수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한 데다 '과거의 경력'과 상관없이 오직 '현재의 실력'만 평가하기 때문이다.'바늘구멍'을 통과해 올림픽 무대까지 선 양궁 대표 선수들은 세계 무대에서 '거인'이 됐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남수현과 전훈영조차 올림픽의 중압감을 어렵지 않게 이겨냈다.대표팀 맏형 김우진은 “누구든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만큼 공정한 시스템이 한국 양궁이 최강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라고 했다. 양창훈 양궁 여자대표팀 감독도 “선수 구성이 새로 크게 바뀌면서 최약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저희 선발전은 너무 공평하고 또 공정하다. 왕관의 무게를 버티면서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우진을 필두로 한 세대교체 선순환도 양궁 강국이 된 비결 중 하나다. 김제덕은 "2016 대회에서의 김우진을 보고 올림픽 꿈을 키웠다. 이번에 (김우진이) 3관왕을 했는데 더 많이 노력해서 나도 (다음 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두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우진과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딴 임시현도 "가장 가까이서 오빠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는지 알게 됐다.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력을 끌어낸 게 존경스러웠고, 나도 우진 오빠처럼 (최다 메달리스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우진은 "(김)제덕이는 단체전에 꼭 필요했던 선수다. 우리가 긴장하던 순간에 크게 파이팅을 외쳐준 덕분에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 '맏언니' 전훈영은 "(임)시현이가 에이스 역할을 해주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어 대표팀 모두가 서로를 응원하며 금메달 5개를 합작한 것이다.양궁 대표팀은 이번 5관왕에 안주하지 않는다. 벌써 4년 뒤 있을 로스앤젤레스(LA) 대회를 겨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때까지 또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러야 한다. 선수들은 "일단 이번 주는 쉬고, 그다음에 (선발전을)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인천공항=윤승재 기자 2024.08.07 09:08
스포츠일반

더없이 든든했던 김우진, 韓 올림픽 역사까지 썼다 ‘통산 금메달 최다 타이’ [2024 파리]

한국 양궁 대표팀의 맏형 김우진(32·청주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 이어 혼성 단체전까지 정상에 올랐다. 앞서 2012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만 금메달 2개를 더하면서 한국 올림픽 통산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도 세웠다.김우진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임시현(한국체대)과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합작했다. 16강 대만전을 시작으로 8강 이탈리아, 4강 인도, 결승 독일전까지 내리 4연승을 이끌었다.특히 매 경기 한국이 어려울 때마다 김우진은 든든하게 임시현의 뒤를 받쳤다. 슛오프 접전을 치른 지난 16강 대만전에선 2세트 이후 쏜 7개(슛오프 포함)의 화살 중 6개가 10점 과녁에 꽂혔다.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선 2세트 이후 쏜 화살 6개가 100% 10점으로 향했다. 인도와의 4강전 역시도 6개 중 5개가 10점에 꽂혔다. 결승전 역시도 마지막 화살을 10점으로 꽂으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흔들리던 임시현도 빠르게 제 페이스를 찾았다. 슛오프 접전, 역전승 등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던 힘이기도 했다. 남자 단체전에서도 마지막 순서를 자처하면서 동생들의 뒤를 받치며 금메달을 이끌었던 김우진은 이번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개인전 오상욱에 이어 두 번째 2관왕이다.한국 올림픽 역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남자 단체전 정상에 올랐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추가, 김수녕(양궁)과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과 함께 동·하계 올림픽 통산 최다 금메달을 보유한 선수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김우진은 남자 개인전에서도 16강에 올라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금메달 한 개를 더 추가하면 김우진은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로 새 역사를 쓰게 된다.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3 00:01
스포츠일반

‘실수해도 10점이라니’ 이우석 기세 미쳤다, 양궁 2관왕 본격 정조준 [2024 파리]

