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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씨네한수①] "열연이 아깝다" 판 키운 '국제수사' 선 넘은 부실수사

추석 스크린 전쟁이 시작된다. 말 그대로 '전쟁'이다. 바이러스와의 전쟁 속 관객 유치 전쟁을 치러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민족대명절 연휴에도 정상 운영은 이미 물 건너간 극장이다. 철저한 방역과 안전 예방 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는 방침은 가용 좌석 수를 절반으로 뚝 떨어뜨렸고, 있는 살림에서 최대치를 뽑아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선의 결과를 내놨던 여름 시장처럼 관객을 움직이는 작품이 단 한편이라도 탄생하길 기대하고 고대하는 입장이다. 수 십번 바뀌고 뒤바뀐 추석 신작 라인업은 세 작품으로 최종 압축됐다.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대형 시장 동시 개봉 기피 현상도 남의 일이 됐다. 한 날 한 시 세 작품이 나란히 출격한다. '국제수사' '담보'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여러 번의 개봉 변경 끝, 추석 시즌 관객과 만난다. 코미디를 기본 장르로 각각의 강점이 뚜렷하다. 대작은 없지만 다양성 하나는 잡았다. 스크린에 걸리는 것 만으로도 감개무량이다. 현 시국 '흥행은 어불성설'이라 말하지만, 그럼에도 보다 많은 관객과의 소통을 희망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뚜껑은 열려봐야 명확하겠지만 사전 예매율은 '국제수사'가 20%를 찍으며 우위를 선점했다. 셋이 싸워도 모자를 판에 팬미팅 무비로 승부수를 띄운 복병 김호중까지 가세했다. 예측불가. 올 추석 전쟁 최종 승자는 무조건 오열각이다. 필리핀行 '국제수사' 아재들의 우정이란 출연: 곽도원·김대명·김희원·김상호 감독: 김봉한 장르: 액션·코미디 줄거리: 난생 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촌구석 형사의 현지 수사극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한줄평: 사공이 없어도 산으로 가는 참신함 별점: ●●○○○ 신의 한 수: (제작하지 않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간 한국 영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스토리를 담아내 흥미로운 신선함을 자극한다. 교묘하게 범죄의 덫에 걸려들게 만드는 '셋업 범죄'를 메인 소재로 필리핀까지 날아갔다. 탁 트인 자연부터 사람 냄새나는 도심까지 80% 이상 로케이션으로 완성한 필리핀의 이국적 풍광은 쉽게 해외로 떠날 수 없는 현 시국과 맞물려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한다. 배우들이 입을 모아 "눈호강 영화"라고 표현할 만큼 해외 로케이션의 묘미는 쪽쪽 뽑아냈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과 이를 탄생시킨 배우들의 열연은 '국제수사'의 최대 강점. 시원한 영화관에 앉아 봐도 스크린을 뚫고 느껴지는 더위 속 24개의 태풍을 맞아가며 생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배우들은 분명 박수받아 마땅하다. 곽도원은 '첫 코미디 연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안정적인 생활 연기를 자랑하고, 의도치 않게 수사에 얽히는 김대명은 억울미가 빛난다, 잔혹하면서도 화려하고 은근한 섹시함까지 뽐내는 킬러 패트릭 김희원, 의뭉스러운 너스레가 빛나는 김상호 역시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들의 내공을 또 한번 인정하게 만든다. 따로 또 같이 펼치는 호흡도 배우들의 능력치가 8할 이상 작용됐다. 신의 악 수: '어디까지 하나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팔짱을 끼게 만들고, 신명나게 배꼽을 잡아도 모자라야 할 시간에 자꾸만 시계를 확인하게 만든다. 뻔하고 지루하고 허술한 삼각구도를 완벽하게(?) 갖췄다.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는 반전이 대단해서가 아닌다. '저게 말이 돼?' 싶을 정도로 현실성·개연성 제로다. 필리핀으로 떠난 사공은 한 명인데, 배는 있는 산 없는 산 가지각색으로 골라 타고 다닌다. 공감은 일찌감치 포기, "이건 영화다" 마음을 열고 봐도 자꾸만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치의 선을 넘는다. 판은 있는대로 키워 놨는데, 수습이 영 조악하다. 사건 해결은 '우연'의 무한 반복이고, 목숨을 잃어도 백번은 잃었을 지경에 수 십번 놓여도 주인공은 불사조다. 필리핀 한복판에서 어쩌다 마주친 지인도, 극악무도한 킬러도 참 친절하게 한국인이다. 남의 나라에서 제대로 끼치는 민폐. 심지어는 알아서들 얽히고 설킨 관계까지 자랑한다. 코미디 장르를 핑계로 스리슬쩍 뭉개 넘어가려는 장면이 허다하지만 정작 웃기지도 못한다. 장르적 목적 달성은 실패다. 난무하는 배신 속 목숨 거는 남자들의 츤데레식 우정은 재미도 감동도 희열도 남기지 못한다. 굳이 왜 필리핀까지 갔는지도 의문이다.필리핀에서 촬영에 적극 협조를 한 이유라면, 정작 결과물을 봤을 땐 기분 나빠할 구석도 상당하다. 기껏 도움을 줬더니 웃음거리로 전락시킨 현지 문화다. 그것이 진실이고, 어느 정도 소통이 된 지점이라 하더라도 마냥 웃고 넘기기엔 설정과 표현의 아쉬움이 분명하게 뒤따른다. 우리 영화에서 우리끼리 저격하고 지지고 볶는 것이야 블랙 코미디로 승화 시킬 수 있다지만, 타국 비하는 떡이 목에 걸린 것처럼 매끄럽지 못한 불쾌감을 동반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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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한수] 철없이 웃기는 '오케이마담'(feat.카메오 맛집)

