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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안타 신기록' 손아섭 "난 천재 아냐, 간절함·치열함 덕...후배들도 끝까지 포기 말길" [IS 스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손아섭(36·NC 다이노스)이 KBO리그에 새 역사를 남겼다. 18시즌에 걸쳐 2505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타자로 남았다.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6회 초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2007년 데뷔 이후 쌓아온 안타 수가 이날로 딱 2505개가 됐다.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LG 트윈스에서 뛰며 때려낸 2504개보다 딱 하나 더 많았다. 1982년 KBO리그가 시작된 이래 한 선수가 쌓은 가장 많은 안타의 숫자가 2504개에서 2505개로 바뀐 순간이었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영광스럽다"며 "단지 팀도 같이 이겼다면 기쁨이 훨씬 더 컸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진 게 조금 아쉽다"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2505개 안타 중 가장 기억나는 건 역시 데뷔 첫 안타였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했던 손아섭은 그해 4월 7일 수원에서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1호 안타를 때려냈다. 손아섭은 "역전 2루타로 데뷔했다. 스타트를 잘 끊었던 게 지금까지 꾸준하게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 같다"고 떠올렸다.많은 이들에게 손아섭은 독한 선수, 높은 목표를 가졌던 어린 선수로 기억된다. 하지만 실제로 손아섭은 천재들만 살아남던 프로야구에서 생존하기 위해 평생을 싸워왔다. 손아섭은 "어릴 때는 이렇게 많이 안타를 칠 거로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말 그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왔던 부분들이, 그 시간들이 모이면서 이런 대기록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 마음과 시간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자기 관리를 위해 철저히 루틴을 지키고, 명상을 하면서 술, 담배, 탄산음료를 멀리 해왔다고 했다.KBO리그 신기록을 세웠지만 손아섭은 아직 커리어 마지막을 떠올리지 않는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뛴다면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손아섭은 자신처럼 '천재가 아닌'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 봐야 한다"며 "나 역시 신체 조건이 많이 부족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작은 체격을 커버할 수 있는 스윙을 연구해 나만의 것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처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또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다음은 손아섭과 취재진의 일문일답.-기록을 세운 소감은."영광스럽다. 단지 팀이 이겼다면 기쁨이 훨씬 더 컸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져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2505개 안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데뷔 첫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역전 2루타로 데뷔했다. 그렇게 스타트를 잘 끊어서 지금까지 꾸준하게 할 수 있던 것 같다."-어릴 때 이런 선수가 될 거 혹시 생각했는지."솔직히 생각하지 못 했다. 이렇게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그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왔던 부분들, 그런 시간들이 모이면서 이렇게 대기록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때 마음과 시간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박용택 위원은 손아섭이 완벽한 타자는 아니다, 단점이 있는 타자지만 누구보다 건실하고 매 타석을 소중하게 여기는 타자라고 평가했다."맞는 말씀이다. 난 솔직히 천재형 타자가 아니다. 천재형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간절했다. 타석마다 어떻게든 투수에게 이기고 싶다는 치열함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그런 것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지금까지 왔다. 천재가 아닌 건 확실하다."-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유형일 것 같다. 커리어가 쌓이고 나이가 들면서 자신에게 관대해지자는 생각은 안 했는지."성격 자체가 예민하다. 잘 안 바뀌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지금까지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바꾸지 않고 지금처럼 초심만 잃지 않고 하고 싶다."-박용택 위원은 손아섭이 3000안타에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했다. 목표도 있는지."아직 수치상 너무 많이 남았다. 내가 2505개라는 안타를 칠 거라고 생각을 안 했으니 이렇게 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기록을 의식하면 타석에서 밸런스가 무너진다. 그런 욕심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특정 숫자를 정해놓기보다는 지금 같은 마음으로 부상 없이 열심히 뛴다면 많은 분들께서 바라는 숫자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매 시즌 이렇게 꾸준하게 안타를 치기 쉽지 않다. 