“실수했는데도 불구하고 10점에 들어가줘서, 이후엔 자신감 넘치게 쐈죠.”60점 만점에 58점. 화살 9발 중 무려 7발이 10점 과녁에 꽂혔다. 특히 스스로 실수라고 인정한 화살마저도 10점으로 향했다.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이우석(27·코오롱)의 파리 올림픽 기세가 그만큼 무섭다는 의미다.이우석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32강에서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파올리를 6-0(30-28, 28-26, 30-28)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앞서 64강에서도 피터 부크발러스를 6-0(29-26, 28-26, 29-28)으로 꺾은 데 이은 개인전 토너먼트 2경기 연속 퍼펙트 승리다.특히 파올리와의 32강은 이른바 텐·텐·텐으로 시작해 텐·텐·텐으로 끝냈다. 첫 엔드에 쏜 화살 세 발이 모두 10점 과녁에 꽂혔고, 마지막 3엔드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2엔드에선 첫 발과 세 번째 발이 10점 과녁을 벗어났지만 그마저도 9점이었다.이우석은 “컨디션이 좋았다기보다는 첫 발이랑 두 번째 발에 실수가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실수를 해줬는데도 불구하고 10점에 들어가줬다. 그래서 더 오히려 자신감 넘치게 쐈던 거 아닌가, 그래서 하이기록이 나온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실제 이우석은 첫 번째 엔드에서 화살을 쏜 뒤 팔을 많이 흔드는 모습이었다. 그는 “원하는 느낌이 있는데, 그거랑 좀 다르게 이상하게 쐈다고 스스로 인지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10점에 들어가줬다. 운도 많이 작용한 거 같고, 그걸로 인해서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이우석은 특히 지난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6번의 기회를 모두 10점 과녁에 꽂아넣으며 단체전 3연패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그 기세를 개인전에서도 이어가고 있으니 자연스레 개인전 금메달까지 2관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우석은 그러나 “솔직히 개인전 욕심은 따로 크게는 없다”면서도 “그저 (김)우진이 형과 (4강에서) 한번 재미있게 게임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있다. 우진이 형과 4강에서 붙으면 누군가 한 명은 결승에 올라가지 않나. 보시는 분도 편할 거고, 저 입장에서도 큰 무대에서 우진이 형과 즐겁게 게임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고 했다.결승에서 김제덕과 만나고 싶다는 소망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전적이 별로 안 좋다”며 농담한 뒤 “기회만 된다면 결승에서 만나는 것도 가장 베스트한 일이다. 그전에 우진이 형과 4강에서 맞붙는 것 역시 베스트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우석은 “김우진 선수와 대표 생활을 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안다. 나도 김우진 선수를, 김우준 선수도 나를 잘 안다. ‘이 타이밍에 실수를 하면 상대가 치고 올라온다, 이 타이밍에 내가 잘 쏴줘야 한다’는 타이밍도 서로가 너무 잘 안다. 오히려 그런 수싸움들이 저한테는 재미있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러면 보시는 분들도 재미있을 거고, 시합하는 입장에서도 엄청 긴장은 되지만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니 기분이 좋을 거고, 이기면 기분이 더 좋을 거다. 그러면서 더 즐겁게 게임할 수 있을 거 같다”고 기대했다. 지난 단체전에서 보여준 맹활약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안난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서 영상을 다시 봤는데, 그때그때 느낌은 기억이 나지만 제가 어떻게 쏘고 했는지는 기억이 끊겨 있는 느낌”이라며 “우진이 형과 길을 가면서 이야기했는데 ‘아마 엄청난 각성 상태여서 표적지만 보고 다른 거는 아무 것도 기억못할 수도 있다. 우진이 형도 2016 리우 올림픽 처음 나갔을 때 그런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이어 이우석은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는 3000명 정도에서 지금은 1만 2000명 정도로 늘었다”며 “어머니와는 아직 많은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가장 먼저 메달을 목에 걸어드리겠다고만 했다. 한국에서 가서 보자는 식으로만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웃어 보였다.16강에 오른 이우석은 오는 4일 오후 4시 43분 중국의 왕얀과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대진표상 4강에서는 김우진과 만나고, 결승에서는 김제덕과 만날 수 있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1 05:33
스포츠일반

미국 하·동계 올림픽 3000번째 메달 수확, 한국은? [2024 파리]

