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819건
프로야구

“폰세가 울산에 나타났다!” 창원시는 보고 있나 [김식의 엔드게임]

5월 21일 울산광역시의 한 카페에 키 1m98㎝의 거인이 나타났다. 아내, 동료들과 함께 등장한 그는 주문한 커피를 마시더니 “정말 맛있다”며 감탄했다. 그는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였다. 직전 등판(5월 17일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8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아내며 KBO리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을 세운 슈퍼스타다.카페 사장에게 그는 덩치 큰 외국인일 뿐이었다. 이후 폰세가 커피 65잔을 대량으로 주문해도 누가 시킨 것인지 몰랐다. 폰세는 ‘이글스TV’와 인터뷰에서 “내가 한국에서 먹은 아메리카노 중 최고다. 난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작은 커피숍을 갈 것이다. 소상공인(little guys)을 생각해야 한다”며 웃었다.카페 사장은 나중에야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작은 기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카페가 전국의 야구팬에게 유명해진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고객이 줄을 서고, 소셜미디어(SNS) 핫플레이스가 됐다. 이는 프로야구의 힘과 인기를 보여주는 사례다. KBO리그는 6월 3일 2025년 누적 관중 500만명을 기록했다. 이 페이스라면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1200만 관중 돌파가 유력하다. 야구는 인기 스포츠를 넘어 강력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야구팬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사회 전반에 걸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KBO리그 출범 후 수십 년 동안 적자를 감내했던 구단 경영도 활기를 띠고 있다.야구 인기 덕에 각 지자체도 신이 났다. 프로야구가 더 없는 홍보 수단이자 사회 복지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한화가 선전하자 이장우 대전시장은 야구 유니폼을 입고 간부회의를 주재한 적도 있다. 올해 선보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지난 11일까지 33차례 홈 경기 중 무려 29경기 매진을 기록했다.폰세의 방문이 ‘핫플’을 만든 것처럼, 야구의 온기는 그라운드 밖으로도 퍼지고 있다. 프로야구 연고 도시가 아닌 울산에 깜짝 등장한 거인은 ‘카페의 귀인’이었던 셈이다.한화가 이때 울산을 방문한 건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를 위해서였다. 3월 말 창원NC파크에서 시설물 낙하로 인한 인명사고 후 NC는 홈구장을 쓰지 못한 채 전국을 떠돌았다. 한 달여 동안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안전 점검을 마쳤는데도 창원시는 창원NC파크 재개장을 뚜렷한 이유 없이 미뤘다. 야구장 광고·입점 업체의 손실은 4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주변 상권이 입은 피해까지 합산하면 손해를 가늠할 수 없다.결국 NC 구단은 창원NC파크를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울산 문수구장을 임시 홈으로 쓴다고 5월 8일 밝혔다. 그러자 다음날 창원시는 “창원NC파크 마산구장 재개장을 위한 시설물 점검을 18일까지 완료한다”고 발표했다. 인명사고 직후부터 재개장까지 시와 구단은 심각한 엇박자를 냈다.수면 아래서 몸집을 키운 양 측의 갈등은 NC가 창원으로 돌아온 직후 폭발했다.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는 5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이 지역(창원)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구단의 생존 자체에 위기를 느꼈다. 창원시에 구단이 요구한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연고지 이전을 비롯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연고지 이전이 벼랑 끝에서 쓰는 카드라는 것을 잘 아는 스포츠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놀라운 것은 그 이후 여론이다. 프로야구 원로 모임인 일구회는 ‘창원시와 창원시 의회의 불합리한 대우에 맞서고 있는 NC 다이노스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가장 반대할 것으로 예상됐던 NC 팬들은 조용히 구단과 창원시의 대응을 살피고 있다.NC는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창원시의 약속을 받고 2011년 야구단을 창단했다. 그러나 양 측은 10년 넘도록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 왔다. 2013년 창원시는 새 구장을 인구 18만명 규모의 진해(육군대학 부지)에 건설하려 했다. 당시 마산·진해·창원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지자체가 시청사와 야구장을 나눠 가지는 행정’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셌다. 결국 창원NC파크는 마산구장 옆에 지어졌다.대립 구도에서 창원시는 언제나 갑(甲)이었다. 구단 입장에서 연고지 이전은 실행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창원NC파크 준공 전후로 NC는 구장 사용권과 광고권으로 25년 치에 해당하는 330억원을 완납했다. 창원시는 이 돈을 볼모로 여긴 것 같다.NC가 창단하면서 창원은 비수도권에서 5번째로 프로야구단을 가진 도시가 됐다. 2020년 NC가 통합 챔피언에 올랐을 때, 야구 스타들이 창원시의 일원이 됐을 때 시민들은 열광했다.그러나 창원시와 NC는 인근 교통편 확충, 2군 구장 개선 문제를 놓고 마찰을 일으켰다. 끓는점이 3월 말 인명사고였다. NC가 존립 위기에 처했는데, 창원시는 리스크 회피에 바빴다. 이 과정을 잘 아는 야구인들, 심지어 상당수의 팬도 연고지 이전을 지지하고 있다.물론 다른 구단도 지자체와 관계가 항상 좋은 건 아니다. 그러나 서로 ‘선’은 넘지 않는다. 지자체는 야구단이 필요하고, 구단은 시의 도움을 받는 동업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창원시와 NC의 관계를 그렇게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2000년 현대 유니콘스의 사례처럼 연고지 이전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그때와 다른 점은 현재 여론이 NC에 우호적이라는 거다. 또한 창원 수준의 경제력과 인구를 가진 도시들이 야구단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폰세의 등장’을 기다리는 이들은 전국 곳곳에 있다.창원시는 NC의 요구 사항에 대응하기 위한 상생협력단 태스크 포스를 구성했다. 여기서 야구인들과 팬들이 납득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연고 이전은 실제로 추진될 수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 봐야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1팀장 2025.06.12 10:18
산업