무게감 있는 대작들 사이 반짝 돋보이는 코미디 영화다. 영화 '오케이 마담'이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후 첫 번째 코미디 장르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비행기라는 특정 공간을 배경으로 남북 소재를 차용했고, 다양한 인간 군상들로 재미를 더한다. 보기만해도 시원하고, 다소 가볍게 선택하기 쉬워 보이는 강점이 새로운 흥행 길을 열어줄지 주목된다. '로코퀸' 엄정화를 필두로 박성웅, 이상윤, 배정남, 이선빈이 의기투합, 끈끈한 팀워크와 각개전투 활약을 동시에 펼친다. 특히 5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엄정화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곳곳에서 등장하는 카메오는 '오케이 마담'의 필살기이자 히든카드. 보는 맛을 꼼꼼하게 챙겼다. 시작은 현 박스오피스 1위 '다만 악을 구하소서'를 넘지 못했지만, 실관람객들의 입소문을 기대해볼만 하다. 대만·홍콩·마카오·인도네시아·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해외 8개국 선판매를 완료했다. 출연 엄정화·박성웅·이상윤·배정남·이선빈 감독 이철하 장르 코미디·액션·드라마 줄거리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평범했던 과거는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으로 펼치는 구출 작전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한줄평 하정우 '롤러코스터' 재발견 별점 ●●○○○ 신의 한 수: 기승전'엄정화'다. 타이틀롤 엄정화가 곧 영화의 정체성이다. 완성도를 떠나 어떤 작품에서든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던 엄정화는 '오케이 마담'에서도 최선 그 이상의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한다. 사랑스럽고 멋있고 예쁘고 혼자 다 한다. 아쉽게도 영화는 빈틈이 많지만 엄정화는 단 1%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다. 러닝타임내내 '역시 엄정화'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생애 처음으로 도전한 액션도 수준급. 날렵한 속도에 쭉쭉 뻗어내는 손발의 합이 좋다. 뽀글 펌과 승무원복, 트레이닝복까지 어울리지 않는 패션도 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박성웅·이상윤·배정남·이선빈도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 노고가 스크린을 뚫고 나온다. 특히 관객들이 빵빵 터질만한 대사와 장면은 대부분 박성웅의 애드리브가 빛난 신. 연기신은 장르불문 연기신이다. 정만식·김남길 등 익숙한 얼굴들의 깜짝 등장은 때마다 반갑다. 꽈배기를 직접 맛볼 수 없는 관객들에겐 '카메오 맛집'으로 통할 일이다. 신의 악 수: 애쓰는 배우들이 측은할 정도로 중구난방이다. 소재와 설정은 좋은데 풀어내는 방식이 영 아쉽다. B급으로 분류하기도 애매한 결과물. 스케일은 키웠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냈지만 뭐 하나 찰떡같이 어우러지지 않는다. 펼쳐놓은 떡밥 회수는 끝까지 꼼꼼하려 노력하지만 개연성은 아예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반전과 스포일러 역시 드라마틱하지 않을 뿐더러 그 조차 캐릭터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때문에 '저게 끝이야?' '왜 저래' 싶을 정도로 쓸모없는 인물들이 더 많아 보인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아무리 극적으로 꾸민 영화라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돼?'라는 헛웃음도 100번 쯤 터진다. 시간을 훌쩍 건너 뛰지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혼자 그대로인 이상윤의 비주얼부터 의아하다. 애초부터 이해를 포기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편하다. 아무 생각없이 웃기라도 했다면 그나마 성공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8.13 15:00
연예

[씨네한수] "평화로 가는 길"…'강철비2' 용맹한 한반도 사랑

