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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 호날두, 슈퍼컵서 알 힐랄에 1-4 역전패→시상식은 ‘노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이번에도 알 힐랄에 밀려 무관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패배 뒤엔 재빠르게 경기장을 퇴장해 시상식을 ‘노쇼’한 것으로 알려졌다.알 나스르는 1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압하의 프린스 술탄 빈 압둘 아지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 슈퍼컵 결승전에서 알 힐랄에 1-4로 크게 졌다. 앞서 알 나스르는 알 타아원, 알 힐랄은 알 아흘리를 격파하고 이날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알 나스르는 지난 2021~22시즌 이 대회에서 우승했고, 알 힐랄은 디펜딩 챔피언이다.이날 선제골을 터뜨린 건 알 나스르였다. 전반 44분 호날두가 압둘라만 가리비의 패스를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해 알 힐랄의 골망을 흔들었다. 공은 수비를 맞고 굴절돼 절묘하게 라인을 넘어갔다.하지만 호날두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알 힐랄은 후반 10분 만에 균형을 맞췄다. 미드필더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가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박스 안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알 힐랄은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18분 코너킥 공격 후속 상황에서 알렉산드르 미트로비치가 날아올라 정확한 헤더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24분에는 말콤의 크로스를 미트로비치가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격차를 벌렸다. 이 득점을 도운 말콤은 바로 3분 뒤 상대 골키퍼 벤투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가볍게 차 넣으며 팀의 4번째 골을 책임졌다. 결국 알 힐랄이 대역전승을 거두며 2년 연속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한편 경기 뒤 화제가 된 건 호날두의 ‘노쇼’다. 같은 날 영국 매체 팀토크에 따르면 호날두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장을 떠났다. 매체는 “패배로 정신이 혼미한 듯, 호날두는 준우승 메달을 받기 위해 경기장에 머무르지 않고 터널을 내려와 탈의실로 재빨리 이동했다”라고 짚었다. 알 나스르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무려 승점 14점이나 뒤진 2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각종 공식 컵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하며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아픔이 있다. 공교롭게도 사우디 프로 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슈퍼컵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호날두는 이날 실점 뒤 동료들을 향해 잠에서 깨라는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는데, 승부를 바꾸진 못했다. 김우중 기자 2024.08.1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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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중국 '노쇼' 후엔 공개 사과했다..."중국은 제2의 고향인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소속팀인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의 중국 방문 친선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호날두가 빠지면서 경기도 모두 연기됐다. 눈에 띄는 건 이번 '노쇼'에 대해 호날두가 공식 사과를 하는 등 중국팬에게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알나스르는 23일(현지시간) 구단 SNS에 "구단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24일, 28일 경기(중국 선전에서 치르는 친선경기)가 연기됐다"고 공지했다.이어 "우리는 여기 선전에서 중국 축구 팬, 특히 호날두 팬들의 성원을 받고 있다. 이런 점과 더불어 사우디와 중국의 끈끈한 관계까지 고려하면 계획대로 선전에 트레이닝 캠프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행사 주최 측과 (친선전) 일정을 최대한 빨리 새로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며 "구단은 이번 행사를 위해 무조건 헌신하려 했다. 호날두를 포함한 전체 선수단을 이끌고 투어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알나스르는 24일 상하이 선화, 28일 저장FC와 친선전을 치를 계획이었다.경기가 연기된 원인인 '통제할 수 없는 이유'는 호날두의 부상이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호날두는 이번 투어 기간 중 허벅지를 다쳤다. 부상을 당한 호날두는 이례적으로 중국 선전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내게 오늘은 슬픈 날이다. 중국 팬들, 특히 선전에 온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축구를 하다 보면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면서 "22년을 축구 선수로 뛰었다. 