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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벼랑 끝' 한국, 안경에이스의 어깨에 달렸다 [WBC]

한일전 콜드패 벼랑 끝에서 대표팀을 구해낸 박세웅이 탈락 위기에 놓인 한국을 다시 한 번 구할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체코전 선발투수로 박세웅이 나선다고 전했다.박세웅은 지난 10일 열린 일본전에서 한국의 마지막 열 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완벽투를 선보이며 패배(4-13) 속 희망을 안긴 바 있다. 4-13으로 끌려가던 7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팀의 콜드게임 패배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이후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완벽투를 선보였다. 예기지 못한 투입이었지만 다행히 투구수는 11구로 많지 않았다. 체코전 선발 투입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리고 이강철 감독은 예상대로 박세웅을 체코전 선발로 내세웠다. 현재 한국은 호주와 일본에 연패하며 탈락 위기에 놓여있다. 나머지 두 경기를 반드시 승리해야 8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체코전과 중국전에서 모두 승리한 뒤, 호주가 일본과 체코에게 패하는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3.12 00:00
프로야구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오타니를 무릎 꿇게 할 선수 누구인가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지난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경기에서 인상적인 홈런을 쏘아 올렸다. 1-0으로 앞선 3회 초 2사 1·2루에서 오른손 투수 사이키 히로토의 4구째 136㎞/h 포크볼을 걷어 올려 가운데 펜스를 넘겼다. 타격 후 왼 무릎이 땅에 닿을 정도로 자세가 흐트러졌지만, 이른바 '무릎쏴' 자세로 타구에 힘을 실었다.현란한 타격 기술만큼 눈길을 끄는 건 오타니의 무너진 타격 자세였다. 히로토의 '빌드업'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초구 포크볼을 높게 던진 히로토는 낮은 코스로 꽂힌 153㎞/h 직구 2개로 연속 파울을 유도했다. 1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한신 배터리가 선택한 결정구는 포크볼이었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은 배트를 유인하는 일종의 '미끼'였다. 타자의 약점을 정확하게 간파한 투구 레퍼토리에 가까웠다.'타자' 오타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타율 0.273(586타수 160안타) 34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30홈런을 때려내며 MLB 대표 선수로 우뚝 섰다. 출루율(0.356)과 장타율(0.519)을 합한 OPS가 0.875.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준 2021시즌(46홈런·100타점)보다 개인 성적이 약간 하락했지만, 투수를 겸하면서도 손에 꼽히는 수준급 타격 성적을 남겼다. 그런데 오타니가 모든 구종에 강한 건 아니다.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지난해 오타니의 패스트볼 계열 타율은 정확히 3할(280타수 84안타)이었다. 시즌 전체 안타의 절반 이상을 빠른 공을 공략해 만들어냈다. 패스트볼 계열을 가장 많이 상대(52.4%)했고 결과까지 좋으니 수준급 개인 기록이 완성됐다. 하지만 슬라이더나 커브를 비롯한 브레이킹 계열 구종에는 타율이 0.283(173타수 49안타)로 소폭 떨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체인지업이나 포크볼 같은 오프스피드 계열이었다. 오타니의 오프스피드 구종 상대 타율은 0.203(133타수 27안타)에 불과했다. 시즌 전체 홈런 34개 중 오프스피드 구종을 공략한 건 4개. 비율로는 11.8%에 그쳤다. MLB 진출 후 꾸준히 지적된 '약점'이다. 오타니의 2019년 오프스피드 구종 상대 타율은 0.224. 2020년에는 0.130까지 떨어졌다. 2021년 0.240으로 끌어올렸지만 지난해 다시 고전했다. 히로시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포크볼을 결정구로 던진 게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이유다. 오타니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의 최대 관심사다. 일본의 중심 타자로 활약할 오타니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승패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구창모(NC 다이노스)는 "(WBC에는) 워낙 훌륭한 선수가 많이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오타니를 가장 상대해보고 싶다. 기대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빈(두산 베어스)도 "홈런을 맞아도 좋으니 우상인 오타니와 붙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한국 야구대표팀에는 오프스피드 구종이 주력인 투수가 꽤 많다. 특히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정철원(두산) 이용찬(NC)을 비롯한 대부분의 불펜 자원이 포크볼을 주무기로 한다. 선발 자원 중에선 박세웅(롯데)이 수준급 포크볼을 구사한다. 오타니는 히로시의 포크볼을 기술적으로 대처했다. 결과는 피홈런이었다. 하지만 타격 자세가 무너졌다는 건 그의 약점이 다시 한번 확인된 장면이기도 했다. 한일전에서 오타니의 무릎을 꿇게 할 투수는 누구일까.스포츠1팀 기자 2023.03.10 11:59
야구

[조범현의 야구돋보기] 이정후·박해민처럼…한국 타선, 끈기로 맞서라