꾸준함의 비결이 있다면."아침에 눈을 떠서 자기 전까지 항상 일정한 루틴을 지키려고 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도 분명 있었다. 그래도 그럴 때마다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똑같이 경기를 준비했던 부분들이 있기에 꾸준하게 지금까지 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신기록을 세운 순간 감정은 어땠는지."그냥 실감이 나질 않았다. 사실 기록이라는 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저 좀 멍했다. 많이들 멍했던 것 같다. 순간 '이게 뭐지?'라는 느낌이었다."-19일 경기에서 박용택 위원과 타이 기록을 세웠다. 아무래도 (신기록 가능성이 높으니) 오늘 경기 시작 때 마음가짐은 조금 달랐을 것 같은데."그냥 빨리 달성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어차피 시간과의 싸움이고 달성 자체는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기록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앞으로 몇 살까지 뛰고 싶나."몇 살이 되면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다. 내게 그래도 힘이 남았고, 팀에 도움이 된다면 끝을 정해놓기보다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생각한다."-최정(SSG 랜더스)은 한 시즌 10홈런을 매 시즌 목표로 삼고, 그 이상은 보너스로 여긴다고 한다. 손아섭의 매 시즌 최소 목표도 있을지."있긴 한데 은퇴 기준은 아니다. 매년 안타 150개는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쳐야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피하는 것도 있는지."특별히 안 하는 게 있진 않다. 술, 담배, 탄산음료를 피하는 정도다. 그게 야구에 도움이 안 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래도 지금까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박용택 위원은 본인이 신기록을 세웠을 때 양준혁 위원이 와줘서 이번에도 축하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전통처럼 되길 바라던데. 손아섭도 그럴 생각이 있을지."아직까진 너무 먼 일이다. 나도 아직 유니폼을 입을 날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면서 야구를 하는 중이다. 당연히 새 기록이 쓰여지는 순간 내가 1등이었다면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께 받은 사랑은 당연히 후배들에게 돌려줘야 한다."-NC로 이적할 때 팀을 떠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부산을 떠나는 게 많이 힘들다고 했다. 부산에서 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을까."특정 구장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래도 이왕이면 홈 구장, 또는 사직야구장이나 잠실야구장처럼 큰 구장에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박용택 선배님이 기록을 세울 때 잠실구장이었는데, 당시 내가 상대 팀으로 있었다. 신기하게 또 잠실구장에서 그 기록을 깼다."-통산 1위 기록을 보유했다는 자부심, 의미는 어떨지."말했듯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가 정말 많이 고생했고, 그렇게 노력했던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보상 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은 좋다.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지 않나. 난 앞으로도 야구할 날이 많다. 내가 언제까지, 몇 개까지 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오늘의 안타는 그곳을 향해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고 싶다." -올 시즌 작년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이제 조금 올라오는 것 같다. 야구가 어렵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정말 시즌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초반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정말 야구라는 게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최근 몰랐던 부분도 많이 배우고 있다. 타격은 확실히 '신의 영역'이지 않나 싶다. 어렵고 알다가도 모르겠다."-기억에 남는 지도자들이 있다면."너무 많다. 일단 정말 많이 부족한 선수였던 내게 기회를 주셨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이 생각난다. 김무관 타격 코치님도 그렇다. 신인 때 내 스윙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지금 강인권 감독님도 계시다. 내가 부진할 때도 끝까지 믿어주시고, 경기에 내보내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허문회 감독님이 많이 생각난다. 당시 허문회 감독님을 만나고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내가 야구적인 생각을 새롭게 할 수 있게 하셨다. 내게서 야구라는 부분을 바꿀 수 있게 도와주셨던 분이다. 이렇게 네 분이 확실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앞으로 손아섭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후배가 있다면."원랜 당연히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는데, 미국으로 갔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생각했는데 미국에 갈 수 있겠다. 그렇다면 강백호(KT 위즈)다. 타격적으로 정말 완성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시합도 뛰어서 가장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최형우(KIA 타이거즈)도 손아섭을 쫓고 있다."