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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 TV·냉장고 없다고 따지자…도쿄올림픽 조직위 "유상대여"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선수촌에 TV와 냉장고가 없다는 비판에 대해 "유상 대여 대상이고 선수단의 요청이 있어야 제공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22일 일본 현지 언론은 이날 다카야 마사노리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이 선수촌 시설에 대한 지적에 "기본적으로 냉장고, TV는 유상 대여 대상"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카야 대변인은 "적절한 시점에 주문이 있었다면 조직위가 제공할 책무가 있고 당연히 하고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러시아 측에서 요청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향후 요청이 있다면 "가능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9번째 올림픽에 참가한 일가 마메도프 러시아 펜싱대표팀 감독은 선수촌 방이 너무 좁아 "중세 같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4~5명의 선수가 머무는 객실에 화장실이 1개뿐이고 TV와 냉장고가 없으며 에어컨 리모컨이 일본어로만 돼 있는 등 이곳저곳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내구성이 의심되는 '골판지'로 만든 침대도 선수들의 불만을 샀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탁구와 유도, 레슬링 등 메달 유망 종목 선수들은 외부 숙박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특혜 논란'을 빚었다. 이에 미국 여자 체조대표팀도 선수촌이 아닌 호텔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 대표팀은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제공되는 선수촌 음식 대신 자국에서 공수한 음식을 먹기로 했다. 앞서 일본은 선수들에게 별도의 도시락을 제공하기로 한 한국 정부에 대해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2021.07.22 09:18
스포츠일반

도쿄 겨누는 한국의 최종 병기 활·총·검

28일 진천 선수촌에서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개막까지 남은 날은 24일. 올림픽을 앞두고 4년마다(이번에는 5년 만에) 열리는 행사지만, 확실히 그 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취재진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기자만 선수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맘때 줄을 잇던 기업이나 기관의 선수단 격려도 아예 사라졌다. 네 차례 올림픽에 출전했던 전 탁구 국가대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이번 도쿄는) 처음 경험해보는 올림픽”이라고 표현했다. 이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간담회에서는 ▶후쿠시마산 식자재 ▶욱일기 경기장 반입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독도 자국영토 표기 등 경기 외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이기흥 회장은 “현지에 급식센터를 두고 도시락을 지원하겠다. 선수들에게 생선 섭취 관련 교육을 할 예정이다. 욱일기와 독도 문제는 중국, 러시아와 협력 중이며, 일본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논의하겠다”고 대답했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5일 전에야 선수촌에 입촌할 수 있다. 미리 가봐야 들어갈 수 없다. 경기가 끝나면 48시간 이내 퇴촌해야 한다.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에서 열리는 경험해보지 못한 올림픽이다 보니 선수들도 모든 게 궁금하다. 사격 대표 김민정은 “물은 짐 무게 제한 때문에 싸갈 수 없고, 도시락만 매끼 신청했다. 아무래도 걱정이 돼 거기 음식은 안 먹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격 대표 진종오는 “마스크를 쓰면 안경에 김이 서린다. 어떤 종목은 마스크를 코 밑까지 내려도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의 도쿄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7개로 종합 순위 톱10에 드는 것이다. 이기흥 회장은 “엄살이 아니라 선수들 사기가 굉장히 떨어져 있다. 개최 여부, 코로나 문제, 독도 등 외교 문제, 식자재 문제 등으로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올림픽만 보고 최소 5년 이상 준비한 선수들에게 국민이 힘을 실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때 격투기가 메달밭이던 시절이 있었다. 최근에는 병장기가 메달밭이다. 활(양궁)·총(사격)·검(펜싱)이 바로 한국의 최종병기다. 양궁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23개를 수확했다. 사격(7개)과 펜싱(4개)까지 더하면 이들 세 종목에서만 금메달 34개를 따냈다. 직전 대회였던 2016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9개로 종합 8위에 올랐다. 양궁이 전 종목(금 4)을 석권했고, 사격 50m 권총 진종오, 펜싱 에페의 박상영까지 금메달 6개가 이들 종목에서 나왔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눈여겨볼 선수는 우선 양궁에서 3관왕(개인·단체·혼성)에 도전하는 강채영이다. 또 ‘권총 황제’ 진종오가 남자와 혼성 10m 공기권총 두 종목에서, 오상욱이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과 단체 두 종목에서 금 사냥에 나선다. 