그간 부상이 많지는 않았는데, 매우 슬프다"며 "여기 중국에 와서 투어를 즐기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중국인들이 보여준 환대와 이곳의 문화 덕에 항상 중국이 제2의 고향이라고 느낀다"며 "우리는 경기를 연기했을 뿐이다. 취소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호날두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분노한 일부 중국 팬들은 호날두와 알나스르 팀이 묵고 있는 선전의 호텔 앞으로 몰려가 거센 항의 시위를 벌였다. 알나스르의 방중 경기 주최 측은 실망한 중국 팬들에게 입장권, 항공, 숙박 등 비용을 전액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했다.이번 호날두의 공식 사과는 한국팬 입장에선 씁쓸한 풍경이다.호날두는 2019년 7월 당시 유벤투스(이탈리아) 소속으로 팀의 한국 방문 친선경기에 참가했지만, 경기 당일 벤치에만 앉은 채 1분도 뛰지 않았다. 공식적인 부상 발표도 없던 상황이었다. 이때문에 호날두는 한국 축구팬에게 '날강두'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은경 기자 2024.01.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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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최고의 골초는 누구일까? ④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아스널의 미래’로 기대를 받았던 잭 윌셔는 2013년과 2014년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찍혔다. 2015년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는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한 데 이어, 탈의실에서 흡연하다 발각되었다. 선수들의 몸 관리와 식단에 철저하기로 유명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널에서 흡연 문제가 연달아 발생한 것이다.당시 아스널 소속이었던 올리비에 지루는 프랑스의 스포츠 일간지인 레퀴프와 이에 관해 인터뷰를 가졌다. 지루는 윌셔와 슈체스니의 논란에 “아무도 충격받지 않았다”면서, 축구계에 흡연은 만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클럽마다 4~5명의 선수가 담배를 피운다”고 밝혔다.지루의 인터뷰를 보고 솔직히 필자는 놀랐다. 지금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프로선수가 이렇게 많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과거 활동했던 선수와 감독 중에는 골초가 꽤 많았다. 대표적인 유명 골초 선수로는 1970년대 축구를 상징하는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와 1980년대 브라질 축구를 대표했던 소크라테스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소아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의사였는데도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웠다.축구와 흡연에 관해 글을 쓰던 중 의문이 하나 생겼다. 축구계 최고의 골초가 누구일지 궁금해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정확하고 공식적인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가 열심히 조사한 결과 가장 유력한 이를 찾아냈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나폴리, 첼시, 유벤투스의 감독을 거쳐 현재 라치오의 수장인 마우리치오 사리(Maurizio Sarri)다. 그렇다면 사리는 과연 얼마나 담배를 많이 폈을까? 영어에는 ‘라이트 스모커(light smoker)’와 ‘헤비 스모커(heavy smoker)’라는 표현이 있다. 보통 하루에 10개비 이하를 피면 라이트이고, 한 갑 즉 20개 이상을 피는 사람을 헤비라고 부른다. 헤비들은 줄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체인 스모커(chain smoker)’라고 칭한다.다양한 외신이 그의 하루 담배 소비량을 보도했다. 하지만 언론에 따라 사리의 흡연량은 들쑥날쑥하다. 하루에 60개비를 핀다는 기사가 있는가 하면, 80개비라고 주장하는 언론도 있다. 심지어 하루에 100개비까지 피운다는 기사가 나온 적도 있다. 종합하면 그는 하루에 최소 60에서 최대 100개비를 핀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면, 식사, 샤워 시간 등을 제외하고 하루에 14시간이 사리에게 주어진다고 가정해 보자. 100개비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그는 대략 8분마다 한 개비를 펴야 한다.사리와 담배와 얽힌 논란 몇 개를 소개한다. 2018년 2월 사리의 나폴리는 유로파리그에서 RB 라이프치히를 만났다. 당시 라이프치히는 홈구장인 레드불 아레나에 사리만을 위한 임시 흡연 공간을 만들어 줬는데, 이로 인해 발생한 비용 1200유로는 나폴리 구단이 부담했다. 2019년 7월 유벤투스의 방한 경기 때 벌어진 호날두의 ‘노쇼’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당시 내한한 사리 감독은 인천국제공항 금연구역에서 흡연한 데 이어, 담배를 입에 물고 국내 팬들에게 사인을 해줘 논란을 일으켰다.흡연으로 인해 사리에게서 나는 악취는 선수들에게도 고역이었다. 유벤투스의 ‘명수비수’이자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는 그의 자서전에서 “유벤투스 선수들은 사리 감독과 얘기를 나눈 후 담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샤워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선수들은 훈련 후 땀이 많이 난 트레이닝 키트를 입은 채, 그를 만나는 것을 선호했다. 