이거면 게임 끝...?학군과 금융 꽉 잡은 현대건설, 압구정 잡기 전략 '세네'

지난 5일은 현대건설의 ‘빅데이’였다. 이날 하루 동안 두 개의 업무협약(MOU)을 나란히 발표하면서 도시정비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두 MOU는 모두 이달 중 입찰공고를 낼 예정인 압구정2구역(압구정현대)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뻔한 내용의 MOU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부동산 ‘불패공식’으로 통하는 학군과 조합원들의 초미의 관심을 갖고 있는 금융 지원을 위한 밑작업까지 모두 잡은 업무 협약이었다. 9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압구정현대 재건축정비사업의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해 13개 금융권과 금융협력 MOU을 체결했다. 지난달 29일 하나은행과 협약에 이어 KB국민은행과도 금융협력을 약속하면서, 현대건설은 7개 은행과 6개 증권사를 포함해 총 13개 금융권과 MOU를 모두 완료했다. 현대건설은 MOU를 통해 맞춤형 금융 상품 개발은 물론, 압구정2구역 사업의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리스크에 대응하고 조합원의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재건축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조합원들이 주된 관심사인 금융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로부터 약 5시간 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에 인접한 학교법인 서울현대학원과 유휴부지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는 자료를 추가했다. 현대건설이 압구정현대 사업지에 인접한 이 부지를 서울현대학원과 함께 초등학교와 국제학교 등의 교육 시설로 개발해 강남권을 대표하는 주거·교육·문화의 중심지로 변모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현대건설 측은 “유휴부지 개발은 압구정현대의 가치와 정체성을 다음 세대까지 잇겠다는 의미”라며 “압구정의 역사를 만들어온 현대건설이 명문 사학인 현대고등학교와 협력하여 만들어갈 주거와 교육, 문화의 프리미엄 인프라를 기대해 달라”고 했다. 업계는 현대건설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를 경쟁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의 독무대로 평가됐던 압구정현대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도전장을 내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의 텃밭으로 평가됐던 이 지역 곳곳에 홍보 광고물을 세우고 홍보관까지 열며 ‘세게’ 붙기 시작했다. 래미안이라는 압도적인 아파트 브랜드를 가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각을 세우면서 현대건설의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양사의 수주전 과열 양상은 지차제에서 우려할 정도다. 강남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경쟁이 예상을 뛰어넘자, 서울 자치구 최초로 입찰 공고 전 단계에서부터 적용할 수 있는 홍보 기준을 수립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올 초 서울 용산구 한남 4구역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는데, 적통성을 가졌다고 여겨지는 압구정현대만은 빼앗길 수 없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며 “그만큼 수주를 위한 태도와 마음가짐이 절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압구정현대 재건축은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9·11·12차) 1924가구를 지상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조합원의 종전 자산 추정액만 약 10조원 이상으로 강남권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 2025.06.10 07:25
드라마

