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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IS 제주] 팬들 생각에 '눈물' 쏟은 윤이나, 동료들 마음은 돌릴 수 있을까

"제 잘못으로 상처 받았을 분들께 다시 사과 말씀 드리고 싶다."1년 6개월 만에 복귀한 윤이나(21·하이트진로)는 사과로 시작해 사과로 끝냈다. 티오프 전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윤이나는 라운드 후 기자회견장에선 취재진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윤이나는 "오랜만에 잔디를 밟으면서 동료 선수들과 경기를 했는데,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한 일인 걸 깨달을 수 있었던 하루였다"라고 전했다. 다만 동료들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 2022년 윤이나가 범한 '오구(誤球) 플레이'는 명백한 룰 위반과 골프 정신을 훼손한 행위였다. 룰을 지키며 평생을 플레이 한 동료 선수들의 허탈감도 당연히 심했다. 실제로 지난해 윤이나의 징계 감면 논의가 있었을 때, KLPGA 선수회는 비공개 설문을 통해 선수들 90% 이상이 이를 반대했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복귀전에서도 선수들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말을 아꼈다. 윤이나는 징계 감면 당시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선후배 동료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양해를 구한다. 그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선수는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기자회견에서 선수, 관계자들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윤이나는 "저의 잘못으로 상처 받았을 선수,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더 정직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조금씩 선수들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은 보였다. 4일 제주 서귀포 테디벨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2024 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후배 방신실, 황유민과 같은 조에서 뛴 윤이나는 "(이들과) 중간중간 대화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방신실의 퍼트 때 홀컵 깃발을 직접 빼주는 모습도 보였고, 라운드 종료 후엔 선수들과 포옹도 나눴다. 윤이나는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는 것에 감사함, 안도감이 몰려왔다"라고 전했다. 팬들을 향한 감사의 눈물은 쏟았지만, 함께 뛰는 동료들의 신뢰 회복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윤이나다.제주=윤승재 기자 2024.04.05 06:04
프로축구

“힘을 내라 부산” 통한의 실점, 우승·승격 좌절…그래도 박수 보낸 부산 팬들

통한의 실점이었다. 이 실점 하나에 부산 아이파크는 모든 걸 놓쳤다. 창단 첫 K리그2 우승도, 다이렉트 승격도 무산됐다. 그래도 팬들은 고개 숙인 선수단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비록 우승엔 실패했지만,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해서라도 승격을 이뤄달라는 바람이 담겼다.부산은 지난 2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2023 최종전에서 충북청주와 1-1로 비겼다. 이기면 우승과 승격 모두 품을 수 있었지만, 귀중한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무승부에 그쳤다. 승점 1 획득에 그친 부산은 승점 70으로 김천 상무(승점 71)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승격 역시 김천의 몫이 됐다.유리한 고지에 오른 채 치른 경기에서 모든 걸 놓친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날 부산은 지난 2020년 강등 이후 4년 만의 승격 꿈을 안고 충북청주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적장인 최윤겸 감독마저 “동기부여와 간절함 모두 부산이 더 앞선다”고 할 만큼 양 팀의 경기 비중도 달랐다. 실제 충북청주는 정진욱·유지원이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반면 부산은 최정예 라인업을 내세워 총력전을 펼쳤다.경기를 주도하고도 번번이 아쉬운 골 결정력에 울었다. 문전에서 찬 라마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기거나, 어정원의 헤더가 골대에 맞는 등 골이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후반 중반까지 0-0, 자칫 경기 흐름이 꼬일 수도 있었던 상황에 천금 같은 선제골이 나왔다. 골키퍼가 잘못 걷어낸 공을 라마스가 차단한 뒤 페신이 마무리했다. 후반 23분이었다.그러나 이 골을 지켜내지 못했다. 선제골 이후 일찌감치 수비라인을 내린 게 화근이 됐다. 정규시간까진 잘 버텼지만, 추가시간에 한 방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조르지의 오버헤드킥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부산이 마지막 총공세를 펼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모든 걸 놓치는 순간이었다. 경기장 분위기도 침울해졌다. 주저앉은 선수도, 벤치에 앉아 눈물을 쏟는 선수도 있었다. 팬들의 허탈감 역시 컸다. 마지막 2분을 버티지 못한 허망한 결과에 눈물을 흘리는 관중도 보였다. 통한의 실점 탓에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모두 놓친 상처는 모두에게 깊었다.그래도 팬들은 분노 대신 응원과 격려를 택했다. 혹독한 결과 탓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해 박수가 쏟아졌다. 경기장 밖에서도 “힘을 내라, 부산”이라는 외침이 연신 울려 퍼졌다. 승격을 향한 부산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부산은 K리그1 11위 팀과 내달 6일과 9일 두 차례 승강 PO 맞대결을 통해 승격에 재도전한다. 비록 우승엔 실패했지만, 승강 PO에서 이기면 4년 만의 승격을 이뤄낼 수 있다. 우승 실패에도 쏟아진 팬들의 박수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제 남은 건 박진섭 감독과 선수들의 몫이 됐다.부산=김명석 기자 2023.11.28 11:03
프로야구

