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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치열했던 경쟁 뚫고 예선전…서휘, 눈부신 1위 질주 이어갈까

올 시즌 하반기 첫 번째 이벤트인 ‘스포츠경향배 대상경정’이 오는 20∼21일 미사리경정장에서 열린다. 이번 대상경주에서는 후반기 28회차(7월 12일)부터 36회차(9월 7일)까지의 성적을 바탕으로 상위 12명이 예선전을 통해 우승을 향한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지금까지 평균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는 서휘(11기)다. 현재 26승으로 2019시즌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24승) 기록을 뛰어넘어, 올 시즌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2위는 생애 처음으로 대상경주 예선전에 참가하는 박종덕(5기)이다. 전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지만 강인한 승부 근성으로 위기를 극복한 후, 확실하게 변화된 경기력을 선보이며 현재 14승을 기록, 2019년과 2022년에 기록한 13승을 넘어섰다. 후반기 보여주고 있는 강력한 스타트와 차분한 전개력이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3위는 이승일(5기)이 차지했다. 마지막 관문인 36회차에서 기복을 보였지만 평균 득점 7.43점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예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시즌 25승으로 현재 다승왕 공동 6위를 기록하고 있다.여성 선수들의 돌풍도 거세다. 평균 득점 순위 4위와 5위를 모두 여성 선수들이 차지했다. 우선 손지영(6기)이 평균 득점 7.19점으로 4위이다. 현재 시즌 29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최초의 여성 다승왕 탄생도 기대해 볼 만하다. 또한 역대 여성 선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박정아(3기)의 2017년 32승인데, 손지영의 최근 경기력을 고려하면 신기록 탄생도 가능할 수 있다. 박설희(3기)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올 시즌 평균 득점 7.09점으로 5위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2023 메이퀸 특별경정’에서 준우승을 기록, 상승세를 타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후배 기수들의 약진 또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12기에서는 류석현이 평균 득점 6.63점으로 9위, 조성인이 6.56점으로 11위를 기록했다. 13기 선수로서는 김민준이 6.94점으로 7위를, 김도휘가 평균 득점 6.63점, 10위로 생애 첫 대상경주 예선전 진출권을 획득했다. 14기로서는 박원규가 평균 득점 7.02점을 기록하며 6위로 예선전 진출권을 따냈다.이서범 경정코리아 전문위원은 “이번 대상경주 예선전 진출권 경쟁이 역대 대상경주 중에서 가장 치열했다”며 “예선전 진출에 성공한 선수에게는 마지막까지 멋진 경주를 기대하며 아쉽게 기회를 놓친 선수에게는 응원의 박수와 함께 지금보다 더욱 분발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김희웅 기자 2023.09.13 05:01
메이저리그

두 차례 수술 극복+특별한 투구 시퀀스...류현진 서사에 현지 매체도 열광

수술을 받고 1년 넘게 재활기를 보낸 베테랑 투수의 성공적인 복귀와 선전. 심지어 두 번째다. 이런 서사에 뜨거운 시선을 보내는 건 어떤 커뮤니티나 마찬가지 아닐까. 2승째를 거둔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을 향해 미국 매체와 구단, 야구팬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카 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토론토의 10-3 승리를 이끌었고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주 무기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커터)뿐 아니라 105~7㎞/h에 불과한 저속 커브로 리그 대표 ‘출루 머신’ 조이 보토와 신성 내야수 엘리 데 라 크루즈를 제압했다. 상대 투수 헌터 그린은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 힘과 패기의 상징인 젊은 파이어볼러가 3이닝 동안 10피안타 9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완급 조절’ 능력으로 관록을 보여준 류현진의 투구가 더 돋보였다. 이날 토론토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는 ‘류현진 폼 미쳤다’라는 한글 문구를 게재했다. 경기력이 절정에 오른 선수들을 향한 국내 스포츠팬의 인터넷 신종 표현을 인용한 것. 이날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은 한 번도 90마일(144.8㎞/h) 이상 찍히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에서 직구로 몸쪽 루킹 삼진을 잡는 등 변화구 조합과 정확한 제구력으로 위력적인 투를 보여줬다. 이에 대해 캐나다 매체 ‘토론토 스타’는 “효과적인 구종 조합으로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던지는 모든 구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라고 이날 류현진의 투구를 평가했다. MLB닷컴도 “류현진이 감탄사가 나올 만큼 빠른 공을 던지진 않았지만, 영리한 투구를 보여준다. 타자의 스윙 의지를 잘 알고 있다. 공격적인 타자는 그런 류현진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신시내티전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 기량을 갖춘 선수인지 보여줬다”라고 했다. 이날 상대한 신시내티 지역지 인콰이어러 소속 찰리 골드스미스 기자는 “70마일 대 커브로 신시내티 타자들을 제압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류현진은 2015년 받은 어깨 수술로 복귀가 불투명한 재활기를 보냈다. 하지만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새 무기 커터를 앞세워 평균자책점 1위(2019시즌 2.32) 올스타전 선발 등판, 사이영상 최종 3인 선정 등 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다시 한번 수술대에 올랐지만, 다시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팔꿈치는 이전까지 이미 두 차례 칼을 댄 부위. 류현진은 다시 일어섰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올 시즌으로 4년 계약이 끝나는 류현진의 연장 계약 당위성을 전하기도 했다. 1년 또는 옵션이 포함된 2년 계약이면 합리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상대적으로 느린 공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능력과 MLB 진출 뒤에만 두 차례 긴 공백기를 이겨내며 얻은 경험. 류현진은 MLB에서도 특별한 선수다. 국내 야구팬은 다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21 20:03
프로야구