박보검→태원석, ‘굿보이’ 5인방 오늘(8일) 완전체 출격

‘굿보이’ 박보검, 김소현, 이상이, 허성태, 태원석이 완전체로 오늘(8일) 첫 출격한다. 그런데 인성경찰청 역사에 길이 남을 기상천외한 작전에 돌입한다고 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JTBC 토일드라마 ‘굿보이’는 지난 방송에서 드디어 메달리스트 특채로 구성된 강력특수팀이 완전체를 이뤘다. 경찰청 홍보 요정으로만 이용되는 현실에 분노한 ‘사격 천재’ 지한나(김소현)는 과감히 사직서를 날렸지만, 이를 회수했다. 윤동주(박보검)가 자살로 종결된 후배 이경일(이정하)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쫓고 있는 금장 시계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경찰이었던 아버지의 유품에도 동일한 시계가 있었다는 사실에, 처음으로 그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된 것.강력특수팀 합류를 거절했던 김종현(이상이)은 청문감사담당관실 내부 감찰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 인성시 최대 범죄 조직인 ‘금토끼파’ 소탕 작전부터 이경일 자살 사건까지, 지난 2주간 발생한 인성시 범죄 연관성을 조사, 경찰청 내부 정보 유출 가능성을 보고했지만, “조용히 지켜만 보라”는 지시만 돌아왔다. 게다가 누군가 전 여자친구인 지한나의 인사카드를 검색한 기록까지 발견하는 등 불안함을 감지했다. 김종현은 그 길로 강력특수팀에 제 발로 들어갔다.그렇게 레슬링 동메달리스트 팀장 고만식(허성태)의 원대로, 복싱 금메달리스트 순경 윤동주, 사격 금메달리스트 경장 지한나, 펜싱 은메달리스트 경사 김종현, 그리고 원반던지기 동메달리스트 경장 신재홍(태원석)이 ‘원팀’으로 뭉쳤다. 의욕은 앞서고 성과는 부족한 ‘금쪽이’ 팀으로 시작해 조판열(김응수) 청장이 뒷목을 잡게 하는 화끈한 이벤트(?)도 펼쳤지만, 이제 각자가 새롭게 각성하고 의지를 불태운 만큼 ‘굿벤져스’의 제대로 된 출격을 기대케 한 대목이었다.이런 가운데 ‘굿벤져스’ 5인방은 첫 작전부터 정의 실현을 위해 한층 과감한 선택을 감행한다는 전언이다. 일명 ‘몽키 작전’이라 명명된 이번 임무는 상식을 벗어난 방식이 관전 포인트라고. 여기서 첫 방송 전,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공개된 “가끔 정의를 위해서는 나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는 고만식의 의미심장한 대사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또 함께 공개된 스틸컷에는 강력특수팀의 작전 수행이 포착돼있어 눈길을 끈다. 각자 가장 잘하는 무기를 장착하고 타깃에 접근해 가는 이들의 이전과는 달라진 비장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과연 이번에는 ‘금쪽이’ 불명예를 벗어던지고, 지난 3회 방송의 부제였던 ‘밀리언달러 베이비’(뜻밖의 순간에 행운처럼 소중한 사람을 만난다는 뜻)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굿보이’만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어떻게 폭발할지, 짜릿한 팀플레이에 대한 기대가 샘솟는다.제작진은 “4회 본방송에서 강력특수팀이 생각지도 못했던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작전에 돌입한다. 코믹함과 치열함을 넘나드는 ‘굿보이’만의 짜릿한 서사 속에 또 한 번 여러분의 오감을 화끈하게 자극할 액션의 정수가 펼쳐진다. 유쾌한 팀플레이와 순간순간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함께 느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굿보이’ 4회는 오늘(8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되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개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6.08 17:12
생활문화