'김강민 사태', 동갑내기 추신수·오승환에 영향 끼칠까

선수 생활 연장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던 김강민은 구단(SSG 랜더스)의 안일하고 대처로 23년간 정들었던 팀을 허무하게 떠났다. 이는 1982년생 동갑내기 선수들의 거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김강민은 지난 22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의 선택을 받았다. SSG가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그를 포함하지 않았던 것이다. SSG는 김강민이 은퇴할 거로 예측했다가 일격을 당했다. 한화는 김강민이 아직 대타나 대수비, 대주자 요원으로 충분히 활약을 해줄 거로 판단해 그를 택했다. 23년 동안 SSG(SK 와이번스 시절 포함)에서만 활약한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를 허무하게 떠나보낸 선수들과 팬들의 허탈감은 컸다. 결국 김성용 SSG 단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보직 해임되기도 했다. 이는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82년생 동갑내기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팀 동료 추신수 역시 현재 현역 연장과 은퇴 기로에 서 있다. 김강민을 허무하게 떠나보낸 SSG로선 추신수의 재계약에 더욱 신중하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꽉 찬 샐러리캡과 세대교체 등 현실적인 문제만 신경쓰기엔 구단이 선수단과 팬들에게 준 상처는 너무나도 컸다. 반면,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선수 생활 연장은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게 변수다. 삼성은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 오승환을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다. 문제는 연봉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18억원을 받았다. 삼성은 이미 FA 시장에서 김재윤(4년 최대 58억원)에게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한 터라, 샐러리캡 등 재정 면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해외 생활을 제외하고 13년 동안 삼성에서만 활약했던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의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SSG와 김강민의 사태를 봤을 때 오승환이 삼성을 떠나기라도 한다면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역시 적잖은 오승환과 협상에 나서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추신수의 올 시즌 성적은 112경기 타율 0.254, 12홈런, 41타점. 오승환은 올 시즌 58경기에 나와 4승 5패 2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전성기 만큼의 활약은 아니었고 에이징 커브의 모습도 확연하다. 하지만 두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여기에 김강민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구단으로선 현실적인 문제만을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동갑내기' 김강민의 사례가 두 선수의 계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윤승재 기자 2023.11.27 06:04
해외축구

이번엔 레전드매치 전격 취소…내한 이벤트 연이어 망신살, 피해는 팬들의 몫 [IS 시선]