샤워 후 깨끗한 옷을 입고 사리를 만나면 다시 한번 샤워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비슷하게 흡연은 오랫동안 이탈리아 문화에 깊게 뿌리내렸다. 이탈리아에는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라는 삶의 방식을 아우르는 철학이 있다. 영어로 옮기면 ‘the sweet life(달콤한 인생)’이 되는데, 이는 “단 한 번 사는 인생에 모든 순간과 경험을 음미하고 최대한 즐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탈리아인에게 멋진 패션과, 예술, 맛있는 음식, 사교 활동 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로 인해 카페, 레스토랑 등에서 벌어지는 사교 모임에서 흡연은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흡연하는 행위를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이탈리아 축구인들의 담배 사랑도 유명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을 모두 우승한 최초의 감독인 마르첼로 리피의 입에는 거의 언제나 시가(cigar)가 물려 있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에서 4번 정상에 올랐고 유럽 5대 프로축구리그에서 모두 우승한 경력이 있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유명한 골초다. 이외에도 잔루카 비알리, 마르코 베라티도 정기적으로 흡연을 즐겼다. 아스널에서 부진했던 니콜라스 벤트너는 2012~13시즌 유벤투스로 임대됐다. 클럽에서의 첫날 벤트너는 동료들이 안 보여 찾아 나섰다. 그는 마침내 10~12명의 동료를 화장실에서 발견했는데, 그들은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즐기고 있었다. 흡연은 어느 클럽에서나 흔히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선수가 모여 담배 피우는 광경에 벤트너는 놀랐다. 하지만 흡연 중인 안드레아 피를로와 부폰을 본 순간 그는 어떤 말을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은 월드클래스 선수였기 때문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2.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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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들도 기대하는 옛 동료들과의 재회…“뛸 수 있는 기회에 감사, 박지성은 대단해” [IS 영등포]

지난달에 이어 다시 한번 브라질·이탈리아의 축구 레전드가 한국을 찾았다. 이번에는 줄리우 세자르(44·브라질) 마시모 오도(47) 잔루카 잠브로타(46·이상 이탈리아)가 한국에 모였다. 다음달 본경기를 앞둔 이들은 ‘친구들과 만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며 입을 모았다. 동시대에 활약한 박지성 현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와의 추억도 확인할 수 있었다.이번 행사를 주관한 라싱시티그룹은 11일 서울 영등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레전드 3인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요 목적은 오는 10월 21일 예정된 ‘Legends All-star(레전드 올스타전)’ 행사 홍보다. 지난달에는 호나우지뉴(43·브라질) 파비오 칸나바로(49) 마르코 마테라치(49·이상 이탈리아)가 한국을 방문해 팬들과 마주한 바 있다.전날(10일) 입국한 이들은 한국에서 축구 클리닉·유튜브 콘텐츠 촬영 등 일정을 소화한다. 기자회견에 앞서 경신중학교 축구부와 축구 클리닉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전날 입국 예정이었던 카를루스는 건강 문제로 인해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먼저 “다음 달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입국 당일 한국 투어를 경험한 오도와 잠브로타는 “한국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은 다음 달 레전드 올스타전을 앞두고 친구들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세자르는 “같은 시대에서 활약한 친구들과 다시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이들이 현역에서 활약할 당시 동시대에 활약한 한국 선수로는 박지성 현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가 있다. 박지성과 관련한 기억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잠브로타는 “바르셀로나(스페인) 시절 주요 대회 길목에서 그의 팀(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맞붙은 기억이 있다. 그는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고 돌아봤다. 지난 2012년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은 세자르는 “처음 만났을 때 그의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는 걸 느꼈다. 그를 보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느꼈는데, 최근에는 손흥민을 보고 그런 감정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독직과 코치직을 경험해 본 오도와 잠브로타에게 최근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국내 상주 문제’에 대한 질문도 향했다. 이에 오도는 “모두가 성인이기 때문에, 자기의 기준대로 행동한다고 본다.