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보상받지 못한 '잃어버린 2년', 이영하는 더 많이 더 오래 던지고 싶다 [IS 인터뷰]
"더 많이 던지고 싶습니다."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28)는 새 시즌 더 많은 공과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59경기(불펜 58경기)에 나와 65와 3분의 1이닝 동안 1188개의 공을 던지며 강행군한 그는 "(김)택연이와 (이)병헌이의 이닝을 조금 나눠야 했는데 아쉽다"라고 전했다. 이영하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했을 때쯤 시즌이 끝나 아쉬웠다"라고 돌아봤다. 이영하가 더 많은 공을 던지고 싶어 한 이유가 있다. 이영하는 지난 2022년 9월 학교 폭력(학폭) 문제로 마운드에 오래 서지 못했다. 약 2년 동안 법정 공방 끝에 무죄 판정을 받았지만, '잃어버린 시간'은 보상받지 못했다. 이영하는 그래서 더 많은 경기에 나와 더 많은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뿐이다. 2022년까지 이영하는 선발진에 안착했지만, 2023년 이후로는 불펜으로 나섰다. 학폭 기소로 인해 2023시즌을 늦게 시작하면서 보직 변경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공을 던지려 했지만, 좀체 야구에 집중할 수 없었다. 법정 공방도 힘겨웠던 데다, 갑작스러운 불펜 변경에 다소 혼란을 겪었다. 이영하는 2023년 36경기에서 5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ERA) 5.49로 부진했다.
지난 12일 두산의 1차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만난 이영하는 "(2022년까지) 주로 선발 투수로 나가다 보니, 중간 투수의 등판 간격이나 마인드셋에 적응하는 게 조금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선발은 '지금 점수를 줘도 되는 타이밍'이라는 등의 계산이 서는데, 불펜은 달랐다. (다른 불펜 투수들과 함께 막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점수를 줘도 된다는 생각이 맞는지 혼란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이영하는 지난 시즌 막판 안정을 찾았다. 박정배 투수코치 등 선배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불펜 투수로서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그 결과 이영하는 지난해 5승 4패 5홀드 2세이브 ERA 3.99로 반등했다. 이영하는 좋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비시즌에도 쉬지 않았다. 지난겨울, 일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 미니캠프에 참가해 더 열심히 공을 던졌다. 그는 "지난해엔 생각보다 몸이 늦게 올라온 것 같다. 올해는 평소보다 더 페이스를 끌어 올리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2025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올해 그가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선발과 불펜, 심지어 마무리 경험(2020년)까지 있는 그를 향한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영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만족할 만한 시즌을 보낸 건 한두 시즌밖에 되지 않는다"며 "성적은 안 좋아도 내가 마음에 드는 시즌이 있다. (FA를 떠나) 올해는 만족할 만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 팀에 필요한 선수 중 한 명이 되는 게 가장 좋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시드니(호주)=윤승재 기자
2025.02.18 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