한국과 브라질, 이탈리아 3개국 레전드들의 출전으로 화제를 모았던 ‘레전드 올스타전’이 전격 취소됐다. 불과 경기 일주일여 앞둔 시점이다. 경기 장소(고양), 티켓 가격 등이 공개됐을 당시부터 흥행에 대한 의구심이 컸던 가운데 결국 돈 문제가 얽히면서 전격 취소가 결정됐다. 지난여름 나폴리·마요르카의 내한, 코리아 투어 등 축구 관련 이벤트들이 잇따라 취소돼 망신만 이어지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팬들의 몫이다.레전드매치 입장권 예매를 진행했던 인터파크 티켓은 12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주최 측 사정으로 경기가 취소됐다고 알렸다. 입장권을 산 팬들에겐 환불을 약속했다. 이번 매치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라싱시티그룹과 여행전문회사 트래블링이 기획했다. 국내 회사인 트래블링 측은 소셜미디어(SNS) 등에 관련 게시물들만 지운 채 아직 공식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당초 레전드 올스타전은 오는 2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브라질의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히바우두, 카카, 이탈리아는 파올로 말디니, 프란체스코 토티, 파비오 칸나바로,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등 레전드들이 대거 출전하고, 한국에서도 안정환과 이운재, 김남일 등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한국과 브라질, 이탈리아가 각각 레전드 팀을 꾸려 한 차례씩 맞대결을 펼치는 방식의 이벤트로 추진됐다.워낙 세계적인 선수들인 만큼 팬들의 기대 역시도 컸다. 레전드들이 입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팬들이 인천국제공항에 한데 모일 정도였다. 한국 레전드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던 안정환 역시 “죽기 전에 이런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을 정도. 그런데 경기 장소가 서울이 아닌 고양 종합운동장으로 정해진 데다, 티켓 가격도 워낙 비싸게 책정돼 팬들 사이에선 불만의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종합운동장이다 보니 시야가 좋지도 않은 데도 일반적으로 서포터스가 앉는 골대 뒤편 티켓 가격이 8만원에 달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국가대표팀 A매치과 비교해 2배 이상 비싼 수준이었다.자연스레 경기장 입장권 예매 속도는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레전드들 보기 위해 직접 입장권을 예매한 팬들 사이에서도 정상적인 개최가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경비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데다 라싱시티그룹이 약속했던 투자금도 받지 못했다.결국 주최 측은 불과 9일을 앞두고 레전드 매치의 전격 취소를 결정했다. 그나마 다행히 티켓을 예매한 팬들에겐 전액 환불될 예정이지만, 이미 이동편이나 숙박 등까지 미리 예약한 팬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한국을 오가면서 레전드 올스타전을 준비했던 세계적인 스타들 역시 돌연 행사 취소라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문제는 이처럼 대대적인 홍보 이후 정작 무산되는 내한 이벤트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여름엔 당시 각각 김민재와 이강인의 소속팀이던 나폴리·마요르카의 내한이 추진됐지만, 주최 컨소시엄이 대한축구협회(KFA)가 요구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는 바람에 무산된 바 있다. KFA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른바 ‘날강두’ 사태 이후 주최 측의 재정적 능력 등 엄격한 조건들을 제시했다. KFA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나폴리·마요르카 내한은 결국 무산됐다. 당시 컨소시엄은 7~8월 AS로마, 울버햄프턴, 셀틱 등이 내한하는 친선 대회까지 추진했으나 이 역시 재정적인 문제로 무산됐다.나아가 이번 레전드 매치 취소되면서 대대적인 홍보 이후 정작 ‘없던 일’로 끝나버린 사례는 더 늘게 됐다. 정상적인 개최 능력이 없거나 개최를 확신할 수 없는 주최 측이 홍보부터 앞세우다, 정작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무산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사례들은 외신들을 통해 보도까지 된 데다 당장 한국을 찾으려다 돌연 취소 통보를 받게 된 해외 구단이나 선수들에게도 망신스러운 일이다. 한껏 기대하던 팬들 역시도 허탈감과 실망감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김명석 기자 2023.10.12 19:03
프로야구

17G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닥터K 본능 되찾은 이의리, 최선의 마무리 노린다

KIA 타이거즈 좌완 선발 투수 이의리(21)가 탈삼진 생산 능력까지 회복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2023시즌 레이스를 잘 마무리하고 있다. 이의리는 지난 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 4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KIA 타선 득점 지원은 1점뿐이었고,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며 소속팀의 3-1 승리 발판을 만들었다. 이의리는 이날 탈삼진 10개를 기록했다. 지난 5월 30일 광주 KT 위즈전(11개) 이후 17경기, 132일 만이다. 특히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조합이 잘 통했다. 이의리는 지난 시즌(2022) 탈삼진 161개를 기록, 안우진(키움 히어로즈·224개)에 이어 이 부문 국내 투수 2위에 오른 바 있다. 올 시즌은 한동안 투구 기복을 보이며 탈삼진이 줄었는데,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모처럼 두 자릿수 기록을 남긴 것. 특히 9일 호세 피렐라·강민호 등 삼성 주축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이의리는 올 시즌 초반 볼넷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깨·손가락 물집 부상 탓에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멘털 관리도 어려웠다. 지난 6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9월 이후 컨디션 난조와 부상 여파 탓에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두고 다른 선수(외야수 윤동희)로 교체됐다. 이의리는 물집을 다스리고 복귀한 지난달 21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1과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대표팀 탈락이 확정한 뒤 나선 3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2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9월 2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시즌 가장 위력적인 투구(7이닝 무실점)을 보여주기도 했다. 부상 관리를 하며 몸 상태는 오히려 좋아졌는데, AG에 나가지 못했다. 허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7일에는 대표팀이 대만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9일 삼성전은 이런 상황을 거치고 나선 등판이었다. 이의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KIA는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의리도 한 번 더 등판한 예정이다. KIA의 5위 경쟁에 중요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12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 수성을 노린다. 비록 AG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시즌 초반 난조를 딛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0 08:11
프로야구

