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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뒤 플레시, 아데산야 꺾고 “아프리카가 이겼다”…스트릭랜드와 재대결 가능성↑

UFC 미들급(83.9kg) 챔피언 드리퀴스 뒤 플레시(30∙남아프리카공화국)가 전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35∙나이지리아/뉴질랜드)를 잠재우며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뒤 플레시(22승 2패)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퍼스시 RAC 아레나에서 열린 ‘UFC 305: 뒤 플레시 vs 아데산야’ 메인 이벤트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랭킹 2위 아데산야(24승 4패)에 4라운드 3분 38초 리어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치열한 승부였다. 경기 초반엔 아데산야가 레그킥과 보디 펀치와 킥을 통해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에 뒤 플레시도 특유의 전진 펀치를 날리며 응수했다. 2라운드엔 뒤 플레시가 적극적으로 레슬링을 섞으면서 앞서나갔다. 뒤 플레시는 세 번 테이크다운을 성공하고 유리한 포지션에서 상대를 3분 28초 컨트롤했다. 적극적으로 서브미션을 노리고, 펀치를 날리기까지 했다. 치열한 타격전을 벌인 3라운드를 지나 4라운드에선 아데산야가 승기를 굳히는 듯했다. 그동안 보디에 대미지를 쌓아온 아데산야가 느려진 뒤 플레시를 상대로 타격전에서 확연히 앞서나갔다. 이때 반전이 일어났다. 뒤 플레시의 강력한 오른손 훅이 연속으로 아데산야의 안면에 들어갔다. 이어 잽싸게 백포지션을 잡고 테이크다운에 성공함과 동시에 리어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을 걸었다. 아데산야는 바로 항복했다. 그간 서로 악담을 쏟아냈던 두 선수는 곧바로 서로에게 존중을 표하며 화해했다. 뒤 플레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무조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레전드와 옥타곤에서 싸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가 그가 아프리카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 것처럼 돼버려 미안하다. 그건 절대 내 의도가 아니었다”며 “오늘 밤 결과가 어떻든 결국 아프리카가 이긴 것”이라고 아데산야에 사과했다. 뒤 플레시는 지난해 자신이 첫 번째로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챔피언이 될 거라고 말해 많은 아프리카 UFC 파이터들을 분개시킨 바 있다. 먹고 살길을 찾아 아프리카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주민 파이터들은 이를 자신들의 아프리카성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이해했다. 아데산야는 뒤 플레시와 악수하고 그의 손을 들어 승자라고 인정했다. 이어 백스테이지에서는 서로의 재킷을 교환하며 완전히 감정을 털어냈다. 뒤 플레시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스포츠는 다른 분야와 달리 사람들을 통합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는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 고(故) 넬슨 만델라의 말을 인용하며 “경기 후 세계에 이 놀라운 힘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뒤 플레시에겐 곧바로 2개의 도전장이 날아들었다. 먼저 전 미들급 챔피언이자 현 라이트헤비급(93kg) 챔피언인 알렉스 페레이라(37∙브라질)로부터다. 그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뒤 플레시가 챔피언 벨트를 맨 TV 화면과 함께 “다시 한번 미들급으로 가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뒤 플레시는 이에 “그가 미들급으로 오면 분명 (패배 후) 변명을 할 것”이라며 “다음 방어전에 성공한 후 내가 라이트헤비급으로 가서 승부를 내겠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뒤 플레시에게 미들급 챔피언 벨트를 뺏긴 션 스트릭랜드(33∙미국)가 SNS로 “전쟁을 벌일 시간이다, 네덜란드인”이라고 챔피언을 도발했다. 뒤 플레시가 남아공을 식민지로 삼은 프랑스계 네덜란드 이주민의 후예임을 꼬집은 것이다. 스트릭랜드는 지난 1월 UFC 297에서 뒤 플레시에게 스플릿 판정패했지만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하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뒤 플레시는 이에 “다시 한번 울고 싶냐?”며 스트릭랜드를 조롱했다. 뒤 플레시는 UFC 297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스트릭랜드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자극해 눈물을 쏟게 했다. 그는 이번 대회 기자회견에서도 아데산야의 부유했던 어린 시절을 지적하며 그를 울려 심리전의 명수로 등극했다. 데이나 화이트(55∙미국) UFC 최고경영자(UFC)가 대회 전 다음 미들급 도전자는 스트릭랜드가 될 것이라고 공표했기에 둘의 재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김희웅 기자 2024.08.20 08:42
스타

고준희, 조승우 응원 문자 공개…“한 번도 마주친 적은 없지만”