미국이 역대 하계·동계 올림픽을 통틀어 3000번째 메달을 수확했다.미국 수영 대표팀의 리건 스미스와 캐서린 버코프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여자 배영 100m 결승에서 각각 57초66, 57초98의 기록으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이들의 활약으로 미국 대표팀은 역대 하계·동계 올림픽을 통틀어 역대 메달 3000개를 돌파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미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1개로 총 26개의 메달을 따냈다. 다른 나라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개수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하·동계 올림픽 최다 메달 2위는 소비에트 연방(소련)이다. 이들은 1204개의 메달을 수확하고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미국이 따낸 메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올림피디아에 따르면, 독일이 파리 대회 전까지 108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31일 오후 2시(한국시간) 기준,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추가해 통산 1085개의 메달을 기록 중이다. 영국(976개) 프랑스(929개) 이탈리아(784개) 중국(727개)이 뒤를 이었다. 스웨덴(686개)과 일본(589개) 호주(571개) 노르웨이(567개)가 뒤를 쫒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까지 378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계 올림픽에서 79개, 하계 올림픽에서 299개의 메달을 따냈다. 이번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로 11개의 메달을 추가한 한국은 하계 대회 300번째 메달에 단 한 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격의 반효진이 29일(한국시간) 공기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고, 이튿날인 30일 오전, 남자 양궁 대표팀이 101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승재 기자 2024.07.31 14:47
스포츠일반

남자양궁 퍼펙트 금메달 뒤에 ‘맏형의 희생’ 있었다 [2024 파리]

“맏형이라는 부담감이 많았습니다.”남자 양궁 대표팀의 ‘맏형’ 김우진(32·청주시청)이 뒤늦게 털어놓은 속내다. 지난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다. 그동안 이우석(27·코오롱)과 김제덕(20·예천군청), 두 동생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던 맏형으로서의 부담감을 올림픽 3연패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에야 털어놓은 것이다.김우진은 “그동안 준비해 온 만큼 경기가 잘 풀려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동생들과 단체전 3연패를 함께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면서 “사실 이번에는 부담이 많았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딴 생애 첫 메달만큼이나, 맏형으로서 되게 부담감이 많았던 이번 메달도 참 값진 메달인 것 같다”고 말했다.나이도, 경험도 가장 많은 김우진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는 내내 맏형으로서 대표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자신보다 11살이나 많은 ‘정신적 지주’ 오진혁의 존재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그 역할을 자신이 맡아야 했다.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대표팀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김우진이 택한 건 ‘희생’이었다. 올림픽 무대에서 부담감이 가장 큰 3번 사수 역할을 그가 맡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당초 남자 대표팀의 순번은 김우진과 이우석, 김제덕의 순이었다. 그러나 김제덕이 3번 자리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자 김우진이 대신 그 역할을 자처했다. 김우진은 “부담스러운 자리이긴 하지만 맏형으로서 아무래도 내가 모든 부담을 지고, 대신 다른 선수들을 더 편하게 쏠 수 있게끔 했다”고 했다.개편된 순번은 결과적으로 최상의 결과를 냈다.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이우석이 가장 먼저 첫발을 쐈고, 부담을 크게 던 김제덕이 곧바로 그 기세를 이었다. 주로 1번을 쏘던 김우진도 살려 앞선 동생들이 만든 흐름에 마침표를 잘 찍었다. 덕분에 남자 대표팀은 일본과 중국, 프랑스로 이어진 8강~결승 여정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금메달을 달성했다.대표팀 분위기가 더욱 좋았던 것 역시 맏형인 그가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지낸 덕분이었다. 김우진은 “스스로 삭이는 것도 많았다”고 웃어 보이면서도 “함께 어울렸다. 모난 돌 없이 다 함께 즐기고 즐겁게 지내면서 유대관계를 쌓았던 게 자연스럽게 경기장에서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이우석과 김제덕 모두 끈끈한 팀워크를 금메달의 비결로 꼽은 것 역시 그만큼 분위기가 좋았다는 뜻이었다. 파리 올림픽 무대 위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고스란히 나왔다. 누군가의 실수가 나오더라도 팀 전체가 흔들리는 게 아니라 다음, 그다음 선수가 꼭 분위기를 바꿨다. 선수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부담 없이 활시위를 당길 수 있었다. 김우진도 “우리끼리도 내가 실수를 하면 내가 만회하겠다는 생각보다 뒷사람, 그 뒷사람이 나눠가지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게 이번 대회에서 참 잘 나왔다”고 했다.이처럼 맏형으로서의 부담을 짊어진 김우진에게 경기 전날 오진혁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는 그래서 더 크게 다가왔다. 김우진은 “전날 (오)진혁이 형한테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준비한 만큼 경기를 펼치면 분명 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게 가장 큰 힘이 됐다”며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오진혁 선수의 지난 고충들을 알게 됐다. 정말 대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어 보였다.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7.30 10:03
스포츠일반