"질퍽거리는 누런 잔디에 발 박혀"...한국 야구에 닥친 역대급 불운

예상보다 심각한 부상 정도.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의 수술 소식을 접한 야구팬이 공통적으로 가진 생각이 아닐까. 상황을 돌아보자. 이정후는 지난 22일 부산 사진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8회 말 수비에서 상대 선두 타자 김민석의 중전 안타를 잡아 공을 넘긴 뒤 갑자기 벤치를 향해 ‘교체’ 시그널을 보냈다. 이후 절뚝거리며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좀처럼 아픈 티를 내지 않는 선수가 이례적으로 직접 교체를 요구했으니,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장기 이탈까지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팀 동료 김혜성이 “가벼운 (부상이) 아닌 것 같아서 걱정된다”라고 귀띔할 때도 그랬다.정밀 검진 결과는 왼쪽 발목 신전지대(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 손상. 봉합 수술 뒤 재활 치료에 3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피로 누적에 따른 부상일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지만, 신전지대라는 생소한 부위에 문제가 생긴 건 운이 없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셀 수 없이 반복한 수비 동작을 하다가 다쳤다. 문제점도 있었다. 홍원기 감독은 25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상황 설명을 추가했다. 홍 감독은 “그 사이 비가 많이 와서 그날 사직구장 질퍽거렸다. 누런 잔디 부분이 푸른 잔디보다 더 질퍽거렸다고 한다. 거기(누런 잔디)에 스파이크가 약간 박힌 상태에서 (수비를 위해) 스타트를 하다가 발이 밀렸다고 한다”라고 이정후의 말을 빌려 설명했다. 구장 관리에 아쉬움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 속에서 (경기를) 했기 때문에 그건 아닌 거 같다. 이정후가 불운했다. 올해 우리 팀과 비는 악연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핵심 선수였다. 소속팀 키움에선 대체 불가 선수다. 올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했다.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대표로 있는 보라스 코퍼레이션과도 계약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드라마틱한 반등을 보여주며 타격왕 3연패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이 모든 상황이 이정후의 불운을 더 안타깝게 만들었다. 홍원기 감독은 “오늘(25일) 잠깐 봤는데, 격려밖에 할 수 없더라. 팀도 팀이지만, 프로 선수로서 아프지 않은 게 가장 중요하다. 수술과 재활 치료가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당부도 전했다. 누구보다 허탈감이 큰 게 이정후 자신일 것이다. 키움은 이정후 없이 치른 23일 롯데전에선 승리했지만, 홈에서 열린 25일 한화전에선 6-16으로 완패를 당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6 08:09
연예일반

‘나의 피투성이 연인’,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그랑프리 영예

유지영 감독의 ‘나의 피투성이 연인’이 제57회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서 프록시마 경쟁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11일 디오시네마는 ‘나의 피투성이 연인’ 각본과 연출을 맡은 유지영 감독이 지난 8일 체코 카를로비 바리에서 열린 제57회 카를로비바리 국제 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해 프록시마 경쟁 부문에서 그랑프리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주목받는 작가 ‘재이’(한해인)가 신작 출간을 앞두고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되며 맞닥뜨리는 변화와 편견, 혼란을 그린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 카를로비바리 국제 영화제는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동유럽 최고의 영화제로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올해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이다. 프록시마 경쟁 부문에 초청된 총 12편의 쟁쟁한 후보작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자신의 내밀한 경험담에서 출발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그린 유지영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상을 받게 되어 얼떨떨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첫 해외 영화제 진출과 동시에 수상의 쾌거를 이룬 소감을 전했다.카를로비바리 국제 영화제 마틴 호리나 프로그래머는 “인생의 갈림길에 선 연인의 모습을 미묘하게 묘사하면서도 허탈감에 휩싸인 이야기. 여성이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일을 결정할 때보다 부모 됨의 금기와 모성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려야 할 때가 또 있을까?”라며 한국을 넘어 세계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시사성 짙은 주제의식에 주목했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동시대 여성의 고민과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0회 마리끌레르 영화제 등 국내 주요 영화제에서 소개된 데 이어 첫 해외 영화제인 제57회 카를로비바리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올겨울 극장 개봉 예정이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7.11 10:04
산업