강채영은 “전관왕과 1위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그래도 심리적으로 잘 지원해줘서 자신감을 갖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자부 동료) 안산은 멘털이 강하고 포커페이스다. 저도 멘털이 세다고 생각하는데, 장민희가 더 세다”고 말했다. 한국은 어째서 활·총·칼에 강할까. 진종오는 “연관성을 찾자면 우리 민족이 집중력이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상욱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설명했다. 키가 1m92㎝인 그는 “유럽 선수들은 손동작이 좋다. 그런데 우리는 발이 빠른 이른바 ‘발 펜싱’이 강점이다. 옛날부터 한국 지도자들이 발 펜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체육 철학자인 김정효 서울대 외래교수는 “과학적으로는 훈련량이 많고 훈련 방법이 다른 나라보다 선진화되어 있다. 인류학적으로는 손기술과 관련이 있다. 세 종목 공통점은 최종 발현 지점이 손이라는 거다. 우리는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다. 포크를 쓰는 쪽보다 손 감각이 뛰어나다. 손 감각은 두뇌 집중력과 연관되며, 이는 다시 손 감각을 아주 예민하게 만든다. 손으로 하는 e스포츠와 여자 골프가 강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근대 스포츠가 추구하는 이념은 서양 중심적이다. 육상이 대표적이며, 수영도 마이클 펠프스(미국)처럼 키 큰 선수가 유리하다. 우리는 신체적 불평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세 종목이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최적화 종목”이라고 덧붙였다. 진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2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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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만큼 중요한 후쿠시마산 피하기…도쿄올림픽 '음식 전쟁'

2020 도쿄올림픽에선 전례를 찾기 힘든 '음식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다음 달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먹거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영향으로 방역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선수단 식사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식품을 선수촌 식단에 올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속됐다. 후쿠시마는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지역으로 식품 안전성이 끊임없이 거론된다. 28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올림픽 미디어데이에서도 '식자재'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장인화 선수단장은 "선수촌 인근 급식 지원 센터에서 지원할 수 있는 품목을 보냈고 신선도가 중요한 육류나 생선 등을 현지에서 검증된 식자재로 공급할 예정"이라며 "선수촌 식당은 전체 선수가 다 쓰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대한체육회에서 현지 도움을 받아서 도시락을 수송하고 지원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표팀은 29개 종목 226명 정도(예상)다. 하루 세끼를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식사는 당일 컨디션, 경기력과 직결되는 문제. 기본적으로 선수촌 식당을 이용하고 부족한 부분을 도시락으로 채운다는 게 대한체육회의 기본 계획이다. 특히 민감할 수 있는 생선 종류에 대해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식자재 문제 때문에 선수들과 언론에서 우려하는 걸 안다. 하지만 매 끼니 (선수촌 식단에서) 다양하게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게 준비돼 있다. 모든 식자재가 (후쿠시마산으로) 그렇게 온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선수들이 충분히 인지해 본인 영양 상태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IOC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과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과 관련해 지속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선수촌에서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식자재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1000가지가 넘을 수 있다. 생산지가 어디라고 다 밝히는 것도 그렇지만 IOC에서 점검을 다 할 거다. 유념하자는 내용을 내부적으로 확정해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악조건 속에서 열린다. 종목별 선수단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회 준비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대한체육회가 밝힌 도쿄올림픽 예상 성적은 금메달 6~7개, 종합순위 10~15위권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8위, 금메달 9개), 2012년 런던올림픽(5위, 금메달 13개)과 비교하면 낮다.이기흥 회장은 "선수단 사기가 굉장히 떨어져 있다. 독도 문제나 후쿠시마 문제로 인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선수층은 런던올림픽이 최고치였다. 리우올림픽에선 세대교체가 됐고 이젠 확실하게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됐던 선수들이 은퇴했다. 선수 전환기"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단 지원을 다 하고 있다. 방역 조치로 관중 입장이 어려운 만큼 더 큰 응원의 함성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진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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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한민국 스포츠 전망] 부활하는 올림픽 야구, '손·류·고' 월드클래스 활약 올해에도 '쭈욱'