올림픽 좌절에 눈물 펑펑 쏟았던 이우석…파리에서 선보인 ‘금빛 퍼펙트’ [2024 파리]

“어머니 얼굴이 되게 많이 떠올랐습니다.”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 이우석(코오롱)은 누가 가장 떠오른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마지막 화살을 쏜 뒤, 함께 눈물을 쏟았던 어머니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는 것이다.사실 이우석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이 다시 열렸고, 이 선발전에서 3위 안에 들지 못하는 바람에 올림픽 출전의 꿈이 무산됐다. 이우석은 “올림픽(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는 걸 어머니께서 바로 뒤에서 보시면서 많이 우셨고, 저도 같이 울었다. 마지막발을 쏘기 전에 이제 ‘이 한 발로 끝낸다’는 생각으로 쐈다. 이후 어머니 얼굴이 떠올랐고, 운좋게 10점에 맞아주면서 퍼펙트한 경기를 했다”며 웃어 보였다.비록 도쿄 올림픽 출전은 무산됐지만, 이우석은 기어코 2024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다. 그는 “사람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도쿄 때 제가 떨어지면서 김제덕 선수가 대신 출전해 2관왕에 올랐다. 어떻게 보면 시기에 따라 다른 거다. 나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운명이었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이우석은 처음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당당히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이자 올림픽 3연패의 주역이 됐다. 이우석은 일본과의 8강전에서 10점 3발과 9점 3발, 중국과의 4강전에서는 10점 1발과 9점 5발을 쐈다. 예열을 마친 그는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선 6개의 화살을 모두 10점 과녁에 꽂았다. 프랑스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는데도 한국이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퍼펙트 경기력을 선보인 이우석의 존재감이 컸다.이우석은 “결승전 첫 무대에 들어가는데 긴장이 안 됐다. 오늘 날이구나, 즐겁게 즐기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우진 선수, 김제덕 선수한테 ‘괜찮아, 우리 것만 하면 돼. 그러면 무조건 이길 수 있어. 내가 10점 쏠게’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8강 두 번째 엔드에서 실수를 한 번 하면서 긴장감이 확 오르긴 했지만, 김제덕 선수 따라 파이팅도 크게 외치면서 점점 긴장감이 사라졌다.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된 거 같다”고 했다.남자 단체전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은 만큼 다음 목표는 개인전이 됐다. 하필이면 맏형 김우진과 같은 조에 속했다. 서로 최고의 무대까지 오르게 되면 4강에서 만나게 된다. 이우석은 “공교롭게도 3관왕을 준비하는 김우진 선수와 같은 조다. 4강에서 만나는 걸로 아는데, 저는 다 주지 않는다. 한국 양궁이 그렇지 않나. 서로 나눠 먹어야 한다”고 농담하면서도 “김우진 선수와 4강에서 붙을 수 있도록 서로 같이 열심히 올라와서 4강에서 붙었으면 좋겠다”고 했다.이어 “김우진 선수와 김제덕 선수는 함께 해온 팀원이자 가족같은 존재다.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고, 악착같이 한 팀이 되기 위해 많이 연습했다. 이제는 가족 같은 사이”라며 “대표팀 코치님이신 임동현 코치님이 아마 최장기 대표 선수 생활을 한 걸로 안다. 선수로서 목표였던 올림픽 금메달은 이뤘으니, 다음 목표는 최장기 국가대표 선수로 남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7.30 06:03
스포츠일반

강해도 너무 강했던 남자 양궁…한 세트도 안 내주고 ‘압도적 금메달’ [2024 파리]