한·중 관계 '살얼음판'…면세점, 일본·동남아로 눈길 돌려

면세업계가 중국 외 해외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미진한 가운데 최근 한·중 관계가 경색되며 '한한령(한류금지령)' 재개 우려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점들은 한한령 재현 가능성에 '허탈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부터는 바닥을 찍은 실적을 반등할 시기로 점쳤으나 한·중 관계가 쉽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부담으로 작용해서다.특히 최근 한·중 외교 분위기는 빠르게 경색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해협 발언에 이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으로 한·중 외교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대통령실까지 나서 싱하이밍 대사의 문제 발언을 언급하는 등 매우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양국은 한·중 수교 30여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문제는 이같은 한·중 외교 갈등으로 여행 및 면세업계에 불똥이 튈 경우 또다시 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인의 한국 개별관광을 열어뒀지만, 단체관광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 한한령이 재현되면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 시기가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국 단체관광객은 면세점 매출을 좌지우지할 만큼 구매력이 높다.면세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을 어렵게 버텨왔고, 지금도 힘든 시기이지만 리오프닝 후 돌아올 중국인 단체관광객 방한에 대해 기대가 컸다”며 “한한령이 다시 시작되면, 예상보다 수익성 정상화 시기는 더 늦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해외 활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한·중간 정치적 상황이 더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일찌감치 '중국 리스크' 대비에 나선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4월 베트남 하노이 국제박람회와 태국 서울관광설명회에 이어 최근 일본 현지에서 고객 유치에 나섰다. 롯데호텔과 함께 지난 5월 30일과 6월 1일 각각 도쿄와 오사카에서 로드쇼를 진행했다.로드쇼는 여행사와 OTA, 포털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관광 박람회이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부터 중국과 일본, 동남아, 러시아 등 주요 국가에서 로드쇼를 개최해 왔다.이번 행사는 2017년 일본에서 롯데면세점과 롯데호텔, 롯데물산, 롯데월드 등 롯데그룹 4개 계열사가 합동 개최한 이후 약 6년 만이다.롯데면세점은 또 이달 호주 멜버른 공항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등에 진출한 신라면세점도 엔데믹을 맞아 본격적으로 해외 면세점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업체들은 또 국내 면세점에서 태국, 베트남, 대만 등 동남아 고객의 비중을 넓히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편중돼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로 생각하고 해외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업계는 중국 다이궁(보따리상)에 대한 송객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상태다.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수수료 비용 부담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롯데면세점은 1분기 영업이익 358억원을 달성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753억원)와 비교해 1111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월부터 다이궁에 대한 송객 수수료를 내려 비용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도 252억원으로 98%나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도 매출(5112억)은 33.8% 빠졌으나, 영업이익(243억원)은 264억원이나 늘어 흑자 전환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6.15 07:00
메이저리그

유망주 4명 내주고 영입한 투수...'악의 제국' 아픈 손가락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선발 투수 프랭키 몬타스(29)가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할 전망이다. MLB닷컴은 14일(한국시간) 양키스 선발진 주축 투수 몬타스의 몸 상태를 전했다. 그는 오른쪽 어깨 염증 탓에 오프시즌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매체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예년 대비 8~10주 정도 공백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2023 MLB 정규시즌 개막 첫 달 합류가 불투명하다.몬타스는 지난해 MLB 이적 시장에서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2021시즌 13승·평균자책점 3.37을 거두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에이스로 거듭난 그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팀이 유망주를 트레이드 카드로 꺼내 들었다. 양키스는 팀 내 유망주 순위 5위였던 켄 월디척을 포함해 유망주 4명을 내주고 몬타스와 불펜 투수 루 트리비노를 영입했다. 영입 효과는 크지 않았다. 몬타스는 양키스 이적 뒤 8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고, 1승 3패·평균자책점 6.35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지난 시즌에도 어깨 통증 탓에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막판에 이탈했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포스트시즌(챔피언십시리즈)에서야 돌아왔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우리(양키스)는 아직 이적 효과를 제대로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는 말로 허탈감을 대신했다. 양키스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좌완 최대어 카를로스 로돈을 영입했다. 기존 에이스 개릿 콜과 로돈이 원투 펀치를 이루고, 루이스 세베리노와 네스토 코르테스 그리고 몬타스가 3~5번째로 나설 전망이었다. 몬타스의 개막전 합류는 불투명한 상황. 2019시즌 18승을 거뒀던 도밍고 헤르만과 신성 클락 슈미트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2023.01.15 09:07
프로농구

[IS 피플] 올해도 득점 1위...'플로터 마스터' 워니 "MVP보다 팀 승리 우선"