배우 고준희가 조승우에게 받은 응원 메시지를 공개했다.고준희는 7일 자신의 SNS에 “신유청 감독님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주신 조승우 선배님 정말 너무 감사하다. 연극도 보러와주실건가요”라는 글과 함께 조승우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조승우는 “한 번도 마주친 적은 없지만 멀리서나마 내일 있을 첫 공연을 격하게 축하하고 응원한다”며 “앞으로 있을 무대 위에서의 값진 시간이 아름답게 쌓여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어디에서든 좋은 작품에서 자주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응원했다.이어 “모든 힘들었던 것들 무대 위에서 다 풀어 놓으시라고. 불안하고 떨려도 그 억울하고 힘겨웠던 시간을 견뎌온 그분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며 “누구보다 당당하게 서서 펼치시라.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보상을 관객들이 주는 에너지와 박수로 되돌려 받으시라”고 격려했다. 앞서 고준희는 2019년 ‘버닝썬 게이트’ 사건 발생 당시 ‘승리 단톡방 여배우’로 지목되는 루머에 휩싸였다. 빅뱅 출신 가수 승리와 정준영 등의 참여한 단톡방 대화 내용 중 투자자 모임에 초대하려고 했던 여배우가 고준희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루머가 불거진 건 당시 고준희가 승리와 같은 소속사였기 때문이었다.당시 고준희는 악성 댓글에 대해 부인했으나 루머는 계속됐고 이미지 실추로 이어졌다. 최근 고준희는 유튜브 예능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당시의 힘들었던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한편 고준희는 최근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하퍼 피트 역으로 출연 중이다.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새 시대의 변화를 앞두고 동성애자, 흑인, 에이즈 환자 등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정체성 혼란을 다룬다. 오는 9월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공연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8.07 13:46
해외축구

손흥민 인종차별한 벤탄쿠르의 발언이 놀랍지 않은 이유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토트넘 소속이자 우루과이 대표팀 멤버인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대형사고를 쳤다. 그는 팀 동료이자 캡틴인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이다. 코파 아메리카 2024 출전을 앞두고 벤탄쿠르는 자국의 TV 방송에서 사회자가 손흥민의 셔츠를 부탁하자, “(동양인들은 다들 똑같이 생겼으니) 손흥민 사촌의 셔츠를 갖다 줘도 모를 것이다”라고 말했다.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그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벤탄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쏘니,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다.그럼에도 그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결여됐기에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토트넘 SNS에는 벤탄쿠르를 비난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지만, 그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이곳(우루과이)에서는 전혀 문제없는 발언인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벤탄쿠르를 지지하는 우루과이인들은 그의 발언이 왜 문제가 되는지 감이 안 잡히는 것 같았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은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 우루과이 출신 선수들의 이러한 발언과 행동은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루과이 축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 마저도 적절치 못한 발언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2010년 이후 나타난 우루과이 선수들의 대표적인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동은 다음과 같다. 2011년 10월 안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라이벌 전은 1-1로 끝났지만, 후반전에 사고가 터졌다.후반 13분 당시 리버풀 소속이었던 루이스 수아레스는 맨유의 수비수 패트릭 에브라의 오른쪽 무릎을 발로 걷어찼다. 5분 후 수아레스와 에브라가 말다툼을 하자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후에 열린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청문회에 의하면 에브라는 스페인어로 수아레스에게 “왜 나를 찼나?”