형우 형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잘 치고 계신다. 대단하다. 그런 선배님들이 있기에 오히려 힘이 된다. 동기부여와 목표가 생긴다. 형우 형이 오랫동안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손아섭처럼 천재가 아닌 후배들은 손아섭을 천재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런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할 수 있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나도 신체조건이 정말 많이 부족했다. 그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내 작은 체격을 커버할 수 있는 스윙을 많이 연구하면서 나만의 스윙을 만들었다. 부족한 부분들을 포기하기보다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언젠간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0 22:17
프로야구

드디어 돌아왔다, 원조 에이스 알칸타라...'60일 만의' QS+, 2승 요건 갖췄다 [IS 잠실]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을 이탈했다가 돌아온 뒤 제 위력을 되찾지 못했던 라울 알칸타라(32·두산 베어스)가 드디어 기대했던 호투로 팀의 마운드를 지켜냈다.알칸타라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4구를 던져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2패) 요건을 갖췄다. 이날 경기 전까지 4.01이던 평균자책점은 3.53까지 크게 낮아졌다. 직구 최고 153㎞/h, 평균 150㎞/h로 구위도 뛰어났다.전체적으로 위기 자체가 드물었다. 3번 타자 박건우(2루타 2개) 정도를 제외하면 그를 제대로 공략하는 NC 타자가 없었다. 알칸타라는 1회 박건우에게 2루타 1개만 내주고 무실점을 기록하고 출발했다. 2회는 삼자 범퇴. 3회 박민우가 단타 1개를 쳤으나 두 번째로 만난 손아섭에겐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손아섭은 통산 최다안타 경신을 두고 두 번이나 범타로 물러나야 했다.4회와 5회 삼자 범퇴로 쾌진격을 이어간 알칸타라는 6회 종료를 마치고 잠시 흔들렸다. 2사 상황에서 드디어 손아섭에게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허용했다. 손아섭은 단타였으나 앞서 2루타를 친 후속 타자 박건우가 문제였다. 박건우는 알칸타라의 149㎞/h 직구를 통타, 중견수 정수빈의 키를 훌쩍 넘기는 대형 2루타를 때려냈다.실점을 했어야 할 상황이나 행운이 따랐다. 박건우의 타구가 중견수 담장 앞을 맞은 후 튀어서 담장을 넘어가 버렸다. 인정 2루타가 되면서 넉넉히 홈으로 들어왔어야 할 선행 주자 손아섭은 3루에 묶였다. 운이 따른 알칸타라는 후속 타자 맷 데이비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알칸타라는 7회 역시 등판해 이번에도 삼자 범퇴를 기록, 복귀 후 첫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부상 전 마지막 등판이었던 4월 21일 키움 히어로즈전 7이닝 무실점 이후 처음 이뤄낸 일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알칸타라는 팀의 에이스가 아닌 고민거리에 가까웠다. 지난 2020년 두산에서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투수 골든글러브를 타며 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공헌했던 알칸타라는 2023년 돌아와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로 팀 2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하지만 올 시즌 갑자기 팀을 받치던 안정감을 잃었다. 4월까지 호투하던 그는 4월 22일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팔꿈치 염좌로 진단받는 과정에서 두산과 의견 차이가 생겼고, 스스로 미국 주치의를 찾아가고 나서야 결과를 수용하고 복귀 준비에 나섰다. 돌아온 후에도 문제였다. 지난 5월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야 1군 마운드에 돌아왔으나 이전 같은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4경기 평균자책점 6.64로 흔들렸다.20일 경기에선 달랐다. 이승엽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그를 두고 "오늘 한 번 보겠다. 키움전에서 일단 퀄리티 스타트는 했다. 오늘이 복귀 후 5경기 째인데, 좋아져야 한다. 본인이 준비를 잘 했을 거로 믿는다"고 기대를 전했다. 그리고 알칸타라는 그 기대대로 해냈다. 팀의 2-0 리드를 지킨 알칸타라는 8회 마운드를 김강률에게 넘기고 승리 요건 속에 임무를 마무리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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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안타' 신기록 새 역사 손아섭...'전설' 박용택의 축하 받으며 '안타왕' 올랐다 [IS 잠실]

NC 다이노스 손아섭(36)이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의 숫자를 새로 썼다. 이전 기록 보유자였던 '레전드'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의 축하를 받으며 KBO리그의 새 역사가 됐다.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6회 초 라울 알칸타라가 던진 6구를 가볍게 밀어 3-유간으로 보냈다. 좌전 안타.이 안타로 손아섭은 개인 통산 안타의 숫자를 전날 2504개에서 2505개로 늘렸다. 박용택이 LG 트윈스 시절 세웠던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의 숫자 2504개를 넘긴 신기록이다. 역사는 수원에서 시작됐다. 손아섭은 2007년 4월 7일 수원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2015년 2월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000안타 고지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대기록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18년 7월 11일 포함 삼성전에서 1500안타를 때린 그는 2021년 7월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마침내 2000안타 고지에 올랐다. 33세 3개월 22일, 최연소이자 최소 경기 기록이었다. 