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잠브로타는 “사전 계약 조건에 상주에 대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라며 “국가대표 감독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공부하고, 선수를 발탁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질문의 의도는 알겠으나,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세자르 역시 “협회와 계약할 때 관련된 내용이 오갔을 것이다”면서 “개인적으로 해외에 상주하든, 국내에 상주하든 축구로 증명한다면 문제없을 거라고 본다”는 뼈있는 말을 남겼다. 다만 그 역시도 ‘다소 의아한 부분을 느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기자회견을 마친 레전드 3인방은 곧바로 팬미팅 일정을 소화하며 국내 팬들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예능 촬영 등 개인 일정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음 달 레전드 올스타전을 위해 입국한다. ▲다음은 줄리우 세자르·잔루카 잠브로타·마시모 오도와의 일문일답. - 한국에 오게 된 소감세자르- 좋은 저녁에 초대해 줘서 감사하다. 한국에 방문한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 한국 문화와 축구를 접할 수 있어 기쁘다오도- 다음 달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그라운드를 다시 밟게 돼 기쁘다. 전날 입국 후 한국 투어를 진행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잠브로타- 이 기회에 여러 선수와 다시 함께 뛸 수 있어 기쁘다. 어제 투어 때 깨끗한 한국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음 달 경기가 즐겁기를 바란다.- 한국이 유럽과 비교해 주류 축구계와는 거리가 먼 데, 선뜻 이런 행사에 응한 이유가 무엇인지세자르- 한국분들이 유럽을 봤을 때처럼, 우리도 얼마나 축구를 사랑하는지 보여줄 기회다. 같은 시대에서 활약한 친구들과 다시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세계 각지의 팬들을 만나며 그들의 문화와 축구를 배울 수 있어 기대가 된다.오도- 이런 행사를 참가하는 게 처음이 아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같은 시대의 영광을 함께한 친구들이고, 이들과 다시 뭉쳐서 즐겁게 공을 차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 기자회견 직전 축구 클리닉을 다녀온 걸로 알고 있다. 유망주들 중에는 공격진보다 골키퍼, 풀백을 선호하는 선수들도 있을 텐데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인지, 아까 학생들에겐 어떤 조언을 해줬는지세자르-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한 유망주를 지켜볼 때 각자가 생각하는 포지션이 다를 것이다. 축구에서 제일 중요한 건 열정이다. 각 선수마다 본인의 캐릭터가 있다. 본인 스스로의 책임감이 중요하다. 꿈을 좇으며 꾸준히 트레이닝하는 것이 포인트다.오도- 부모의 숙제가 크다. 열정과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항상 모두가 똑같이 좋아할 순 없다. 권하고 싶은 건 스포츠를 인생의 친구로 삼길 바란다. 프로로 돈을 많이 벌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평생의 친구로 여기길 바란다. 축구든, 다른 운동이든 부모가 아이에게 ‘너 오늘 이겼어?’라고 묻는 것과 ‘오늘 즐거웠어?’ 이 두 가지 말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잠브로타- 이탈리아에서도 세리에 A에서 뛰는 건 극소수다. 당부하고 싶은 건 열정을 다하며 최선을 쏟고, 즐겼으면 좋겠다. 꿈을 꾸준히 좇으면서 즐길 수 있다면 미래의 갈림길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시대를 많이 강조했는데, 그 시대에 함께한 대표적인 한국 선수로는 박지성이 있다. 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궁금하다세자르-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만났을 때가 2012년이다. 처음 만났을 때 박지성이 매우 기술적으로 뛰어나다는 걸 느꼈다. 대인관계가 좋아 주장도 맡았다. 그를 보며 한국 축구가 얼마나 발전한지 느꼈다. 최근에는 토트넘 손흥민의 활약이 대단하다는 걸 느낀다. 과거 한국과 친선경기를 펼친 적이 있는데, 한국 축구의 발전을 느낄 수 있었다. 박지성과 2년 동안 라커룸에서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잠브로타- 바르셀로나 시절 여러 차례 그의 팀과 맞상대했다.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 중 가장 강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런 우수한 선수가 아시아에 있다는 걸 보고 놀랐다.오도- 프로에서 만날 기회는 없었는데, 내가 대학 시절 한국의 팀과 맞붙어서 1-0으로 이긴 적이 있다. 아마 그때 박지성이 상대로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해당 경기에는 박지성이 없었다. 오도는 1997년 시칠리아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그보다 앞세대의 대표팀 선수들(안정환)과 만났다.- 최근 여러 스타 출신 선수들을 모으고 있는데, 방한 포스터에 있는 선수들이 실제로 10월에 뛴다는 보장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은 과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사건을 경험한 바 있다.모리스 파그니엘로 라싱시티그룹 공동창립자- 이제는 나이가 들거나, 건강 문제 등으로 뛰기 어려운 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뛸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렇게 함께 모여 한국 축구에 힘을 실어주고, 한국의 꿈나무들을 세계로 영입하기 위해 길을 열기 위함이다. 