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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10년 만에 대표팀 돌아온 홍명보 감독 “약속 저 버려 죄송…따끔한 비판 모두 받아들이겠다” [IS 현장]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55) 축구대표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거듭 고개를 숙이며 팬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건넸다. 이어 한국 축구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시 한번 취재진과 마주했다.홍명보 감독은 지난 13일 대한축구협회(KFA) 이사회 서면 동의를 얻어 A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지난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성적 부진과 부동산 투기 논란 등에 밀려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10년 만의 복귀였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다. 홍명보 감독의 공식적인 첫 행보는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한 해외 출장이었다. 홍 감독이 직접 자신을 보좌할 피지컬·전술 코치 인선을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이 기간 대표팀 주축 선수와 만나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취임 기자회견은 선임 뒤 약 2주가 넘어서야 열리게 됐다.다만 홍명보 감독의 선임 자체에 대한 축구팬들의 의문부호는 이어진다. 특히 홍 감독의 내정 소식을 전력강화위원인 박주호 위원조차 몰랐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KFA, 그리고 전강위의 불투명한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었다. KFA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 드립니다’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관련 Q&A’를 통해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일부 팬은 국회 국민청원홈페이지 등을 통해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절차를 무시한 채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라며 비난했다. 싸늘한 시선을 받는 홍명보 감독은 이날 먼저 마이크를 잡고 “오늘 나는 K리그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데 대한 한없는 미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울산 HD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응원과 지지 덕분에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선택으로 큰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홍 감독은 직접 자리에 일어서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다시 한번 대표팀에 도전한 배경에 대해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고, 전무이사를 통해 행정직을 경험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A대표팀과 K리그가 동반 성장할 수 있게 꾸려나갈 것”이라면서 “KFA가 발전적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선, A대표팀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를 통해 국내 리그, 유소년 시스템 발전 등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존중·대화·소통과 헌신을 대표팀의 3가지 키워드로 꼽은 홍명보 감독은 “수평적 관계로 팀을 만들 것이다. 선수는 스태프를, 스태프는 선수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 세 가지 정신이 제대로 심어질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최근 논란이 된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윤리센터 등의 감사 여부에 대해선 “협회를 통해 따로 들은 내용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날 정작 홍명호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은 발표되지 않았다. 최근 국내 축구계에선 알베르트 셀라데스 전 발렌시아 감독 등이 후보군으로 꼽혔는데, 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이번에 만난 코치 중, 그 이름은 없다”면서 “첫 번째 그룹과는 협상 중이다. 아직 이뤄지는 단계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협상이 잘 된다면, 팀과 선수단에 굉장히 좋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라고 말했다.끝으로 홍명보 감독은 10년 전 당시의 실패를 돌아보며 “당시 아는 선수만 뽑아 ‘의리 축구’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인정한다”면서 “당시엔 단편적인 선수만 뽑다 보니 팀에 필요한 선수를 잘 몰랐다. 하지만 K리그에서 3년 반 활동했고, 팀에 헌신할 수 있는 선수 리스트를 내 머릿속에 가지고 있다. 10년 전과는 굉장히 많은 차이”라고 짚었다.홍명보호의 첫 공식전은 오는 9월 5일 열리는 팔레스타인과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이다. 경기에 나설 최종 명단은 8월 26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취임사>바쁘신 와중에도 많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린다.제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오늘은 직접 적어 온 것을 통해 마음을 읊겠다.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 홍명보입니다.기자회견을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오늘 저는 K리그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데 대한 한없는 미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특히 그동안 저에게 큰 성원을 보내주셨던 울산 HD 팬 여러분께 사과와 용서를 구하려 합니다.저는 울산 HD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 속에 다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그렇기에 이번 선택이 팬 여러분들에게 큰 상처와 실망감을 드렸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울산, 그리고 케이리그 팬 여러분께 깊은 용서를 구하며 어떤 질책과 비난이든 받아들이고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실망하신 팬들에게 용서받는 방법은 제가 제 자리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길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보내주셨던 성원에 대한 부채감을 안고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임하겠습니다. <대표팀 도전 배경>제가 대표팀 감독에 도전하고자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지난 7월 5일 이임생 기술 총괄이사가 저희 집 앞으로 찾아왔고 그와 만난 자리에서 긴 대화를 나눴습니다.그 자리에서 이임생 기술 총괄이사는 저에게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한국 축구 기술 철학에 대해 설명하며 제 생각을 물었습니다.저는 제가 대표팀 감독 협회 전무를 하면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축구 철학, 대표팀 운영 방안, 한국 축구의 기술 철학과 관련된 각급 대표팀 연계 방향 등 제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이임생 총괄이사는 이러한 제 의견을 듣고 대표팀은 감독직을 간곡히 요청하였고, 저는 밤새 고심한 끝에 제안을 수락하였습니다.지금 한국 축구는 중요한 전환의 시기에 있습니다.4년 뒤의 월드컵과 아시안컵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경쟁력 강화 전략인 ‘메이드 인 코리아’ 프로젝트를 발표하였고, 이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축구 전체의 방향과 체계를 세밀하게 수립하려고 하고 있습니다.저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거쳤고 전무이사를 통해 행정직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및 적극적인 유소년 발굴이, A대표팀과 한국 축구 발전에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 배웠습니다.이후 현장에 복귀해 K리그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K리그의 중요성도 경험하였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한국 축구의 뿌리인 K리그와 동반 성장하는 대표팀을 꾸려갈 것입니다.또한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 될 젊은 유망주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대한축구협회가 발전적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선 A대표팀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A대표팀의 발전은 K리그 및 유소년 시스템의 발전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루어 낼 것입니다.그 부분을 이해했기 때문에 큰 책임감이 생겼고,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보고자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점들이 제가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도전하게 된 가장 중요한 내적 동기였습니다.존경하는 축구팬과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축구는 지금 유례없이 훌륭한 선수들로 가득합니다. 