스포츠의 시계는 1년 365일 쉬지 않고 흘러간다. 신년 벽두부터 12월의 마지막 날까지 한 해를 꽉 채우는 스포츠의 빼곡한 일정은 2020년에도 변함없이 계속된다. 경자년 한 해에도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뜨거운 승부가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2020년을 뜨겁게 달굴 해외파들의 활약과, 한 해의 '메인 이벤트'가 될 도쿄 올림픽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스포츠의 올해를 전망해본다. 도쿄 목표는 '10-10'… 일본 텃세를 넘어라 2020년의 '메인 이벤트'는 역시 도쿄 올림픽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는 32번째 여름올림픽인 도쿄올림픽은 2020년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치러진다. 도쿄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건 1964년 제18회 올림픽 이래 56년 만에 두 번째로, 이로써 일본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여름올림픽과 겨울올림픽(1972년 삿포로·1998년 나가노)을 두 번씩 개최한 나라가 된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의 목표는 '10-10' 달성이다. 대한체육회는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 종합 순위 10위 이내 입상하는 '10-10'을 목표로 정하고 준비해왔다. 4년 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종합 8위)와 비교하면 금메달 목표가 1개 더 많다. 그러나 같은 아시아권에서 열렸던 2008 베이징 올림픽(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종합 7위) 때보다는 메달 수와 순위 모두 낮게 조정됐다. 시간대가 같다보니 다른 올림픽과 비교해 시차와 현지 적응 문제로 고생할 일은 없지만, 개최국 일본의 텃세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종주국을 자부하는 유도와 가라테의 메달 싹쓸이를 앞세워 금메달 30개를 획득,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종합 순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일찌감치 엘리트 체육에 투자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온 일본이 개최국의 이점을 앞세워 메달 싹쓸이에 나선다면, 일본과 메달 획득 종목이 많이 겹치는 한국은 목표를 이루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우리의 전략 종목에서 세계적인 전력 평준화가 이뤄져 금메달을 확실하게 장담할 만한 종목이 줄어든 점도 악재로 꼽힌다. 일단 대한체육회의 바람은 양궁, 태권도, 사격, 펜싱 등 효자 종목은 물론 근대 5종, 배드민턴, 역도, 체조, 골프, 야구 등의 선전을 통해 종합 10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일단 현재 태극전사들의 도쿄올림픽 출전권 확보 현황은 4년 전 이맘때의 90% 수준으로, 남녀 배구, 남녀 농구, 남자 핸드볼, 남녀 축구 등 구기 종목에 걸린 출전권이 남아있어 마지막 도쿄행 티켓을 노리는 태극전사들의 치열한 싸움이 이어질 예정이다. 종목당 선수 수가 많은 구기 종목이 선전을 펼쳐 더 많은 선수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수중에 넣으면 임원을 합친 한국 선수단의 전체 규모는 리우올림픽 수준(333명)을 유지하거나 조금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사라진 야구·소프트볼이 12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하고, 가라테·스케이드보드·서핑·스포츠클라이밍 4개 종목이 추가돼 도쿄올림픽에선 33개 종목이 열린다. 세부 경기의 금메달 수는 모두 339개다. 메달 종목은 남자 165개, 여자 156개, 혼성 18개로 이뤄진다. 또한 IOC가 기존 세부 종목을 조정해 혼성 경기를 확대하는 식으로 성(性) 평등 정책을 편 결과에 따라 도쿄올림픽에선 전체 참가 선수 대비 여성 선수의 비율이 48.2%에 달해 역대 가장 '성비 균형'에 가까운 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북관계·방사능 등 도쿄올림픽 둘러싼 고민거리들 선수단의 성적과 별개로 관심과 우려를 불러 일으키는 고민거리들도 있다. 우선 여름·겨울을 막론하고 올림픽 때마다 관심을 집중시키는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문제다. 최근 남북관계에 다시 삭풍이 불면서 도쿄올림픽에서 남북이 개회식에 공동입장하고 단일팀을 이룰지는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사전 작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훈풍을 타면서 같은 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개회식 공동 입장이 성사됐다. 또 단일팀도 결성해 참가하는 등 긍정적인 관계가 이어지며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끌어올렸다. 이에 IOC는 올해 3월 집행위원회에서 남북한의 도쿄올림픽 개회식 공동 입장과 여자농구, 여자하키, 유도(혼성단체전), 조정 등 4개 종목의 단일팀 구성을 승인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북한이 외교 관계에 다시 빗장을 건 이후 남북 체육 당국 간의 대화는 모두 중단됐다. 단일팀을 구성하자는 우리 측의 제안에 북한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고, 결국 유도를 제외한 3개 종목의 단일팀 결성이 좌절됐다. 