그리고 첫 안타를 친 후 17년 2개월 13일, 6284일 만에 마침내 통산 최다 안타의 새 역사가 쓰여졌다.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손아섭은 커리어 내내 3할 타율과 정교함의 상징으로 주목 받았다. 19일 기준 통산 타율 0.321을 기록한 그는 지난해도 타율 0.339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신기록을 위해 손아섭의 타석 때마다 특수 표시를 남긴 공을 사용하며 대기록 달성을 준비했다. NC 구단은 경기 전 임선남 NC 단장과 강인권 감독, 두산 선수단 대표, 그리고 이날 경기장을 찾은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그라운드로 나와 손아섭의 기록을 축하할 거로 전했다. 경기를 중단시키고 싶지 않아 한 손아섭의 의사를 존중해 시상식은 손아섭이 안타 후 득점하거나 아웃돼 더그아웃으로 돌아올 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이날 손아섭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박용택 위원도 손아섭처럼 신기록 당시 이전 기록 보유자의 축하를 받았다. 박 위원은 선수 시절이던 2018년 통산 2319안타를 친 후 2318안타를 기록했던 양 위원에게 축하를 받은 바 있다. 박 위원은 손아섭을 축하하기 위해 6회 초 공격이 끝난 후 꽃을 들고 그라운드를 내려와 임선남 단장, 두산 주장 양석환과 함께 손아섭을 축하했다. NC 구단은 손아섭을 축하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별도의 트로피도 전했다. 지름 35cm의 쟁반형 트로피다. 구단 자체 제작한 기록달성 기념 엠블럼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NC는 해당 엠블럼에 대해 "대한민국 최고의 교타자라는 의미에서 야구 배트와 소총을 결합해 X자로 교차해 표현했다. 배트 노브 부분에는 손아섭 배트의 상징인 테이핑과 왕(王)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구단은 "엠블럼 상단에는 배팅헬멧 안쪽에 부착해 화제가 되었던 과녁 표시 형상화했다. 최고의 타자가 되기 위한 손아섭의 끈기, 노력, 근성의 상징했다"며 "2505 숫자 뒤에 +를 추가한 건 신기록 달성 후 마침표를 찍지 않고 계속해서 본인에 의해 갱신될 숫자임을 의미"라고 전했다. NC 이적 후 벤치 리더로 자리잡아 준 손아섭에 대한 의미도 담았다. 구단은 "LEADER는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라는 의미도 있지만, 팀의 선배 선수, 주장으로서 보여주고 있는 손아섭의 리더십 또한 중의적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0 20:20
프로야구

감독·선수 기운 UP...회장님은 승리 요정 [IS 포커스]

프로야구 구단주들의 격려 방문이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회장님 직관(직접 관람) 승률'도 높다. 지난 17·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말 3연전 1·2차전은 특별한 응원전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신동빈(69) 롯데 구단주(롯데그룹 회장) 박정원(62) 구단주(두산그룹 회장)가 차례로 야구장을 찾은 것이다. 신동빈 롯데 구단주는 17일 1차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 구단은 "롯데지주, 롯데물산,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코리아세븐 등 그룹사 임직원 1120명이 단체 관람을 왔다. 임직원과 자이언츠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신동빈 구단주는 선수단이 경기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라고 전했다. 신동빈 구단주는 선수단에 롯데호텔 식사권을 선수단에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동봉한 카드에 "자이언츠 선수단 여러분, 팬들의 끊임없는 사랑과 열정적인 응원이 있는 한 우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꺾이지 않는 투혼과 투지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라는 격려 메시지도 전했다. 신동빈 구단주는 일본 리그 지바 롯데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한·일 야구 모두 애정을 보내며 지속적으로 두 구단 사이 교류를 추진했다. 신동빈 구단주는 "스포츠가 가진 파워는 대단하다. 정신적인 것을 포함해 그룹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관중 출입 제한으로 (야구단이) 적자였지만, 구단 경영도 잘하면 이점이 크다"라는 말도 전했다.야구 경기 자체도 즐긴다. 신동빈 구단주는 지난 3월 열린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2경기도 모두 방문했다. 17일 두산전도 원래 7회까지만 보고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자 자리를 더 지켰다. 롯데는 8회 초에만 4득점하며 5-1로 승리했다. 2022년 7월 13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신동빈 구단주가 직관한 경기에서 4연승을 거뒀다. 주장 전준우는 "구단주님의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신동빈 구단주에게 질세라 박정원 두산 구단주도 이튿날(18일) 잠실구장을 찾았다. 3월 29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개막전 이후 두 달 만에 방문이다. 구단은 "이전부터 계획된 스케줄"이라고 했다. 박정원 구단주의 야구 사랑도 남다르다. 잠실구장도 자주 찾고, 해마다 전지훈련지도 방문해 격려금과 특식을 제공한다. 지난주에는 150만원 상당의 태블릿을 선수단에 선사하기도 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C) 대비 차원이었다. 두산은 18일 롯데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홈 개막전에선 패했지만, 이승엽 감독의 사령탑 통산 100승 경기를 축하할 수 있었다. 이 감독은 "구단주님이 직접 찾아와 응원해 주시면 선수단 모두 굉장히 큰 힘이 되고, (마음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올 시즌 가장 먼저 야구장을 찾은 구단주는 김승연 한화 구단주(한화그룹 회장)다. 홈 개막전이었던 3월 29일 KT 위즈전에 방문, 2018년 10월 이후 약 5년 만에 직관에 나섰고, 지난 1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다시 야구장에 등장했다. 한화는 이 두 경기 모두 승리했다.역대급 흥행을 기록 중인 프로야구는 구단주들의 직관으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선수뿐 아니라 팬들의 사기까지 높아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21 07:30