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수아레스는 “Porque tu eres negro(너는 니그로이기 때문에)”라고 답했고, 에브라는 그에게 펀치를 날리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주먹을 휘두르면 대중은 수아레스가 한 말은 잊어버리고 자신만 나쁜 놈이라고 기억할 것이기에 참았다고 밝혔다. 수아레스의 결백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종 학대로 유죄판결을 받은 후 FA로부터 8경기 출전 금지와 벌금 4만 파운드의 징계를 받았다.우루과이 축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스타 선수 에딘손 카바니도 ‘N-word(흑인을 비하하는 nigger는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되는 단어다. 불가피하게 이를 언급할 때 N 워드라고 말한다)’와 관련해 논쟁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다만 카바니의 N 워드 사용에는 반론의 여지가 있다. 남미 지역의 스페인어 니그리토(negrito)의 쓰임새는 영어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영어 ‘니거’가 흑인을 비하하는 매우 경멸적인 표현인데 반해 스페인어 니거는 ‘작은 흑인’이라는 뜻에 불과하다. 따라서 카바니의 발언을 영어로 번역하면 “Thank you little black person"이 된다.남미에서는 피부색과 상관없이 검은색 머리만 갖고 있어도 니그리토라고 불린다. 또한 ‘친구(mate)’와 동의어로도 쓰이는 니그리토에는 사랑과 애정의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이에 우루과이 축구협회,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국립언어원도 성명을 통해 니그리토에는 인종 차별적 뉘앙스가 전혀 없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영어권 국가와 상당히 많은 나라에서 N 워드가 갖고 있는 파급력을 감안하면 카바니는 단어 선택에 더 신중했어야 했다. 카바니 케이스와는 달리 의심의 여지없이 대놓고 인종차별을 한 선수도 있다. 바로 우루과이 대표팀의 부주장이자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페데리코 발베르데다. 그는 2017년 대한민국에서 개최한 U-20 FIFA 월드컵 8강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눈 찢는 세리머니를 했다. 눈 찢기는 서양인에 비해 눈이 작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이다.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개최한 경기에서 이런 몰상식한 행동을 하다니!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발베르데가 개최국을 조롱했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어로 "인종차별을 의도한 세리머니가 아닌 친구를 위한 개인적인 세리머니였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수그러지지 않았다. 경기 후 우루과이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집단으로 눈을 찢는 포즈를 하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이를 말리기는커녕 이 사진을 협회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기 때문이다.2024년 5월 우루과이 국내 리그 경기에서 하비에르 페레스 주심은 미라마르 미시오네스의 한 선수를 퇴장시켰다. 그러자 미시오네스의 감독은 흑인인 페레스 주심을 “negro de mierda(검은 똥)”이라 불렀고,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SNS에 빠르게 퍼졌다. 국가적인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이 사건은 우루과이내에서 차별에 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영국의 정론지 가디언이 보도했다.우루과이에는 인종차별에 대처하기 위한 법이 존재하지만, 그런 법들은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인종차별은 이 나라에서 불행히도 엔데믹(endemic, 고질적인)화 되었다. 계속되는 차별에도 불구하고 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루과이 축구선수들의 인종 차별적인 발언과 행동은 실망스럽지만 그리 놀랍지는 않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7.05 13:00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니그로리그 기록 합병 후 달라진 통산 기록들

그동안 꾸준히 주장되어 온 니그로리그 기록과 메이저리그(MLB) 통산 기록이 지난달 30일(한국시간) 합산됐다. 1920년부터 1948년까지 29년에 걸쳐 유지된 니그로리그를 거친 흑인만 23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찾아내고 인정받은 경기 기록은 전체의 75% 전후인 것으로 알려졌다.니그로리그 기록이 MLB 기록과 합산된 배경으로 미국 내 흑인 사이에서 MLB 인기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걸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나날이 커지는 인종 차별이 사라져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크다는 게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어찌 됐든 니그로리그 기록이 MLB 기록에 포함되면서 여러 가지 통산 기록 순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먼저 통산 타격 1위였던 타이 콥(0.366)이 조시 깁슨(0.372)에 밀려 2위가 됐다. 3위는 오스카 찰스턴(0.363)으로 기존 3위였던 로저스 혼스비(0.358)를 4위로 밀어냈다. 