물론 전례상 북미 관계 개선 여부에 따라 도쿄올림픽 직전에 개회식 공동입장을 논의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유도 종목 역시 남북 선수들이 각각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경우, 올림픽 직전에 혼성단체전 결성 방안을 상의할 수도 있다. 또다른 고민거리는 일본 내부의 상황이다. 일본이 우경화 조짐을 보이면서 제국주의 시절의 상징인 욱일기 사용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일단 대한체육회는 IOC에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과 사용 제한 등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2011년 도호쿠 대지진 후 원전 사고로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제기된 후쿠시마산 식자재의 선수촌 공급 역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올림픽 직전 선수촌 근처에 한국 선수 식당을 따로 설치해 안전에 전력을 기울일 참이다. 손흥민부터 고진영까지, 1년 내내 이어질 해외파 활약 해외파들의 활약상은 새해부터 이어질 예정이다. 대표적인 주자가 바로 손흥민(27·토트넘)이다. 2019년 내내 물오른 기량을 뽐내며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으나 한 해의 막바지에 퇴장과 징계로 다소 아쉽게 마무리한 손흥민은 새로운 마음으로 2020년을 맞이한다. 복귀전으로 예상되는 1월 5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 미들즈브러전을 시작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가 쉴 새 없이 이어질 예정이다. 모든 관심은 손흥민이 남은 2019~2020시즌 동안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새로 쓸 수 있을지에 집중된다. 손흥민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은 토트넘 2년 차인 2016~2017시즌에 남긴 21골(EPL 14골)이다. 지난 2018~2019시즌에는 20골(EPL 12골)을 기록했으며 올 시즌엔 EPL 5골, UCL 5골 등 10골을 넣고 있는데, 아직 일정이 많이 남은 데다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인 만큼 부상이나 징계 같은 변수 없이 흐름을 이어간다면 기록 경신 가능성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벤투호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3월부터 재개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도 빠짐없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벤투호는 투르크메니스탄(홈), 스리랑카(원정), 6월 북한(홈), 레바논(홈)과 2차 예선을 치르고, 9월부터는 월드컵 본선행이 결정될 3차 예선에 나서게 된다. 자유계약선수(FA)로 미국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둥지를 튼 류현진(32)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19시즌 내셔널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류현진은 최근 토론토와 4년 8천만달러의 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물론 도전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내셔널리그와 달리 토론토가 속해있는 아메리칸리그는 지명타자제도가 있어 선발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지 않아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대신, 쉬어가는 타석도 사라지게 된다. 토론토의 팀 전력이 다저스 보다 떨어지는 것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였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타선과 계투진의 도움을 받았던 류현진은 새 시즌 비교적 무거운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나서게 됐다. 또 토론토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엔 전통의 명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몰려있는 격전지라는 점도 변수다. 해외파의 활약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에게도 해당된다. 2019년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이기록인 15승을 합작한 LPGA의 '한국 군단'은 고진영(25)을 필두로 2020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의 선수,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상금,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 1위를 모두 휩쓸며 여자골프 1인자로 자리매김한 고진영, 그리고 현재 세계랭킹 2위인 박성현(26)과 2019년 신인왕 이정은(23) 등이 내년을 접수하기 위해 일찌감치 시동을 걸었다. 특히 LPGA 투어 데뷔 첫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을 제패하고 신인왕을 거머쥐며 완전히 안착한 이정은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하는데, 2020년 6월 기준으로 15위 내 한국 선수 중 상위 4명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현재까진 이정은, 박성현, 김세영(26·6위), 이정은(7위)이 해당한다. 이들 뿐만 아니라 세계랭킹 14위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31) 등 다른 선수들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어 치열한 내부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랭킹을 지키거나 끌어 올리기 위해선 L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필수인 만큼 시즌 초반부터 도쿄행 티켓을 잡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선 기자 2020.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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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 허용한 조직위…도쿄올림픽, 정말 왜이러나