[정다정 다정다감] 그 사람의 감정을 그대로 느껴보세요

3일간의 감수성 훈련이 끝나고 며칠이 지났다. 짧다면 짧은 3일, 그러나 그 시간은 낯선 세계에서 나를 다시 바라보는 작은 실험실이었다. 감수성 훈련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어주는 훈련을 통해서 나의 감수성을 깨우는 일이다. 코칭과 리더십을 공부하는 대학원 시절에 들었던 가장 인상적인 수업인데, 회사를 옮기며 시간이 생겨 다시 듣게 되었다. 낯선 사람들이 함께 앉아, 마음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며 서로의 감정을 읽어주는 시간. 감정의 근육을 깨우는 훈련이자, 타인의 감정을 내 안에 들이는 문을 여는 훈련이었다.마지막 날 아침, 나는 지각을 했다. 7시에 일어났지만 “조금만 더…” 하다가 그만 8시가 되어버렸다. 교육장은 집에서 한 시간 반은 족히 걸리는 거리. 눈을 뜨자마자 택시에 올랐고, 모두 함께 모여야 시작하는 과정이라 조바심과 자기비난이 몰려왔다. 나는 과정을 함께 이끄는 ‘쉼표님’께 급히 문자를 보냈다.“쉼표님, 안녕하세요! 제가 8시에 일어나서 지금 택시 타고 가고 있는데 55분쯤 도착할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해요.”답장이 왔다. “네. 조급한 마음임에도 이렇게 알려 주시니 막연히 기다리지 않아도 되겠어요. 배려해주셔서 고맙고요. 크게 안 죄송해해도 되어요.”쉼표님의 답장을 본 순간, 마음이 순식간에 평안해졌다. 걱정하는 나의 마음을 배려로 생각해준 문자에서 ‘괜찮다’는 말보다 더 깊은 인정과 수용이 느껴졌다. 나는 이렇게 답장했다.“초조하고, 짜증 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고, 괴로운 마음인데, 쉼표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약간의 안도감과 함께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곧 뵐게요.”나의 답답한 마음을 그대로 받아준 쉼표님 덕에 내 반응이 괴로움에서 안도감으로 확 바뀌었다. 또, 내가 느꼈던 감정에 이름을 붙여 말하는 일을 하니 오히려 내가 감정과 거리두기를 할 수 있었다.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오늘 아침 시어머니로부터 문자가 왔다. “미안하고 고마워. 약 타러 내려오는데 커피향이 유혹해서 스타벅스 들어갔더니 신상품 컵이 있길래 구입했어. 커피는 생략하고 나왔어. 이제 병원 안 가도 된대요ㅋㅋㅋ”시어머니는 눈 수술 이후에 검진차 병원에 가신 거였다. 예전 같았으면 “고생 많으셨어요” 하고 가볍게 넘겼을 거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게 읽혔다. “이제 병원 안 가도 된다”는 짧은 말에는 그간의 불안과 긴장을 넘어 안도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컵은 샀지만 커피는 생략했다”는 말엔 며느리 카드를 쓰는 걸 미안해 하는 조심스런 마음이 숨어 있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우와 어머니 정말 축하드립니다. 기쁘고 감격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예쁜 컵 마음껏 즐기세요^^ 저도 기뻐요.”그리고 스스로도 놀랐다. ‘어머니의 마음이 보인다’는 낯설지만 따뜻한 감정이 좋았다. 감수성 훈련에서 배운 건 ‘이해하라’는 명제가 아니라, ‘느껴보라’는 실천이었다. 누군가의 말 한 줄에서 감정을 짐작하고, 조심스럽게 꺼내어 말로 전하는 것. 그게 진짜 소통이라는 걸,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배웠다.우리는 훈련 내내 들었다. “해석하지 말고, 지금 느끼는 감정을 그냥 표현해보세요.” 맞다. 대부분은 우리는 어떤 감정이 왔을 때 머리로 먼저 해석한다. 하지만 그 해석을 잠시 미루고 그 사람의 지금을 그대로 느끼려고 노력하는 순간, 관계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감수성 훈련의 진짜 결과는 아마 이런 것일지 모른다. 대단한 변화도, 거창한 통찰도 아닌 누군가의 마음이 더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애틋하게 느끼며, 나도 따뜻해지는 것. 사람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할 때, 관계가 다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온전히 만날 수 있다. 나는 그 시작을 시어머니의 문자에서, 그리고 쉼표님의 답장에서 배웠다.정다정 글로벌 IT기업 홍보 총괄 2025.06.05 07:05
드라마

김문수·설난영 ‘폭싹’ 패러디…넷플릭스 측 “사전 협의 無” [공식]

김문수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 측이 선거 과정에서 ‘폭싹 속았수다’의 포스터를 패러디해 누리꾼 일각의 비판을 부르고 있다.3일 넷플릭스 측은 일간스포츠에 “해당 ‘폭싹 속았수다’ 패러디 홍보물 관련 사전 협의나 별도 논의는 없었다”며 “최근 다양한 패러디물이 양산되고 있어 지켜보는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김문수 후보는 선거일 전날인 2일 SNS에 “여전히 꽃잎 같고, 여전히 꿈을 꾸는 당신에게. ‘폭싹 속았수다’ 6월2일 대공개!!!”라며 화제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포스터에 김문수 후보와 설난영 여사의 얼굴을 합성한 홍보물을 게시했다.이를 두고 일부 커뮤니티에선 “드라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넷플릭스의 사전 허가는 받은건가” 등을 지적했다.이번 사례 외에도 김문수 후보는 인기 콘텐츠를 패러디해 유세를 펼쳐왔다. 앞서 ‘폭싹 속았수다’의 제주도 유세 현장에서도 극중 주인공 양관식이 연상되는 빨간 체육복 차림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프로게이머 페이커의 포즈를 따라한 패러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당시 페이커 측은 “어떠한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다. 게시글 삭제 조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고, 논란이 커지자 김 후보 측은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03 14:02
드라마

