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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동학개미 목소리 커졌다 '주가 반등, 의사결정 번복'에 영향

소액주주들이 목소리를 내자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미들이 똘똘 뭉쳐 연대를 이루자 주가는 물론이고 회사의 의사결정과 인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소액주주와 사측의 경쟁 구도가 연출되고 있다. 풍산과 DB하이텍 등이 소액주주와 전면전을 벌인 대표적인 기업이다. 풍산은 소액주주의 반대에 부딪혀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추진했던 방산사업 물적분할을 결국 철회했다. 풍산은 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분할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7일 물적분할 계획을 밝힌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당초 풍산은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12월 1일 방산사업 전담 신설법인 풍산디펜스를 출범할 계획이었다. 풍산은 “최근 정부와 관계 당국의 물적분할 관련 제도 개선 추진 및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한 주주보호정책 전개 방향 등을 고려했다”며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분할에 대해 다시 한번 신중한 검토 및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풍산은 물적분할에 대한 소액주주의 권익보호 시행을 앞두고 깜짝 물적분할을 발표해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동학 개미들이 주주연합을 결성하며 공동 행동에 나서자 풍산은 결국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풍산의 물적분할 철회 소식이 알려지자 하락했던 주가는 반등했다. 지난달 공시 이후 풍산 주가는 3만1000원에서 2만4300원까지 16% 이상 밀렸다. 하지만 4일 공시가 뜨자 8.64% 오른 2만6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5일에도 2만7000원대까지 상승했다. ‘소액주주 승리=주가 상승’이라는 공식도 등장하고 있다. DB하이텍도 반도체 설계 사업부의 분사를 추진하다 지난달 26일 물적분할 검토 중지 의사를 밝혔다. 중지를 선언한 당일 DB하이텍의 주가는 3만7950원에서 5.51% 증가한 4만50원까지 껑충 뛰었다. 엔터테인먼트사인 에스엠도 소액주주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을 놓고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소액주주와 정면충돌했다. 소액주주의 의결권과 지지를 얻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표결에서 승리했다. 결국 소액주주 측이 추천한 감사가 선임됐고,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자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 3월 31일 주주총회 날 7만9600원이었던 에스엠 주가가 8만1600원까지 올랐고, 다음날에는 5% 이상 상승률을 보이며 8만5900원까지 치솟았다. 바이오기업 헬릭스미스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와 대결 구도에서 패했다. 신규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 사측에서 내세운 사내이사 안건이 표결에서 부결되는 등 소액주주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셀트리온도 3사 합병과 관련해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과 소액주주들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합병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06 06:58
경제

서정진 제치고 제약·바이오 부자 1위 에스디바이오센서 조영식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의장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을 제치고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매출을 비롯해 배당금, 주식부호 부문에서도 업계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보다 배당금을 많이 챙겼다. 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재벌가 총수 못지않은 조영식 의장의 배당금이 관심을 끌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1280억4510만원의 현금배당을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조영식 의장은 2021년 412억58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진단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보통주 1주당 1266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배당금은 2020년 499억원에서 1266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조영식 의장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지분 31.5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413억원은 제약·바이오 업계 중 1위 금액이다. 조영식 의장은 웬만한 재벌 총수보다 많은 배당금을 챙기는 주식부호로 조명받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일 발표한 2021년 상장사의 배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영식 의장은 전체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651억원 다음 순위다. 삼성가가 배당금 1~4위를 싹쓸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화재 5곳에서 총 3434억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은 삼성전자 등 2곳에서 1760억원을 배당금을 챙겼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삼성복지재단 이서현 이사장이 각 1579억원, 1268억원으로 3,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영식 의장은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말 종가 기준으로 조영식 의장은 이미 서정진 명예회장의 주식가치를 넘어섰다. 조 의장의 에스디바이오센서 보유 주식 가치는 1조8225억원으로 제약·바이오 업종 중 1위를 차지했다. 조영식 의장은 서울대 생화학 박사 출신이다. GC녹십자와 헬릭스미스를 거친 뒤 2010년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설립했다. 조 의장은 지난해 7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면서 단숨에 제약·바이오 업종 주식부호 1위로 뛰어올랐다. 전체 주식부호 순위에서는 20위를 차지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대표적 진단업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매출 2조9314억원으로 전년(1조6862억원)보다 73.9%나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698억원으로 전년 6316억원보다 85.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659억원으로 71.5%나 폭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체외진단제품 매출 및 이익 증가로 전체 매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수혜를 입고 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브라질의 2위 진단키트업체 에코디아그노스티카를 인수하는 등 규모를 키우고 있다. 원재희·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사업 다각화 및 진단키트 매출 의존도 감소에 따른 기업가치 프리미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3.04 07:00
경제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김선영 대표 해임안' 다시 꺼낸 이유는