내년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이 여러 가지 논란으로 말썽이다. 이번엔 2차 세계대전에 사용한 전범기인 '욱일기' 사용을 대회 조직위원회가 사실상 허락하기로 하면서 큰 반발을 샀다.일본 산케이신문은 4일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한국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외교부에서 욱일기 사용을 올림픽·패럴림픽 때 사용하지 말 것으로 요청한 것과 관련해 반입 금지품으로 하는 걸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조직위는 욱일기가 일본 내에서 사용되고 있고, 그 자체가 정치적인 의미를 담은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외교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도쿄올림픽 전후 경기장 내 욱일기와 이를 활용한 유니폼·소품 반입, 응원 행위 금지를 촉구한 것에 올림픽 조직위가 배치되는 반응을 내놓은 셈이다.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 방사능 문제, 독도 표기 문제 등 정치·외교적으로도 민감한 문제들이 연이어 터진 상황에서 이번엔 욱일기 문제가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논란에 기름을 더 끼얹었다. 앞서 조직위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도쿄패럴림픽 메달 디자인에도 방사형으로 뻗은 문양이 욱일기를 연상케 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항의를 한 바 있다. 메달을 디자인한 디자이너는 이 디자인에 대해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선수들이 하나로 모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이번엔 조직위가 노골적으로 욱일기 사용을 용인하기로 하면서 반발을 더 크게 샀다.올림픽에서 정치적인 표현을 드러내는 건 '올림픽 헌장' 50조(정치적, 종교적, 인종차별적 시위나 선전 활동을 금한다)에도 명기할 만큼 절대적인 금지 사항이다. 그러나 일본이 월드컵 등 각종 국제 대회에서 꾸준하게 욱일기를 응원 도구로 사용하는 등 상대적으로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인식이 부족한 틈을 타 이를 자주 활용하면서 관련 논란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욱일기와 관련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FIFA도 지난 2014년 일본 축구를 집중 조명한 공식 주간지 표지에 욱일기 문양을 사용했다 항의를 받고 일장기 장식으로 바꿨다. 당시 일본 축구대표팀의 유니폼에 11개의 방사형 문양이 새겨진 것을 두고 FIFA 공식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떠오르는 태양에서 뻗어나가는 빛을 형상화한 디자인(A rising sun ray textured designs)'이라고만 설명한 바 있다.일본 조직위의 이같은 반응에 국내 여론은 다시 들끓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욱일기와 독도 표기, 후쿠시마산 식자재 등 방사능 문제 등 세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선수들의 도쿄올림픽 참여를 국민 정서가 허용할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욱일기 문제를 국내에서 공론화하고, 국내외적으로 여론화해야 한다. 우리뿐 아니라 과거 침략 피해를 당한 아시아 국가들, 특히 중국과 북한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적인 연대를 모색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욱일기 퇴치 운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전 세계인들이 다 지켜보는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가 나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임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부와 체육계도 발빠르게 대응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IOC에 욱일기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특히 다음 주 중에 도쿄에서 열릴 패럴림픽 참가국 단장 회의에서 욱일기 사용, 독도 표기 문제 등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대회 조직위 측에 다시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도 "욱일기가 주변 국가들에게 과거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일본 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이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사항이 시정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함께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지한 기자 2019.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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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도쿄 올림픽 보이콧 안 한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올림픽에는 참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해돈 문체부 국제체육과장은 11일 “지난 8일 여당에 ‘도쿄 올림픽에 참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문체부의 단독 결정이 아닌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의견을 공유한 결과”라고 밝혔다. 