붕대감는 박보검…‘굿보이’ 오늘(21일) 첫방

오늘(31일) 드디어 포문을 여는 JTBC ‘굿보이’가 ‘굿벤져스’ 5인방의 강렬한 액션을 예고했다.JTBC 새 토일드라마 ‘굿보이’는 특채로 경찰이 된 메달리스트들이 메달 대신 경찰 신분증을 목에 걸고, 비양심과 반칙이 판치는 세상에 맞서 싸우는 코믹 액션 청춘 수사극. 제작진은 첫 방송 디데이인 오늘(31일) 배우 박보검, 김소현, 이상이, 허성태, 태원석의 압도적 액션을 예고했다.‘굿보이’는 인성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특채 경찰이 된 메달리스트 5인의 이야기다. 복싱 금메달리스트 순경 윤동주(박보검), 사격 금메달리스트 경장 지한나(김소현), 펜싱 은메달리스트 경사 김종현(이상이), 레슬링 동메달리스트 경위 고만식(허성태), 원반던지기 동메달리스트 경장 신재홍(태원석)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전 국민의 지지와 환호를 받았던 국가대표 시절의 영광을 뒤로 한채, 경찰청 내에서는 차별을 받거나 홍보에 이용되고 있는 차가운 현실에 처해있다.첫 회 본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스틸컷에는 붕대를 감으며 전투를 준비하는 전술 조끼 차림의 윤동주, 한 손에 샷건을 쥐고 긴장감 속에 선 지한나, 나무 막대 하나로 허를 찌르는 김종현, 본능적으로 몸을 숙여 방어 자세를 취하는 고만식, 도심을 내달리는 신재홍의 전력 질주가 담겼다. 주특기로 위협에 맞서는 모습이 흥미를 고조시킨다.‘굿보이’를 집필한 이대일 작가는 “1부에서부터 ‘굿벤져스’가 경찰청 내에서는 숨기고 감춰둬야 했던 실력을 드러내는 사건이 생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라고 전해 기대감을 더했다. 제작진은 “첫 회는 각 캐릭터의 등장과 더불어 이들의 ‘각성’까지 쾌속으로 전개된다. 불완전하고 제멋대로였던 이들이 어떻게 팀이 되어가는지, 그 시동을 거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칠 정도의 하드캐리 액션이 폭발, 몰입도 역시 상승한다. 꼭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굿보이’는 제57회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작품상을 수상한 ‘괴물’, ‘나쁜 엄마’를 연출한 심나연 감독과 ‘라이프 온 마스’, ‘보좌관’ 시리즈의 이대일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 오늘(31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JTBC에서 첫 방송되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5.31 13:41
예능