한국 축구의 발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 (주최 측 질문) 브라질과 이탈리아에서 초청하고 싶은 선수들이 있을까.세자르- 이미 내한한 선수들을 통해 힌트를 찾을 수 있다. 호나우지뉴, 칸나바로, 마테라치는 소중한 친구들이라 꼭 참여하길 바란다. 나는 오랜 기간 세리에서 활약했는데, 파울로 말디니를 동경한다. 그가 매우 좋은 사람인 걸 알고 있다. 이 기회에 같이 뛰고 싶다.오도- 적이기도 했고, 동료로도 활약한 호나우지뉴와 오랜만에 만나고 싶다.잠브로타- 호나우지뉴는 재밌는 선수이면서 좋은 친구다. 그와 함께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국내 상주 문제로 어수선하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 국가대표팀 감독의 상주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세자르 -조심스럽지만, 클린스만 감독과 그의 코치진이 축구협회와 계약을 했을 때 뒷 배경이 있을 것이다. 해외 상주 문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는 해외에 상주하든, 국내에 상주하든 축구로 증명하는 게 감독의 사명이다. 축구로만 증명하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나도 다소 의아한 부분을 느낀다.오도- 모두 성인이기 때문에, 자기의 기준대로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를 이끄는 건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해외에서도 많이 활동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의 선택을 존중한다.잠브로타- 국가대표와 클럽은 차이가 있다. 사전 계약 조건에 상주에 대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국가대표 사령탑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공부하고, 선수를 발탁하는 등 여러 의무가 있다. 요즘에는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여러 선수를 체크하기 쉽다. 질문의 의도를 알겠으나,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김민재의 활약에 대해 평가를 내려달라. 그와 함께 뛰었다면 어땠을까.오도- 나도 바이에른 뮌헨 출신인데 그와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그는 지난 시즌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했다.잠브로타- 내가 나이가 있어 그와 함께 뛸 행운은 누리지 못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 우승의 키 역할을 했다. 세리에 A가 그를 놓여 안타깝다. 그의 활약에는 찬사를 보낸다. - 최근 라싱시티그룹이 K리그 구단 인수 설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사실인지 궁금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한국 축구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모리스 파그니엘로- 무엇보다 한국에서 하고 싶은 건 ‘메가 아카데미’를 여는 것이다. 유소년들을 K리그는 물론 세계로 진출할 수 있게 길을 여는 사업을 하고 싶다. 영등포=김우중 기자 2023.09.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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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마요르카 방한 '없던 일' 됐다…KFA, 경기 개최 '불허'

다음 달 예고됐던 나폴리(이탈리아)와 마요르카(스페인)의 국내 친선전이 결국 무산됐다. 주최 측이 대한축구협회(KFA)가 내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25일 KFA에 따르면 두 팀의 방한 친선경기를 추진하던 컨소시엄 측에 경기 개최를 불허한다고 최종적으로 통보했다. 이번 친선경기는 프로모터 언터처블 스포츠 그룹(USG), 스타디움 엑스가 컨소시엄을 꾸려 추진했다.컨소시엄 측은 당초 오는 6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1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두 팀의 친선경기를 준비했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이자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 그리고 이강인이 에이스로 활약한 마요르카의 방한 소식에 팬들의 관심도 집중됐다.다만 10일은 K리그1 3경기 등 K리그 경기들이 각각 예정돼 있어 프로축구연맹이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해외팀 초청천 경기로 인해 K리그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었다. KFA가 대회를 승인하기 위해선 연맹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했다.컨소시엄 측은 지난해 토트넘-세비야의 친선경기도 K리그 경기가 열린 날 개최된 만큼 연맹이 거부할 근거가 없을 것으로 맞섰다. 그러나 연맹 역시 지난해는 국가대표팀 일정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기존 K리그 일정을 하루 앞당긴 것이라 이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K리그 일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해외팀의 방한 친선경기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K리그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연맹도 끝내 10일 경기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8일 경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시선은 컨소시엄 측이 8일 한 경기라도 개최할지 여부에 쏠렸다.