통산 장타율 1위였던 베이브 루스(0.690)도 깁슨(0.718)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깁슨의 '순위 빼앗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통산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1.177로 이 부문 1위였던 루스(1.164)에 앞선다. 그뿐만 아니라 단일 시즌 최고 타율 역시 1943년 기록한 0.466으로 1위(2위 1929년 찰리 스미스·0.451)를 꿰찼다. 단일 시즌 최고 OPS도 2004년 배리 본즈(1.421)에서 1937년 깁슨(1.474)으로 1위 주인공이 바뀌었다. 그리고 1944년 사첼 페이지가 기록한 평균자책점 1.01은 단일 시즌 역대 3위(1위 1880년 팀 키프·0.86)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니그로리그 마지막 시즌인 1948년 버밍엄 블랙 배런스에서 뛰었던 기록이 합산되면서 윌리 메이스의 통산 안타가 3293개로 늘었다. 비슷한 사례로 뉴욕 쿠반에서 기록(1946~48년)이 포함된 미니 미노소 역시 2000안타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MLB 유색 인종 1호 선수 재키 로빈슨 역시 수혜자가 됐다. 캔자스시티 모나크스에서 뛴 기록이 반영돼 통산 안타가 1567개로 수정된 것이다. 니그로리그 최고 투수였던 페이지 역시 28승이 추가돼 통산 125승이 됐다. 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깁슨은 당대 전문가들이나 니그로리그에서 동시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니그로리그에서 14년을 뛴 깁슨은 통산 홈런왕을 11번이나 차지한 슬러거로 통산 홈런이 166개(602경기)에 이른다. 그와 함께 한 선수들은 "파워는 루스를 능가한다"라고 입을 모았다.페이지 역시 마찬가지다. 니그로리그에서 무려 20년을 뛴 페이지는 1948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선수 등록했을 때 나이가 이미 41세였다. 그렇지만 그는 1952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의 투수로 12승 10패 평균자책점 3.07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페이지의 전성기는 당연히 니그로리그 시절이다. 당시 리그 최고 강속구 투수였던 페이지는 MLB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알려졌던 월터 존슨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진 선수로 기억하는 목격자들이 많다.이처럼 니그로리그에서 뛰었던 적지 않은 선수가 월등한 기량과 실력을 보유했다고 한다. 시대의 희생양이었던 이들이 지금이라도 공식 기록에 이름을 올린 것에 무한한 찬사를 보낸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6.04 02:11
연예일반

‘바튼 아카데미’ 다바인 조이 랜돌프, 아메리카 페레라 꺾고 여우조연상 수상 [96th 아카데미]

배우 다바인 조이 랜돌프가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다바인 조이 랜돌프는 11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이날 다바인 조이 랜돌프는 “내가 영화배우의 길을 걸을 줄 몰랐다. 가수로 시작했다. 어느 날 어머니가 길 건너 극장에 가보라고 했다. 뭔가 너를 위한 것이 있을 거라고 했다”며 “나를 위해 도움을 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줘서 감사하다. 흑인 여배우일 때도 그대로 나를 봐줘서 감사하다. 너만의 길을 걸어가라고 말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어 “퍼블리시스트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런 일들을 많이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응답이 이뤄졌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올해는 셀린 송 감독이 연출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라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3.11 08:41
연예일반

부동산 투기·최저 임금·페미니즘… 긴박감 돋는 ‘더 커뮤니티’ 하이라이트 영상 공개

국내 최초 이념 서바이벌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가 강력한 몰입을 유발하는 긴박감 넘치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오는 1월 26일 첫 공개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서바이벌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이하 '더 커뮤니티')가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12명의 참가자를 상징하는 신념 코드를 비롯해 커뮤니티 하우스 내 합숙과 생존 방식 등을 요약하며 첫 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더 커뮤니티'에 입주하는 12명의 참가자들은 개개인의 가치관이 드러나는 정치, 젠더, 계급, 개방성 등 네 가지 영역의 사전 테스트를 통해 각자의 ‘신념 코드’와 신념 척도에 따라 점수를 부여받는다.