이재명·김문수·이준석 대선후보들이 홍진경 ‘공부왕찐천재’ 출연한 까닭은? [줌인]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이 모두 나왔다고?‘공부왕찐천재’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일제히 출연했다. 예능에서 보기 어려웠던 대선 후보들이 29일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전, 공식 선거 운동 종료를 앞두고 막바지 홍보 활동으로 웹 예능 출연을 택한 것이라 눈길을 끈다.28일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이하 ‘공부왕찐천재’)에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연한 영상이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공개 순서는 세 후보가 주사위를 던져 높은 숫자를 받은 대로 정해졌다.영상에는 제작진과 MC 홍진경, 남창희가 3당의 후보들을 각각 만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정책·공약 관련 주제도 나왔지만 그보다는 후보 개인이 대선주자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생각 등을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홍진경이 모든 후보에게 “마지막 키스는 언제했냐”고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MBTI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등 대선 TV 토론에선 나오기 어려운 가벼운 질문과 답이 담겼다. 각 후보들은 무겁고 엄숙한 정치 이야기에서 한발 물러나 노래를 부르거나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쓰는 등 인간적인 매력을 뽐냈다. 이번 웹 예능 공개는 전날인 27일 대선 3차 TV토론 생방송이 진행된 이튿날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번 21대 대선은 지난 20대 대선과 달리 유력 후보들의 예능 출연이 적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이재명, 심상정 등 대선 후보들이 ‘집사부일체’, ‘옥탑방의 문제아들’, ‘워맨스가 필요해’ 등 방송사 예능에 출연해 친근한 이미지를 드러냈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대선이 치러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는 김문수 후보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경선을 앞두고 ‘SNL 코리아 시즌7’에 출연했으며, 같은 프로그램에 김문수 후보 부인 설난영씨와 이준석 후보가 각각 출연한 정도다. 이런 가운데 세 후보가 모두 ‘공부왕찐천재’에 출연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정치인이 출연해도 이질감이 없는 구성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공부왕찐천재’는 전문가, 일타 강사 등을 게스트로 초대해 지식을 공유하고 공부 콘셉트로, 특정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가진 정치인이 ‘일일 선생님’으로 출연해왔다. 이 같은 특징 덕이 이미 다양한 정치인들이 ‘공부왕찐천재’를 다녀갔다. 채널이 개설된 지난 2021년 첫 정치인 게스트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출연해 수학 강의를 했고, 이후에도 심상정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낙연 전 국무총리, 유승민 전 의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거물급 정치인이 대거 출연했다.‘공부왕찐천재’ 이석로 PD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프로그램을 처음 만들 때부터 공부가 콘셉트였는데, 이 공부를 예능으로 풀어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시청자에게 반전과 흥미를 줄 수 있는 게스트가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정치인들을 섭외하게 됐다”며 “일반적인 예능보다는 정치인들이 접근하기에 벽이 좀 낮은 콘셉트였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이어 “세 후보를 섭외한 것은 대선 기간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이뤄졌고 각 캠프에서 흔쾌히 응해주셨다”며 “뉴스나 토론에서 보여지는 후보들의 모습을 좀 더 대중적이고 친근감있게 보여드리는 데 초점을 뒀다. 정치는 민감한 주제인 만큼 제작진도 편집 등에 있어서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제작에 임했다”고 덧붙였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5.29 06:00
드라마

‘당신의 맛’ 전 세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글로벌 2주 연속 2위

‘당신의 맛’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지니 TV 오리지널 ‘당신의 맛’(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쇼트케이크, 크리에이터 한준희, 극본 정수윤, 연출 박단희)에서 김신록(진명숙 역)과 유수빈(신춘승 역)이 강하늘(한범우 역), 고민시(모연주 역)와 원 팀을 이루며 시청자들의 ‘정제’ 사랑에 불을 지피고 있다.‘당신의 맛’은 매주 시청률뿐 아니라 국내 OTT를 포함, 전 세계 인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42개국가에서 TOP 10에 오르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쇼 부문에서 2주 연속 2위를 차지한 것(2025. 05. 19~2025. 05.25 집계 기준). 국내외 시청자들은 “신선한 소재와 말맛 있는 대본, 배우들의 연기까지 완벽”,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로맨틱코미디”, “모든 요소가 균형 잡혀 있다”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극 중 진명숙(김신록)은 모연주(고민시)의 스카우트로 ‘정제’의 정식 직원이 됐다. 국밥집에서 15년 동안 일하면서 재료 손질, 서빙, 청소까지 못 하는 게 없으며 요리에 대한 확고한 신념도 가지고 있는 그녀의 경력이 모연주를 사로잡은 것. 진명숙은 망설임 없이 모연주의 제안을 받아들여 주방을 지키는 이인자로 올라섰고 모연주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땐 주방을 전담해 대체 불가능한 필수 인력으로 자리매김 했다.또한 미워할 수 없는 너스레와 사랑이 많은 성격은 까칠한 한범우(강하늘)와 천방지축 신춘승(유수빈)까지 끌어당기는 등 인간 자석다운 면모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리고 진명숙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시선은 관록이 빛나는 김신록의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반응을 얻고있는 상황.특히 김신록은 친근한 동네 친구를 연상케 하는 푸근한 사투리부터 좋은 사람의 표본을 보여주는 표정과 눈빛까지 디테일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며 음식의 감칠맛 나게 만드는 조미료처럼 적재적소에서 킥을 더해 장면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김신록의 열연이 또 어떤 맛을 내며 보는 이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진명숙과 콤비가 되어 ‘정제’ 식구가 된 신춘승은 지역 유명 콩나물국밥집 아들로, 그가 꿈꿀 수 있는 미래란 아버지의 국밥집을 물려받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노력해도 자신을 못마땅히 여기는 아버지 때문에 늘 주눅 들었던 그의 인생은 한범우, 모연주를 만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비록 ‘정제’에 불을 질렀다는 오해로 이들과 엮이게 됐지만 주방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한범우, 모연주, 진명숙의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자존감을 회복시켰다.‘정제’에 충성하기로 결심한 신춘승은 서빙부터 홍보까지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디든 나섰고 술을 잘 담그는 특기는 푸드트럭에서, 국제 커플 상견례에서 진가를 발휘하기도 했다. 이렇듯 까칠한 국밥집 도련님인 듯 보였던 신춘승은 ‘정제’ 식구들 앞에서 순하디순한 양으로 변해 막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당신의 맛’에서 신춘승으로 분한 유수빈은 ‘정제‘의 식구가 되기 전엔 특유의 카리스마가 녹아든 연기로 긴장감을 안겼다. 그러나 봉인 해제가 된 후, 유수빈은 이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친근하고 살가운 모습을 선보여 신춘승의 양면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고 있다.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와 정 많은 리트리버를 오가는 그의 연기는 신춘승이랑 인물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했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캐릭터로 완성했다.이처럼 능청스럽고 현실감 넘치는 김신록과 유수빈의 연기는 강한 중독성을 지닌 만큼 남은 4회 동안 어떤 시너지를 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길지 관심이 모아진다.강하늘, 고민시의 마음을 훔친 능력자들 김신록과 유수빈을 만날 수 있는 지니 TV 오리지널 '당신의 맛'은 오는 6월 2일 오후 10시 ENA 채널을 통해 7회가 공개되며, 본방 직후 KT 지니 TV에서 무료 VOD로 독점 공개된다. OTT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5.28 14:16
영화