그러나 관문이 또 있었다. KFA는 남은 한 경기라도 개최할 것인지 컨소시엄 측에 문의하는 동시에 해외팀의 방한 경기를 기획하고 추진할 재정적인 여력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른바 '노 쇼' 사건이 있던 만큼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이에 대비해 KFA는 컨소시엄 측에 수십억원의 예치금을 맡기거나, 1차전 예상 수익의 10%가량인 8억원, 그리고 선수단 노쇼 등에 대비한 금전적 보상 방법과 관련한 특약서를 요구했다. 8일 한 경기 개최라도 원할 경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내건 조건이었다.그러나 KFA에 따르면 컨소시엄 측은 관련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결국 KFA도 이번 친선경기 개최를 모두 불허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추진 과정에서 내내 잡음이 일었던 나폴리와 마요르카의 방한 역시 결국 ‘없던 일’이 됐다.김명석 기자 2023.05.26 07:03
해외축구

“메시, 메시!” 호날두 굴욕→2019년 노쇼 사건도 英서 화제

“메시,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피치를 누비고 있을 때, 관중석에서 나온 소리다.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3일(한국시간) “호날두가 한국전에서 큰 기회를 놓치자, 관중석에서 ‘메시’ 구호를 외쳤다”고 조명했다. 3일 열린 한국과 포르투갈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던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기대를 모았던 호날두는 이날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조롱거리가 됐다. 가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월드컵 5개 대회 연속 득점’ 대업을 이룬 호날두는 이날 포르투갈의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을 노렸다. 월드컵 통산 8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1골만 더 넣으면 ‘전설’ 에우제비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호날두는 유례없는 부진 탓에 일찌감치 교체됐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두 차례 슈팅이 모두 골문을 벗어났고,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의 빌미가 됐다. 관중들은 호날두의 부진을 보고 “메시”를 외쳤다. 이는 상대 관중들이 호날두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안티 응원법이다. 매체는 “호날두는 한국에서 6만 5,000명이 모인 친선전에 출전하지 않았을 때도 이 같은 구호(메시)에 시달렸다”고 조명했다. 호날두는 한국 팬들과 악연이 있다. 유벤투스에서 활약하던 2019년, 호날두는 프리시즌 투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방한했다. 당시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 경기가 열리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호날두를 보고 싶어 했던 국내 팬들로 가득 찼다. 하지만 호날두는 단 1분도 잔디를 밟지 않았고, 그 흔한 팬 서비스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업보를 쌓은 호날두는 한국전에서 제대로 당했다. 팬들은 ‘메시’를 외치며 조롱했고, 저조한 경기력 탓에 호날두는 더욱 초라해 보였다. 한국은 그 덕에 기적적으로 16강 무대를 밟게 됐다. 한편 H조 1위를 차지한 포르투갈은 오는 7일 오전 4시 스위스와 8강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2.04 05:44
프로축구

“김날두” 희대의 명짤 탄생… ‘역대 최고’가 한국 12번째 선수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에게는 굴욕적인 날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제압, 극적인 16강 진출을 이뤘다. 한국은 ‘언더독’이었다. FIFA 랭킹 28위인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서 포르투갈(9위)에 밀렸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에는 월드 클래스가 즐비하다. 특히 ‘역대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호날두는 한국의 경계 대상 1호였다. 황혼기에 접어든 호날두는 여전히 매서운 득점 감각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0경기에 출전해 18골을 몰아쳤다. 활동량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전방에서 머물며 호시탐탐 상대 골문을 노린다.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의 1호 골의 주인공도 호날두였다. 그는 페널티킥 득점을 신고하며 역대 최초 5번의 월드컵에서 득점한 선수로 남았다. 월드컵 통산 8골을 넣은 호날두는 한국전에서 ‘포르투갈 최다 골’ 기록을 노렸다.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9골을 몰아친 ‘전설’ 에우제비우가 이 부문 1위다. 한국전에 선발 출전한 호날두는 최전방에서 한국 골문을 거듭 노렸다. 역시나 움직임은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유독 영점이 맞지 않았다. 그가 때린 슈팅 2개는 모두 골대를 벗어났다. 결국 호날두는 후반 20분 안드레 실바(RB 라이프치히)와 교체되며 일찍이 경기를 마쳤다. 반드시 이겨야했던 한국 입장에서는 호날두의 부진이 반가웠다. 호날두의 주민등록증 사진이 각종 커뮤니티에 퍼졌다. 2019년 ‘노쇼’ 사건으로 앙금이 남은 한국 팬들은 호날두를 ‘명예 한국인’으로 임명하는 등 그의 형편없는 경기력에 기뻐했다. 해외에서도 호날두의 한국전 부진이 화제다. 영국 축구 플랫폼 트롤 풋볼은 “오늘 한국의 12번째 선수, 김날두”라며 손흥민과 호날두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게시했다. 이를 접한 팬들은 ‘걸작’이라며 웃었다. 포르투갈을 꺾으면서 기세가 오른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4시 브라질과 8강 티켓을 두고 맞붙는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2.03 17:43