그렇기에 대표팀은 성적으로 표현되는 결과와 한국 축구만의 확고한 방향과 체계의 확립이라는 과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합니다. 저는 그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낼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지적과 따끔한 비판의 목소리 전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겸손한 자세로 더 듣고 또 들으면서 한국 축구가 계속 전진하는 데 저희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대표팀 운영 및 전술 방향>대표팀 운영에서는 존중, 대화, 책임과 헌신 세 가지 정도의 키워드가 중요합니다.우선 존중입니다. 앞으로 대표팀은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로 팀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선수는 스태프를, 스태프는 선수를 존중해야 합니다. 선수끼리도 스태프끼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시에 각자 위치에서 지켜야 할 선은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다음은 대화입니다. 많은 리스크는 오해나 소통 부재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스스로 없는 대화를 가질 것입니다. 감독인 저 역시 대표팀 내의 핵심적인 분모를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공유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책임과 헌신입니다. 대표팀 운영에 많은 부분을 오픈하고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그에 따르는 책임과 헌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선수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그것이 좋은 방향이라면 저는 코칭스태프가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만큼 선수들은 그 권한에 대한 책임을 운동장에서 보여드려야 합니다. 저는 이 세 가지 정신이 제대로 심어질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들어낼 것입니다.또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축구 스타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공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주도적으로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계획과 전략에 맞춰 경기 흐름을 유도할 것입니다. 물론 상대팀이나 여러 변수에 따라 상황에 맞는 변화를 가지고 가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더 큰 무대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기 어려운 상대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유의 목적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전진성과 과감성을 더해서 공격과 수비를 연결해야 합니다. 결국 소유는 상대 틀을 무너뜨리기 위한 데 목적이 있습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시공 상황과 카운터 상황에 대한 확고한 대비를 할 것입니다. 단, 수비 시간은 최대한 짧게 가지고 위험 지역에서 최대한 멀리서 공을 탈출할 것입니다.공격에 더 많은 시간을 쓰려면 수비에서 강한 원칙과 대응이 필요합니다. 공격과 승비 시 각 지역에서 효율적인 공간 분배를 하고 우리가 어떤 약속된 패턴을 쓸지 훈련에서부터 준비하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월드컵이나 아시안컵이 아닌 평시의 대표팀은 짧은 수습 기간 탓에 훈련 이틀 차인 24시간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선수들이 피파 규정에 근거, 소집 뒤 경기까지 사흘의 준비 시간이 있습니다. 하루는 컨디셔닝, 그다음 24시간 동안의 경기 전략과 디테일을 갖출 시간이 주어집니다. 이 24시간을 얼마나 코칭 스태프가 잘 준비하고 선수들과 공유해서 실제 경기에서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당장 시급한 과제가 9월 시작되는 월드컵 3차 예선입니다. 그때부터 우리 코치진이 철저한 계획으로 24시간을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당장 9월이나 10월의 경기들은 전략적 고민도 해야 합니다. 유럽파들이 시즌 초반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시점이지만, 무엇보다 승리라는 결과가 중요한 월드컵 최종 예선인 만큼 확실한 결과를 가지기 위한 선수 구성까지 모두 고민하겠습니다.마지막으로 궁극적인 대표팀의 목표와 가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팀 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은 팀 내부에 존재하는 여러 위험 요소들을 가리고 합니다. 그러나 잠복 개입한 리스크는 좋지 않은 상황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그렇게 되면 조직은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입니다. 각자의 이기심을 잡고 작은 희생과 헌신이 보인다면 위기는 기회로 전환됩니다. 대표팀이라면 그렇게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내는 모습을 축구 팬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생각합니다.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좋은 역할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화두를 던질 수 있는 대표팀이 되도록 감독으로서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축구 팬 여러분 저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나가겠습니다. 성공으로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축구 팬 여러분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대표팀을 위한 일이라면 항상 경청하겠습니다. 그 목소리가 한국 축구 발전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한 우려에서 나오는 것을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축구 팬 여러분께서도 바뀌어 가는 대표팀의 모습을 지켜봐 주시고 대표팀과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 일문일답.Q.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는.“조금 이른 점이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국 대표팀의 원정 월드컵 최고 성적이 16강이었다. 이보다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Q. 해외 출장 중 손흥민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첫째로 이 선수들이 생각하는 팀 운영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이어 이들이 대표티멩 바라는 점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과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첫 만남이기 때문에 9월에 소집이 되면 분위기가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고 있다.”Q. 대표팀 선임 과정 중 다른 외국인 감독 후보와 달리 프레젠테이션을 받지 않아 여론이 좋지 않았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와의 대화에서 왜 마음을 돌린 건지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대표팀 감독을 해봤고, 협회 전무이사를 했는데 그 이후 떠나며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대해 마음이 아팠다. 예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생긴 여러 문제점들 말이다. 내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임생 이사의 말에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이 역할을 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게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해 결정하게 됐다.”Q. 응원과 지지 속의 출발이 아닌 만큼 힘든 점은 없는지, 어떻게 이런 분위기를 돌파할 것인지.“많은 우려와 비판 속에 출발하게 돼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반대로 10년 전에 이 자리에 왔을 땐 굉장히 많은 기대와 박수를 받으며 출발한 기억이 난다. 물론 지금의 비판은 감수하면서 나가야 한다. 이런 우려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항상 겸손하게 받아들이면서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Q. K리그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강조했는데, 시즌 도중 자리를 비우게 됐다. 이어 MIK 프로젝트의 완성을 언급했는데 다른 방식으로도 기여할 수 있었을 것 같다.“그 부분에 대해선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입장이다. K리그 팬, 구성원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Q. 일각에선 이강인을 지도한 감독에게 코치직을 맡기겠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강인을 중심으로 팀을 꾸린다는 의미인지.“말씀하신 내용은 처음 듣는 내용인데, 이번에 가서 만난 코치 중 그 인물은 없다.”Q. 코치진의 분업화와 전문성을 화두에 던지기도 했다. 외국인 코치 선임 진행 상황은.“세 차례에 걸쳐 면담을 진행했다. 굉장히 의미 있는 미팅이었다. 나름대로 많이 공부한 것도 사실이다. 유럽의 트렌드를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그룹과는 협상 중이다. 불발되면 다음 후보군으로 넘어가는데, 그 조건에 있어서는 진정성 있게 전해지고 있다. 그분들도 의지가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있기에, 지금 말씀드리기엔 어렵다. 만약 계약이 잘 된다면, 우리 팀, 선수들에게 굉장히 좋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Q. 