‘거주가 아닌 투기 목적의 부동산 매매는 규제돼야 한다’, ‘미국의 흑인차별은 어느 정도 정당한 근거가 있다’는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수위 높은 질문들에 참가자들은 “이거에 동의를 하시는 분도 있을까”, “장난 아니네요”라는 리얼한 반응을 보여 궁금증을 자극한다.본격 이념 서바이벌에 합류한 참가자들은 9일의 합숙 기간 동안 자신의 신념 코드와 점수를 최대한 숨기고 게임에 참여해 공동체의 상금을 적립해야 한다. 그 가운데 매일 투표로 선출되는 ‘더 커뮤니티’ 리더는 커뮤니티를 지배하는 막대한 영향력을 소유하는 권력자로 거듭난다. 상금 분배와 탈락자 결정에 강력한 권한을 갖기에 각 출연진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세력을 형성해 스스로 리더가 되거나 내 편을 리더로 만들어야만 한다. 리더가 되기 위해 연합하고, 서로의 가치관을 뒤흔들거나 설득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셈.‘더 커뮤니티’는 최대 2억 원의 상금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선 기존 서바이벌과 비슷해 보이지만, 보다 많은 상금을 얻기 위해서 출연자 간 협업이 필수라는 점은 상이하다. 서로를 제거해야 생존할 수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서로를 포용하고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진정 가능할까. 시간이 지날수록 설전과 배신, 고성과 눈물이 교차하는 커뮤니티 하우스가 기대된다.풀릴 듯 말 듯 한 갈등 속에서 누군가 조화를 꿈꿀 때 누군가는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게 편을 가르고 불신을 조장하는 ‘불순분자’로서 활동한다. 과연 불순분자의 최종 목표는 무엇이고, 그 정체는 누구일까.극과 극의 가치관을 가진 출연자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이념 서바이벌 ‘더 커뮤니티’에서 출연자들이 보여줄 다양한 입장과 의견, 변화와 공조에 기대가 모인다. 사회 속에서 서로 받아들이기 힘든 의견을 가진 이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협력할지, 지금껏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서바이벌인 ‘더 커뮤니티’는 오는 26일 공개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18 15:30
연예일반

‘인어공주’~‘엘리멘탈’ 100주년 디즈니 ‘다양성이 힘’[디즈니100①]

“다양성이 디즈니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최초의 여성 수장이자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 시리즈의 각본을 쓴 CCO 제니퍼 리는 디즈니의 강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1923년 디즈니 브라더스 카툰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시작,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디즈니.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를 시작으로 수많은 캐릭터와 작품을 탄생시키며 세계 1위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자리하기까지 디즈니가 뚝심 있게 지켜온 한 가지를 꼽자면 바로 다양성이다.보다 많은 이들에게 소구하고자 다양성 확보를 위해 기울였던 디즈니의 치열한 노력. 최초의 디즈니 흑인 프린세스였던 ‘공주와 개구리’의 티아나부터 올해 뜨거운 감자였던 ‘인어공주’ 실사판 주인공 할리 베일리까지. 꾸준히 다양한 문화, 인종의 이야기에 손을 내밀어온 디즈니의 지난 여정을 짚어봤다.◇디즈니는 원래 PC하지 않았다디즈니는 PC(Political Correctness : 정치적 올바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동물을 서커스에 동원하는 걸 너무나 자연스러운 설정으로 사용했던 1941년작 ‘덤보’를 비롯해 인종차별적인 표현을 사용한 ‘피터팬’(1953), ‘아리스토캣’(1970) 등 디즈니에는 일종의 ‘흑역사’라 불릴 만한 작품들이 꽤 있다.애니메이션의 실사판인 ‘라이브액션’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디즈니는 이 같은 부분을 대폭 바꿨다. ‘피터팬’에서는 ‘레드 스킨’이라는 인종차별적인 대사가 빠졌고, ‘덤보’에서는 동물을 서커스 등으로 착취하는 행위, 서커스단 안에서 암암리에 드러나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비판했다. 원작과 달리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에게 주인공 에리얼을 맡겨 ‘원작파괴’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인어공주’ 실사화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다.사실 에리얼은 디즈니 프린세스 가운데 굉장히 상징적인 인물이다. 이전까지 디즈니 프린세스들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오로라처럼 왕자님에게 구제를 받는 흰 피부의 여성들이었다. 일단 종부터 사람이 아닌 인어였던 에리얼. 그는 평화로운 물 속 왕국에서 안전하게 지내라는 부친의 말에도 인간 세상이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나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은 용감한 인물이다. 