최근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와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일부 정치인 사이에서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정부는 보이콧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문체부와 KOC가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한국의 단독 보이콧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한·쿠바가 불참했던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사례처럼 단독 보이콧은 올림픽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도쿄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는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올림픽 보이콧으로 IOC와 신뢰 관계가 훼손될 경우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 등 주요 사안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무엇보다 한국 선수단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해돈 과장은 “선수들이 지난 4년간 올림픽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는 점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애초부터 보이콧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했다. 관련기사 “아베, 문 대통령 지지율 올려줬다” 일본서 전략 실패론 확산 스가 “한국이 위안부 합의 뒤집을까봐 미국에 증인 부탁” 문체부와 KOC는 방사능에 대한 우려와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에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아울러 철저한 대안 마련에 나선다. 무엇보다도 오는 20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선수 단장회의에서 공개 검증을 요구하기로 했다.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선수촌에 공급하겠다는 일본 측 계획에도 정면 대응할 방침이다. 문체부와 KOC는 또 내년 올림픽 기간 자체 급식 지원센터를 운영해 국내에서 공수한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선수단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일본 측에 검역 간소화를 요청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체부는 오는 20일을 전후로 당정 협의를 열고 도쿄올림픽 대응 방침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도쿄올림픽조직위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미 IOC에 서한을 보내 항의했다. IOC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여 개회식 입장 때 한반도기에서 독도 표시를 삭제하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은 대승적 차원에서 요청을 수용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8.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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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라도 뛰고 싶다" 올림픽 보이콧에 애타는 선수들

충북 진천선수촌을 찾은 6일, 웨이트 트레이닝센터 앞 전광판에선 ‘도쿄 올림픽 D-353’이라는 글자가 한낮인데도 밝게 빛났다. 내년 도쿄올림픽 개막일(2020년 7월 24일)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수은주는 섭씨 34도를 가리켰고 선수들 이마에선 땀방울이 흘렀다. 선수촌에서 마주친 선수들 표정이 미묘했다.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 보복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 그리고 그에 따라 나오기 시작한 ‘도쿄 올림픽 보이콧’ 주장 때문이었다. 한 전문여론조사기관은 5일 “국민 10명 중 7명이 도쿄 올림픽 보이콧에 찬성”이라고 전했다. 또 같은 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도쿄 올림픽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면 보이콧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수촌에서 만난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민감한 시기에 실명으로 보이콧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도 익명보도를 조건으로 몇몇 선수가 입을 열었다. 한 선수는 “한·일 관계도, 국민 정서도 이해하겠다. 그래도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올림픽만 바라보며 4년 아니, 평생 준비한 선수들이다. 선수 십중팔구는 ‘보이콧이 과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수출대상국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 뒤, 일본과 스포츠 교류가 전면 중단됐다. 국내 팀과 경기단체는 일본 대회 출전이나 전지훈련을 백지화했다. 일본팀 국내 초청도 취소가 잇따랐다. 그렇다 보니 대회 출전차 일본을 갈 수밖에 없는 경우 난감해한다. 오는 25일 일본 도쿄에서 세계유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우승자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절대적인 랭킹 포인트를 2000점 확보한다. 