선임된 뒤 문체부에서 감사를 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혼란스럽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협회와 나눈 대화가 있는지.“그 부분에 대해선 얘기를 나눈 적은 없다. 그건 협회와 문체부의 관계다. 협회는 협회, 나는 나 나름대로 충실하게 소명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Q. 2022 월드컵이나, 이번 아시안컵에서의 선수단 사건을 언급한 걸 들었다. 팬들은 감독의 카리스마를 기대하는데, 오늘 밝힌 소통과 수평적인 내용과는 좀 다른 것 같다.“죄송하지만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는 있지만, 수평적인 걸 좋아한다. 물론 카리스마는 내가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지, 나를 대변해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울산에서도 그렇지만 그런 수평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며, 꾸준히 반영했다. 다만 중요한 건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팀이다. 팀이 얼마나 강한지, 응집력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본다. 재능 있는 선수가 많을수록 이길 확률은 높겠지만, 꼭 그게 승리를 가져온다는 확신을 갖고 있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팀 문화, 정신,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누구를 위해서만 있는 팀이 아니다. 누구든 올 수 있고, 여러 변수로 못 올 수도 있다. 또 이 팀은 대한민국과 팬이 주인이지, 다른 주인은 없다. 나 역시 이 시기에 일을 하는 사람이지, 이 팀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Q. 대표팀 주장단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9월에 소집해 훈련하고 중요한 경기에 나서는데, 팀 변화를 주기엔 위험성이 있기에 손흥민 선수에게 계속 팀의 주장으로서 신뢰를 할 것이다. 다만 너무 많은 부담감을 갖게 하지는 않겠다. 부담감을 많은 사람이 나눠 갖고,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게끔 하려는 생각은 있다.”Q. 코치진 분업화를 강조한 이유와, 국내 코치진 확정 여부는.“요즘 어떤 프로팀이든 역할 분담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나의 트렌드다. 피지컬 뿐만 아니라, 분석 파트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조화를 만들어서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0년 전의 실패 때문에 지금 이렇게 하는 건 아니지만 그때의 실패 역시 아주 좋은 경험이 됐다. 이런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한국인 코치와는 접촉을 했고, 마무리 단계에 있다. 명확하진 않으나, 조만간 발표할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Q. 10년 전은 실패라고 얘기를 했다. 시행착오를 돌아보면 그때와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당시의 ‘의리 축구’라는 비판도 받았는데, 어떤 변화가 있는지.“맞는 말씀이다. 아는 선수만 뽑아 쓰는 얘기를 들었는데, 인정한다. 당시에 K리그의 단편적인 선수만 뽑다 보니 정말 팀에 역할을 해야 하고 팀에 도움이 되는, 헌신이 되는 선수를 잘 몰랐다. 예로 직전 경기서 골을 넣거나, 경기력이 좋은 선수만 뽑다 보니 힘을 받지 못했다. 내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를 뽑지 못한 게 사실이다.”“하지만 지금은 K리그에서 3년 반 동안 생활했고, 주요 선수는 아니더라도 팀에 헌신할 수 있는 선수 리스트를 갖고 있다. 내 머릿속에 이런 이름들이 있다는 게, 아마 10년 전과는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다고 본다.”Q. 향후 대표팀 선수 선발 기준과, 선수들에게 바라는 마음가짐은.“대표팀만을 위한 어떤 유형의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좋은 경기력이면 들어올 수 있다. 새 감독, 새 팀이 시작됐지만, 새로운 마음을 갖고 온다기보단 대표팀에 와서 ‘즐겁게, 최선을 다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K리그, 유럽 선수들 모두 고루 상황을 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선수들 위주로 발탁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Q. 유럽파와 면담하며 느낀 팀 분위기. 취임사는 몇 장 분량으로 작성된 것인지.“우선 취임사는 8장이다.”“처음 만나는 유럽파도 있었고, 손흥민 선수와는 굉장히 오랜만에 만났다. 설영우 선수를 만나러 세르비아까지 간다는 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설영우 선수가 해외에 합류에 기분이 좋다고 얘기해주니, 나도 좋았다. 분명한 건 이 선수들이 나에게 모든 걸 얘기해 주진 않았다. 다만 이들이 나에게 원하는 부분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생각이 맞을지는 모르겠으나, 소집 후 대화를 통해 대표팀에 적용할 것이다.”Q. 연령별 대표팀 운영 방안이 화두다. 어떤 계획, 대화를 나눌 예정인지.“나 역시 U-20 연령별 대표팀을 해봤고, 그곳에서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 예로 지금 대표팀의 전술이 연령별 대표팀에도 적용된다면, 나중에 어린 선수들이 A대표팀 전술에 적응할 필요 없이 뛸 수 있지 않겠나. 이것이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의 연계성이 가진 장점이다. 또 지도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월반을 할 것인지, 아니면 남을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각종 혹사 논란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선수들 역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다.”“이건 내가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협회의 정책이었다. 내가 관심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20세, 21세 선수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주고, 이들이 A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체크하겠다. 그동안 말로만 해외 축구를 부러워했는데, 만약 이 제도가 잘 정착된다면 우리 한국 축구에도 큰 이슈가 될 것이다.”Q. 해외파 면담을 마쳤는데, 국내파 면담 계획은 있는지.“당장 이들을 모두 면담하는 건 어려움이 있다. 경기를 지켜보는 일, 경기력을 체크하는 일은 가능하다. 물론 아직 선수단 구성을 확정하지 않았다. 해외파도 마찬가지로 아직 면담하지 못한 선수가 많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시간을 내서 면담이 필요할 것 같다.”Q. 최근 정몽규 협회장이 출간한 도서에서 홍명보 감독과의 긴밀한 관계를 언급했다. 이번 선임과 관련해 나눈 연락은 없는지.“우선 2020년 7월 나에게 협회장 자리를 제안한 건 사실이다. 당시 나는 현장에 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번 같은 경우 회장님과는 어떤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나는 이임생 이사와의 대화를 통해 결정을 내렸다.축구회관=김우중 기자 2024.07.2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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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AG가 남긴 논란②] 아시아에서도 이류 전락...프로농구 프로배구에 무슨 일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와 남자축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남녀배구는 각각 12강 탈락, 5위를 기록했다. 남자농구는 7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여자농구는 동메달로 체면치레하는데 그쳤고, 야구대표팀도 금메달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농구와 배구는 한국의 대표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이라는 점에서 아시아 3위 안에도 못 들어가는 성적표가 수치스러울 정도다. 국제 종합대회 때마다 프로 구기종목인 농구와 배구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고 자원들이 수준급의 지원과 연봉을 받으며 풀타임으로 운동을 하는데, 이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왜 아시아에서도 '이류'로 전락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유망주 부재다. 단순히 국제 대회 성적 부진만이 문제가 아니라, 국내 리그에서도 유망주가 없고, 대형 스타 재목이 나타나지 않아 인기가 사그러드는 게 현실이다. 2022~23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남녀부 최우수선수(MVP)는 한선수(38)와 김연경(35)이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는 김선형(35), 여자프로농구 MVP는 김단비(33)였다. 남녀 프로농구와 배구 MVP의 평균연령이 35.3세다. 실력에서 이들을 압도적으로 넘어서는 후배가 농구-배구 전체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항저우 대회 대표팀에서 한선수는 남자배구 대표팀의 긴급 호출을 받고 다시 소집됐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후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KBS 해설위원을 맡았던 김연경은 이번 배구대표팀 부진에 대해 “내가 뛰는 동안 미래 세대에 대한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유소년 시스템을 갖춰서 인재를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측면에서 부진 원인은 또 있다. 한국 배구와 농구는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프로리그를 운영한다. 팀별로 두터운 선수층을 갖추지 못해 소수의 뛰어난 선수들이 긴 프로 시즌 동안 집중적으로 혹사당한다. 게다가 혹사당한 팀별 주전 선수들이 고스란히 대표팀에도 차출된다. 