프로축구

호날두, '속죄의 어시스트'?...영점 안 맞는 플레이로 한국 도우미 됐다

'노쇼 사건' 때문에 '국민 밉상'이 되어버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정적인 순간에 한국을 몇 차례나 도와주면서 축구팬들에게 '명예 한국 수비수'라는 조롱을 들었다. 포르투갈은 3일(한국시간) 열린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에서 한국과 격돌했다. 전반 5분 만에 포르투갈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한국은 어려운 경기를 이어갈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한국의 동점골은 뜻하지 않게 호날두의 '어시스트'로 인해 나왔다. 전반 27분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차 올린 공이 골문을 등진 채 공을 보지 못했던 호날두의 등에 맞고 튀었다. 호날두 등에 맞고 튄 공이 전혀 예상 못한 곳에 떨어지자 김영권이 왼발로 밀어 넣었다. 호날두는 실점 직후 베테랑 수비수 페페가 질책하듯이 따지자 머쓱해 하면서도 '잘못 없다'는 듯 논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호날두는 전반 42분에는 한국 골문을 향해 헤딩 슛을 시도한다는 게 빗맞아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이 장면은 포르투갈의 슈팅이라기보다 한국 수비수가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는 모습과 다름없었다. 호날두는 후반 교체아웃됐다. 그는 월드컵 통산 8골로 에우제비우(9골)의 기록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국 수비수들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골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호날두는 2019년 열린 유벤투스(당시 호날두의 소속팀)와 K리그 선발팀의 친선 경기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수만 명의 한국팬을 무시하고 1분도 뛰지 않고 돌아갔다. 이른바 '노쇼 사건'이다. 한국팬에게는 호날두가 밉상으로 자리잡는 사건이었는데, 이번에 사실상 한국을 크게 도운 셈이 되면서 팬들은 호날두 사진을 넣은 '명예 시민 주민등록증'까지 합성해서 만드는 등 즐거워하고 있다. 한편 호날두는 믹스트존에서 "경기 소감을 말해달라"는 한국 기자들의 요청에 엄지를 들어올리는 포즈만 취하고 그대로 지나쳤다. 도하(카타르)=이은경 기자 2022.12.03 07:30
축구일반

날강두에 수아레스 핸드볼까지…H조 최종전 키워드는 '복수'

한국 축구대표팀이 속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 H조의 최종전 핵심 키워드는 '복수'다. 한국이 포르투갈, 가나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자국 축구 팬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기 위해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3일 0시 한국은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디 스타디움에서, 가나는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각각 포르투갈과 우루과이를 상대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현재 H조에서 16강 진출을 확정한 나라는 포르투갈뿐이다. 1·2차전에서 가나와 우루과이를 각각 3-2, 2-0으로 물리쳐 2승으로 승점 6점을 획득했다. 이어 가나가 1승 1패 승점 3점으로 조 2위에 올라있다. 한국과 우루과이는 1무 1패로 승점이 1점으로 같지만 한국이 골 득실에서 우위를 점해 3위를 기록 중인 상황이다. 한국과 가나에게 조별리그 3차전은 16강 진출 외에도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먼저 포르투갈의 축구 영웅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는 3년 전 한국 축구 팬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호날두는 2019년 7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인터뷰나 팬미팅 등 모든 행사에도 불참했다. 당초 계약했던 내용과 달라 친선전 주최사가 소송을 당해 2년 만에 패소했지만 영업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금전적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일로 호날두는 '날강두'라는 별명을 얻었고 라이벌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는 재평가받기도 했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한국전 출전 가능성이 50대 50이다"고 밝혔다. 호날두의 노쇼 사건에 대한 질문에는 "호날두나 유벤투스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가나는 12년 전의 억울함을 해소할 기회를 잡았다. 루이스 수아레스(35·나시오날)는 지난 2010년 열린 남아공 월드컵 8강 가나전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1-1로 연장까지 경기가 이어지다 우루과이 골대 앞에서 혼전 상황이 펼쳐졌는데 가나 선수의 헤딩슛을 수아레스가 손으로 막아버린 것이다. 