한국 야구대표팀이 지난 4일 일본과 준결승에서 2-5로 아쉽게 졌다. 5일 미국을 꺾고 다시 결승에 올라 설욕 기회가 오길 바라본다. 이번 한일전은 늘 그랬듯 접전 상황에서 게임 후반에 승패가 결정됐다. 그동안 일본과 승부에서 경기 중반까지는 한쪽에 일방적인 게임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양 팀 선발투수들은 좋은 구위와 내용으로 상대 타자들의 타아밍을 잘 빼앗았다. 특히 양 팀 포수인 양의지와 가이 다쿠야의 볼배합은 아주 날카로웠다. 타자들과 수 싸움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한국은 3회말 첫 실점 때 9번 타자 가이가 두 차례 번트에 실패한 뒤 2스트라이크에서 오른쪽으로 안타를 허용한 게 아쉬웠다. 부담이 큰 경기일수록 선취점을 얻는 게 중요한데, 상대에 그 기회를 먼저 줬다. 경기 중후반 불펜 싸움에서 차우찬과 조상우는 자기 역할을 잘했다고 본다. 다만 8회말 고우석의 실수가 아쉬웠다. 고우석은 1사 후 1루 커버 실수로 위기를 만들었고, 2사 만루에서 승패를 가르는 장타를 허용했다. 피칭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게 최우선인데, 고우석은 긴장을 많이 했는지 그냥 세게만 던지려고 하더라. 볼카운트에 따른 투구법이나 로케이션에 대한 신중함이 부족했다. 특히 2사 만루에서 야마다 데쓰토에게 던진 초구 한가운데 직구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야마다가 앞선 타석에서 낮은 변화구에 삼진을 당했고, 직구에 2루타를 쳤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타선은 1회초 절호의 기회에 득점하지 못하고 먼저 리드할 수 있는 흐름을 놓쳤다. 6회초 일본이 왼손 투수(이와자키 스구루)로 교체한 뒤 김현수의 동점 적시타가 나왔지만, 오재일과 오지환이 연속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와자키의 직구와 변화구 모두 가운데로 몰렸는데도 두 타자의 노림수가 전혀 없었다. 앞서 김현수가 변화구를 쳐서 안타를 만든 점을 참고했다면 좋았을 텐데, 오로지 몸쪽 공만 의식하는 듯했다. 8회초 대타 최주환이 볼카운트 1볼에서 낮은 변화구를 쳐 아웃된 것도 마찬가지다. 노리지도 않은 공을 그 상황에서 성급하게 타격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단기전에서는 타자의 타격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타석에서 변화를 꾀할 필요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일부 선수의 상대 투수 대처 능력이 아쉬웠다. 미국전부터는 흐름이 자꾸 끊어지는 타선에 변화를 주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또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할 필요도 있다. 국제대회 스트라이크존은 국내 리그와 많이 다를 때도 있으니, 타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다만 일본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그 차이를 잘 활용하는 것 같았다. 우리 타자들도 심판의 존을 생각하면서 타석에 임해도 좋을 것 같다. 박해민과 이정후의 활약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박해민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점점 더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바로 박해민의 장점이다. 이정후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키맨'이다. 베테랑 타자들도 부담이 커서 답을 잘 못 찾고 있는 상황에서 이정후가 정말 잘해주고 있다. 이제 한국은 미국과 패자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다. 역시 까다로운 상대다. 타선은 힘이 있고, 마운드엔 구위 좋은 투수가 많다. 미국전에선 지난 경기처럼 너무 장타 욕심을 내기보다 짧은 안타로 계속 기회를 연결시키면서 압박해나가다가 경기 후반에 노림수를 갖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 너무 급하게 달려들지 말고, 한국 대표팀 특유의 끈질김으로 승리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조범현 2010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 2021.08.05 11:32
야구

고영표, 4일 준결승 일본전 선발 투수…日 야마모토

고영표(30·kt)가 숙명의 한일전 선발투수로 확정됐다. KBO에 따르면 고영표는 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앞서 고영표는 7월 31일 미국과의 예선 라운드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4피안타(2홈런) 6탈삼진 4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경기 중반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3회까지 미국 타선을 단 1안타로 막아 호투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 경기 뒤 "고영표가 대한민국의 에이스다. 5회까지는 던진다고 생각했다. 정말 잘 던졌다"며 "2개의 실투가 홈런(카사스·알렌)으로 연결된 게 아쉽다. 고영표는 마운드에서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올 시즌 제대한 고영표는 정규시즌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서 체인지업이 주무기다. 특히 12차례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해, 부문 3위에 오른 안정감이 강점이다. 국내 투수 중엔 단연 QS 1위(삼성 원태인 9회, 2위)다. 지난 31일 미국전에서 총 70개(스트라이크 52개)의 공을 던진 고영표는 사흘 휴식 후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올림픽 첫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는 일본의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4일 선발투수로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3·오릭스)를 낙점했다. 지난 28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선 9승 5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150㎞대 강속구와 140㎞대 컷패스트볼을 던진다. 커브와 포크볼 등 변화구도 좋다. 야마모토는 2019 프리미어 12 한국과 결승전 8회에 등판해 이정후(키움), 김하성(샌디에이고), 김재환(두산)을 삼자 범퇴로 제압한 경험이 있다. 충분한 휴식을 갖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한편 지난 2일 이스라엘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손등 사구를 당한 오지환은 단순 타박으로 4일 일본전 출장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석 기자 2021.08.03 22:45