남자 프로농구 스타급 선수들의 경우 시즌이 훨씬 더 길고 경기 수가 많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과 비교해도 한 시즌 경기 수나 평균 출전시간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NBA의 미국 출신 스타들은 비시즌 동안 대표팀 부담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정도다. 올해 월드컵 미국대표팀은 대학 선발이었다. 반면 선수층이 얄팍한 한국은 농구를 기준으로 할 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10~15명이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을 모두 뛰어야 한다. 결국 대표 소집 때마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불참하고, 국제대회 때마다 부상 탓에 주요 선수들의 공백이 속출하니 한국 대표팀의 고유한 색깔을 입히거나 팀워크 훈련을 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여기에 한정된 스폰서 자원이 프로 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대표팀을 관리하는 협회는 스폰서 구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임 감독제, 전문적인 스태프 지원, 훈련 환경 지원 등의 지원 활동이 턱없이 적다. 성적이 나오기 힘든 구조적 악순환이 2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대표팀 운영을 하려는 노력도 거의 없었던 것도 문제다. 농구와 배구 대표팀은 국제대회의 경쟁국을 제대로 분석하거나 세계적인 강팀의 트렌드와 흐름을 분석해 적용하는 것조차 전혀 하지 못했다. 한국이 뒷걸음질 하는 동안 다른 아시아팀들은 꾸준히 노력했다. 빡빡한 프로리그가 없는 상태에서 협회가 대표팀에 체계적인 지원을 한 일본 남녀 농구는 괄목할 성장을 보여줬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층을 보유한 중국은 늘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에는 동남아 팀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한국 농구와 배구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윤봉우 배구 해설위원은 이번 항저우 대회의 부진을 한마디로 "한국은 실력에서 졌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정리했다. 안덕수 농구 해설위원은 "일본 여자농구가 어린 선수들을 미국과 호주에 유학시키면서 스피디하고 전원이 3점 공격에 나서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잡았다.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구기종목이 당장의 프로 리그 우승이나 인기, 현재 기득권층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 혈안이 된 듯 근시안적인 행정을 보였다. 이게 국제경쟁력을 저해하는 데 치명적인 독소 역할을 했다. 프로리그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도 대표팀의 클래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프로연맹과 협회가 협업해 멀리 내다보는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인프라와 선수층을 넓혀가는 게 절실하다. 이은경 기자 2023.10.13 07:29
국가대표

"손흥민은 덜 피곤할 것" 클린스만 황당 발언…부상·혹사 우려에도 '풀타임' 예고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실상 손흥민(토트넘)의 10월 A매치 2연전 풀타임을 예고했다. 사타구니 부상 여파로 한 달 넘게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제한적이지만, 국가대표팀의 의미를 고려하면 선수들이 90분 출전을 원할 것이라는 게 클린스만 감독의 설명이다. 특히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한 것과 맞물려 “올해는 덜 피곤하지 않을까 싶다”는 황당 발언까지 남겨 비판 목소리가 일고 있다.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9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10월 A매치 소집 대비 미디어 간담회에서 손흥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 선수들의 로테이션과 관련된 질문에 “해외파 선수들의 피로도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시차적응 등도 해야 한다”면서도 “손흥민은 올해는 (예전보다) 덜 피곤하지 않을까 싶다. 소속팀이 지난 시즌에 부진해 유럽대항전에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이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나 UEFA 유로파리그 등 UEFA가 주관하는 클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손흥민의 피로도 역시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는 뜻이다.실제 이번 시즌 토트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잉글랜드 FA컵·리그컵(탈락) 등 자국 대회만 출전한다. 문제는 손흥민이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탈장 수술을 받아 수술대에 올랐던 데다, 경기 수는 줄었을지언정 손흥민이 주장 역할까지 맡아 쉼 없이 선발로 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속팀에서의 출전 수나 피로도를 떠나 장거리 이동과 시차 적응 등에 대한 부담은 클 수밖에 없는데, 단순히 소속팀 경기 수가 줄었으니 부담도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단편적인 추측이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손흥민이 토트넘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데도 풀타임 출전까지는 하지 못할 만큼 부상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기자회견 멘트 등을 종합하면 손흥민은 사타구니 부상 영향으로 풀타임까지는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경기를 앞두고는 결장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다행히 손흥민은 선발로 나섰지만, 루턴 타운전 역시도 후반 31분에 교체돼 풀타임을 소화하진 못했다. 앞선 경기에서도 팽팽한 접전 상황인데도 손흥민을 불가피하게 교체할 수밖에 없을 만큼 부상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이에 대해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물론 선수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라면서도 “토트넘 감독과도 대화를 나눴다. 손흥민이 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팀에 차출된 뒤에도 건강하게 지내다가 팀으로 복귀하기를 바라는 마음일 텐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최대한 건강하게 뛰다 대표팀에서 합류한 뒤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기를 바란다. 그래서 (대표팀과 소속팀 간) 대화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A매치 출전 시간제한 등을 통해 관리를 원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대표팀 감독으로서도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이란 건 언제나 특별하다. 내가 선수 때도 그랬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다. 해외파 선수들은 한국에 왔을 때, 국민 앞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90분을 뛰고 싶어 할 것”이라며 “해외파 선수들은 장거리 이동에 익숙할 것이고, 소집할 때 선수들 눈빛을 보면 누구도 쉬고 싶어 하지 않는다”이라고 강조했다. 유럽파 선수들의 혹사 우려 등에 대해 선수들의 출전 의지로 돌리려는 듯한 발언이기도 했다. 물론 손흥민은 그동안 반복돼 온 혹사 논란에도 늘 선을 그으며 대표팀 경기에 출전하는 것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왔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선수라 하더라도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A매치에서 오랫동안 출전을 원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선수들의 선발부터 출전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관리하는 건 사령탑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는 점이다.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않으니 덜 피곤할 것”이라거나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해외 팀에서 뛰다 보면 어느 순간 익숙해질 수 있다”고 설명할 게 아니라, 선수들의 몸 상태 등을 고려해 출전 시간을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단 의미다.안타까운 건 이미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달에도 사실상 A매치 2경기 모두 풀타임 출전을 시켰다는 점이다. 웨일스 원정에선 풀타임을 소화했고,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에 교체시켰다. 손흥민의 사타구니 부상 여파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출전 시간이 제한되기 시작한 9월 이후 치른 손흥민의 공식전 7경기. 이 가운데 90분 이상 뛴 경기는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한 A매치 평가전 2경기가 전부였다.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이 소집되면 대화를 통해 컨디션을 확인하고 운동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2연전 유럽파들의 로테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로테이션을 한다거나 (주전 선수를)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는 13일 튀니지전(서울)에서도, 17일 베트남전(수원)에서도 손흥민의 선발 출전은 물론 사실상 풀타임 출전까지 예고한 셈이다. 월드컵 예선도, 아시안컵 본선도 아닌 그저 홈에서 열리는 평가전 2경기. 애써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제한해 온 토트넘 구단은 애가 탈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100%가 아닌 손흥민의 몸 상태 역시 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김명석 기자 2023.10.10 05:51