헬릭스미스의 소액주주들이 또 다시 김선영 대표이사 해임을 위해 봉기하고 있다. 2세 경영 승계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가 지난 7월에 이어 내년 3월에도 대표 해임안을 놓고 소액주주들과 충돌할 전망이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연합은 지난달 말부터 김선영 대표 해임을 위한 위임장을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소액주주 연합은 ‘12월 28일 기준 정기주총 의결에서 50% 이상 지분이 모이면 3월 정기주총 때 김선영 대표 해임 안건을 올려서 해임시키겠다’는 주주 제안을 하며 힘을 뭉치고 있다. 특히 김선영 대표의 아들 김홍근 헬릭스미스 팀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2세 경영 승계를 반대하고 나섰다. 내년 3월 사내이사 1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헬릭스미스는 지난 11일 “회사와 김선영 대표도 김홍근 씨를 이사로 추천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며 “현재 헬릭스미스 경영진은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1명을 제외하고도 총 7명의 이사가 있으므로 신규 이사를 선임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헬릭스미스는 “최근 일부 주주들이 '회사에서 내년 3월에 신규 이사로 김홍근을 추천하려고 한다"는 등의 헛소문을 퍼뜨려 주주와 회사를 이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 그와 같은 허위 사실의 유포가 계속되면 엄중 대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7월에도 소액주주 연합으로 인해 상정했던 김선영 대표의 해임안은 부결된 바 있다. 당시 주주의 전체 70%가 참석했지만 소액주주 비대위가 확보한 의결권은 43.43%에 그쳤다. 출석한 주주의결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특별결의가 가능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해 소액주주의 봉기는 경영진 교체로 연결되지 못했다. 당시 헬릭스미스는 소액주주들과 회사의 발전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상생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이후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소액주주들이 다시 대표 해임안을 들고 일어섰다. 소액주주 연합은 “12월 말까지 50% 지분을 모으고, 나머지 3개월 동안 신규주주 10% 지분 더 모아서 60%로 압도적인 지분으로 김선영 대표를 정기주총에서 해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선영 대표는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임상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게 소액주주의 의견이다.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3상 초기 단계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데다 고위험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일부 손실을 보는 등 악재의 연속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오너인 김선영 대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의 임상 성공 기대감으로 31만22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오른 바 있다. 하지만 13일 현재 주가는 2만4350원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헬릭스미스는 주식발행초과금을 재원으로 1주당 0.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김선영 대표도 적절한 시기에 경영에서 손을 놓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2022년 10월 31일까지 엔젠시스 임상 3-2상 성공, 주가 10만원 달성을 성취하지 못한다면 헬릭스미스 주식 전부를 회사에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소액주주가 약속이 여전히 유효한지 묻는 질문에 헬릭스미스는 “DPN 3-2상 성공 혹은 주가 10만원 도달에 실패할 시의 주식 출연을 공약한 것은 그만큼 저희가 임상 성공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도 공약 이행 여부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13 16:41
경제

사상 초유 헬릭스미스 1박2일 주총…'소액주주 봉기' 절반의 성공

1박2일에 걸친 바이오 업체 헬릭스미스의 ‘소액주주 봉기’는 경영진 교체 실패로 종결됐다. 헬릭스미스의 김선영과 유승신 대표는 가까스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15일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김선영 대표 등 이사 6인의 해임안이 부결됐다. 다만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가 요구한 최동규 전 특허청장과 김훈식 유티씨인베스트먼트 고문 2인의 이사 선임안은 통과됐다. 소액주주 비대위는 이날 경영진 교체 등 총 7개 안건을 상정했는데 이사진 추가를 포함해 3건이 가결됐다. 임시 주총은 14일 오전 9시 열릴 예정이었지만 소액주주 위임장 확인 작업 등으로 3차례나 개회 시간이 바뀌었다. 비대위는 6000여장의 위임장을 갖고 왔고 주주명부와 대조하는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자정을 넘겨 주총 결과는 15일 새벽 1시 40분쯤 나왔다. 이날 주주의 전체 70%가 참석했고, 소액주주 비대위가 확보한 의결권은 43.43%에 그쳤다. 경영진 해임 등의 안건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해야만 가능했다. 상법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한 주주의결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특별결의가 가능했다. 하지만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해 소액주주의 봉기는 경영진 교체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성과가 없진 않았다. 비대위가 요구한 ‘이사 선임 요건’과 퇴직 보상액 지급 조항이 삭제됐다. ‘3년 이상 근무한 자’에 한해 이사 선임을 규정하는 조항이 사라지면서 비대위 측에서 추천한 2명의 이사가 선임됐다. 또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등기·비등기 임원이 실직 시 500억원 내 보상액을 지급한다는 일명 ‘황금낙하산’ 조항도 삭제됐다. 앞으로 헬릭스미스는 소액주주들과 회사의 발전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상생하기로 했다. 소액주주의 회사에 대한 비방 중지, 이에 대한 회사의 고소 및 고발 취하 등에도 합의했다. 2005년 최초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 기업인 헬릭스미스는 2019년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성공 기대감으로 31만22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시총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엔젠시스의 임상 3상 초기 단계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고 경영진이 고위험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일부 손실을 보는 등 악재가 터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승신 대표는 “이번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회사의 시스템과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에 선임된 2명의 이사와 긴밀하게 협조해 회사와 주주의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7.15 15:23
경제