후속편이 시리즈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그 어려운 결과물을 '강철비'는 고급스럽게 이끌어냈다.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가 신명나게 포문을 연 여름시장을 '강철비2: 정상회담'이 새롭게 점령했다. 부족함과 아쉬움 하나없이 관객들과 소통하게 될 작품. 상업영화의 탈을 쓰고 하고 싶었던, 혹은 알리고 싶었던 한반도의 이야기를 쏟아 부었다. 절대적 추천을 부르는 필람(必覽)무비의 탄생이다. 시사회 직후 호불호가 아닌 '호'에 쏠린 평가를 받은 영화도 꽤 오랜만. 장르적 매력부터 작품의 정체성,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다방면에서 극찬을 한 몸에 받았다. 개봉 후 실관람객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개봉 전 예매율 1위는 박스오피스 1위로 이어졌고 '강철비2: 정상회담'은 이변없이 새 왕좌에 올랐다. '강철비2: 정상회담'이 담아낸 수 많은 정보와, 노골적으로 던진 질문에 관객들은 벌써부터 다양한 답변과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 잘생겼는데 더 잘생긴 '얼굴 복지'를 뽐내며 영화의 재미를 더욱 플러스 시킨 정우성과, '애국자' '평화 비둘기' 등 양우석 감독이 얻은 새로운 수식어들도 재미있는 포인트. 영화와 관객이 함께 달리게 될 흥행 레이스다. 출연 정우성·곽도원·유연석·앵거스맥페이든·신정근 감독 양우석 장르 드라마·액션 줄거리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1분 한줄평 코로나19 시국, 단 한 편을 선택해야 한다면 별점 ●●●●◐ 신의 한 수: '강철비'에 이어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 성사 자체가 신의 한 수다. 시작은 어려울지언정 'n차 관람'을 부르는 재미와 꼭 필요한 정보력이 뒤따른다. '이것보다 어떻게 더 잘 만들어'라는 감탄이 터져나올 정도로 더할나위없이 완벽한 기승전결을 자랑한다. 관객 개개인의 성향이 다른만큼 '내 스타일'이 아닐지언정 '잘 만든 영화'라는데 이견은 없을 터. '진영 논리'로 빠진다면 더 이상 대꾸할 말도 필요 없겠지만, '강철비2: 정상회담'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 들인다면 높은 호감도는 따놓은 당상이다. 남북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 일본을 모두 등판시키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다소 어지럽게 느껴질 수 있는 국제 정세를 최대한 편안하게 펼쳐내려 노력하면서도 디테일함은 잃지 않는다. '직진' 밖에 모르는 양우석 감독의 뚝심이 호기롭다. '강철비2: 정상회담'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될 관객들은 사실상 한반도의 주인들. 주인이 내 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고, 또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강철비2: 정상회담'은 절대 가르치려 하지 않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방식도 다양하다. 캐릭터의 대사를 통해, 그림을 통해, 심지어 통역관을 통해 몰입도를 높인다. 물론 100%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영화를 따라가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 이념이 달라도, 방식이 달라도 남이나 북이나 원하는 바는 단 하나 '한반도의 평화'다. 애정하고 사랑하지만 뭐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기승전 한반도 사랑'의 애처롭고 애달픈 마음을 설득력 있게 펼쳐냈다. 이를 움직이는 캐릭터의 활용도도 깔끔하다.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북 위원장(유연석)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들면서도 전혀 다른 매력으로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깔끔하게 잡는다. 연기는 굳이 언급할 필요없이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의 옷을 제 옷처럼 차려 입었다. 무엇보다 관객이 기대했을 대통령 정우성의 비주얼은 기대 그 이상. 고차원적인 안구 복지를 자랑한다. 특히 관객 모두가 알아챌 새벽 3시 비주얼과 물과 피에 젖은 피지컬은 판타지 장르까지 넘나들며 황홀함을 선사한다. 세 정상 외 히든카드도 곳곳에서 등장, 131분의 러닝타임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후반부 잠수함 전투는 '첩보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을 연다. 긴장감과 통쾌함이 동시에 요동친다. 신파라 표현하는 것이 미안할 만큼 감동 포인트도 적절하다. 함께 울컥하고, 함께 미소 짓는다. 남녀노소 전 연령대는 물론, 해외에서도 통할 법한 진정한 'K-무비'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8.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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