연예일반

권상우 “’청춘스타였지만 배우로선 아직 결핍 느껴” [IS인터뷰]

“‘한강’의 강점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드라마죠.” 배우 권상우가 디즈니+ ‘한강’의 강점을 이 같이 밝혔다. 올 추석 넷플릭스 드라마 ‘도적: 칼의 소리’와 공개 시기가 맞물리면서 경쟁작이 된 것에 “지금 한국드라마영화 투자 시장이 굉장히 얼어붙었다. 우리나라 작품 모두가 잘됐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래도 우리 작품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권상우는 ‘한강’ 공개 후 일간스포츠와 화상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배우로서의 고민 등을 전했다. ‘한강’은 한강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 한강경찰대가 한강을 둘러싼 범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물. 극중 권상우는 남다른 사명감과 정의감이 가득한 한강경찰대 두진 역을 맡았다. “요즘 스타일리시하고 신박한 이야기가 많은데 우리 작품은 사실 엄청 신박하진 않아요. 하지만 모두가 즐겁게 감상할 수 있죠. 또 친숙한 관광명소인 한강이 배경이다 보니까 익숙한 동시에 한강경찰이라는 소재는 지금껏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어서 흥미로울 거예요.” 권상우 또한 “한강을 한강경찰 시선으로 보여주면 새로울 것 같았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라서 대본을 더 관심있게 봤다”고 전했다.권상우는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훌륭한 액션 신을 선보여왔는데 ‘한강’을 통해선 처음으로 수중액션을 펼친다. 권상우는 “겁이 별로 없다. 새로운 걸 도전하는 즐거움이 있다. 훈련할 때도 재밌게 했다”며 다만 “수압으로 인해 감압할 때 귀가 아프더라. 숨을 참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 번 테이크가 가서 답답함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이번 작품이 아니면 언제 이걸 경험해 보나. 즐거웠다”고 전했다. 당초 ‘한강’은 영화 시나리오에서 6부작의 드라마 대본으로 변경됐다. 그렇다 보니 서사가 더 늘어나면서 전개가 느슨할 위험이 있다. 권상우는 오히려 밝은 톤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캐릭터에 사실성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시나리오에서는 무거운 캐릭터였는데 재미를 더 높이기 위해 캐릭터인 경찰이 실제 보여주는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더 넣었는데 이러한 설정이 작품에 더 어울린 것 같다”고 했다. ‘한강’의 가장 큰 재미는 캐릭터들 간의 티키타카 호흡이다. 무엇보다 극을 이끄는 두진과 워라밸을 꿈꾸는 베테랑 경찰 춘석이 친근하지만 앙숙 같은 케미로 웃음을 유발한다. 춘석을 연기한 김희원에 대해 권상우는 든든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희원이 형과 한강에서 근무하는 조금 널널한 경찰들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얘기했죠. 저는 부족한 것 같은데 희원이 형이 워낙 잘하다 보니 잘 잡아줬어요. 사실 촬영이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굉장히 추울 때 연기해야 했어요. 정말 쉽지 않았죠. 더운 건 참겠는데 바람과 물 모두 차가워서 더 춥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다른 작품보다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희원이 형이랑 같이 있으니까 좋았어요. 마냥 좋더라고요. 희원이 형에게 의지를 많이 했죠.” 권상우는 ‘한강’의 첫 장면부터 타이트한 액션 신을 선보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몇 개월간 준비하고 다른 배우들과 합을 맞춘 게 아니라서 어려운 액션이라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겸손함을 드러내며 “하드코어 액션을 하고 싶은 게 있다. 그때는 아낌없이 연기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지난 2001년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한 권상우는 어느덧 데뷔한 지 20년이 넘었다. 데뷔 3년 만에 ‘말죽거리 잔혹사’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는데 최근엔 ‘탐정’ 시리즈, ‘히트맨’ 등 코믹액션에서 상대적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권상우는 “이미지가 하나로 굳힐까 걱정되기도 한다”며 여전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언제나 결핍을 느꺼요. 이제 권상우는 많이 알려진 배우이고 총각 때는 소위 스타 배우기도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신인 때는 상도 많이 받고 시상식에 얼굴을 자주 보인 것 같은데, 배우로서는 아직 아웃사이더인 것 같다는 생각을 스스로 해요. 결핍이 많죠. 그 결핍을 없애려 작품을 많이 찾고 좋은 평가를 받으려 정말 노력하는데 그것들이 결핍으로 또 다가올 때도 있어요. 아직 만족을 못하는 것 같아요. 계속 좋은 작품을 만나 새로운 도전과 연기를 하고 싶어요.” ‘한강’은 총 6부작이다. 지난 달 13일 1~2화 공개 후 매주 수요일 두 회차씩 선보인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0.01 09:00
프로야구

[IS 피플] '느림'이 빚은 문동주 '160.1㎞' 광속구

마침내, 드디어 한국야구가 시속 160㎞ 고지에 도달했다.문동주(20·한화 이글스)는 지난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1회 말 박찬호 타석에서 시속 160.1㎞(스포츠투아이 기준) 강속구로 3구 삼진을 잡았다. 장내 전광판에는 시속 159㎞가 찍혔고, 중계 방송사 구속에는 시속 161㎞가 나왔다. 마흔두 번째 시즌을 맞은 KBO리그의 역사에서 한국인 투수가 시속 160㎞ 공을 던진 건 처음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최대성(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2012년 9월 7일 한화전에서 기록한 시속 158.7㎞다. KBO리그 최고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지난해 9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시속 158.4㎞를 던져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기록이 없었던 건 아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시절 자체 스피드건으로 최고 시속 163㎞까지 찍은 바 있다. 임창용 역시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절 마의 시속 160㎞ 고지에 도달했다. 2009년 5월 15일과 16일 한신 타이거스전에 등판했던 임창용은 2경기에서 모두 최고 시속 160㎞ 기록을 남겼다. KBO리그에서는 전 SK 와이번스(현 SSG) 투수 엄정욱이 2군(퓨처스리그)에서 최고 시속 163㎞를 기록했으나 공인 기록은 아니었다. 걸출한 레전드들도 닿지 못한 고지에 스무 살 투수 문동주가 도달했다. 문동주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그는 지난 2022 신인 1차 지명을 통해 한화에 입단했다. 고교 3학년 때 이미 최고 시속 154㎞를 기록한 최대어였다.광속구를 던진 바탕에는 유전자를 빼놓을 수 없다. 문동주의 부친 문준흠 육상 감독은 투척(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이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세계선수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고, 현재도 장흥군청 육상팀 감독을 맡고 있다. 문 감독은 아들 문동주에게 해머 대신 강속구를 던지는 어깨와 건장한 체격(1m88㎝·97㎏)을 물려줬다.유전이 전부가 아니다. 아버지의 영향은 오히려 멘털에서 드러났다. 광주화정초 코치와 고교 사령탑으로 그를 지켜본 오철희 진흥고 감독은 "동주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체육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인지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해력이 뛰어났다. 성실하고 착한 인성도 아버지로부터 좋은 부분만 배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타고난 천재'는 아니었다. 오철희 감독은 "초등학교 때 동주는 기본기가 참 좋은 선수였다. 유연성이 뛰어났고 기본기가 확실했다"면서도 "무등중 시절 성장이 더뎠다. 근력이 약해 빛을 보지 못했다. 입학 당시 구속이 시속 130㎞대 중반 정도였다"고 떠올렸다.진흥고 진학 후 본격적으로 꽃이 폈다. 입학하기 3~4개월 전 진흥고에 합류한 문동주는 하체부터 다졌다. 오철희 감독은 "당시 동주가 성장판이 덜 닫힌 상태였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 대신 하체 운동과 보강 훈련에 집중했다"고 전했다.오철희 감독은 "중학교 때 많이 던지지 못했으니 선수도, 부모님도 욕심이 날 법했을 것이다. 그런데 서두르지 않았다. 부모님은 고등학교 1학년만 야구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며 아들을 믿었다.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지켜본 그의 성장 가능성을 믿었다. 동주도 그에 따라 차분하게 훈련을 따라줬다"고 설명했다.대신 지식과 멘털을 키웠다. 문동주는 서한중 당시 진흥고 투수 코치의 지도 아래 이론 훈련과 부상 방지 교육을 충분히 받았다. 오철희 감독은 "그때 받은 수업이 강한 어깨를 만든 데 보탬이 된 것 같다. 동주가 중학교 때 또래 친구들에 밀리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었다. 고교 때는 기를 펼 수 있게 도왔다. 당시 에이스였던 김윤식(LG 트윈스)의 투구를 보면서 멘털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최대어 문동주가 만들어졌다. 고교 2학년 때 최고 시속 148㎞를 기록한 그는 3학년 때 드디어 전국구 에이스가 됐다. 그러나 연고팀 KIA는 1차 지명에서 또 다른 최대어 유격수 김도영을 선택했다.