연예일반

엑디즈 “타이틀 곡 줄이면 ‘어부바’… 노린 건 아닌데” [인터뷰 ②]

JYP엔터테인먼트 보이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최근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이하 엑디즈)는 일간스포츠와 만나 30일 발매되는 첫 번째 정규 앨범 ‘트러블슈팅’(Troubleshootin)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타이틀 곡은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으로 낙점됐다. 정수는 “6명 모두 이 노래를 좋아했지만, 타이틀 곡으로 가도 되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이전에 보여주던 엑디즈만의 색깔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그런데 결론은 ‘가자’였다. 6명이 다 좋아했다면 이걸 타이틀 곡으로 가야 한다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2021년 12월에 데뷔한 엑디즈는 ‘해피 데스 데이’, ‘헬로, 월드!’, ‘테스트 미’ 등 강렬한 사운드의 락을 앞세우며 ‘평범한 소년이 비범한 영웅’으로 변화하는 내용의 자체 세계관을 펼쳐왔다. 이런 맥락에서 ‘어부바’는 다소 서정적인 가사에 누구나 겪었던 실패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이전 앨범과 차별화가 있었다.또한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을 줄이면 ‘어부바’가 된다. “의도적으로 ‘어부바’ 단어를 노리고 만든 거냐”고 묻자 건일은 “노린 적 없다. 저도 회사에 넘기자마자 관계자분들이 ‘어부바를 의도한 게 맞냐’고 물어봐서 당황스러웠다”며 웃음을 보였다.가온은 ‘어부바’ 곡 작업에 대해 “백지상태에서 시작했다. 일단 좋고, 재미있는 곡을 만들자고 생각했고 만들다 보니 제이팝 같은 부분도 있고, 펑크 팝 요소도 들어가 있다. 다채로운 앨범”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건일 역시 “‘어부바’는 엑디즈 만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자 반영된 곡이다. 진심은 결국 통하는 법이지 않냐. 6명의 진심이 가장 많이 들어간 곡인 만큼 자신있다”고 덧붙였다.엑디즈의 ‘트러블슈팅’은 데뷔 약 2년 4개월 만에 선보이는 정규앨범이다. 타이틀곡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을 비롯해 ‘노 매터’ ‘언디파인드’ ‘페인트 잇’ ‘머니 온 마이 마인드’ 등 총 10곡이 수록되며 멤버 전원이 전곡 곡 작업에 참여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4.30 08:13
프로야구

"아직 피가 있는 상태" KIA 황대인, 복귀까지 시간 더 걸린다 [IS 고척]

황대인(KIA 타이거즈)의 복귀까진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이범호 KIA 감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대인이는 아직 (부상 부위에) 피가 있는 상태"라며 "(다친) 부위 자체가 깊기 때문에 한참 걸리지 않을까 한다.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하면 재발할 수 있어서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황대인은 지난달 27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주루 중 베이스에 발이 걸려 쓰러졌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는데 검진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햄스트링에) 피가 많이 고여 있어서 어느 정도인지 체크가 안 되는 거 같다. 다른 거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아이싱을 하고 피가 없어져야지 상태를 체크(MRI·자기공명영상 촬영)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황대인은 복귀가 아닌 병원 재검까지 최소 4주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됐는데 예상보다 회복이 더 더디다. 이범호 감독은 "아직 피가 완벽하게 다 정리된 상태가 아닌 거 같다"며 "피가 고인 상태에선 한 달 이상 쉬어야 정리가 된다. 그게 되면 (부상 부위가) 붙어 있는 상태나 이런 걸 판단해야 한다. (복귀까지) 시간이 좀 걸리지 않겠나"라고 아쉬워했다.불행 중 다행인 건 이우성의 활약이다. 황대인과 1루 포지션 경쟁을 한 이우성의 타격감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22일 기준 타율 0.337(89타수 30안타) 4홈런 18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404)과 장타율(0.528)을 합한 OPS는 0.932에 이른다. 이범호 감독은 "우리 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고 유지도 잘해준다"며 "1루랑 우익수를 번갈아 가면서 뛰는데도 문제없이 잘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선 대만족"이라고 극찬했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3 17:51
연예일반

다시, 밴드의 시대 [밴드시대] ①

