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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재계 15위로, LX 구본준 HMM보다 군침 도는 매물 있을까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인 HMM을 두고 LX그룹을 비롯해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5조원 이상의 매각 단가는 부담이지만 단숨에 재계 순위를 10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외형 확대와 신사업 동력 확보에 적극적인 LX그룹이 국내 유일 국적선사인 HMM 인수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에 성공한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HMM 매물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LX그룹은 LG그룹의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구 회장은 계열분리 이후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인 바 있다. LX그룹의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은 한글라스(한국유리공업)와 포승그린파워를 각각 5925억원과 850억원에 인수했다. 또 LX세미콘은 차량용 반도체 설계사인 텔레칩스의 지분 10.93%(267억원)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구본준 회장은 1조원 이상 규모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나서기도 했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삼성전자에 이어 OLED용 디스플레이 구동 집적회로(DDI) 세계 시장점유율 2위 업체다. 계열분리 이후 ‘1등 DNA와 개척 정신’을 강조했던 구 회장이기에 HMM은 최적의 매물로 꼽히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 44위에 오른 LX는 HMM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재계 15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게 된다. 재계 순위 19위인 HMM의 공정자산은 25조7880억원에 달한다. LX의 공정자산은 11조2730억원이다. 구 회장은 LX그룹 출범과 함께 “우리 안엔 ‘1등 DNA’와 세계를 무대로 하는 개척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1등 DNA를 LX 전체에 뿌리 내리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끈질기게 실행함으로써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LX그룹에서 물류 사업은 핵심 축으로 꼽히고 있다. LX가 국적선사인 HMM까지 인수한다면 국내 최대 종합물류회사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물류 관계사인 LX인터내셔널, LX판토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LX그룹에서 HMM의 인수전의 주체는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이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매각 측은 지난 4일 LX인터내셔널을 비롯해 동원산업과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해 통보했다. LX그룹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LX인터내셔널은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M&A 후보를 끊임없이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도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 육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수 주체로 LX인터내셔널이 나서고 있지만 이번 인수 건은 5조원 이상의 빅딜이라 총수가 직접 나서고 그룹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다. 인수자금 확보가 최대 관건이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보유한 지분 확보를 위해 최소 5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그룹의 자금 동원력이 인수전의 핵심이다. LX의 경우 보유 현금성 자산이 2조4000억원 수준으로 경쟁 3사 중에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형 빅딜의 경우 총수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결단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족한 자금 확보를 위해 LX가 LG그룹의 도움을 받거나 컨소시엄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 현금성 자산의 경우 재계 27위인 하림은 1조6000억원, 재계 54위인 동원은 6000억원 수준이다. LX인터내셔널 등 인수전 참여 3개사에 대해 매각 측은 내달부터 2개월간 실사 기회를 부여하고 이어 본입찰을 진행한 뒤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LX 관계자는 “아직 입찰이 시작되기도 전이라 얘기를 꺼내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대형 빅딜이 맞지만 현재까지는 그룹이 아닌 LX인터내셔널에서 인수와 관련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2 06:59
산업