여타 대회의 3배 이상이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세계선수권 포기는 올림픽 포기나 다름없다. 랭킹포인트 부족으로 올림픽 출전자격을 얻지 못하면, 국내선발전에서 1위를 해도 올림픽에 못 나간다”고 말했다. 매트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도 대회지가 일본이라는 얘기는 되도록 삼간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겪은 일본 정부는 내년 도쿄올림픽이 ‘부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여긴다. 그 일환으로 야구 한 경기를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67㎞ 떨어진 아즈마 구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올림픽 보이콧’ 주장의 근거 중 하나가 선수 안전 문제다. 선수 생각은 어떨까. 국가대표로 뽑힐 가능성이 큰 한 프로야구 선수는 “2008년 베이징에서 선배들이 금메달을 따는 걸 보고 감동했다. 야구는 올림픽 정식 종목에 다시 빠질지 모른다. 방사능이 걱정되지만 일단은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선수촌에서 만난 선수 대부분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후쿠시마산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선수단에 공급하는 문제는 크게 우려했다. 한 선수는 “진짜로 후쿠시마 농수산물이 식단에 올라오냐”고 되물은 뒤 “즉석밥·라면·반찬에 물까지 싸가야겠네”라고 걱정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한 선수는 “방사능과 음식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 올림픽이 일생에 한 번뿐이라고 해도 대책과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목숨 걸고 갈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을 보이콧할 경우, 선수들은 명예와 각종 혜택(포상금·연금·병역 등)을 포기해야 한다. 오히려 이는 작은 문제일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종목별 국제단체로부터 향후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 출전 기회 박탈 등의 징계를 받을 소지가 있다. 보이콧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왔지만, 참가 여부 결정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대한체육회가 통합운영 중)가 한다. 김보영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실제 보이콧 논의는 현재 없다”며 “올림픽 참가 결정이 KOC 소관이라고 해도 KOC가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결정하지는 않지만, 실무적으로는 주무 부처인 문체부와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올림픽까지 아직 1년이 남았다. 선수들은 일단 올림픽에 참가할 거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게 맞다”며 “후쿠시마산 식자재에 대한 불안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급식소 운영과 도시락 지원 확대 등은 고려해 볼 것”이라고 했다. 선수촌을 나오는 길에 만난 한 선수가 이렇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하고 있다. 올림픽 보이콧도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일본 땅에서 일본을 꺾고 우리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8.0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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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 취소·도쿄올림픽 보이콧···한일 스포츠 갈등 대충돌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 사회 전반적인 '반일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스포츠계에도 큰 폭풍이 몰아쳤다. 스포츠 교류가 얼어붙었고, 한발 더 나아가 내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일본 전지훈련'이다. 프로농구, 프로배구는 새 시즌을 앞둔 8~9월경에 주로 일본을 전지훈련지로 찾는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음식·숙박 등 환경도 괜찮은데다 엇비슷한 실력을 갖춘 일본 팀들을 상대로 비시즌에 실전 점검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일 갈등이 불거진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당초 일본을 전지훈련지로 추진했던 울산 현대모비스, 전주 KCC, 서울 삼성, 인천 전자랜드, 안양 KGC인삼공사, 창원 LG, 부산 KT, 원주 DB 등 프로농구 7개 구단은 기존 계획을 백지화하거나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들의 반일 정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부분의 프로농구 구단들은 중국, 필리핀 등 대체 훈련지를 물색했지만, 시간이 촉박한데다 훈련 질 저하 등을 우려해 국내에 남아 훈련하는 걸 추진중이다. 오경진 KT 사무국장은 "처음엔 일본 구단도 이 사태에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다. 정치와 스포츠 별개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차원을 넘어서고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본 측도 우리 상황을 이해하고 취소를 받아들였다"면서 "전지훈련은 실전 테스트가 가장 중요한 무대다. 각 구단들이 일본행을 줄줄이 취소한 만큼 안 가는 팀들끼리 연습경기를 갖는 걸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여자 프로농구도 용인 삼성생명, 부천 KEB하나은행이 일본 전지훈련 계획을 일찌감치 취소했다. 