‘하이파이브’ 라미란 “미녀役, 왜 나를?”…렌즈+신부 메이크업까지 [인터뷰①]

라미란이 ‘하이파이브’ 속 미녀 설정 준비과정을 떠올렸다.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하이파이브’에 출연한 라미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라미란은 ‘첫사랑’ 연상되는 선녀 역을 제안받은 당시를 두고 “‘그런데 왜 나를?’ 싶었다. 감독님은 또 다른 저의 모습을 봐주셨구나 감사했다”며 “결혼하고 애 낳은지가 언제인데 ‘미스’, 예쁜 역할을 해보겠나.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신나게 했다”고 말했다.비주얼도 공을 들였다. 라미란은 “렌즈도 껴봤고 예뻐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을 고민하며 머리스타일도 어떻게 할지 고민해 최대한 어울리는 걸로 뽑았다”면서 “의상도 피팅했는데 ‘프레시 매니저’(야쿠르트 아줌마)의 옷이 거의 주이다 보니 사복 입을 일은 거의 없더라”라고 설명했다. 메이크업 분장은 팀 ‘하이파이브’로 호흡을 맞춘 김희원이 ‘신부 화장 하냐’고 놀렸을 정도라고 한다. 라미란은 “신부 메이크업하듯 분장이 한시간 이상 걸렸다”며 “그밖엔 사실 크게 힘들진 않았다. (당시 다른 현장에 비해) ‘하이파이브’에선 대사가 많거나 움직임이 있었던 게 아니라 편했다”고 덧붙였다. 극중 라미란은 신장을 이식받고 예뻐진 ‘프레시 매니저’ 통칭, 야쿠르트 아줌마 선녀 역으로 분했다. 라미란의 극중 초능력은 본편의 재미로 감춰뒀기에 ‘미녀’를 좀더 강조하며 홍보에 임하고 있다. 라미란은 “능력이 스포일러라 말을 못해서 ‘예뻐지는 초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힘들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오는 30일 개봉.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5.28 11:06
스타

