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아직 절반도 못 왔다"는 한선수, 목표는 오직 통합우승
정규리그 우승이 눈앞에 보인다. 한선수(38)는 담담하다. 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캡틴이자 주전 세터 한선수는 지난 5일 출전한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전에서 안정감 있는 공 배급으로 '야전 사령탑'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소속팀의 완승(세트 스코어 3-0)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2위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승점 차를 크게 벌렸다. 6일 기준 대한항공은 71, 현대캐피탈은 66이다. 두 팀 모두 3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얻을 수 있는 최다 승점은 9. 대한항공이 5만 추가하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다는 얘기다. 팀 전력과 최근 4연승을 거두며 오른 기세를 고려하면 대한항공의 통산 6번째 정규리그 우승이 확실해 보인다. 한선수는 5일 현대캐피탈전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팀 선수들 모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아닌 다른 팀이었더라도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선수는 "올 시즌 목표까지 어느 정도 도달한 것 같으냐"는 물음에 "정규리그 우승을 하는 게 (목표에) 절반을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린(대한항공) 아직 절반도 못 온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선수는 "일단 정규리그 우승을 하면, 나머지 절반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목표는 대한항공의 통합 우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규리그 1위에 올라 챔피언 결정전(챔프전)에 직행하는 팀은 며칠 동안 휴식을 갖고 전열을 정비할 수 있다. 한결 유리한 조건으로 챔프전을 치른다. 한선수에겐 정규리그 우승조차 그저 통과 관문으로 보인다. 2007년 데뷔한 한선수는 프로 무대에서만 15시즌 동안 뛰며 436경기에 나선 베테랑이다.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 살이지만, 여전히 국가대표팀 주전 세터다.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백전노장. 중요한 경기에서는 그의 풍부한 경험이 더 빛난다. 6일 현대캐피탈전도 두 팀 세터의 경기 운영 능력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패장'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조차 한선수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한선수는 지난달 10일 현대캐피탈전부터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이어진 KB손해보험·우리카드전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승승장구하던 대한항공도 이 세 경기에서 2패를 당했다. 한선수는 "5세트 초반 (개인) 컨디션도 안 좋고, (팀) 패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고비를 겪으며 팀의 강점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그사이 현대캐피탈에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런 상황이 대한항공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해 집중력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봤다. 한선수는 "우리 팀은 중요한 시점에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잘 알고 있다"며 웃었다. 대한항공은 2017~18시즌 창단 처음으로 챔프전에서 우승했다. 이후 리그 최강 전력을 유지했다. 최근 2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선수는 6번째 정규리그 우승, 4번째 챔프전 우승 그리고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모두 노리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3.07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