시시각각 변해가는 대중음악 트렌드 속, 2024년 봄 눈에 띄는 장르는 단연 밴드 음악이다. 아이돌 댄스·힙합 음악 일변도였던 K팝 신에 밴드 열풍이 불고 있다. 밴드 음악이 소위 그들만의 신(SCENE)을 벗어나 메이저의 영역으로 통하는 음원차트까지 점령하는 분위기에, 혹자는 돌고 돌아 다시 밴드의 시대가 도래했다고도 평한다. 부활, 시나위, 넥스트 등으로 이어져 온 80~90년대 밴드신의 계보를 읊을 것도 없이, 데이식스·잔나비·루시·실리카겔·나상현씨밴드 등 요즘 대중음악신에서 종종 ‘대세’로 거론되는 뮤지션의 면면만 봐도 이같은 밴드 열풍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뮤지션의 활약이 유독 돋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불과 3~4년 전과 비교해도 대중음악신은 물론, 음악을 필요로하는 행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밴드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단 게 업계 중론이다. ◇ 마이너서 메이저로…음원차트 활약·축제 러브콜 기타, 베이스, 건반, 베이스 등 아날로그 악기는 장르 초월 모든 음악 퍼포먼스의 근간이 됐지만 이를 전면에 내세운 밴드 음악은 장르 측면에서 특히 트렌드 변화의 흐름을 많이 탔다. 밴드 음악은 극단적 퍼포먼스로 회자되는 일명 ‘카우치 사건’ 파문을 딛고 2000년대 후반 인디 음악 열풍 속 야외 페스티벌이 폭증하며 밴드신 자체가 융성했지만 2010년대를 잠식한 힙합 열풍 속 다시 주변부로 밀려났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들만의 음악을 하며 다시 도래할 ‘밴드의 시대’를 꿈꿔오던 밴드들은 오직 음악과 퍼포먼스의 힘으로 그들의 시대를 스스로 일궈냈다. 데이브레이크, 페퍼톤스, 몽니, 10CM, 옥상달빛 등 2000년대 중·후반 결성 및 데뷔한 팀들은 물론 쏜애플, 더 로즈, 설, 루시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명성을 높이고 있는 K밴드들의 활약도 독보적이다. YB, 자우림, 크라잉넛 등 90년대 데뷔한 선배 라인업 또한 여전히 무대 위에서 건재하다. 차트에서도 밴드 음악은 눈에 띈다. 가장 주목할 팀은 데이식스다. ‘예뻤어’, ‘한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7~8년 전 발표곡들이 역주행해 음원차트 10위권에 자리잡은 데 이어 신곡 ‘웰컴 투 더 쇼’까지 사랑받으며 밴드신 대표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김계란 밴드’로 주목받은 여성 4인조 밴드 QWER의 기세도 맹렬하다. 트위치 스트리머, 틱톡커 등 본업 영역을 지우고 뮤지션으로 거듭난 이들은 데뷔곡 ‘디스코드’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데 이어 최근 발표한 ‘고민중독’이 멜론 톱100에서 10위권을 넘볼 정도로 대박을 쳤다. 이처럼 밴드신 자체의 고무된 분위기 속 원위,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등 대형 기획사 소속 밴드들도 새 앨범으로 야심차게 출격한다. 원위는 17일 미니 3집 ‘플래닛 나인 : 아이소트로피’로 완전체 복귀했다. 데뷔 첫 월드투어를 성료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오는 30일 첫 정규 앨범 ‘트러블슈팅’을 발표한다. 지난달 디지털 싱글 ‘못 죽는 기사와 비단 요람’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루시는 오는 6월 데뷔 첫 월드투어에 나선다. ◇ 아이돌 댄스 음악에 피로감, 여백의 미 밴드 각광대중음악신에 불고 있는 밴드 바람에 그간 힙합 뮤지션에 밀렸던 밴드 뮤지션들을 향한 행사 러브콜도 증가세다. 업계 관계자들은 “축제 등 트렌드 변화에 가장 민감한 각종 행사업계에서 뮤지션 섭외의 무게중심이 기존 힙합에서 밴드로 옮겨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음악 트렌드의 변화가 뚜렷하다”고 귀띔했다.이같은 대중음악신의 분위기에 대해 임희윤 대중음악 평론가는 “최근 4~5년 사이 아이돌 음악이 K팝을 대표하며 주류 매체나 차트에 도배되는 현상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돌 일변도 K팝에 피로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플랫폼 다변화 시대를 맞아 특정 장르보다는 분위기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해 음악을 소비하는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음악적으로 기승전결이 있고 청량하면서도 여백이 있는 밴드 음악들이 재조명되는 분위기”라고 짚었다. 임 평론가는 “아이돌 중심의 K팝 곡들 중엔 일반 대중에게 크게 공감이 가지 않는 곡도 많고 듣기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으나 음원 사이트별 맞춤형 큐레이션이 강해지면서 본인 취향에 맞는 선곡의 음악을 선호하는 경향성이 나타나고, 그 과정에서 대중의 뮤직 리터러시도 강해졌다. 좋은 음악을 판단하는 소비자들의 듣는 귀가 높아진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밴드 음악들이 재조명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타 장르와 차별화되는 밴드 음악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임 평론가는 “기존 댄스음악들이 점점 더 EDM화 되고, 작업 과정에서 보컬 등에 많은 처리를 거쳐 인위적으로 텐션을 올려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리스너들이 그 소리들에 알게 모르게 피로해진다. 반면 기타 등 밴드 음악의 주요 악기들은 아날로그적 측면이 많고 귀를 기울일수록 더 입체적이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서 “사운드적으로 여백이 생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위성을 배제한 아날로그의 자연스러움에 대중이 음악적 재미를 느끼는 추세”라고 분석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4.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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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야구팬이 '조작 담합' 실시간 목격...인간 개입 여지 드러난 ABS