결국 수아레스는 퇴장을 당했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는데 키커로 나선 아사모아 기안이 실축했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우루과이가 이겨 4강에 진출했다. 수아레스는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나는 레드카드를 받았고,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사과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만 가나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하면 한국은 다음 라운드 진출이 좌절된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고, 가나가 우루과이에 비기거나 패해야 16강 진출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2.02 17:08
프로축구

하필 이 중요한 순간에…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날강두’

마주한 시점이 얄궂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호날두는 한국과 악연이 있다. 2019년 유벤투스에서 뛰던 호날두는 프리시즌 투어를 위해 방한했다. 당시 많은 한국 축구 팬이 치열한 티켓 경쟁을 뚫고 호날두를 보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그날 서울에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호날두를 향한 팬들의 마음은 막을 수 없었다. 그런데 기대를 모은 호날두는 팀 K리그와 친선전에 나서지 않았다.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전광판에 호날두의 얼굴이 비칠 때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환호로 가득 찼다. 하지만 호날두는 그 흔한 팬 서비스 한 번 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그는 국내에서 ‘날강두’로 통한다. 경기 '노쇼'로 인해 한국 팬들이 돌아섰고, 그때를 기억하며 그를 미워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 월드컵을 앞둔 수비수 김태환(울산 현대)은 “(호날두의 노쇼)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갖고 더 강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필 중요한 순간에 호날두와 마주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에 속한 한국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앞선 2경기에서 1무 1패를 거둬 조 3위로 쳐졌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꺾어야 한다. 37세에 접어든 호날두는 지금도 포르투갈 공격의 핵심이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계약 해지로 뒤숭숭 할만했지만, 가나와 1차전에 이어 우루과이와 2차전에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호날두는 가나와의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 골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헤더 골을 넣은 듯했으나 머리에 스치지 않았다는 판정이 나와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그래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 호날두다. 2승을 거둬 이미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한국을 상대로 승리해 1위로 토너먼트 무대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주포’ 호날두의 한국전 출전 가능성은 크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은 “16강에 진출했으나 조 1위가 확정되진 않았다. 한국전에서 승리를 노릴 것이며 지난 2경기와 비교해 큰 변화를 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호날두에게 한국전은 동기부여가 클만하다. 2006 독일 월드컵부터 통산 5번 월드컵에 나선 호날두는 총 8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초 ‘5개 대회 득점’ 기록을 썼다. 그의 시선은 포르투갈의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으로 향한다.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9골을 몰아친 에우제비우가 포르투갈의 월드컵 최다 득점자다. 호날두가 1골만 추가하면, 에우제비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손흥민(토트넘)과 호날두의 맞대결도 볼거리다. 손흥민은 그간 호날두를 우상으로 꼽아왔다. 둘은 등번호 ‘7’을 달고 뛰며 각국 대표팀의 주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열린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호날두가 웃었다. 손흥민은 2경기 모두 침묵, 호날두는 4골을 몰아쳤다. 대표팀 소속으로는 이번이 첫 맞대결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3일 자정(한국시간)에 포르투갈과 격돌한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이긴 후, 같은 시간에 열리는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행을 확정할 수 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2.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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