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현장에서] 4번째 별에 열광한 독일, “WC, 편안하게 봤다”
"편안하게 월드컵을 즐겼다."브라질에서 12시간을 날아 경유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왔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 번째 별을 단 독일은 축제분위기였다. 공항에도 벌써 별 4개를 단 유니폼이 자리를 잡았다. 공항에서 만난 사람에게 독일 현지 분위기를 들을 수 있었다. 월드컵 기간 중 독일로 휴가를 왔다는 윤기혁(29) 씨는 "거리 응원은 베를린과 뮌헨 정도에서만 크게 했다. 나머지는 경기장을 열어 단체 응원을 했다"며 "남미 최강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적지에서 꺾었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에 버금가는 열기였다"고 전했다. 윤 씨는 "월드컵 기간 내내 거리 곳곳이 관련 광고로 가득했다. 도르트문트 팬들도 원수 같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을 응원할 정도로 독일 전체가 하나 된 분위기였다"며 "15일 베를린으로 입국한 대표팀을 20만 명이 넘는 팬들이 환영했다"고 덧붙였다. 알제리계 독일인이라는 아티프 마흐무드(24)는 "대회 내내 선제골을 내준 기억이 없다. 가나 전에서 잠깐 역전을 허용한 기억이 있지만 8분 만에 만회했다"며 "막강한 독일 대표팀을 편안하게 지켜봤다.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는 것이 두려웠지만 생각보다 약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상대에게 리드를 내준 시간이 8분에 머문다. 포르투갈을 4-0으로 꺾었고, 브라질은 7-1로 눌렀다. 마흐무드는 "하나 된 독일을 봤다. 나 같은 이민자 2세에게 희망을 주는 대회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독일의 우승에는 가나계인 제롬 보아텡(26·바이에른 뮌헨)과 튀니지계 사미 케디라(27·레알 마드리드), 터키계 메주트 외칠(26·아스널) 등이 힘을 보탰다. 1990년 우승 때까지 유색인종 없는 순혈주의를 추구했던 독일이 변한 것이다. 이민자들까지 하나로 묶으며 2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독일 신문들도 이런 내용을 주요 기사로 다뤘다. 이날 공항에 나온 독일 신문의 1면은 모두 축구 이야기였다. 일간지 빌트는 본지 14면 전체를 월드컵 소식과 사진으로 뒤덮었다. 추가 지면에도 3면을 월드컵 소식으로 도배했다. 빌트지는 1면에 "네 번째, 새로운 느낌"이라며 네 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빌트는 1면 하단밑에 자신감(Slbstbewusst)이 넘쳤고, 하나 됐고(Gemeinsam), 전투적이었으며(Kampferisch), 현대적(Modern)이었다며 독일 대표팀에 찬사를 보냈다. 맨 마지막 면에는 독일 대표팀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팀(Das geilste team der Welt!)이라고 자부심을 가득 담아 신문을 마무리했다. 독일의 종합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앙겔라 메르켈(60) 총리와 요아힘 가우크(74) 대통령이 우승 직후 라커룸에서 독일 대표팀 선수들과 환호하는 장면을 1면에 담았다. 종합지임에도 2부터 4면까지 모두 독일 대표팀 소식이었다. 프랑크푸르트(독일)=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2014.07.16 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