연고 지명 대신 전국 지명을 선택한 한화 스카우트팀은 쾌재를 불렀다. 당시 대형 투수 지명이 간절했다고 떠올린 정민혁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문동주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던 선수였다. 신체 능력치도 좋고 피칭 메커니즘도 부드러웠다. 안 좋을 이유를 찾는 게 힘든 선수"라며 "고등학교 입학 후에야 본격적으로 투수를 했는데 매해 구속이 빨라졌다. 몸도 계속 성장했다. 2학년 때는 스피드만 빨랐는데, 3학년 때는 구속도 더 오르고 마운드에서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최하위 팀 입단이 문동주의 발목을 잡게 된 건 아닐까. 오철희 감독은 오히려 한화의 공을 치켜세웠다. 오 감독은 "한화의 공이 정말 크다. 한화는 지명 당시 '우리는 미래를 보고 선수단에 투자한다. 당연히 1군에서 기용하겠지만,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그대로 지켜주고 있다"고 전했다.실제로 한화는 단 한 번도 서두르지 않았다. 12월생인 점, 전업 투수 경험이 짧은 점, 청소년 대표팀을 뛴 점까지 고려해 1군 스프링캠프 대신 2군 캠프에서 재활 훈련과 휴식을 우선했다. 투구 수를 세심하게 관리했고, 시즌 중 부상을 입자 회복 기간도 최대한 길게 잡았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팀 감독은 "구단은 문동주에 대해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 처음부터 조심스럽게 다뤘다. 동주 같은 선수는 현장에서 임의로 건드리지 않는다. 다만 투구 시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 구단과 논의해 밸런스만 조금 잡았다"고 전했다.최원호 감독은 "보통 투수는 20대 중반까지 매년 근력이 상승한다. 프로에 와 고등학교 때보다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관리를 받으면 근력이 증가한다. 동주는 증가 폭이 큰 편"이라며 "투구 동작에서도 끊김 없게 연결 동작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다리를 들고 나가는 스트라이드 과정도 밸런스가 좋다. 입단 당시에는 공을 뿌리는 시점에서 축을 형성하는 앞다리의 힘이 약했는데, 지금은 보완돼 지지대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바이오 메커닉으로 보면 투구 동작이 상당히 안정됐다"고 설명했다.최원호 감독은 "과거에는 지도자 성향에 따라 투수의 폼을 많이 손대는 경우가 많았다. 잘된 케이스도 있지만, 잘 풀리지 않은 케이스가 훨씬 많았다. 정민철 전 단장과 나는 신인 투수가 입단했을 때 밸런스를 잃어버렸거나, 스트라이크를 못 넣는 게 아니면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자고 결정했다"고 했다. 시속 160㎞는 문동주의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다. 올 시즌 1승 1패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 중인 그는 사실상 한화의 에이스다. 최원호 감독은 "1~2년 정도 경험하면 운영 능력이 향상될 거다. 20대 중반 정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민혁 팀장도 "대한민국 1선발로 클 투수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이 너무 훌륭하다. 후배들이 동주를 롤 모델로 삼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제2의 문동주도 나올 수 있을까. 이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투수들의 강속구에 완패한 한국 야구 전체의 숙제다. 문동주가 더 성장하고, 그와 경쟁할 투수들이 나와야 한국 야구의 체질이 강해질 수 있다. 오철희 감독은 "어디에서 훈련해도 기본적인 기술 훈련은 비슷하다. 대신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려면 이론 공부도 필요하다. 동주도 서한중 코치와 연구도 하고, 다치지 않는 방법을 배운 게 큰 자산이 됐다. 앞으로 지도자와 선수들이 신중하게 고민하고, 더 공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최원호 감독은 "좋은 기술과 하드웨어를 가진 선수를 영입하고, 이들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분석해 장기 로드맵으로 이끄는지가 중요하다. 20대 초반 투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혹사를 막고 20대 중반에 정점을 맞게 키울 수 있다"고 바라봤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14 07:30
프로야구

헛스윙 비율 3.1%··"오스틴, '꽝'은 아니다" 염경엽의 확신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한가지 확신이 들었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0)이 연습경기에서 타격하는 걸 보고 '망하지 않을 거 같다'고 판단했다. 염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실패하는 외국인 타자는 변화구, (투수가) 버리는 공에 스윙이 많다"며 "그런 게 없다면 기본적으로 2할 7푼에서 8푼 정도는 친다"고 말했다.오스틴은 KBO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개막 첫 4경기 타율 0.375(16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출루율(0.444)과 장타율(0.500)을 합한 OPS가 0.944로 수준급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헛스윙 비율(PS)이다.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오스틴의 헛스윙 비율은 5일 기준 3.1%(리그 평균 10%)에 불과하다. 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76명 중 공동 69위. 프로야구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최저다. 팀 동료이자 리그에서 손꼽히는 교타자 김현수(4.9%)보다 헛스윙이 더 적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타자들의 스윙이 크다는 걸 고려하면 꽤 의미 있는 수치다.오스틴의 시범경기 타율은 0.194(36타수 7안타)였다. 12경기를 소화하면서 꽉 막힌 공격력으로 우려를 낳았다. 최근 몇 년간 지속한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가 반복되는 거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시범경기 막판 "경기하면서 변화구 대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는데 변화구를 콘택트하고 지켜보는 걸 보고 무조건 좋아지겠다고 생각했다. 터무니없이 스윙하면 적응이 힘든데 대처하는 걸 보면 '꽝'은 아니다"라며 껄껄 웃었다.염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시절 거포로 맹위를 떨친 클리프 브룸바를 거론하며 "브룸바를 처음 데려왔을 때는 (시범경기 하는 걸 보고) 수비형이라고 난리였는데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키지 않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오스틴을 향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오프시즌 외국인 타자를 물색할 때) 정확도가 괜찮다고 봤던 선수다. 타격 포인트가 보통 뒤쪽에 있다"고 촌평했다. 타격 포인트가 뒤에 있으면 장타 생산에 불리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정확도 높은 타격이 가능하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그렇게 하려면 배트 스피드가 좋아야 하는데 오스틴은 그 부분이 괜찮다"며 "타구 방향도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게 아니라 코스 대처가 가능하다. 우리 구단 영입 리스트에도 있었다. 적응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오스틴의 활약이 중요한 건 '타선 편중' 때문이다. LG는 좌타자 비중이 높다. 홍창기, 문성주와 김현수, 박해민 등 대부분의 타자가 왼쪽 타석에 들어선다. 서건창과 문보경도 좌타자. 이재원과 손호영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좌타자 의존도'가 심화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른손 타자) 오스틴이 잘해주면 훨씬 순조로워진다. 왼쪽에 편중돼 있기 때문에 오스틴이 해주고 (재활 치료 중인) 재원이까지 들어오면 좌우 밴런스가 어느 정도 맞게 된다"고 반색했다.오스틴은 "LG 외국인 타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저주를 최대한 끝내려고 하고 있다"며 "LG가 마지막에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하다. 항상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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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IS] '기상청 사람들' 박민영♥송강, 스릴 가득 사내연애 9%