인플레이션 속 더 잘 나가는 LX인터내셔널, 1조 영업이익 겨냥

올해 계열 분리를 마친 LX그룹이 독립경영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본준호’는 출범 당시에만 해도 재계 50위권이었지만 내실을 다지고 외형을 확장해 40위권으로 올라섰다. 특히 70% 비중을 차지하는 LX인터내셔널이 LX그룹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석탄·에너지 값 고공행진, ‘상사맨’의 부활 최근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종합상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지만 종합상사들은 더 없는 호황기를 누리기 때문이다. 1953년 락희산업주식회사를 모태로 반도상사, LG상사를 거친 LX인터내셔널은 올해 들어 연이어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 매출 5조200억원, 영업이익 28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26.9%, 130.0%나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기존 최대 실적은 2022년 1분기에 기록한 매출 4조9181억원, 영업이익 2457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9조9381억원, 영업이익 5351억, 당기순이익 45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30.1%, 영업이익은 무려 123.9%나 증가한 수치다. 벌써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80%를 넘어서는 폭발적인 증가세다. LX인터내셔널의 사업 부문은 크게 자원, 트레이닝·신성장, 물류 분야로 나뉜다.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고 물류비가 증가하면서 관련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높아졌다. 우선 자원 부문에서 인도네시아 석탄 광산과 팜오일 공장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 석탄과 팜오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62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 이 부문 영업이익이 무려 121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 130억원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자원 부문의 실적은 올해 하반기에도 긍정적이다.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관인 노르트스트림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스 대란이 일어나면서 대체 에너지로 꼽히는 석탄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고, 이에 석탄 가격의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아시아 석탄 가격의 지표인 호주 뉴캐슬 발전용 연료탄 현물가격은 이달 초 t당 440달러까지 올랐다. 연초 대비 118%나 급등한 것이다. 지난달 26일에는 t당 가격이 443.51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한국의 올해 1~8월 석탄 수입액도 198억 달러(약 2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6%나 불어났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석탄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익기여도가 높은 사업이 되고 있다”며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광산을 직접 운영하고 있고, 중국과 호주의 경우 광산 회사의 지분을 투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원과 함께 물류 부문에서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2021년 상반기 물류 부문 매출은 3조4645억원으로 전체 비중이 45.3%였다. 하지만 올해 인플레이션의 영향 등으로 물류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매출이 5조7185억원까지 상승했다. 매출 비중도 57.6%까지 오르면서 외형을 키우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1조 영업이익’ 클럽 가입 청신호 국내 종합상사들은 원자재 값 상승과 환율 급등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매출 측면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선두주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2분기에 매출 11조699억원을 기록했다. 5조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LX인터내셔널과 비교하면 매출이 2배 이상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2분기 LX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이 2894억원이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3206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로 인해 LX인터내셔널과 포스코인터내셔널 중 누가 먼저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의 증권가 추정 평균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9308억원으로 9200억원의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앞선다. 자원과 물류 부문 시황이 좋고 기업결합 승인을 앞두고 있는 한국유리공업의 매출이 하반기에 반영될 예정이라서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종합상사들은 거래처와 활동지역이 상이하고 각자 자신들만의 필드가 명확하기 때문에 서로 뺏고 뺏기는 경쟁 구도 양상을 띠지는 않는다. 시황에 연동되는 사업이라 잘 되면 함께 잘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LX인터내셔널은 LX그룹이 계열 분리에 성공했다지만 LG전자와 LG화학 등의 물류를 담당하는 등 여전히 LG그룹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사업 다각화와 새로운 거래처 발굴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LX인터내셔널 측은 “사실 LG 계열사들과의 거래는 매출 비중은 큰데 이익은 박한 편이다. 올해 수익이 크게 향상된 것은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 등으로 물량이 늘어났고, 신규 거래선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춘성 대표가 이끌고 있는 LX인터내셔널은 ESG 경영의 흐름에 따라 친환경 사업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석탄의 대체재로 니켈을 찍었고, 인도네시아 광산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니켈과 함께 신재생 발전을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친환경 소재 및 물류센터 운영 사업 등을 미래 수익 기반으로 추가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X인터내셔널은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인도네시아 배터리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재생 발전 분야에서는 국내 바이오매스 및 인도네시아 수력 발전 중심으로 자산 투자를 확대하여 ESG 기여 및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탄소저감과 자원순환 사업 수익화를 통해 해당 분야 육성 가능성도 모색 중이다. LX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전체 매출 볼륨에서 LX인터내셔널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적인 계열사"라며 "향후 그룹의 주요 사업 방향이 친환경인데, LX인터내셔널에서 이와 관련된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16 07:00
산업