여자 프로배구도 지난달 KGC인삼공사를 시작으로 현대건설,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 등 4개 구단이 일본 전지훈련을 백지화했다. 배구 역시 일본 훈련을 취소한 팀들끼리 뭉쳐서 자체 리그를 갖고 여름을 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스포츠 교류도 냉각기를 맞았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4일부터 31일까지 강원 속초에서 열릴 박신자컵 서머리그에 참가하려 했던 일본 2개 팀(미쓰비시, 덴소)의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용두 WKBL 사무총장은 "정치와 스포츠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원칙론도 있지만 최근 한일 관계는 매우 특수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면서 7일 이사회에서 일본 두 팀의 출전 여부를 확정할 방침을 밝혔다.앞서 한국 여자 컬링 2개 팀은 1~4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월드컬링투어(WCT) 홋카이도 은행 컬링 클래식 대회에 불참했다. 2019~20 시즌 국가대표인 경기도청과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땄던 춘천시청 등 두 팀 모두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팀으로서 국민 정서를 반영해 불참을 결정했다. 강릉시는 16~1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릴 한중일 여자컬링 친선대회에 일본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만수(61) 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감독은 지난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일본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일본과 협력 프로젝트도 일시 중단하겠다"면서 "아무리 일본이 역사 왜곡과 수출규제로 우리를 공격해 와도 홈을 내주는 일은 결코 없는 멋진 포수처럼 우리나라를 모두 잘 지켜내자"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스포츠계의 반일 정서가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후폭풍도 일고 있다. 일본 브랜드사의 유니폼, 용품에 대한 거부감 움직임도 일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겨울 전지훈련을 준비하는 프로야구, 프로축구도 영향을 미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내년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으로도 자연스럽게 불똥이 튀었다. 한일 관계 문제에다 올림픽 유치전부터 제기됐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우려까지 더해 아예 도쿄올림픽에 한국 선수단이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딛고 일어서겠단 의도를 다수 반영하려 하고 있다. 그중에 야구, 소프트볼 등 일부 올림픽 경기를 후쿠시마 지역에서 치르고, 각 국 선수단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식자재를 공급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선수들과 각 국 관계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왔다.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도쿄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선수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추가 안전조치가 없으면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응답이 68.9%로 집계됐다. 반면 '보이콧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반대 응답은 21.6%에 그쳤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도쿄올림픽 보이콧 운동’ '한국에서 선수단을 위한 식자재 공수' 등에 대한 국민청원 글도 다수 올라와있다. 정치권에서도 도쿄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안전 문제로 보호해야 한다는 '보이콧 찬성'과 4년간 올림픽만 바라본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단 '보이콧 반대'가 맞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문제지만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만약 안전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도쿄올림픽을 보이콧 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은 스포츠인들에게는 평생 꿈과 같은 무대다. 도쿄올림픽 보이콧이 자칫 스포츠인들의 꿈을 짓밟는 것은 아닌가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선수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각 국가올림픽위원회(NOC)로서의 역할도 하는 무대다. 현 상황에서 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논의하는 건 시기 상조"라면서 "정기적으로 각 NOC 담당들이 도쿄에 모여 올림픽 준비를 협의하는 자리가 있다. 후쿠시마산 식자재 공급 등 내부적으로 우려하는 문제에 대해선 꾸준하게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체육회 자체적으로도 급식훈련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1년간 남은 기간동안 상황을 주시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김지한 기자 2019.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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