'기상청 사람들' 박민영과 송강의 러브 시그널이 맞닿았다. 스릴 넘치는 비밀 사내연애의 시작을 알리는 엔딩에 시청률이 상승, 전국 7.8%, 수도권 9%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지난 20일 방송된 JTBC 주말극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4회에는 박민영(진하경)과 송강(이시우)의 비밀 연애를 주변 환경에 의해 쉽게 가려지고, 좁아지고, 왜곡되는 가시거리에 비유하며 안방극장에 짜릿함을 안겼다. 어느 쪽이냐며 애매한 관계를 물어오는 송강에게 박민영이 내린 답은 총괄과 특보였다. 송강에게 흔들린 건 맞았지만, 잠깐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라며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으로 지내자는 결론이었다. 잔혹한 사내연애를 두 번 하느니 차라리 후회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었다. 그 후 총괄 2팀 내에서 박민영은 송강에게 더욱 칼 같이 선을 그었다. 전날 밤, 식당에서 도망가는 박민영의 뒷모습을 봤던 초단기 예보관 채서은(김수진)은 송강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냐고 캐물었고, 이에 다른 사람들도 관심을 보이자 박민영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연쇄추돌사고가 발생한 횡성의 안개 분포도를 사고 시점 한 시간 안팎, 십분 간격으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그것도 모자라 안개 특보를 발령하는 모든 나라에서 쓰는 장비와 예산을 다음 날 출근 전까지 뽑아 놓으라고 했다. 어느 누가 봐도 상급자가 가끔 기어오르는 하급자 기합 줄 때 하는, 전문 용어로 삽질이었다. 송강이 방대한 자료 더미와 사투할 때, 기상청에 일이 터졌다. 문민일보 기상전문 기자 유라(채유진)가 상관의 지시로 '안개 특보를 못 내는 게 예산 탓, 기상청의 무능한 고백'이라는 기사를 썼기 때문. 유라의 부탁으로 관련 인터뷰를 했던 박민영은 의도와 전혀 다른 기사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기상 관측에 가장 어려운 조건을 모두 갖췄을 뿐더러, 안개는 워낙 초국지적 현상이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특보를 못하는 것인데, 그저 기상청의 무능함으로 매도한 유라에게 조목조목 팩트를 날렸다. 그러나 "그래서요? 그게 뭐요"라며 물러서지 않는 유라로 인해 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유라의 남편이자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윤박(한기준)도 낭패스럽긴 매한가지. 명색에 언론 대응 담당인데, 자신의 아내가 그런 기사를 쓰고 있는 줄 전혀 몰랐기 때문. "어디 엿 먹어봐라"라는 사적 감정으로 방관한 것 아니냐고 따지는 박민영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윤박을 바라보는 유라의 날카로운 눈빛은 두 사람 사이 그간 쌓인 앙금을 터트렸다. 송강과 유라의 관계를 알게 된 윤박의 분노도 섞여 있었다. 기상청에 불어 닥친 매서운 강풍이 지나가고, 박민영은 반박용 특집 기사를 준비했다. 때마침 선 긋기 용으로 송강에게 지시했던 자료도 있었다. 그렇게 함께 자료를 들여다보는 두 사람은 몽글몽글한 설렘을 자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사귈래요"라고 송강이 직진한 밤의 진실이 밝혀졌다. 진심이라는 송강의 용기에 박민영의 철벽이 무너졌고, 이윽고 두 사람은 입을 맞췄다. 짜릿한 비밀 사내연애의 시작이었다. 직장 내에서의 선 긋기는 두 번 다시 공개 연애를 하고 싶지 않았던 박민영의 타협점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삽질 지시로 보였지만, 주변을 가리고 있던 것들이 걷히니 몰래 미소와 윙크를 주고 받고, 손을 잡는 아슬아슬 찌릿찌릿한 비밀 연애가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둘만 아는 가시거리에 시청자들의 입꼬리도 상승한 순간이었다. '기상청 사람들'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2.21 08:45
스포츠일반

'고양 수호신' 이승현 “빅맨 후배들이 넘기 힘든 선배 되고 싶어”

지난 4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이승현(30·고양 오리온)은 ‘고양 수호신’이라 불린다. 내로라하는 장신 외국인 선수들이 덤벼드는 골 밑을 지켜온 그에게 강을준 감독이 붙여준 별명이다. 이승현은 "감독님은 우리 팀의 대장 아니신가. 대장이 그렇게 얘기해 주면 당연히 기분좋다"며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더 생긴다. 감독님 덕분에 동기 부여를 받고 있다"며 웃었다. 2014년 데뷔한 이승현은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빅맨 중 하나다. 그동안 많은 빅맨 유망주들이 프로 무대에서 외국인 선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승현은 달랐다. 특유의 파워로 신인 때부터 상대 외국인 선수를 마크하며 오리온의 골 밑을 지켰다. 부상 선수들의 이탈과 외국인 선수 미로슬라브 라둘리차가 부진으로 이탈한 올해는 그의 비중이 더 커졌다. 그가 2015~16시즌 이후 가장 긴 경기당 평균 34분 35초(4일 기준)를 뛰면서 '혹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승현은 “사실 요즘은 체력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신인 시절부터 우리 팀에는 빅맨 외국인이 별로 없었다. 내가 외국인 선수들을 전담 마크해야 했다. 이번 시즌에는 빅맨인 머피 할로웨이 선수가 있어 부담이 덜하다”고 했다. 그는 “수비 부담이 줄어든 대신에 공격과 수비 모두 활동량을 넓혔다”고 전했다. 긴 출장시간에도 그가 평균 득점(14.2점), 야투 성공률(49.3%), 자유투 성공률(91.5%)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는 이유다. 2014년 데뷔 후 커리어 내내 기라성 같은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해온 그가 뽑은 최고의 상대는 라건아(전주 KCC)다. 그는 “라건아는 답이 없다. 속공에 리바운드에 파워까지 ‘넘사벽’이다”라며 “그를 상대할 때는 손 뻗어서 방해하고 파울 받는게 최선이다. 자유투 하나라도 안 들어가면 성공”이라며 웃었다. 국내 대표 빅맨답게 이승현은 후배들에는 '넘어야 할 산'이다.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하윤기(수원 KT)는 이승현과 첫 맞대결 후 “역시 두목 호랑이(이승현)는 다르다. 힘이 장난이 아니다”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하윤기는 지난 12월 28일 이승현과 3라운드 맞대결을 펼친 후 “안 밀릴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졌다. 후배의 도전에 이승현의 답은 진지했다. 이승현은 “윤기는 저보다 더 크게 될 선수”라면서도 “그래도 지는 해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응전했다. 그는 “은퇴하는 날까지 모든 후배가 내 라이벌이다. 후배들의 발판이 되지 않겠다”며 “계속 어려운 상대로 남고 싶다. 코트에서 상대로 만나는 이상 지고 싶지 않은 게 제 승부욕”이라고 했다. 이승현은 ‘골 밑은 전쟁터”라고 묘사했다. 그 전쟁터에서 이승현을 살아남게 한 무기는 슛, 그리고 투지다. 그는 “하드웨어만 좋다고 프로에서 성공할 수 없다”며 “농구 기술 한 가지만큼은 장착해야 한다. 난 수비와 미드레인지 슛 덕분에 지금까지 버텼고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한 가지 더, 골 밑은 몸싸움이 일어나는 전쟁터다. 밀리지 않으려면 투지와 근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보고 힘이 좋다고들 하는데, 힘이란 건 결국 상대에게 밀리지 않고 파이팅 있게 플레이하는 투지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벅찬 상대와 붙으며 커리어를 보냈다. 개인 성적이 아주 화려하진 않지만, 농구팬들은 이승현에게는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치켜세운다. 이승현은 “마음가짐이랄까. 경기를 하면 항상 모든 동료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부터 든다”며 “성격 자체가 그렇다. 엄마 같은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며 웃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이승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그는 “주변에서 FA 얘기를 많이 하지만 시즌 끝날 때까지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겠다”며 “농구를 오래 하긴 했구나는 생각만 들더라. 지금은 오리온이 어떻게 하면 이겨서 더 올라갈 수 있을까 생각만 한다”고 밝혔다. 시즌 반환점을 돈 이승현의 제1 목표는 전 경기 출장이다. 그는 “신인 때 빼고 54경기를 다 뛴 적이 없더라”며 “54라는 숫자는 전 시즌을 잘 치렀다는 증거다. 부상 없이 끝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개인 기록 욕심도 물론 있다”라며 “시즌이 끝났을 때 팬들께서 시즌을 되돌아본 후 '이승현이 이번 시즌 업그레이드가 됐구나' 하고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2022.01.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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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운세] 일간스포츠x점신과 함께하는 2020년 7월 28일 띠별운세

자료제공 : 점신 쥐띠 # 뭔가 배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열심히 하라. 48년생, 시기가 좋다. 발전 일로에 있으니 걱정 말라. 60년생, 일이 어렵고 불리하게 전개되니 상대방과 타협하라. 72년생,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모든 일이 잘풀려 나가니 크게 성공한다. 84년생, 몸을 혹사시키지 마라. 피로회복이 우선이다. 96년생, 잡으려고 하면 할 수록 더 달아나니 마음을 비워라. 소띠 # 윗사람을 공경하라. 큰 복이 따르리라. 49년생,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바라는 대로 이뤄진다. 61년생, 장애물이 없으니 탄탄대로구나 좋은 결과 있겠다. 73년생, 매사불안하나 끝내 이뤄진다. 85년생, 어렵게 성사될 일도 아니다. 이뤄지고 앞길도 밝다. 97년생,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 좋다. 범띠 # 하늘의 뜻이 나의 뜻이니 어찌 이루지 못하리오. 50년생, 한눈팔지 말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와 같구나. 62년생, 힘이 부족하면 이룰 수 없는 법. 긴장을 풀지마라. 74년생,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 같으니 천생배필 만나겠다. 86년생, 여행을 하고자 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떠나라. 사방팔방에 운이 열렸다. 98년생,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최선을 다해라. 토끼띠 # 좋은 기회는 여러 번 오지 않는다. 51년생, 마음만 가득할 뿐 용기가 없어 기회를 놓치는구나. 63년생, 좋은 시기를 다 놓치고 나중에 후회하면 무슨 소용인가. 75년생, 억지로 이뤄지지 않는다. 친구와 의논하라. 87년생, 다른 일을 기획해도 성공할 수 없다. 다음 기회로 미루자. 99년생, 아랫사람과 금전거래를 하지마라. 용띠 # 일에 실패가 많으니 일을 구해도 일을 이루지 못한다. 52년생, 서두르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살피라. 64년생, 뜻밖의 손실이 생겨 이루지 못하니 안타깝다. 76년생, 본인의 부주의로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해가 있다. 주의하라. 88년생, 눈에 띄게 좋거나 나쁘지 않지만 대체로 원만하다. 00년생, 호기심이 넘치는 것에 주의해라. 뱀띠 # 어려운 때이나 능력있는 윗사람을 만나 해결할 수 있다. 53년생, 시비하지 말라. 사람과의 교제에 구설이 있으면 안 된다. 65년생, 하늘이 복을 주고 행하려하니 기쁨이 곱절이다. 77년생, 모든 일이 쉽게 이뤄지니 큰 이익이 있겠다. 89년생, 때를 만나 움직이니 성공하리라. 