그야말로 압도적인 금메달이었다. 대한민국 남자 양궁 대표팀이 무서운 기세로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최정상의 자리에 섰다. 김우진(청주시청)과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이 호흡을 맞춘 남자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5-1로 꺾고 정상에 섰다.남자 양궁이 올림픽 정상에 선 건 지난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이 3회 연속이다. 전날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한 여자 단체전에 이어 한국 양궁은 올림픽 3회 연속 남녀 단체전을 싹쓸이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그야말로 ‘세계 최강’의 입지를 재확인한 것이다.정상까지 오르는 여정이 워낙 압도적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금메달이 됐다. 이날 한국은 일본과의 8강전을 6-0으로, 중국·프랑스와의 4강·결승전은 5-1로 각각 승리했다. 점수가 같아 1점씩 점수를 나눈 세트가 단 두 세트였고, 2점을 고스란히 빼앗긴 세트는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없었다. 그야말로 무서운 기세로 정상까지 오른 것이다.특히 많은 홈팬들의 응원까지 부담스러웠을 결승전이 백미였다. 이날 한국은 18발 가운데 무려 14발이 10점 과녁에 꽂혔다. 이날 프랑스는 1세트 57점, 2세트와 3세트는 각각 58점과 56점을 냈는데도 결과는 한국의 5-1 승리였다. 1세트만 57-57로 맞섰을 뿐, 2세트와 3세트에선 무려 59점을 쌓은 덕분이다.한국이 승기를 잡은 2세트가 특히 압권이었다. 9점을 기록한 김우진의 마지막 화살이 옥에 티였을 뿐, 나머지 5개의 화살은 무려 10점이었다. 프랑스가 무려 58점을 쌓았는데도 한국이 2점을 고스란히 챙겼다. 이때 깨진 균형은 한국의 금메달로 이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이 됐다. 경기 후 맏형 김우진은 “단체전 3연패에 함께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동안 준비해 온 만큼 경기가 잘 풀려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면서도 “솔직하게 생각하면 저희 스스로의 기록을 많이 못 낸 건 사실이다. 연습했던 만큼 기록을 못 냈지만,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도 결과를 냈다”며 웃어 보였다.이날 6발의 화살을 모두 10점으로 쏜 이우석은 “결승전 첫 무대에 들어갔을 때 오히려 긴장이 안 됐다. 이거 오늘 날이구나, 즐겁게 즐기면 되겠다 생각했다. 우리 것만 하면 돼, 무조건 이길 수 있다, 내가 10점 쏘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김제덕도 “300~400석 정도만 한국 분들이고 나머지는 파리 시민들인 것 같았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다들 응원해 주실 때 가슴이 뭉클하고 또 묘했다”며 “준비한 만큼 많은 힘듦도 있었고 또 즐거움도 있었다. 같이 호흡을 맞춰가면서 팀워크가 잘 맞았고, 이 금메달을 딴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고 했다.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7.30 05:33
자동차

현대차 40년 양궁사랑…여자 단체전 '10연패' 결실

한국양궁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10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현대차그룹의 40년간 후원이 한 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2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 회장사로,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한국 양궁과 인연을 맺었다. 대한양궁협회장은 2005년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대한양궁협회 추원은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이다.현대차그룹은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했고, 파리 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설립했다.또 파리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모의대회를 다수 치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룹이 개발한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아울러 전북현대모터스와 협의해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을 실시했고, 센강에 인접해 강바람을 만날 수 있는 앵발리드 경기장 특성을 고려해 남한강변에서 환경적응 훈련을 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현지에서는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10㎞ 떨어진 곳의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팀 전용 연습장을 마련했다.이 연습장에는 훈련과 휴식 공간이 모두 갖춰져 예선과 본선까지의 공백 기간 선수들은 이 곳에서 경기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이 밖에도 그룹은 경기장에서 300m 거리에 의무 치료실, 라운지와 같은 별도 휴게 공간을 조성하고, 한식 등을 제공해 선수들이 현지 적응을 도왔다.특히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양궁 훈련 장비와 훈련기법을 개발했다.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에 더해 슈팅 자세를 분석하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활 장비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 등이 대표적이다.또 3D 프린터로 선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선수 맞춤형 그립, 비접촉 방식으로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 긴장도를 파악하는 심박수 측정 장치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이런 노력은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로 이어졌다. 정 회장은 29일(현지시각)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시상식에 등장해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에 기념품을 전했다. 정 회장은 시상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수들이 부담도 컸을 텐데 잘해줬다”며 “앞으로 본인들의 기량을 살려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돕겠다”고 말했다.양궁 종목에서의 추가 금메달 전망을 묻는 말에는 "워낙 이 시합이라는 것이 어렵고,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린다. 또 경쟁 상대들 실력이 올라가 더 많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한양궁)협회에서 3개를 예상했으니 3개는 따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7.2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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