게다가 죽을 위기에 빠진 왕자를 자신이 직접 구해주며, 그를 쟁취하기 위해 마녀 우르슬라와 거래해 목소리를 담보로 다리를 얻기도 한다. 한때 서구 백인사회에서 비주류로 취급받았던 붉은 머리를 하고 있다는 점 역시 상징적이었다.‘인어공주’에서 할리 베일리를 기용했다는 점은 어찌 보면 원작의 에리얼이 갖고 있는 상징성을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에리얼 이후 디즈니 공주들은 책을 많이 읽고 희생 정신과 용기를 갖춘 벨(미녀와 야수), 유색인종인 자스민(알라딘), 원주민 캐릭터 최초로 디즈니 프린세스에 이름을 올린 포카혼타스(포카혼타스), 아시아계 파 뮬란(뮬란), 최초의 흑인 프린세스 티아나(공주와 개구리) 등으로 다양하게 뻗어나갔다.◇다양성 통해 공감대의 폭 넓힌다만약 디즈니가 금발에 흰 피부를 가진 초창기 프린세스 시대에 그대로 머물렀다면 이렇게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특히 디즈니의 다양성은 2006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아름다운 그림체로 공주들을 그려내던 디즈니와 달리 픽사는 장난감, 벌레, 자동차, 로봇 등 다양한 주인공들을 전면에 내세워왔다. 디즈니에 인수되기 전까지 픽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은 장난감(토이 스토리), 곤충(벅스 라이프), 괴물(몬스터 주식회사), 물고기(니모를 찾아서), 개성 강한 초능력 가족(인크레더블), 자동차(카)였다. 인물들의 생김새도 전형적인 미적 기준과 거리가 있었다. ‘업’(2009)의 경우 노인과 아시아계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으며, 이들의 신체 비율은 3~4등신 정도다. 도리(도리를 찾아서)는 건망증에 시달리는 물고기이고, ‘인사이드 아웃’의 라일리는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다. 올해 크게 흥행한 ‘엘리멘탈’의 경우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한국계 이민자인 감독 피터 손이 자전적 경험을 스토리에 녹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7년 개봉한 ‘코코’의 경우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과격한 선언을 할 만큼 양국의 갈등이 첨예할 때 개봉,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결국 ‘인어공주’나 라틴계 배우를 백설로 캐스팅한 ‘백설공주’ 실사판 등이 논란을 불러오긴 했지만, 다양성은 디즈니가 꾸준히 추구해온 방향성이자 지금의 디즈니를 있게 한 주요한 미덕이라는 걸 부정하긴 어렵다.제니퍼 리 CCO는 “내 경험을 돌이켜 보면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는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고 있으며, 그러한 다양성이 우리의 강점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디즈니는 모든 사람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고 다양성이 반영된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준다”고 말했다.이어 “디즈니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스토리와 캐릭터에 다양성을 반영할수록 더 많은 이들을 가깝게 연결시켜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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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향해 눈 찢은 현지팬, 3년 동안 경기장 출입 금지 철퇴…벌금·사회봉사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행위를 한 팬이 경기장 출입 금지 철퇴를 맞았다.영국 매체 미러는 지난 7일(한국시간)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제스쳐를 취한 팬에게 3년간 모든 경기의 관람 금지 처분이 내려졌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해당 팬은 올해 초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과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면서도 “그러나 검찰은 관람 금지 명령을 추가할 것을 요구했고, 결국 3년 동안 어떤 경기장에도 입장할 수 없다는 것이 확정됐다. 국제경기에서도 여권을 반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매체는 영국왕립검찰청(CPS)의 발언을 인용, “이런 행위는 경기 선수, 팬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CPS는 비열한 제스처나 행동을 하는 팬에게 기소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 출입 금지를 요청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사건은 지난 5월 열린 2022~23시즌 EPL 35라운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크리스털 팰리스의 경기에서 나왔다. 당시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89분 아르나우트 단주마(에버턴)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는데, 이때 코너 부근에 앉은 한 관중이 그를 향해 눈을 찢는 행위를 했다. 