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터뷰] NC 박민우, "난 중심타자를 빛내기 위한 발판"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다. NC 박민우(24)가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 내고 있다.박민우의 2017년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했다. 지난 2월 미국 전지훈련 도중 왼햄스트링(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과 힘줄) 경직 증상을 느껴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재활군에 합류해 시즌을 준비했지만 개막전 엔트리 합류는 불발됐다. 가까스로 4월 7일 1군에 등록됐지만 8일 만에 다시 제외됐다. 이번에도 왼햄스트링이 문제를 일으켰다. 두 달 사이에 같은 곳을 반복해 다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포기는 없었다. 5월 9일 1군에 재등록돼 NC 타선을 이끈다. 햄스트링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지만 76경기에서 타율 0.356(278타수 99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무려 0.478. 볼넷과 삼진 비율은 꾸준하게 1 대 1을 유지한다. 부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도루 시도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을 뿐, 성공률은 100%(8번 시도 8번 성공)다. 중심타선에 기회를 만들어 주는 테이블 세터 역할은 완벽에 가깝게 소화하는 중이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작이 아쉬웠기 때문에 끝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 부상에서 회복해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항상 치르는 시즌이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서 빠졌다." - 햄스트링 부상 재발에 대한 걱정은 없나."있다. 하지만 지금은 뛰어도 햄스트링 통증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는다. 최근엔 많이 뛰어도 큰 문제없다." - 처음 다쳤을 때는 부상이 오래갈 것으로 생각했나."못 했다.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스프링캠프 도중 조기 귀국을 선택해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다친 부위의 완치가 (시즌 중에는) 어려운 것 같다. 잘 낫지 않았을 때 내가 무리한 것도 있다." - 그래도 복귀 후 꾸준함을 보여 주고 있다."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한 경기를 못 쳐도 생각이 많다. 스스로는 기복이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아무래도 스프링캠프 때도 좀 쉬었고, (시즌 초반에 결장하면서) 체력적으로 남들보다 힘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 4년 연속 100안타가 갖는 의미가 있을까."작년에 박한이(삼성) 선배님의 16년 연속 100안타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나도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 아직 4년밖에 안 됐지만 100안타는 내겐 의미가 있다. 계속 이어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 부상 여파로 도루가 많이 줄었다."최근엔 많이 뛰었다.(웃음) 한 번 뛰기 시작하니까 욕심이 생기더라. 코칭스태프가 무리하지 말라고 해도 뛰었다. 두 자릿수 도루는 해야 하지 않을까."- 한때 50도루(2014년)까지 했는데 소박한 목표 아닌가."올 시즌에는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처음엔 두 자릿수가 목표였는데 하다 보니 20도루까지 생각하게 되더라." - 숫자가 많지 않지만 성공률이 100%다."상대팀에서 내 다리가 아프다는 걸 알고 있어서 견제를 심하게 안 하더라. 견제가 약해지니까 그냥 뛰게 된다. 앞으로는 견제를 하지 않을까. 개수가 많지 않지만, 성공률이 100%라는 건 기분이 좋다." - 아팠던 걸 고려하면 타격감도 잘 유지하는 중이다."타율보다 출루율이 높다. 이 부분을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삼진을 당하는 걸 싫어해서 삼진/볼넷 비율도 꾸준하게 체크한다. 몇 경기를 못 나가면 떨어지고 올라가는 게 타율이다. 그래서 출루율을 더 신경 쓴다. 우리팀은 3~5번이 좋으니 난 그 타자들이 빛을 발하기 위한 발판 역할을 한다. 득점도 마찬가지다. 결국 홈에 더 많이 들어와야 이기는 것이다. 타점만큼 득점도 중요하다." - 삼진과 볼넷 비율이 1 대 1이다."난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을) 쳐서 인플레이가 돼야 상대 실책으로라도 출루할 수 있다. 삼진은 이도 저도 아니다. 삼진을 당할 순 있지만 최소화하자는 생각이다. 공을 최대한 많이 보면서 나가는 게 중요한데 이 부분을 잘 수행하고 있어서 비율이 유지되는 것 같다.” -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타자인데."매년 수치가 줄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올 시즌에는 규정타석에 들어갈 수 있는지와 삼진/볼넷 비율을 매일 체크한다." - 규정타석은 채울 수 있나."아무래도 타석 수가 많은 1·2번을 맡기 때문에 앞으로 빠지지 않는다면 가능할 것 같다." -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해 답답하진 않았나."경기를 못 뛰는 게 답답했다. 1군에 올라와서도 비슷했다. 삼성을 비롯해 주력이 좋은 팀과 경기할 때 상대 선수가 2루 도루를 하면 착잡하더라. 나도 뛰고 싶은데 못 뛰니까. 박해민(삼성) 형이 도루를 하면 '라이벌도 없는데 천천히 해, 형이 뛰면 나도 뛰고 싶어진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 편안한 타순은 2번인가."원래 타순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2번 타순에 많이 나갔는데, 2번을 치다 1번 타순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부담이 생기더라. 과감하게 치는 스타일인데 1번 타자가 너무 공격적으로 하면 1~3회가 후딱 지나간다. 2번에 있으면 1번 타자가 아웃되더라도 편안하게 초구부터 칠 수 있어서 부담이 덜하다. 2번과 3번의 차이는 크게 없다." - 내년 시즌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 열린다."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 뽑아 주신다면 열심히 할 생각이다. 올해 겨울부터 포커스를 맞춰 잘 준비하겠다." - 잔여 시즌 목표가 있나."다치지 않고 계속 경기에 나가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이제 다 포기했다. 시작이 아쉬웠기 때문에 끝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08.23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