KBO리그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대한 신뢰가 정규시즌 개막 3주 만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에선 야구팬 귀를 의심케 하는 심판진의 대화가 전해졌다. 상황은 이랬다. 3회 말 2사 1루 삼성 이재현의 타석에서 NC 투수 이재학이 던진 2구째가 스트라이크존(S존)을 통과했지만, 심판은 스트라이크 콜을 하지 않지 않았다. 강인권 NC 감독은 이재학이 공 3개를 더 던지고 풀카운트가 됐을 때, 앞선 2구째 볼 판정에 대해 항의했다. ABS 판정을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에 업로드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였던 것.심판진은 그라운드에 모여 NC 항의에 대해 논의했다. ABS 관련 규정상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 어필을 해야 정정할 수 있다.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원심이 유지될 수밖에 없었다.논란은 다른 지점에서 번졌다. 이 심판조 조장이었던 이민호 1루심이 문승훈 주심에게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들은 걸로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그거밖에 없는 거예요"라는 말이 중계를 통해 전해진 것이다. 대화는 주심과 3루심이 ABS 판정을 듣지 못했다는 전제로 시작됐다. 이민호 1루심이 "안 들렸다면 사인을 줘야 하는데 그냥 넘어가버린 거잖아"라고 핀잔을 준 것이다. 그러다가 처음부터 ABS의 콜은 볼이었다고 말을 맞췄다. 문승훈 주심이 "(인이어가) 지직거리고 볼 같았다"라고 마치 연습하는 것처럼 읊조렸다. 이에 이민호 1루심은 "'같았다'가 아니라 볼이라고 하시라고요. 우리가 안 깨지려면"이라고 재차 다그쳤다. 이어 마이크를 잡고 관중들을 향해 "음성으로 전달될 때는 볼이었다. ABS 모니터 확인 결과 스트라이크였지만, 어필 시효가 지나서 원심대로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야구팬은 '판정 조작 담합'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심판진이 실수를 바로 인정하지 않고, 은폐·조작하려 한 게 가장 큰 문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대구 경기의 이민호 1루심, 문승훈 주심, 추평호 3루심을 직무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엄정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주심과 3루심이 ABS 판정 콜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명확한 전달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야구장에서 팬들의 '응원 소리'를 변수로 삼는 건 어불성설이다. 여기에 ABS 상황실에서 잘못된 판정이 나온 걸 바로 정정하지 못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야구팬은 "전광판에 ABS 판정을 노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KBO는 심판진의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매뉴얼을 강화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더그아웃 내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는 등의 후속 대책을 15일 내놓았다. 현장에선 ABS 기능 자체를 의심한다. 개인 신체 조건에 따라 다른 S존이 적용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상단이 너무 높다"라고 입을 모은다. S존에서 크게 빠진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뒤 타자의 황당한 표정, 투수의 멋쩍은 표정을 교차로 담은 영상이 야구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5회 초 전준우 타석에서 ABS 판정을 두고 어필했던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이튿날 "세계 최초 도입이 무슨 의미가 있나. 터무니없는 판정 탓에 경기가 지장을 받으면 안 된다. 솔직히 (ABS를) 믿을 수 없다"라고 쓴소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ABS조차 인간의 실수 또는 의도적인 개입으로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게 드러났다. ABS 정착은 아직 멀어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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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1~3회 타점·출루율 최하위...추격만 하는 롯데 '헛심 야구'

추격만 한다. 롯데 자이언츠가 헛심만 쓰는 이유는 결국 승부처 집중력 저하 탓이다. 롯데는 지난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5-7로 패했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4이닝도 채우지 못했고, 타선은 경기 중반 승부처에서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롯데는 지난주 치른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 키움 3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시즌 전적 4승 14패를 기록, 승률 0.222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는 이 경기에서 몇 번이나 기세를 잡을 기회가 있었다. 상대 선발 투수는 신인 좌완 손현기. 구위는 좋지만 제구력은 따라주지 않는 투수였다. 2회 초, 전준우와 정훈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뒤 이학주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었지만, 김민성이 내야 뜬공, 유강남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나마 손현기 상대로는 4회 초 2점을 내며 추격했지만, 6회 더 답답한 장면이 나왔다. 1사 뒤 상대 야수 실책과 볼넷, 야수 선택으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유강남이 6(유격수) 4(2루수) 3(1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2-5로 지고 있던 5회 말 2점을 더 내준 뒤 바로 추격을 해야 경기 후반 동점이나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5점 밀린 채 8회를 맞이했다. 롯데는 키움 2년 차 투수 윤석원과 주승우를 상대한 8회 초 공격에서 2점을 추격했고, 9회도 2사 1루에서 최항이 문성현을 상대로 적시 2루타를 치며 2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이어진 2사 1·3루에서 주자 손호영이 도루에 실패하며 그대로 패했다. 