야구

[라이벌vs라이벌] 23세 동갑내기 이정후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외야수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는 프로 데뷔 5년 차지만 야구 대표팀에선 베테랑 향기가 난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간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까지 최근 굵직한 대회에서 이정후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이정후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이력이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 이종범(51)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이종범은 프로야구 36년 역사상 최고의 '호타준족(好打駿足)'으로 꼽힌다. 이종범을 닮아 타격재능을 타고난 이정후는 신인상, 골든글러브 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데뷔 시즌부터 꾸준히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최연소(22세10개월)이자 최소 경기(597경기) 800안타를 달성했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과 일본은 서로 다른 조에 속했으나 금메달을 따려면 반드시 맞붙게 돼 있다. '안타 제조기' 이정후 활약이 기대된다. 그런데 이정후는 일본을 아직 넘진 못했다. 성인 대표팀에서 치른 4번의 한·일전에서 타율 0.143(14타수 2안타)에 그쳤다. 그래서 그런지 이정후는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상대하고 싶은 투수로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23·오릭스 버펄로스)를 꼽았다. 이정후는 "2년 전 프리미어12 결승전 때 3구 삼진을 당했던 투수가 있다. 공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2019년 11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8회에 이정후가 선두타자로 나섰는데, 이정후는 야마모토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구질도 다 기억한다. 내가 알기로는 포크볼-커브-포크볼(실제로는 커브-포크볼-포크볼)에 당했다"며 "다시 만나면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후와 동갑인 야마모토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직구 구속은 최고 시속 158㎞나 된다. 포크볼, 커브, 스플리터 등 다영한 변화구를 던지는데 모두 뛰어난 구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9월 29일 세이부 라이언스전에서는 8이닝 동안 삼진을 14개 솎아낼 정도로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다. 일본에서도 도쿄올림픽 한일전 선발투수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이정후는 "2년이 지났는데, 나도 그렇고 그 선수(야마모토)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9승(5패), 평균자책점은 1.82, 탈삼진 121개로 활약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잘하는 투수로 야마모토를 꼽고 있다. 이정후 야마모토 요시노부 1998년 8월 20일 생년월일 1998년 8월 17일 1m85㎝·78㎏ 키·체중 1m78㎝·80㎏ 외야수 포지션 투수 타율 0.345, 102안타, 48타점 올 시즌 성적 9승5패, 평균자책점 1.82 5억5000만원 연봉 1억5000만엔(15억6000만원)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7.19 10:18
야구

[IS 도쿄리포트] "졌다면 억울했을 것"…4년 전 악몽 상기시킨 日 심판 오심

"아무리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지만, 졌다면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대표팀 투수 이영하)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가 또 시작부터 논란이다. 일본인 주심이 공교롭게도 한국에 불리한 오심을 했다. 비디오 리플레이 화면 안에 명백히 드러난 미국 포수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자의 아웃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한국은 11일 도쿄돔에서 미국과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치렀다. 1회 김재환의 선제 3점 홈런이 터져 일찌감치 3-0으로 앞서갔고, 3회 역시 김하성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1루서 이정후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려 활발한 공격 흐름을 이어갔다. 이정후의 장타와 함께 발 빠른 김하성이 홈까지 내달리면서 한국은 추가 득점을 올리는 듯했다.미국 포수 에릭 크라츠가 무릎으로 홈 플레이트 대부분을 가리고 있었지만, 김하성은 슬라이딩을 하면서 왼손으로 홈 플레이트 가장자리를 터치하는 데 성공했다. 반대로 크라츠는 빠르게 홈 플레이트 옆을 통과하는 김하성의 몸을 태그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일본인인 시마타 데츠야(52) 주심은 지체 없이 아웃을 선언했다. 시마타 주심은 1999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심판으로 일해 온 21년차 베테랑이다. 슬라이딩 후 재빨리 일어나 다시 홈 플레이트를 밟은 김하성은 억울한 표정으로 세이프를 주장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즉각 달려나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도쿄돔 전광판과 TV 중계 화면에 리플레이된 느린 화면에는 크라츠가 김하성의 몸 어느 곳도 태그하지 못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잡혔다. 그러나 충분히 결과를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오고 있는데도 비디오 판독 시간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이어 결과를 확인한 시마타 주심은 번복 없이 그대로 아웃 판정을 유지했다. 