원자잿값 급등에 안파느니만 못하네…발구르는 한샘·LX하우시스

원자잿값이 크게 오르고 주택거래가 위축되면서 홈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전문 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인테리어 부문 선두 기업인 한샘과 LX하우시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0~70%가량 떨어지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파느니만 못하다? A 씨는 지난해 10월 한 인테리어 업체를 만나 미팅을 진행했다. 당시 132.2㎡(40평)대 기준 리모델링 견적 비용은 약 6500만 원선이었다. 그러나 6개월 뒤 다시 같은 업체를 찾았던 A 씨는 반년 전보다 2000만 원가량이 불어난 계약서를 받아들었다. 그 사이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늘었다는 것이 해당 업체의 설명이었다. A 씨는 "원자잿값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인테리어 업체가 일부러 계약을 파기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전 가격으로 시공을 진행하느니 차라리 계약을 엎는 편이 더 낫다고 보는 것"이라며 "다른 업체는 견적을 더 부르더라.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샘과 LX하우시스같은 대기업도 울상이다. 원자잿값 상승에 팔아도 남는 것이 적다는 것이다. 한샘은 올해 1분기 매출 526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4.9% 줄었고, 영업이익은 60% 이상 빠졌다. 특히 '한샘 리하우스'로 수렴되는 홈리모델링부문은 매출 1795억 원에 그치면서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이 13.7% 줄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업계는 한샘의 실적 감소를 주택매매 감소와 원자잿값에서 찾는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거래가 줄었고, 이에 따라 홈리모델링 수요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주요 원재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공을 해도 마진율이 떨어졌다고 분석한다. 한샘은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으나 원가 상승분을 방어하는 데는 부족했다. LX하우시스는 지난 1분기 매출 86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으나, 영업이익 69억 원을 기록하면서 76.4%나 급감했다. LX하우시스도 새해 들어 건축자재 판매가격을 3~10%가량 인상했지만, 원재료 및 물류비 상승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돌파구 찾는 한샘·LX 증권사들은 한샘과 LX하우시스의 목표 주가를 나란히 끌어내리고 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9일 LX하우시스 목표 주가를 기존 9만 원에서 8만 원으로 낮췄다. 김 연구원은 "LX하우시스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순이익은 매우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목표 주가를 11.1% 하향 조정했다. 한샘도 같은 처지다. 유안타증권은 한샘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 아래라며 목표 주가를 기존 11만2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6% 하향 조정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주택매매 감소,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앞으로 실질적인 이익 정상화 여부가 주가 회복에 보다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샘과 LX하우스시는 각각 '리빙테크'와 기업인수합병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샘은 설계‧물류‧시공‧유통 경쟁력을 바탕으로 IT 기술을 더해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리빙 테크 기업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홈리모델링 부문 매출 2조 원을 포함한 전사 매출 4조 원을 달성한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웠다. LX하우시스는 한국유리와 협력해 창호 부분에서 1위 도약을 노린다. LX그룹 내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 말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약 5925억 원에 인수했다. 한국유리는 국내 유리업계 2위로, LX하우시스와 시너지를 낼 경우 창호 업계 1위 KCC를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잿값 상승은 올해 내내 예고돼 있다. 주택거래 역시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한샘과 LX하우시스가 어떻게 성장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5.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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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 신고 LX 구본준, '반도체 갈증'도 해소할까

지난해 5월 닻을 올린 LX그룹 ‘구본준호’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홀로서기 전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LG그룹에서 온전한 계열분리를 위해 내부거래 비중은 줄이고, 신성장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공격적 M&A, DDI 반도체 2위 기업 겨냥 LX그룹은 2일 본지와 통화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LG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1일 LG와의 인적 분할로 출범했던 LX그룹은 아직은 LG의 대기업집단 하에 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공정위에 신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일정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주관하는 것이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출범 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구본준 회장은 삼성전자에 이어 OLED용 디스플레이 구동 집적회로(DDI) 세계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매그나칩은 DDI를 설계·생산하는 업체로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이다. 본사와 생산시설은 국내에 있다. 매그나칩 인수전은 구 회장의 반도체 애정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1997~1998년 LG반도체 대표를 역임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 정부의 중재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반도체를 넘겨야 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집중을 위해 비메모리 부문인 매그나칩을 시장에 내놓았고, 현재 미국계 헤지펀드가 주인이다. 매그나칩 인수에 성공한다면 구본준 회장은 20여 년 만에 울며 겨자먹기로 넘겨야 했던 반도체 사업을 다시 품게 된다. LX그룹에서 LX세미콘이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구본준 회장은 반도체 설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X세미콘에 매주 1~2번씩 출근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또 LX세미콘의 매출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LX세미콘은 2021년 매출 1조8988억 원, 영업이익 36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 63%, 292%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품귀 현상에 힘입어 매출 5851억 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는 기술적인 진입이 어렵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다. LX그룹 내에서 LX세미콘의 성장성이 주목받으며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인수 금액이다. 미국 상장사의 경우 100% 지분 매입을 해야만 인수가 가능하다.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한다면 1조 원 이상의 실탄이 필요하다. 지난해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이 14억 달러(약 1조8000억 원)에 인수를 시도했지만 미국 정부의 반대로 불발됐다. LX홀딩스 고위 관계자는 “매그나칩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고 정치적 이유로 무산됐던 중국 사모펀드의 인수전과는 다른 상황이다. 100% 지분을 LX에서 다 매입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비중 낮추고 신성장 높이고…계열분리 ‘투 트랙’ 매그나칩의 경우 LX그룹이 그동안 추진했던 M&A 중 가장 큰 규모다. 1조 원 이상의 현금 확보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LX세미콘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그나칩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X판토스는 지난 3월 북미 지역 물류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이 아닌 트래픽스 지분 매입에 310억 원을 투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포레스트 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펀드를 통해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을 택하며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구본준 회장은 지난해 출범 이후 약 8000억 원을 투자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 한글라스(한국유리공업)를 5925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진출을 위해 포승그린파워도 950억 원에 매입했다. 지난 2월에는 에코앤로지스부산에 450억 원을 투자하며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추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LX그룹의 공격적인 투자를 LG와의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내부거래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낮춰야 공정위로부터 계열분리를 최종 승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X세미콘와 LX판토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70% 수준이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신성장 사업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투 트랙 전략으로 계열분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5.03 07:01
경제