[아이유 컴백]② ‘팔방미인’ 멀티테이너 넘어 멀티 아티스트 도약

올해 데뷔 17주년을 맞은 아이유는 말 그대로 ‘만능 엔터테이너’의 표본이다. 2008년 가수로 데뷔, 이후 연기 활동을 병행하던 초창기엔 ‘연기돌’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쉼표 없는 성장 그래프를 그리며 어느덧 가수로도, 배우로도 최고 정점을 찍었다. 지난 3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시청자를 웃고 울게 한 그는 8년 만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을 발매, 가수의 옷으로 다시 갈아 입는다. 이같은 아이유의 행보에 대해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아이유가 가수 활동과 배우 활동을 병행하는 모습은 매우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행보”라며 “K팝 그룹 멤버들이 아이유처럼 멀티테이너를 넘어 멀티아티스트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 배우로서 한 발 도약 ‘폭싹 속았수다’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로 올 봄을 자신의 계절로 채웠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과 금명 1인 2역을 소화한 그는 앞선 작품들 중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나 영화 ‘브로큰’과는 또 다른 톤과 결의 캐릭터를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셀 수 없이 많은 명품 연기자들이 함께 한 드라마지만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이유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문학소녀 애순이 꿈을 뒤로하고 엄마가 되는 과정부터, 그의 딸 금명이 벅찬 현실 속에서도 꿈과 사랑을 이뤄가는 모습까지 폭넓게 소화한 것은 물론, 금명이라는 ‘내레이터’로서 극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이끌어갔다. 드라마 공개 후 ‘배우’ 아이유에 대한 시청자의 찬사가 쏟아졌다. 가수 출신 배우 중 상당수가 연기 활동에 무게중심을 두고 활동하지만 아이유는 다르다. ‘가수’ 아이유와 ‘배우’ 아이유가 보여주는 균형감은 몹시 안정적일 뿐 아니라 빼어나기까지 하다. 배우 활동이 돋보일까 싶으면 언제 작업했나 싶게 새로운 음악을 들고 나오고, 역시 가수 활동이 본업이구나 생각하려 치면 또 새로운 드라마 혹은 영화로 돌아온다. 이같은 열정의 근원은 아이유 자신이 작품을, 작업을 그리고 그 과정을 사랑하고 또 즐기는 데 있다. ‘폭싹 속았수다’ 종영 후 일간스포츠와 만난 아이유는 “매일을 꼬박 잘하자는 마음으로 현장에 임해 보람 있었다. 스스로 끈기를 테스트하고 싶어서 ‘이게 힘들어?’하며 몰아붙이곤 했는데 그 하루하루가 좋은 훈련이 됐고 나 자신과 약속을 지켜 자기애도 생길 수 있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스스로 도전하고, 미션을 완수해가는 과정을 무려 1년에 걸쳐 건강하게 해낸 건데, 촬영장에서 그의 모습을 가까이 지켜본 박보검 역시 아이유의 ‘마음 체력’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아이유는 이번 ‘꽃갈피 셋’ 역시 ‘폭싹 속았수다’ 홍보 및 콘텐츠 촬영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와중에 작업했다. 지난해 2월 발표한 ‘더 위닝’ 작업 역시 ‘폭싹 속았수다’ 후반 작업 및 외부 촬영 일정이 모두 겹쳐 있음에도 초인적인 집중력과 체력을 발휘하며 작업을 완수해낸 터라 기시감이 든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음악적 긴장도가 여전하고 배우로서의 성장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서로 다른 시대를 산 두 인물을 표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아이유는 탁월하게 해냈다”며 작품을 통해 보여준 아이유의 성장을 높이 샀다.◇ 멀티테이너 넘어 멀티아티스트로…17년 궤적의 증거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이미 최고 수준인데 유튜버로서도 톱이다. 아이유의 유튜브 채널 ‘이지금’은 최근 1000만 구독자를 넘어서며 유튜브 측으로부터 ‘다이아 버튼’을 받았고, 27일 기준 1010만 구독자를 달성 중이다. ‘이지금’ 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는데 특히 ‘아이유의 팔레트’에선 여느 음악 프로그램 MC 이상의 진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IU TV’에선 스케줄 틈틈이 혹은 일상의 아이유의 모습을 공개하며 팬들과 적극 소통한다. 김성수 평론가는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이만한 성취를 이뤄내고, 또 소통하는 셀럽으로서 유튜브에서도 본인이 직접 기획한 콘텐츠로 독보적인 성취를 내고 있다“면서 ”아이유는 한국 콘텐츠 업계가 반드시 분석해봐야 할 대상이고, 기록해야 할 마스터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평론가는 “어린 나이에 데뷔해 오랫동안 활동한 이들 중엔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성장이 멈추는 지점 이후엔 과거의 영광으로 먹고사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유는 그렇지 않다. 늘 현재의 과제를 설정하고, 그 과제와 씨름하고, 그 과제의 결론을 콘텐츠로 내놓고 있다”며 데뷔 후 17년의 ‘궤적’을 높이 평가했다.아이유는 3개월 연속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1위(한국갤럽 조사)에 오른 ‘폭싹 속았수다’의 기세를 이어받아 ‘꽃갈피 셋’ 앨범을 통해 목소리로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앞선 두 개 ‘꽃갈피’의 수록곡들이 베스트&스테디셀러로 오랜 사랑을 받은 만큼 이번 리메이크 곡도 호성적이 예상된다. 또 최근엔 내년 방영 예정인 MBC 새 드라마 ‘21세기 대군 부인’ 촬영에 돌입했는데 전작과 확연히 다른 캐릭터로의 변신에 대한 기대가 뜨겁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5.27 05:5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