전광판 화면을 보고 세이프를 확신하던 한국 벤치는 얼어붙었고, 김하성은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시마타 주심은 도리어 김하성 쪽으로 다가가 경고 제스처를 취했다. 김 감독이 심판과 선수들을 진정시켜 겨우 사태가 마무리됐지만, 한국 더그아웃에는 한동안 불편한 기류가 흐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한국은 오심으로 무산된 1득점 없이도 5-1로 승리했다. 그렇다고 이미 벌어졌던 불합리한 상황이 아예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김하성은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분명히 포수가 날 태그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혹시 베이스를 찍지 못했을까봐 다시 돌아갔을 때도 내가 홈플레이트를 먼저 밟았는데, 비디오 판독 때 그 뒷부분은 나오지 않고 그냥 아웃을 주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도 심판의 능력이니까 어쩔 수 없다"며 "어쨌든 경기는 끝났고 다시 돌릴 수 없으니 더 이상 기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보기에도 판정 결과가 옳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첫 번째 아웃 판정은 심판의 순간적인 실수일 수 있다 해도, 비디오 판독으로 확연하게 드러나는 상황마저 바로잡지 않은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하필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하필 일본인 주심이 하필 한국 선수에게 안긴 불이익이라서 더 그렇다. 두 번째 투수로 출전했던 이영하는 "선수들은 벤치에서 모두 세이프라고 생각했다. 만약 졌다면 정말 기분이 나빴을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선 억울하고 꺼림칙한 게 당연하지만, 열심히 뛰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마음을 달랬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당연히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야 하는 장면이었다"며 "결과가 아쉽지만 깨끗하게 인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이 이같은 판정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4년 전 열린 첫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지나치게 일본 대표팀 위주로 진행되는 일정 탓에 고생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KBO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야구 부활을 돕기 위해 주도적으로 대회를 준비한 일본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지만, 도리어 일본은 '일본의,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방식으로 대회를 운영해 끊임없이 논란을 빚었다. 일단 대회 최고의 빅매치인 한일전을 개막전으로 편성하면서 굳이 이 경기 하나만 삿포로에서 치르는 일정을 짰다. 심지어 경기 하루 전날 삿포로돔에서 프로축구 일정이 잡혀있던 탓에 한국 선수들은 다른 팀 실내연습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훈련을 해야 했다. 반면 일본은 삿포로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니혼햄 소속 오타니 쇼헤이(현 LA 에인절스)를 일찌감치 선발투수로 내정하고 준비시켰다.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본이 오타니를 위해 일부러 삿포로를 개막전 장소로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나왔던 이유다. 게다가 한국 선수단은 삿포로에 3박 4일만 머물다 대만으로 날아가 현지 경기 일정을 소화한 뒤 마지막 야간 경기를 마치고 다음날 새벽 4강전이 열리는 일본 도쿄로 이동해야 했다. 일본 선수들이 여유 있게 오후 비행기로 도쿄에 복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무엇보다 일본이 결승에 진출하면, 무조건 하루를 쉬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일정을 잡아 손가락질을 받았다. 한국이 준결승에서 일본을 극적으로 꺾고 결승에 나가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을 불이익들이다. 일본은 첫 대회에서 불거졌던 형평성 논란을 의식한 듯 2회 대회인 올해는 자국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도쿄돔이 아닌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치렀다. 도쿄돔에서 열린 공식 개막전은 한국과 미국의 대결로 편성했다. 또 흥행성이 높은 한국 경기를 모두 오후 7시에 열어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도 이전보다 편해졌다. 일본야구기구 관계자는 "일본 팀만 계속 도쿄돔에서 경기를 한다면 불공평한 일이라고 생각해 일본도 첫날 지바에서 한 경기를 치르고 이동하는 일정을 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거리가 멀고 구장이 개방형인 지바에서 똑같이 한 경기씩을 잡아 놓았다 해도, 그 게임의 무게감까지 공평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슈퍼라운드 진출국 중 세계랭킹이 가장 낮은 최약체 호주와 맞붙었지만,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하는 '난적' 대만을 지바에서 만나야 했다.무엇보다 진짜 불공평한 상황은 미국과의 경기 도중에 벌어지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한국이 이미 3-0 리드를 잡고 추가점을 뽑으려 했던 그 시점에 일본은 호주에 0-2로 끌려 가고 있었다. 문제 장면이 정확하게 촬영된 비디오 판독으로도 뒤집을 수 없는 오심이라면 고의였어도 문제고, 고의가 아니었어도 문제다. 한국 대표팀의 기분 좋은 출발에 찜찜한 오점이 남았다. 도쿄=배영은 기자 2019.11.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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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대' 배터리 얻은 KT, 2020시즌에도 기대되는 젊은 피