주주와 갈등 고조 헬릭스미스…정면돌파로 민심 달랠 수 있을까

임상 실패와 대규모 투자 손실 등의 각종 악재에 휩싸였던 바이오기업 헬릭스미스가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나섰다. 헬릭스미스의 김선영 대표는 3일 오후 2시부터 주주와 공개토론을 진행한다. 현재 헬릭스미스의 소액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경영진 해임 촉구를 요구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도 주주들의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이번 공개토론을 통해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주주 달래기에 나선다는 포석이다. 1996년 바이로메드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헬릭스미스는 한때 시가총액 코스닥 2위까지 올랐던 기업이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에 대한 미국 임상 3-1상 결과의 실패로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이어 경영·재무 영역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2016년부터 5년간 사모펀드·사모사채·파생결합증권(DLS) 등 고위험 자산에 2643억원을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매출의 60배에 가까운 규모를 투자한 것이다. 투자한 상품만 68개에 달할 정도여서 바이오기업이 아닌 투자운용사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헬릭스미스는 옵티멈자산운용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운용한 팝펀딩 관련 사모펀드에 390억원을 투자했지만 회수한 자금은 64억원에 그쳤다. 또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독일 헤리티지 DLS에도 25억원을 투자해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이 같은 재무적인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헬릭스미스는 지난 2월 재무 책임자를 새로 영입했다. 지난 3월 주총에서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김선영 대표는 “내년 10월까지 임상 성공과 주가 10만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보유 주식을 전부 팔아 회사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5.21%(178만4996주)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2일 종가 기준으로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3만1050원이고, 시가총액은 1조원 수준이다. 헬릭스미스는 주주 공개토론회에 이어 오는 7월14일에는 임시주총을 열어 주주 간의 갈등 해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6.03 12:00
경제