명성과 이익이 있겠다. 01년생, 추진하는 일에 장애가 많은 하루입니다. 말띠 # 할 일은 많은데 몸이 하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54년생, 지혜란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거듭나는 법. 조급하지 말라. 66년생, 노력해서 안 되는 일 없겠지만 운이 따르지 않으니 실망하지 말라. 78년생, 구관이 명관이다. 옛 친구를 멀리하지 말라. 90년생, 서둘러 좋은 것은 하나도 없다. 순리에 맞게 차근차근 시행하라. 02년생, 일이 자꾸만 꼬이니 답답하다. 양띠 # 정의롭지 못하면서 어찌 남을 선도하랴. 자신부터 다스려라. 55년생, 날로 번창하니 재물과 명예가 늘어난다. 67년생, 가는 곳마다 이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 시간활용을 잘 할 때이다. 79년생, 출장이나 여행중 귀중한 물건을 분실하게 된다. 91년생, 현 상태에 만족하고 더욱 노력하라. 03년생,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원숭이띠 # 대지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고르게 부니 만물이 번창하리라. 56년생, 도처에 재물이 있으니 나가면 얻으리라. 68년생, 주위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라. 어려움이 닥쳐도 능히 이기리라. 80년생, 서두르지 말고 일에 진척을 살피며 천천히 진행하라. 92년생, 동쪽 물가로 가지 마라. 서남쪽이 길한 방향이다. 04년생, 작은 이익이나 일에 소중함을 알아야한다. 닭띠 #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57년생, 노력만큼 운이 따르지 않는다. 69년생,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했다. 매사 신중해라. 81년생,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다. 늦게 이뤄지니 조급하지 말라. 93년생, 공과 사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낭패를 보게 될 수도 있다. 05년생, 과도한 친절에 주의해라. 개띠 # 마음에 안정이 없고 중심이 없으니 하는 일마다 그르친다. 58년생, 큰 것을 바라기 전에 작은 일에 만족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70년생, 거래를 이루려면 상대를 알아야 하는 법. 82년생, 일을 크게 벌이지 말자. 심신이 피곤하다. 94년생, 새로운 계획이 필요할 때. 동남쪽이 길한 방향이다. 06년생, 남의 것을 도용하지마라. 돼지띠 # 기다리던 소식이 조금 늦을 것이니 조급해 하지마라. 59년생, 성실하면 하늘이 도울 것이니 노력하고 기다려라. 71년생, 하루가 불길하니 조심 또 조심하라. 83년생,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인다면 가히 이롭고 좋으리라. 95년생,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된다. 받아들여도 좋다. 07년생, 멀리보고 선택과 행동을 하라. 2020.07.28 00:01
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어른의 욕망, 소년의 성장

# 야구 해설위원 대니얼 김은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괴물 투수를 만났다. 스프링캠프에서 괴력을 뽐낸 네이트 피어슨(24·토론토 블루제이스)이다. 시속 16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그를 보며 대니얼 김은 “당장 메이저리그에 가도 20승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론토 구단 관계자는 “피어슨은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토는 최고 유망주인 피어슨이 신체적·기술적으로 충분히 무르익기를 기다리고 있다. 내년 이후에 류현진(33·토론토)과 원투펀치를 이뤄주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구단은 과학적인 관리 시스템을 실행 중이다. # 사사키 로키(19·지바 롯데 마린스)는 2020년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투수다. 고교 시절 시속 160㎞ 이상의 패스트볼을 뿜어내 '제2의 오타니 쇼헤이(26·LA 에인절스)'로 불렸다. 그가 유명해진 건 강속구 때문만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 고시엔(전국 고등학교 야구 선수권) 대회 예선전 마지막 경기에 등판하지 않아서 더 화제가 됐다. 사사키는 예선 4라운드 경기에서 12이닝 194구를 던졌고, 4강전에서 9이닝 130구를 던지며 완봉승을 거뒀다. 그러나 결승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35년 만에 여름 고시엔 본선 진출을 꿈꿨던 오후나토고는 2-12로 대패했다. 고쿠보 요헤이 감독은 “사사키가 (무리하다가) 깨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 야구는 젊은 투수들의 투구수 관리를 놓고 몇 년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2010년대 들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미국야구협회가 공동으로 학생 선수들의 투구수 관리 프로그램 ‘피치 스마트(Pitch Smart)’를 개발했다. 30개 이하의 공을 던진 투수만 다음날 투구가 가능하고, 81~105개를 던진 투수는 최소 나흘을 쉬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소년 시절부터 잘 관리된 투수는 메이저리그 팀에 입단한 뒤에도 구단별 육성 프로그램에 따른다. 투수의 근력, 유연성, 골밀도 등을 고려해 빅리그 데뷔 시점과 적정 이닝을 정한다. 일본도 유소년의 투구수를 제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처럼 완벽히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고시엔 대회의 특수성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3000개 이상의 고교팀이 고시엔 대회에서 경쟁한다. 이 중 대학에 진학하거나 프로에 입단하는 선수는 극히 일부다. 대부분의 선수들에게는 고시엔 대회 자체가 꿈이며 최종 목표이다. 사사키가 지역 예선 결승전에 등판하지 않는 건 일본인의 정서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 야구는 어떤가. 진통이 꽤 있었지만, 미국의 ‘피치 스마트’ 모델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이민호(LG), 소형준(KT), 허윤동(삼성) 등 19세 신인 선수들이 선발로 맹활약하는 건 이와 무관하지 않다. KBO 리그에는 류현진(3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양현종(32·KIA) 이후 대형 투수가 등장하지 않았다. 우수 자원 수급의 문제도 있었지만, 관리의 허점도 컸다. 한 트레이너는 “팔꿈치나 어깨에 부상이 없는 신인 투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고교 시절 팀의 에이스였던 이들이 각종 대회에서 혹사당한 것이다. 고교 에이스들은 프로 입단 후 1~2년은 재활훈련을 하며 보내는 게 관례처럼 됐다. 재활훈련이 끝난 이후에도 고교 시절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어린 투수들의 혹사는 곧 야구의 역사다. 어떤 시대도, 어떤 지도자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했다. 유망한 투수의 팔과 우승 트로피를 바꾸는 게 미화됐다. 학생 선수의 건강과 미래는 학교의 명예, 감독의 성과를 위해 희생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고교 대회에 참가 선수들의 투구수를 2014년부터 제한했다. 처음에는 한계 투구수(130개)를 기록한 투수는 사흘을 쉬어야 한다는, 허울뿐인 규정이 만들어졌다. 해태·삼성·한화 감독을 지낸 김응용 KBSA 회장이 2017년 취임한 뒤 투구수 제한 규정이 강화됐다. ▶하루 최다 투구수 105개 ▶투구수 31~45개를 던지면 하루 휴식 ▶46~60개 이틀 휴식 ▶61~75개 사흘 휴식 ▶76개 이상 나흘 휴식을 의무화했다. 한국의 고교 야구의 현실과 거리가 먼, 초강도의 규제였다. 현장에서 불평이 터져 나왔다. "선수마다 특성이 다른데 투구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건 문제가 있다." "감독 출신인 김응용 회장이 오히려 현장을 무시한다." "투구수를 제한하면 자원이 풍부한 명문고가 더 유리해질 것이다." 김응용 회장은 "선수들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현장이 그렇게 하지 못하면, 투구수 제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제적으로 강력한 정책을 발표한 KBSA는 2019년 투구수 제한 규정을 조금 완화했다. 하루 최다 투구수 105개 제한을 유지한 채 ▶46~60개 하루 휴식 ▶61~75개 이틀 휴식 ▶76~90개 사흘 휴식 ▶ 91개 이상 나흘 휴식을 명문화했다. 올해 신인 3총사는 고교 3학년 때 이 규정을 적용받았다. 학생 선수의 보호·육성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프로 구단과 사령탑의 인식도 바뀌었다. 이민호는 정찬헌과 번갈아 5선발을 맡으며 열흘에 한 번꼴로 등판한다. 소형준은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으나 피로가 쌓이는 시점에 1군 엔트리 제외가 예정돼 있었다. 허윤동은 불펜에서 시작해 선발로 연착륙한 사례다. 몇 년 전부터 대두된 '한국 야구 위기론'의 핵심은 경기력 저하였다. 특히 '영건'의 부재는 심각한 문제였다. 부상에 쓰러진 어린 선수들은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들거나 찢겼다. 그게 한국야구의 성장판을 닫았다. 모든 지도자가 자신의 욕심 때문에 어린 선수를 극한의 상황으로 내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선수의 미래를 걱정하는 고교 감독이라고 해도 교장·학부모의 압력을 받는 게 현실이다. 어른들의 일그러진 욕망의 질주를 제동할 장치가 필요했다. 김응용 KBSA 회장의 투구수 제한 규정은 소년의 성장을 꺾지 않을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었다. 김응용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교장실에 우승기 많이 갖다 놓으면 명문학교라고 한다. 아마추어 야구의 목표가 우승이어서는 안 된다. 이런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미국 학교에 가 보면, 그 학교 출신 메이저리그 선수들 사진을 걸어놓는다. 학교가 몇 번 우승했느냐보다 그 학교에서 메이저리거가 몇 명 나오느냐가 중요한 거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0.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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