KT는 올 시즌 존재감을 드러낸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5강 경쟁을 하고 있다. 2020시즌에도 새 얼굴의 합류 효과가 기대된다.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에 출전한 청소년 대표팀은 슈퍼라운드에서 대만과 미국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4위전에서 호주를 꺾고 3위에 올랐지만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다. 그러나 선수 개개인에 경기력에서 희망을 봤다. 프로 입단이 결정된 다수 유망주가 이미 인정 받은 잠재력을 드러낸 대회였다. KT도 웃었다. 1차 지명 투수 소형준(18·유신고)과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선택한 포수 강현우(18·유신고)가 6일 열린 숙적 일본전에서 5-4 역전승을 거두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소형준의 자질과 배포는 부풀려지지 않았다. 그는 일본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6⅔이닝 동안 2점만 내줬다. 1회초, 커트에 집중하는 상대 타자 모리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후속 타자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했지만 구위를 앞세워 3·4번 타자에게 각각 투수 앞 땅볼과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6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했다. 150km(시속)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보더라인 던졌다. 슬라이더와 커브 그리고 스플리터를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던졌다.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두고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넣는 과감한 투구로 수 차례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한일전' 특수성을 고려하면 놀라운 배포였다. 실점 상황도 힘에서 밀리지 않았다. 2사 뒤 좌전 안타를 맞고 1·2루에 몰린 상황에서 대타 구마다를 상대했다. 느린 타구가 좌측으로 흘렀지만 1루수가 포구할 수 있는 타구를 놓쳤고, 2루수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까지 됐다. 후속 타자 미즈카미에게 허용한 안타도 중견수와 내야수 사이에 떨어지는 텍사스 안타였다. 마운드를 내려올 때는 웃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이 8회말 공격에서 상대 야수의 실책을 틈타 동점을 만들고 승부치기 끝에 5-4로 역전하며 포효할 수 있었다. 소형준이 없었다면 일본전 승리도 없었다. 그는 호주와의 3·4위전에서도 마지막 투수로 나서 대회 대미를 장식하는 임무를 맡았다. 올 시즌 유신고의 메이저 대회 2관왕(황금사자기·청룡기)를 이끈 주역인 강현우도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밤 경기에 이어 바로 낮 경기가 이어지는 일정에서도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보여주며 대표팀의 안방을 지켰다. 강현우의 좋은 리드가 있었기에 여러 유망주 투수들이 주목 받을 수 있었다. 일본전에서 보여준 타격 능력도 기대감을 높였다. 주저 없이 자신의 스윙을 하는 유형이었다. 이숭용 KT 단장과 스카우트팀은 2차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내야 강화와 안방 강화를 고심했다. 밤을 지샜다고 했다. 선택은 강현우였다. KT의 전력은 예년보다 몰라지게 강해지고 있는 추세다. 장성우를 백업하고 미래 주전이 될 포수가 필요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포수를 맡아 아직은 성장이 필요하지만 자질과 잠재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KT는 이강철 감독의 믿음 속에 젊은 선발진을 구축했다. 트레이드로 가세한 선수, 기존 유망주가 두루 기회를 얻으며 5강 경쟁을 달구고 있다. 2020시즌에는 일본을 꺾은 청소년 대표팀 배터리가 가세한다. 선발과 안방 모두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안희수 기자 2019.09.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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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청소년선수권]한국, '승부치기' 접전 끝에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

한국 청소년 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꺾고 결승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극적인 동점 뒤 연장 승부에서 이겼다. 한국은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슈퍼라운드 2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0-2로 뒤진 8회말 2사 2·3루에서 상대 3루수의 송구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승부 치기' 연장 승부에서 먼저 2점을 내준 뒤에도 3득점 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해냈다. 결승 진출을 향한 가능성을 이어갔다. 선발투수 소형준이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1회초에는 선두타자 모리 게이토에게 좌전 안타, 다케오카 류세이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니라사와 유야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2루 주자를 묶은 뒤 타자를 아웃 시켰고, 후속 이시카와 다카야는 바깥쪽(우타자 기준) 속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2회도 선두타자 니시 준야에게 좌측 방면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 미야기 히로야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6(유격수)-4(2루수)-3(1루수) 더블플레이로 이어졌다. 