스코어만 보면 접전 승부였던 것 같지만, 경기 내내 끌려가고 분위기를 바꿀 기회를 놓친 졸전이었다. 이런 경기가 꽤 많다. 지난달 24일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 2차전에서도 0-6, 6점 차로 맞이한 9회 초 공격에서 빅이닝을 만들며 6-6 동점을 만들었지만,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했다. 3월 31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5회까지 0-5으로 지고 있다가 6·7회 동점을 만들었고, 다시 8회 수비에서 2점을 내준 뒤 8회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불펜진이 또 연장 11회 1점을 내주며 7-8로 패했다. 불펜 난조만큼 초반 기세 싸움에서 득점을 하지 못해 주도적으로 경기를 끌고 가지 못하는 점이 문제다. 상대는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거나 패전조 투수를 쓰기 때문에 '추격'을 한 자체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6연패째를 당한 14일 키움전도 6회까지 수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인이었다. 롯데는 15일 기준으로 1~3회 타점(14개)이 10개 구단 중 가장 적고, 출루율(0.294)도 가장 낮다.현재 롯데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1·2회라도 희생번트 작전으로 '1점 짜내기' 공격을 지향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득점 응집력, 승부처 집중력이 부족하다. 사실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경기력을 보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5 15:00
프로야구

'루키 징크스' 김광현 "간판타자 상대 피홈런보단 낫다"

"징크스가 생겼나 봐요."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36)이 신인 선수에게 홈런을 맞은 10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돌아보며 남긴 말이다. 김광현은 이날 6이닝 2실점 호투로 소속팀 SSG의 8-4 승리를 이끌며 승리 투수가 됐다. 개인 통산 161승(88패)째를 기록, 정민철(현 해설위원)과 함께 이 부문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승 부문 이정표를 세운 것만큼이나 그의 피홈런에 시선이 모였다.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하던 김광현은 5회 초 1사 1루에서 키움 신인 내야수 이재상(19)에게 좌월 홈런을 허용했다.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다. 전날(9일)까지 나선 11타석에서 1안타에 그쳤던 이재상은 리그 대표 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내려 잊지 못할 순간을 새겼다. 김광현이 징크스를 언급한 이유가 있다. 주목받는 신인 선수에게 의미 있는 기록을 내준 기억이 또 있기 때문이다. 2022년 4월 9일 KIA 타이거즈전 6회 초에는 개막 20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안타 생산이 절실했던 당시 '슈퍼루키' 김도영에게 데뷔 첫 안타를 내줬다. 이 경기 5와 3분의 1이닝 노히트 행진이 깨진 순간이기도 했다. 같은 해 4월 21일 키움전에서도 상대 간판타자 이정후·야시엘 푸이그에겐 각각 3차례 승부에서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았지만, 6회 초 신인 외야수였던 박찬혁에게는 홈런을 맞았다. 김광현은 "솔직히 신인 선수뿐 아니라 하위 타선에 나서는 타자에게도 유독 (안타나 홈런을) 많이 맞은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김광현이 2022~24시즌 피홈런 23개 중 8개는 7~9번 하위 타순 타자에게 허용했다. 김광현도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모든 타자를 상대로 100% 전력 투구를 할 순 없다고 스스로 진단한다. 그래서 상대 상위 타선, 간판타자와의 승부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게 사실이다. 김광현은 "솔직히 모든 타자를 삼진 처리할 수 없다. 안타를 안 맞는 것도 불가능하다"라면서 "상대 팀 간판선수에게 장타를 맞으면 승리 기운이 완전히 넘어가더라. 하위 타선 상대로 집중을 덜 한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조금 더 강한 투구가 필요한 선수가 있는 건 사실이다. 상대 간판타자에게 홈런을 맞는 것보단 신인, 하위 타선에 맞는 게 낫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MLB)에서 2시즌(2020~2021) 동안 뛰며 변화구 구사율을 높였다. 빠른 공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으로 체인지업과 커브 제구를 가다듬었다. 김광현은 KBO리그 복귀 첫 시즌(2022)에도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사율을 27%까지 낮췄다. 그러면서도 정면 승부가 필요할 때 150㎞/h 강속구를 뿌렸다. 김광현은 10일 키움전 승리 뒤 "꾸준히 잘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못 해도 '후반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동료들에게 줄 수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현의 목표는 특정 타자와의 승부 결과가 아니라,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다. 신인 선수와의 승부 자체가 김광현에게 일종의 완급 조절이다. 김광현은 오는 16일 홈(인천) KIA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어느덧 KIA 주축 타자로 성장하고, 지난 시즌 자신에게 7타수 4안타로 강했던 김도영을 만난다. 김광현은 "(김)도영이가 어제(9일)도 홈런을 쳤더라. 좋은 선수로 컸다. 이제 신인이 아니다"라고 웃어 보였다. 김도영 봉쇄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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