홀로서기 이후 4세 승계 준비하는 LX그룹 구본준

계열 분리 2년 차를 맞고 있는 LX그룹의 ‘구본준호’가 온전한 홀로서기를 위한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LG가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 승계에 대한 밑그림도 그려나가고 있다. 장남 2대 대주주 지위, 경영 승계 준비 24일 업계에 따르면 만 70세로 고령인 구본준 회장이 LX그룹의 경영 승계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구 회장은 지난해 말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했다. 지주사 LX홀딩스 주식 1500만주를 증여한 가운데 아들 구형모 LX홀딩스 상무와 딸 구연제 씨가 각 850만주, 650만주를 증여받았다. 당시 종가 기준으로 총 1508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이에 구 회장의 지분은 40.04%에서 20.37%로 줄었다. 대신 구 상무의 지분은 0.60%에서 11.75%로 상승했다. 지난해 5월부터 지주사 경영기획팀 상무로 선임된 그는 단숨에 2대 대주주의 지위를 얻게 됐다. 지분 8.78%의 딸 구연제 씨는 현재 LX그룹에 근무하지 않고 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이날 “구형모 상무가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고, 그룹의 장자승계 원칙 등에 따라 외부에서는 경영 승계 준비로 조심스럽게 해석되고 있다”고 했다. 구 상무는 아이비리그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4년 LG전자 대리로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LX홀딩스에 합류하기 전까지 LG전자 일본법인 차장·부장급인 책임으로 근무하다 임원으로 선임되며 본격적인 경영 승계 준비에 들어갔다. LX그룹은 지난해 5월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해 독립했다.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과 LX판토스,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가 주력 계열사다. LX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계열분리 최종 승인을 받아야만 진정한 홀로서기 작업이 마무리된다. 구 회장은 지난해 말 보유 중인 지주사 LG 지분 4.18%를 매각하며 공정거래법상의 계열분리 기준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했다. 구 회장의 일가가 보유한 LG 지분은 2.96%다. LX홀딩스 관계자는 “LX와 LG의 지분 정리를 통해 계열분리 요건은 맞춰졌다. 이와 관련된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LX그룹의 계열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내 홀로서기에 대한 청신호를 밝혔다.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은 매출 16조6865억원, 영업이익 656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47.9%, 310.6%가 증가했다. LX홀딩스도 지난해 매출 1858억원, 영업이익 1472억원으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경영 승계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구 상무가 인정받는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 뚜렷한 경영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리 후 홀로서기 작업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장자에 대한 경영 승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다소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내부거래 비중 낮추고 신규고객·M&A 확대 LX그룹은 LG그룹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공정위로부터 분리 최종 승인을 얻기 위해서 내부거래 의혹을 벗어야 한다. 특히 LX판토스와 LX세미콘의 경우 LG그룹과의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X홀딩스 관계자는 “내부거래를 줄이는 플랜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 신규 거래 확보에 공감하며 사업화를 진행 중”이라며 “이로 인해 전체적인 매출 파이가 커지면 내부거래 비중이 줄어들고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다. 판토스와 세미콘에서도 이에 대한 전략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LX그룹은 지주사 LX홀딩스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LX홀딩스는 LX인터내셔널 24.7%, LX하우시스 33.5%, LX세미콘 33.1%, LX MMA 50%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여기에 LX인터내셔널이 51.09% 지분을 소유하며 자회사 LX판토스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LX홀딩스가 그룹 전체 전략을 짜고 수익성 강화와 신사업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마다 주력 사업이 다 다르고 색채가 진하기 때문에 ‘각개전투’ 느낌이 강하다. 이에 아직까지 그룹이 주도하는 신사업의 방향은 뚜렷이 정해진 건 없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지주사는 큰 방향성을 잡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아직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본준 회장은 공격적인 M&A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스타일을 줄곧 보여왔다. LX그룹에서도 이런 성향이 드러나고 있다. LX그룹은 한샘과 한글라스(한국유리공업) 인수를 시도하는 등 세 확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은 한글라스와의 인수합병을 앞두고 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현재 실사 중이고, 세부적인 사항 등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한 거래대금은 6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한글라스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된 유리제조기업인 만큼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등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룹 내 LX인터내셔널의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그 행보가 관심사다. 종합무역상사인 LX인터내셔널은 에너지와 산업소재 등 기존 사업에서 수익성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친환경산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토폴리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자산 확보 본격화를 위한 니켈 광산 인수도 추진 중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산에 대한 투자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생분해 플라스틱 등 친환경 원료 분야 진입과 발전·자원순환·탄소저감 등 그린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X그룹은 계열 분리 성공 후 안정적인 정착을 겨냥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장’ 구본준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는 LX그룹 출범 후 “어떤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1등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25 07:02
연예