기세를 올린 상황에서 상대한 지명 타자 엔도 조는 변화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3회는 삼자범퇴. 그러나 타선의 득점 지원은 없었다. 1회는 제 2의 오타니로 불리는 사사키 로키를 상대했다. 대회 전 오른손 중지 물집으로 인해 첫 등판이 늦었다. 열도를 흥분 시키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기대보다 위력은 없었다. 속구는 140km 대 후반에 그쳤고 변화구 제구력은 형편 없었다. 한국은 1사 뒤 볼넷으로 출루한 이지찬이 도루까지 성공하며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섰다. 3번 타자 박주홍이 좌익수 뜬공, 4번 장재영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 공격에서 오히려 기세를 올렸다. 일본은 2회부터 우익수로 나섰던 니시 준야를 마운드에 올랐다. 오히려 이 교체가 한국에 불리했다. 제구가 흔들린 사사키가 상대하기 더 나았다. 준야는 좌타자 기준 바깥쪽 승부를 매우 잘 했다. 속구와 변화구 모두 그랬다. 2회는 1사 뒤 나선 신준우가 첫 안타를 쳤고, 폭투로 2루까지 밟았지만 후속 두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3회도 1사 뒤 이주형이 출루한 뒤 이자찬의 기습번트 때 2루를 밟았지만 3번 박주홍이 바깥쪽 속구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3회, 이지찬의 기습번트는 실제로 내야 안타였다. 베이스커버를 들어온 2루수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진 사이 이지찬이 통과했다. 그러나 벤치는 한 번뿐인 비디오판독을 아꼈다. 아쉬운 순간. 4회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선두타자 장재영의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후속 타자 남지민을 활용한 번트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병살타까지 나왔다. 0-0 승부가 이어졌다. 5회 공격도 아쉬웠다. 소형준이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선취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선두타자 박민이 안타로 출루했고, 2사 뒤 이주형과 이지찬이 안타를 쳤다. 그러나 일본 우익수의 정확한 홈 송구에 2루 주자가 아웃되고 말았다. 4회에 이어 5회도 선두타자를 후속 타자가 진루시키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소형준의 무실점은 6회도 이어졌다. 그러나 타선의 침묵은 이어졌다. 결국 먼저 점수를 내줬다. 7회초 1사 1루에서 소형준이 미야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1·2루에 놓였고, 대타 구마다 도요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느린 타구를 1루수 장재영이 잡지 못했고 2루수 글러브를 맞고 타구 속도까지 줄어든 탓에 2루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소형준은 후속 타자에게도 빗맞은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두 타구 모두 운이 없었다. 두 번째 실점. 결국 이 상황에서 강판됐다. 두 번째 투수 이주엽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타선이 7회 공격에서 다시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기세가 넘어갔다. 이런 분위기를 최준용이 바꿨다. 8회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1사 만루에서 상대 타자 미야기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침착하게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를 잡았고, 포수 강현우도 정확한 1루 송구로 타자 주자를 잡았다. 0-2, 2점 차를 유지한 한국은 '약속의 8회'를 맞이 했다. 그리고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김지찬의 재치가 빛났다. 무사 1루에서 키를 살짝 넘기는 번트 안타를 만들어냈다. 후속 박주홍은 희생번트에 실패했지만 내야 타구로 주자를 진루 시켰다. 4번 장재영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5번 남지민도 3루 방면 땅볼을 치며 공수 교대가 예상된 상황. 이때 일본 3루수 이시카와가 송구 실책을 범하며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최준용은 극적인 동점을 만든 뒤 나선 9회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기세가 한국에 넘어온 상황. 그러나 다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9회말 2사 1·2루 기회를 만든 상황에서 김지찬의 좌전 안타가 나왔지만 좌익수 니시의 정확한 송구에 홈에서 다시 아웃을 당했다. 비디오판독을 썼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승부치기로 돌입했다. 무사를 1·2루에 두고 나선 최준용은 모리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투수 교체가 실패했다. 좌완 허윤동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다케오카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래도 타자 주자의 3루 진루는 허용하지 않았다. 깔끔한 중계 플레이로 3루에서 잡아냈다. 허윤동이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2점으로 '승부치기' 첫 수비를 막아냈다. 한국은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테이블세터가 1·2루에 나서는 최상의 조건 속에 승부치기를 맞이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행운까지 따랐다. 박주홍이 희생번트에 성공한 상황에서 투수 하야시가 송구 실책까지 범했다. 2루 주자 이주형이 홈을 밟았다. 2·3루에 나선 장재영까지 볼넷으로 출루하며 역전을 앞둔 상황. 바뀐 투수 이케다를 상대한 5번 타자 남지민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후속 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박민이 경기를 끝냈다. 중견수가 쉽게 포구하기 어려운 위치로 타구를 보냈고, 포구는 이뤄졌지만 3루 주자 박주홍이 먼저 송구보다 먼저 홈을 밟으며 5-4, 역전 득점을 해냈다. 한국이 약속의 8회를 지켜내며 한일전을 승리로 끝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19.09.0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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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청소년선수권]日 사사키 로키, 1이닝 만에 교체...제구·구위 '의문'