해당 제스쳐는 동양인이 눈이 작다는 것을 표현하는 인종차별적 행위 중 하나로 인식된다. 팬의 제스쳐는 경기 중계 화면은 물론,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크게 화제 됐다. 토트넘과 팰리스 구단 모두 경기 직후 “인종차별 행위에 반대한다”라는 성명서를 내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손흥민은 당시 “인종차별적 행동의 표적이 될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현지에서 인종차별에 대해 칼을 빼 든 모양새다. 다만 손흥민은 EPL 입성 후 꾸준히 인종차별 피해 사례를 겪었다. 지난 3월에는 손흥민을 향해 “개고기나 먹어라”라는 욕설을 했고, 한 방송인은 그의 수비 장면을 두고 “무술(Martial Arts)을 하고 있다”라는 식의 표현을 했다. 동양인을 중국 '쿵푸'에 빗대 일반화할 때 쓰는 인종차별적 발언이다.그보다 앞서 첼시와의 경기에선 팬들이 그를 향해 ‘눈 찢기’ 제스쳐를 선보인 바 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선 “DVD나 팔아라” 등 야유를 받기도 했다.EPL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리그가 다시 재개되자 ‘BLM(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동참했다. 곧이어 인종차별 반대 구호인 ‘No Room For Racism(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 패치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도 일부 팬들의 ‘추태’가 그라운드 위에서 반복되는 모양새다.김우중 기자 2023.11.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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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노트 ‘멤피스’, 뮤지컬부문 최우수상 “문화가 가진 힘 증명되길”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쇼노트의 ‘멤피스’가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쇼노트의 ‘멤피스’는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뮤지컬부문 최우수상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지난 7월20일부터 10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멤피스’는 1950년대 흑인 음악을 백인 사회에 널린 알린 DJ 듀이 필립스(1926~1968)의 실화가 바탕이다. 배경은 흑백분리 정책이 유지되던 1950년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다. 필립스를 모델로 탄생한 백인 청년 휴이(박강현·고은성·이창섭)와 흑인 전용 클럽 주인의 여동생이자 흑인 여가수 펠리샤(정선아·유리아·손승연)의 꿈과 사랑을 다룬다.김영욱 쇼노트 대표는 “이 작품을 처음 선택할 때 했던 고민이 생각난다. 뮤지컬 ‘멤비스’는 인종 차별을 음악으로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인종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나라에 공감을 할까 생각했지만 현재도 차별과 폭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멤비스’는 해야만 했던 이야기였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뮤지컬 ‘멤피스’가 앞으로도 계속 공연돼 차별과 판가름이 된 이 세상에 문화가 가진 힘을 증명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1.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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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리버풀 vs 맨체스터, 축구로 표출된 두 도시의 갈등

18세기의 산업혁명 이후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다. 심지어 두 도시는 미국의 남북전쟁(1861~65)에도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미국에서 면화를 수입해 부유해진 리버풀은 남부군을 지지했다. 그에 반해 맨체스터의 방직공장 노동자들은 북부연방의 링컨 대통령이 주창한 흑인 노예가 수확한 면화의 금수조치에 공감했다. 면화가 귀해지자 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노동자들은 빈곤에 빠지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은 노예제도에 반대하는 연대의 표시로 링컨의 금수조치를 계속 지지했다. 이에 1863년 링컨 대통령은 맨체스터의 노동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겨우 56㎞ 떨어져 있는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공통점도 꽤 있다. 두 도시는 대영제국의 식민지 지배에 따른 부, 즉 다른 지역 사람들의 고통 위에 지어졌다. 전통적으로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노동자 계급을 대표하는 도시이고, 정치적으로는 보수당이 아닌 노동당을 지지한다. 게다가 두 도시는 훌륭한 축구 전통과 놀라운 음악적 유산도 가졌다. 두 도시의 차이점 또한 상당히 많다. 리버풀보다 규모가 훨씬 큰 맨체스터는 잉글랜드 북부의 수도 같은 도시다. 