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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쥬얼리도 없고, 카라도 없고"..브아걸 10주년에 경의를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제아·나르샤·미료·가인)가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10대 20대가 장악한 국내 가요계 지형상 경의로운 일이다.브아걸은 국내 최장수 걸그룹이기도 하다. 2001년 데뷔해 걸그룹계의 역사를 써 가던 쥬얼리는 15년만인 2015년 스스로 해체했다. 박정아·서인영 등 원년 멤버는 이미 탈퇴한 뒤였다. 쥬얼리의 해체 이후 최장수 걸그룹의 계보는 브아걸에 넘어갔다. 2006년 데뷔해 올해로 10년차다. 거기에 쥬얼리와 다르게 멤버 교체가 없었다는 미덕 또한 있다.물론 잡음은 있었다. 개인적인 일이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주변에서는 '가인이 솔로를 하고 싶어한다''언니들이 가인을 싫어한다''브아걸의 해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등의 뒷말이 무성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해체설'이라는 이름으로 기사화된 적도 있다.그리고 가인은 소문이 사실인 듯 먼저 전소속사를 떠나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인 에이팝엔터테인먼트로 옮겼다.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그런데 이변 아닌 이변이 일어났다. 나르샤·미료·제아가 소속사 계약 종료와 동시에 가인을 따라 에이팝으로 이적한 것이다. 그들의 이적은 브아걸의 존속을 의미했고, 최장수 걸그룹의 명맥을 이어갈 것임을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었다.그렇게 팀은 유지됐고, 넷이 똘똘 뭉쳐 새 앨범까지 내놨다. 그리고 올해 10주년 기념 앨범의 발매도 기대를 모은다. 그렇게 팀은 과거와 오늘을 지나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음악적으로도 브아걸은 만족스러운 그룹이다. 2006년 3월 2일 정규 1집 '유어 스토리(YourStory)'를 발표한 뒤로 10년간 계속되는 진화로 매 발표하는 곡마다 예측불가의 음악과 콘셉트를 선보여왔다.시작은 보컬 그룹에서, 상큼하고 나긋나긋한 '러브(Love)'로 인지도를 높이기 시작해 후크송 열풍의 중심이었던 '어쩌다'로 대세 걸그룹의 반열에 올랐다. 그 후 신드롬을 일으킨 마력의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센 언니 컨셉으로 가요계 원조 걸크러쉬 마력을 뽐낸 '식스 센스(Sixth Sense)', 작년 11월 시공간을 넘나드는 몽환적인 컨셉의 '신세계'로 여전히 그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는 그룹임을 증명해 보였다.브아걸은 네이버와 함께한 10주년 기념 방송에서 힘든 과정을 거치며 쌓아온 1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제아는 데뷔 초 시절, 당시 어렸던 막내 가인을 가르쳤던 노하우를 살려 Mnet '프로듀스 101' 선생님 역할에 임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스무 살 풋풋한 나이에 데뷔해 언니들의 보살핌을 받아야 했던 가인은 성숙한 서른 살 여인이 됐다. 조촐한 자체 시상식을 진행하고 상장을 나누면서 서로의 10년을 치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간 가장 많은 발전을 한 멤버에게 주는 '참잘컸상'에는 제아가 몰표를 받았다.나르샤는 "브아걸이 보컬팀으로 시작해 무대 퍼포먼스를 하는 팀으로 변해왔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제아 언니가 가장 노력을 많이 했다"며 칭찬했다. 제아는 멤버들의 격려에 "나를 보면 안 되는 건 없는 것 같다"며 팬들에게 긍정 기운을 전파했다.이 밖에도 뛰어난 콘셉트 소화 멤버에게 주는 '소화능력상'에는 가인이, 팬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을 표현한 '팬사랑상'에는 나르샤, 말과 행동이 가장 진실된 멤버에게 주는 '진상'에는 미료가 지목되어 수상하였다.브아걸은 40대 걸그룹, 50대 걸그룹의 가능성에 가장 가깝게 다가섰다.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트렌디한 음악으로 시선을 강탈하는 마돈나같은 가수가 한국에서 나온다면 그 가능성또한 브아걸에게 가장 가깝게 있다는 생각이다. 엄동진 기자
2016.03.03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