제 2의 오타니로 기대 받은 일본 대표팀 사사키 로키(18)가 단 1이닝만 소화한 뒤 교체됐다. 사사키는 6일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슈퍼라운드 2차전 한국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 대회 첫 등판이었다. 대회 전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힌 탓이다. 그는 최고 구속이 시속 163km까지 찍는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열도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마침 한일전에서 첫 선을 보이면서 대회 분위기까지 고조시켰다. 그러나 사사키의 투구는 1이닝에 그쳤다. 기록은 1볼넷·2탈삼진·무실점. 1회말 한국 대표팀의 선두타자 이주형을 상대했다. 초구부터 시속 149km 낮은 코스를 꽂어 넣었다. 2구는 가운데 코스 150km. 3구는 높은 코스 변화구. 이 승부에 결과는 범타였다. 정석으로 이어진 승부에서 사사키는 바로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이주형의 커트를 해냈지만 타구는 유격수 앞으로 흘렀다. 아웃. 그러나 2번 타자 김지찬의 승부에서는 제구력이 흔들렸다. 몸쪽(좌타자 기준) 승부로 거듭 속구를 뿌렸지만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났다. 스트레이트 볼넷이 됐다. 다음 타자는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박주홍. 공은 여전히 빨랐지만 제구는 좋지 않았다. 이 승부도 흔들렸다. 공 3개가 좌우로 모두 빠졌다. 볼 3개를 연속 던지고 나서야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150km에 육박하는 공이었다. 힘은 있었다. 이 상황에서 박주홍이 정확한 타이밍에 가운데로 들어온 직구를 공략했지만 좌측 방면 워닝 트렉 앞에서 잡히고 말았다. 이 승부 뒤 흔들리던 사사키의 속구는 제구가 잡히기 시작했다. 한국 대표팀 4번 타자 장재영과의 승부에서 몸쪽과 바깥쪽 모두 보더 라인에 걸쳤다. 풀카운트에서 몸쪽에 던진 공도 다소 높았지만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러나 이 승부에서도 커브의 제구는 매우 좋지 않았다. 단 1이닝으로 평가를 할 순 없지만 알려진 정보보다는 위력적인 투구가 아니었다. 속구는 150km 언저리였다. 중계화면 육안으로 봐도 한국 대표팀 선발투수 소형준보다 공끝이 무뎠다. 변화구 제구력은 매우 좋지 않았다. 사사키는 0-0이던 2회말 수비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를 니시 준야에게 넘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19.09.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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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8 결산]자질 증명한 예비 스타 그리고 등 뒤로 다가온 대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은 두 가지 의미를 남겼다. '베이징' 키즈가 한국 야구의 발전과 흥행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 그리고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대만의 성장세를 확인하며 자리한 위기감이다. 김성용(야탑고) 감독이 이끄는 18세 이하 대표팀은 지난 10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만과 대회 결승전에서 7-5로 신승을 거뒀다. 상대의 리드를 허용하지 않는 박빙 흐름이 이어졌다. 승부는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갈렸다. 내야수 김창평이 1사 만루에서 스퀴즈번트에 성공하며 3-3 균형을 깼다. 이후 대만 투수의 송구 실책을 틈타 추가 2득점을 했고, 1사 뒤 희생 플라이로 점수 차를 벌렸다. 10회 수비에서 추격을 허용했지만 리드를 지켜냈다. 이 대회에서 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내년에 부산시 기장군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 전망도 밝혔다. 대표팀을 향한 관심과 응원은 점차 커졌다. 우선 라이벌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일본은 유망주가 다수 대표팀에 선발됐다. 고교 야구가 프로 리그보다 인기가 더 많기에 당연히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고시엔 대회에서 '무명' 가나아시 농고를 결승에 올려놓으며 드라마 주인공이 된 '무쇠팔' 투수 요시다 고세이가 한국과 예선전 선발로 낙점되자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 같은 열도의 주인공을 한국 선수들이 침몰시켰다. 1회 주자 2명을 두고 나선 4번 타자 김대한(휘문고)이 요시다를 상대로 스리런홈런을 쳤다. 동성고 에이스인 좌완 김기훈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내며 일본 타선을 압도했다. 사회인 야구선수로 구성된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달리 정상 전력으로 나선 일본팀에 승리한 것이다. 일방적 응원, 한일전 부담감이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성숙한 경기력을 보여 줬다. 대만과 결승전에서도 몇 차례 실책은 했지만 빼앗긴 리드를 가져오려는 투지가 돋보였다. 졸전과 병역 논란으로 얼룩진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지켜본 야구팬들은 상대적으로 순수하고 열정 넘치는 야구에 매료됐다. 이번 대회 성과에 유독 큰 박수가 나오는 이유다. 제2의 이정후, 강백호 등장 기대감 업(UP) KBO 리그도 흥행 요인을 얻었다. 2019시즌에 우승의 주역들을 볼 수 있다. 