[클릭 K바이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신약 각색' 무기로 글로벌 바이오텍 꿈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인 미국에서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가 대세다. 신규 바이오 벤처 중 30% 이상이 NRDO를 표방하고 있다. 이들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신약 물질 발굴 대신 탐색된 물질을 이전받아 개발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취한다. 한국 바이오업계 ‘NRDO 선구자’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를 만나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신약 개발 모델의 활용도와 그 성공 가능성에 대해 짚어봤다. 매년 하나의 파이프라인·하나의 임상단계 NRDO 기업은 과거에는 브로커로 오인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던 헬릭스미스가 ‘임상 설계오류’로 임상 3상을 사실상 실패하자 NRDO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혁신적인 신약 물질을 개발하더라도 전문적인 임상 설계로 신약 개발 성공도를 높여야 한다는 업계의 간절한 요구 때문이다. 이 대표가 2015년 설립한 브릿지바이오가 하는 역할이 바로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NRDO의 극대화다. NRDO 모델은 종종 출판업과 비교되곤 한다. 이 대표는 “좋은 스토리를 발굴하는 것이 신약 연구라면, 책으로 출판할 기획, 원고 각색 등의 신약 개발 업무를 하는 것이 브릿지바이오가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소설과 영화의 스토리 라인이 담긴 초고나 시나리오가 신약 연구라면 이를 장르적 특성에 맞게 맛깔나게 각색하는 게 NRDO의 역할인 셈이다. LG생명과학 연구원 입사한 뒤 3번의 창업을 하는 등 25년간 제약·바이오 생태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 대표는 NRDO의 선구자답게 세계 시장의 흐름을 꿰뚫는 식견이 돋보였다. 맛깔 나는 비유와 함께 차분하게 NRDO 모델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 대표는 각색의 묘미로 초대박을 터트린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처럼 ‘NRDO 각색’에 대해 확신을 가진 듯 보였다. 그는 “스토리가 아무리 좋아도 허가당국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빅파마(대형 제약사)의 니즈에 맞지 않는다면 최종 개발이 어렵다”라며 임상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설립 4년 만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바이오업계와 투자자들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브리짓바이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원 라이센스-인, 원 임상 시험 계획(One License-in, One IND)’, 즉 매년 한 물질 이상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새로운 물질을 임상 단계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해는 건국대로부터 안저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을 도입했고, 현재 효력 검증을 좀 더 살피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임상 시험 계획까지 평균 9개월, 효율성 높이는 ‘옥석 가리기’ 바이오제약 업계 통계에 따르면 약 1만개의 화합물 가운데 5개가 임상 단계에 진입한다. 이중 1개 남짓의 최종 허가에 성공할 정도로 신약 개발 성공률은 낮다. 이 대표는 “통상적으로 10개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가운데 1개 남짓 최종 개발에 성공하는 확률을 고려했을 때 탄탄한 포토폴리오 구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로 브릿지바이오가 매년 1개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포토폴리오를 강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공 확률이 낮은 만큼 신약 개발에서 ‘옥석 가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까지 브릿지바이오는 후보물질 발굴 뒤 임상 1상에 들어가기 전 단계에서 IND(임상 시험 계획)까지 평균 9개월이라 효율적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신약 물질에 대한 특허 기간이 보통 20년인 점을 고려한다면 임상 전 단계까지 최대한 빨리 진행하는 게 필수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신약 개발 경험의 폭이 두터운 전문 개발진들이 포진해 수평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며 “4억원까지 전결규정을 위임하는 등 권한 위임을 하는 등 불필요한 시간 소요를 막고 있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 과정은 담당자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기 때문에 투명한 과제 진행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는 해외 지사를 포함해 전체 임직원이 21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개인 역량들이 탄탄하다. 이 대표는 효율성을 높이는 노하우에 대해 “개발진은 의사 3명을 포함해 전원 박사로 구성됐다. 또 각 세부 분야별 글로벌 개발과 관련된 20년 내외 경험을 쌓은 인력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소통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집행되고 실행에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도 개발진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에도 신약 개발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또 명확한 기준을 갖고 후보물질을 선택하고 있다. 우선 니즈가 크지만 치료제가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개발에 집중한다. 또 베스트 인 클래스 의약품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 위주로 탐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약물을 약간 개선하는 차원의 후보물질은 100% 제외한다”고 기준을 분명히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염증성 질환과 암 질환 영역의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은 개발 역량과 자본 상태를 고려해 합성의약품 위주로 신약 후보물질을 고려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선된 재무 상황과 인력 확충 등으로 항체 치료제 개발도 하겠다”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국내 넘어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성장 최근 브릿지바이오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인 BBT-877의 임상 2상 지연이 공개됐다.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총 계약규모 1조5000억원에 기술을 이전한 물질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으레 발생하는 변수다. 이 대표는 “블록버스터가 되려는 약물은 최소 3번가량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고들 한다”며 “BBT-877의 임상 지연 또한 넘어야 할 고비 중 하나라 생각한다.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며 담담하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그동안 국내에서 발굴된 물질의 신약 개발을 표방했다. 하지만 이제 국내를 넘어서 세계 시장에서 후보물질을 찾을 계획이다. 창립 후 5년이 준비기였다면, 내년부터 시작되는 성장기에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세부적인 전략을 세웠다. 이 대표는 “2022년 말까지 연구개발 활동을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바탕으로 역량 강화에 더욱더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글로벌 개발 일환으로 글로벌 제약사 로슈 등과 함께 스위스 헬스케어 엑셀러레이터인바젤론치의 파트너사로 선정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럽대륙의 신약 벤처 회사를 발굴할 기회의 장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현지의 다양한 혁신 기술과 더불어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텍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지의 정부 산하 기관과 더불어 빅파마, 바이오벤처 등과 협력하면서 관심이 가는 기업을 별도로 투자할 기회다”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창립 5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금까지 행보는 ‘85점’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후보물질 개발 사업 및 외형 확장 등 최고 속도로 달려왔지만 상장사로서의 면밀한 준비가 다소 아쉬웠다. 자본시장에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를 것이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과 유럽의 혁신 과제 및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협업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신약 개발 바이오텍 최초로 매출과 로열티로 자생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김두용 기자 2020.09.04 07:00
경제

씨젠, 알테오젠, 신풍제약 MSCI 지수 편입

바이오 기업인 씨젠과 알테오젠 그리고 신풍제약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추가됐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 MSCI는 이날 발표한 8월 분기 리뷰에서 한국 스탠더드 지수에 이들 종목을 신규 편입했다. 씨젠, 알테오젠, 신풍제약은 각각 시가총액 기준과 유동 시가총액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시가총액 기준 산정일은 7월 22일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예상 규모는 신풍제약 1460억원, 씨젠 1400억원, 알테오젠 114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헬릭스미스, 대우건설, 현대백화점은 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해 지수에서 빠졌다. 한편 관심을 끈 SK바이오팜은 이번에는 지수에 편입되지 않았다. SK바이오팜은 오는 11월에 지수 편입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MSCI 한국 스탠더드 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107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1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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