공정위, 건축용 유리 가격담합한 KCC-한국유리에 380억 과징금 부과

건축용 판유리제조업체인 KCC와 한국유리공업이 수 차례 가격을 담합해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위는 10일 건축용 판유리 가격을 담합한 KCC와 한국유리에 각각 224억5400만원, 159억6900만원 등 총 총 384억2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영업담당 임원 모임 등을 통해 2006년 11월부터 2009년 4월까지 건축용 판유리(투명, 그린 제품)의 가격을 총 4차례에 걸쳐 10~15%씩 인상했다. 실제로 이 기간 KCC의 경우, 투명 5mm, 6mm 제품의 ㎡당 평균가격은 담합 이전 3413원선에서 5512원으로 62% 가량 상승했고, 그린 5mm, 6mm 제품의 ㎡당 평균가격은 3582원에서 6187원으로 73% 가량 올랐다. 국내 판유리 시장은 KCC와 한국유리의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하는 데다 제품 간 차이가 거의 없어 한 업체가 단독으로 가격을 올릴 경우, 다른 업체로 매출이 쏠리면서 가격을 올린 업체는 매출이 감소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지난 20여년 간 국내 판유리 시장을 사실상 양분해온 두 회사는 임원끼리 따로 만나 가격을 사전에 맞추면서 국내 판유리 가격이 대폭 인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특히 두 회사는 공정위로부터 담합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전용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담합을 진행했으며 대표이사, 전무 등 회사의 고위 임원이 직접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두 회사는 2008년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자 담합관련 내용이 담긴 문서들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전부 삭제하고, 이후 담합에 관한 보고는 모두 구두로 처리하는 등 담합사실을 은폐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와 별도로 KCC와 한국유리 및 담합에 직접 관여한 양사 고위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사실상 20여년간 두 회사가 과점해오던 국내 판유리 시장에서의 담합 고리를 완전히 단절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국내 판유리 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2011년 기준 국내 건축용 판유리 업체별 시장점유율은 전체 판매량 137만6000t 중 KCC가 45만2000t으로 33%, 한국유리가 56만3000t으로 41%, 수입이 36만t으로 2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 2013.06.1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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