지난 6월 열린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최고 유망주, 9월 10일 열린 2차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 지명선수 다수가 대표팀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4번 타자 김대한이 단연 돋보였다. 중국, 일본전에서 결승타를 쳤다. 결승전에서도 0-1로 뒤진 2회초 첫 타석에서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빠른공을 밀어서 담장을 넘겼다. 나이를 감안하면 놀라운 힘이었다. 대만 더그아웃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주력도 선보였다. 전력 질주해 상대 실책을 유발했고 걸어서 2루 베이스를 밟는 도루 센스도 보여 줬다. 수비 능력도 뛰어났다. 중견수로 나선 그는 우측에 치우친 안타성 타구를 정확한 판단과 안정감 있는 포구로 처리했다. 두산이 1차 지명으로 품은 선수다. 강백호(kt)처럼 투타 겸업이 가능한 선수로 알려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일단 투수로 활용할 심중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 준 능력을 감안하면 행복한 고민이 이어질 전망이다. 제일고 출신의 내야수 김창평(전체 6위)과 경남고 노시환(전체 3위)은 결승전이 열린 날, 1라운드에 지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각각 SK와 한화에 입단했다. 현장에서 발산하지 못한 기쁨을 타국에서 경기가 끝난 뒤 풀어냈다. 두 선수도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에 팀 승리에 기여했다. 김창평은 승부가 갈린 연장 10회 스퀴즈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절묘한 코스와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 안타도 만들어 냈다. 한국의 일곱 번째 득점까지 올렸다. 이 대회 최우수선수와 타점·득점상을 거머쥐었다. 노시환은 연장 10회말 무사 만루에서 3루 방면으로 향한 강습 타구를 잡아 처리하며 꼭 필요한 아웃 카운트 확보에 기여했다. 포구와 송구 모두 뛰어났다. 대회 타율은 0.692. 타격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마운드에선 롯데의 1차 지명투수 서준원(경남고) 삼성 1차 지명 원태인(경북고)이 돋보였다. 결승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원태인은 영점이 잡힌 뒤 빠른 구속을 홈 플레이트 가장자리에 꽂았다. 공끝의 움직임도 좋았다. 서준원은 '핵잠수함' 별명이 붙을 전망이다. 우완 옆구리 투수인 그는 최고 구속 시속 151km를 찍었다. 투구 자세와 궤적 모두 위압감을 준다. 사이드에서 언더핸드로 던지는 변칙까지 선보이며 흥미를 자아냈다.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 롯데의 선택을 받은 김현수(장충고)도 기여도가 높았다. 몸 쪽 공을 밀어 쳐 우측으로 보내는 능력이 돋보였다. 프로에선 투수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 대회에서 뛰어난 운동 능력을 보여 줬다. 박빙 상황에서 리드를 지켜 낸 김기훈도 KIA의 1차 지명선수다. 빠른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다. 체격과 인상처럼 다부진 투구를 보여 준 야탑고 2학년 안인산은 1년 선배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마치 강백호를 연상시킨다. 결승전에 선발 등판한 덕수고 2학년 좌완 투수 정구범도 성장이 기대된다. KBO 리그는 2년 연속 대형 신인이 등장했다. 지난해 신인 선수 최다 안타와 득점을 다시 쓴 이정후는 올해는 타격왕 후보다. 올 시즌 신인왕을 예약한 강백호는 홈런 기록을 다시 쓰려고 한다. 포스트 이승엽 시대에 스타 탄생은 매우 절실하다. 베이징 키즈의 등장과 성장이 이를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예비 스타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다. 대만 야구의 성장세, 격차는 줄었다 청소년 대표팀 간 수준 차이는 애초에 크지 않았다. 대만은 예선에서 일본에 3-1로 승리했다. 우연이 아니었다. 한국과 결승전에서도 수차례 승기를 잡았다. 무엇보다 자질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선발투수로 나선 첸슌리는 190cm가 넘는 큰 키로 내리꽂는 빠른공의 구위가 돋보였다. 홈 플레이트 앞에서 가라앉는 체인지업도 좋다. 김대한에게 맞은 홈런을 제외하면 피안타도 없었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좌완 진유창도 빠른공을 던졌다. 주 무기인 스플리터는 한국 타자의 연속 헛스윙을 유도했다. 낙폭과 꺾이는 타이밍이 모두 좋다. 네 번째 투수로 나선 우완 투수 위타린의 구위는 이날 등판한 대만 투수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그는 4번 타자도 소화했다. 승부를 가르는 치명적인 실책은 했지만 구위는 한국 타선을 제압했다. 6회 3-2로 앞서는 적시타를 친 치우치쳉의 스윙, 9회초 안타성 타구를 잡아낸 유격수 쿤유치앙이 플레이에서 탄탄한 기본기가 확인됐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첫 경기인 대만전에서 2-1로 패했다. 부담감 탓이 아니다. 상대의 전략과 마운드 전력이 모두 좋았다. 한국은 2017년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만에 간신히 이겼다. '복병'으로 여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물론 프로 리그의 규모와 수준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 방향과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유망주들이 수년 뒤 더 좋은 기량을 갖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뛰어난 자질을 갖춘 대만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경험을 쌓고 그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이 구성된다면 국가 대항전에서 향방은 가늠하기 어렵다. 어느새 대만이 등 뒤로 다가왔다. 안희수 기자 2018.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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