지난해도, 올해도 프로농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는 한 명이다. 서울 SK 자밀 워니(28·1m99㎝)가 특유의 플로터를 이용해 2년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워니는 지난 18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KGC와 원정 경기에서 40분 풀타임을 뛰며 32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종료 직전까지 접전을 펼쳤던 SK는 워니의 활약 덕에 82-81 승리를 거뒀다. 워니는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9~20시즌 SK에 입단한 후 3시즌 중 2시즌 외국인 선수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기복도 있었다. 2년 차였던 지난 2020~21시즌 코로나19로 어머니와 가장 친했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흔들리는 멘털에 체중이 불고 경기력도 떨어졌다. 그러나 전희철 감독 부임 후 마음을 다잡았고,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로 돌아왔다. 지난해 평균 22.1점으로 리그 1위를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역시 23.1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워니의 주 무기는 플로터다. 오버핸드로 공을 띄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슛이다. 일반적인 슛과 달리 천천히 떠올라 림 안으로 들어간다. 보통 장신이 아닌 가드 포지션 선수들이 많이 구사한다. 한국 프로농구에서는 장신인 워니가 골 밑을 돌파한 후 시도하는 플로터는 상대가 막기도 힘들고, 적중률도 높다. 상대 외국인 선수들은 SK 에이스인 워니를 마크하다 천천히 들어가는 플로터에 허탈감까지도 느낀다. 정작 워니는 플로터 구사를 두고 겸손하게 답했다. 워니는 “대학 졸업 후부터 플로터를 많이 연습했다. (미국 리그에는) 나보다 큰 선수들이 많아 익혔다”며 “생각만큼 어려운 기술은 아니다. 며칠 전 체육관에서 내 아내도 해내더라. 덩크를 즐기는 선수도 있고 선수마다 차이가 있다. 난 플로터를 구사하는 게 재밌다”고 했다. SK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루고도 정규리그에서 KGC에 1승 5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반대다. SK가 중위권에 머무르는 반면 KGC는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전날 경기 분위기도 달랐다. KGC가 수원 KT를 89-77로 꺾고 온 것과 달리 SK는 고양 캐롯에 84-106으로 참패했다. 프로농구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3점 슛 21개를 허용한 '기록적인' 경기였다. 전희철 감독도 경기 전 "어제 3점 슛 21개가 성공하는 걸 코트에서 쳐다보고 있었으니 우리 선수들도 얼마나 황당하겠나. 선수들이 오늘 아침까지도 (충격에) 멍해 있더라"라며 "나도 잠을 못 잤다. 머릿속에서 3점 슛 21개가 계속 들어갔다"고 전했다. 승부처에서 워니의 힘이 컸다. 자신의 득점뿐 아니라 상대 에이스인 오마리 스펠맨 견제도 성공했다. 파워를 갖춘 플레이와 슛까지 갖춘 스펠맨은 워니에 버금가는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이날 두 선수의 1대1 매치는 워니의 승리로 끝났다. 워니는 외곽 위주 플레이의 스펠맨을 상대로 집요하게 골 밑에서 훅 슛과 페이드 어웨이 슛을 성공시켰고, 팀의 골 밑도 든든하게 지켰다. 매치업에서 밀린 스펠맨은 이날 14득점, 야투 성공률 17.4%로 부진했다. 워니는 경기 후 “어제 경기에서 잘하다가 흐름이 꼬이면서 무너진 점이 아쉬웠다. 오늘은 그러지 않기 위해 선수들이 집중력을 잘 유지했다”며 “난 항상 코트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감독님도 그렇고 (2옵션 외국인) 리온 윌리엄스도 그 부분을 잘 이해해준다. 내 경쟁심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펠맨과 매치업에 대해 워니는 "스펠맨과 서로 존중하는 사이다. KGC는 1위 팀이고 스펠맨은 그곳의 구성원이다. 매치업을 자주 했기 때문에 서로 잘 알고 있다. 그가 잘하는 걸 막으려고 노력했다”며 “스펠맨에게는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부분들이 있지만, 최대한 막으려고 했다. 스펠맨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니는 올 시즌 후 3번째 외국인 선수 MVP도 기대해볼 만하다. 그는 “아직 수상을 언급하기는 이른 것 같다. 지금은 그저 열심히 해서 승리에 공헌하는 게 우선이다. 하루하루 발전하는 게 내 최종 목표다. 그 부분에 신경 쓰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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