인종적으로도 맨체스터는 리버풀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맨체스터의 공기는 항구도시 리버풀보다 훨씬 오염됐고, 녹지대도 부족하다. 잉글랜드의 ‘쓰레기 수도(litter capital)’라고도 불리는 맨체스터는 2002년 영연방게임의 개최를 앞두고 대대적인 청소를 통해 깨끗한 도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폐막식이 끝난 후 불과 몇 주 만에 맨체스터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리버풀의 시민들은 삶에 여유가 있고 외향적이며 친절하다. 춥고 우울한 도시 맨체스터의 시민들이 가진 진지하고, 유머가 없으며, 냉소적인 기질과 대비된다. 일하는 도시라는 느낌을 주는 맨체스터와 달리 리버풀은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을 위한 곳이다. 외부인이나 관광객에게는 리버풀이 훨씬 매력적인 곳이다. 맨체스터 사람은 ‘만큐니언(Mancunian)’이라 불리고, 리버풀 사람은 ‘리버퍼들리언(Liverpudlian)’ 또는 ‘스카우서(Scouser)’라고 칭한다. 자동차로 불과 40분 떨어진 두 도시의 만큐니언과 스카우서는 완전히 다른 억양을 구사한다. 맨체스터의 억양은 주변 도시인 리즈, 셰필드와 비슷하다. 반면 리버풀의 스카우스 악센트는 정말 독특하다. 리버풀은 아일랜드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많아 ‘아일랜드 제2의 수도(second capital of Ireland)’라고도 불리는데, 스카우스 억양은 이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2015년 10월 BBC는 ‘Wayne Rooney: The Man Behind the Goals(웨인 루니: 골 뒤에 있는 남자)’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다음날 소셜미디어에서 영국인들의 한탄이 쏟아졌다. “도저히 못 알아듣겠다”, “엄마에게 루니의 악센트를 해석해 주느라고 모든 시간을 허비했다.” 게다가 “자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렇게 아일랜드계인 루니의 스카우스 억양은 현지인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독특하다. 리버풀은 오래전부터 잉글랜드의 외딴섬 같은 지역이었고, 이곳 주민들은 중앙정부와 권위주의에 저항해 왔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할 때 리버풀은 ‘브렉시트’는 맨체스터에나 어울린다면, 자신들은 유럽에 남고 싶어 했다. 심지어 “리버풀은 영국과 다른 정체성을 가졌기 때문에 독립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이들도 있다.경제와 산업 등에서 라이벌인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환경, 문화, 언어 등에서도 이렇게 대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1894년 완공된 ‘맨체스터 선박 운하’는 두 도시의 관계를 급격히 악화시켰고, 불똥은 축구계로 튀었다. 두 도시의 갈등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성공한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리버풀 FC의 경기를 통해 표출될 때가 많다.잉글랜드 1부리그에서 4, 5번째로 우승을 많이 한 클럽도 두 도시에서 나왔다. 에버튼과 맨시티는 각각 9번 우승했으나, 에버튼이 2위를 7번 차지해 6번에 그친 맨시티를 근소하게 앞선다. 라이벌 관계는 기본적으로 두 도시를 대표하는 맨유, 맨시티와 리버풀, 에버튼 사이에 존재한다. 맨유와 리버풀 다음으로 맨시티와 리버풀의 라이벌 전이 유명하다. 리버풀이 역사적으로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들은 전통적인 라이벌이 아니다. 2013~14시즌 맨시티가 리버풀을 2점 차로 누르며 우승하면서 신흥 라이벌 관계는 시작됐다. 2010년대 후반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은 격화됐는데, 이를 주도한 인물이 맨시티와 리버풀의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와 위르겐 클롭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뮌헨과 도르트문트에서 경쟁하던 두 감독이 잉글랜드로 나란히 건너와 다시 한번 라이벌이 되면서 언론과 팬의 주목을 끌었다.세 번째로 유명한 라이벌은 맨유와 에버튼이다. 두 클럽의 라이벌 관계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4~85시즌 에버튼은 리그와 UEFA 컵 위너스 컵에서 우승했고, FA컵 결승전에도 올랐다. 트레블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연장전까지 치른 결승전에서 에버튼은 10명이 뛴 맨유에 0-1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2005년 FA컵에서 두 클럽이 만났을 때는 약 300명의 서포터스들이 집단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마지막으로 에버튼과 맨시티의 관계는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다. 에버튼은 대부분의 트로피를 1990년 이전에 들어 올린 반면, 맨시티는 2010년 이후 전성기를 맞이한 것도 한몫했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8.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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