의사 사령탑·소방관 이도류...'야구 변방' 체코를 주목하는 이유

한국야구는 2017년 출전한 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했다. 첫 경기였던 '복병' 이스라엘에 1-2로 석패하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이어진 '난적'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도 패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거 경험이 있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상대에 일격을 당한 한국은 이후 모든 게 꼬였다. 2주 앞으로 다가온 2023 WBC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감독은 그런 이유로 호주와의 1라운드(B조) 첫 경기 승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 대회 당시 첫 출전이었던 이스라엘은 네덜란드도 4-2로 잡았다. 1라운드에서 3승을 거두며 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하는 이변을 보여줬다. 전력은 분명 한국이나 네덜란드가 앞섰다. 생소한 선수가 많아, 전력 분석이 어려웠다는 시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스라엘은 누구보다 진지하게 대회를 치렀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달고, 사명감과 민족애로 하나가 됐다. 이런 배경이 전력 차이를 지웠다. 이번 대회도 이스라엘과 비슷한 기운을 풍기는 국가가 있다. B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체코다. 체코는 지난 9월 유럽 예선 패자 결승전에서 스페인을 3-1로 꺾고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2013·2017년 두 대회 연속 예선 탈락 고배를 마셨지만, 2전 3기로 본선 무대에 올랐다. 인구 1100만 작은 나라. 야구 인구는 7000여명에 불과하다. 이런 배경만으로 본선 진출은 쾌거다. 선수 면모를 보면 더 놀랍다.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한 명을 제외한 29명이 자국 리그(엑스트라리가)에서 뛰고 있다. 그마저도 전업 선수도 드물다. 대체로 본업이 있다. 주축 투수 마틴 슈나이더는 소방관, 루카스 에콜리는 체코야구협회 홍보 직원 겸 국가대표팀 매니저다. 독일과의 예선전에서 적시타로 본선 진출에 기여한 외야수 아르노스트 두보비는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 팀 캡틴 페트르 지마는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다. 파벨 하딤 감독은 신경과 의사다. 구성원과 전력만 보면 아무리 야구 변방 유럽에서라도, 어떻게 예선을 통과했는 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유망주가 대거 뛰었던 스페인을 잡았다. 첫 경기에서는 7-21로 완패했지만, 본선 진출권이 걸린 경기에서는 마운드와 수비는 탄탄했고, 공격은 필요할 때 홈런 2개를 치며 이길 수 있는 득점(3점)을 지원했다.몇몇 선수들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스페인과의 패자 결승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6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슈나이더는 체코 리그의 오타니다. 통산 타점·홈런 10걸 안에 이름을 올렸고, 투수로도 수준급 성적을 냈다. 2017년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타선은 당시 메이저리그(MLB)에서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었던 제이슨 마키, 빅리그 등판이 48경기에 불과했던 조쉬 자이드에게 각각 3이닝 동안 1점도 뽑지 못했다. 정보가 없는 체코 기둥 선수 슈나이더의 기량은 쉽게 가늠하면 안 된다.주전 포수 마틴 체르벤카는 체코인 최초의 빅리거로 기대받았던 선수다. 2011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루키 리그 팀(AZL)에서 미국 프로 리그 생활을 했고, 2019년엔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A 팀 노포크 타이즈에서도 뛴 선수다. 이번 지역 예선에서도 홈런 2개를 쳤다. 체르벤카는 2017년 대회 이스라엘 안방을 지키며 한국전에서 도루 저지까지 했었던 베테랑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를 떠올리게 한다.빅리거 출신도 있다. 미국인 내야수 에릭 소가드가 체코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어머니의 나라' 체코의 시민권을 획득해 이번 WBC에 나선다. 수비형 내야수로 주로 백업으로 뛰었지만, 통산 815경기나 출전한 베테랑이다. 2019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으로 110경기에 출전, 타율 0.290·13홈런을 기록할 만큼 준수한 타격 능력을 갖추기도 했다.체코의 WBC 진출이 확정된 지난해 9월 22일(한국시간) 주요 매체가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고 한다. 체코야구협회는 이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작은 나라, 큰 꿈(원제:Mala zem velke sny)'을 공식 동영상 계정에 게재했다. 이번 대회를 향한 선수와 코칭 스태프, 협회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다. MLB닷컴도 관련 소식을 전한 바 있다.전력은 2017년 대회 이스라엘보다도 약해 보이고, 이번 대회 중국보다도 저평가 받는 체코다. 하지만 야구에 '절대'는 없다. 꽤 흥미로운 선수들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매력이 있다. 야구팬이라면 체코의 1라운드 레이스를 주목할만하다. 한국은 일본과 2차전을 치른 뒤 3월 12일 체코와 만난다. 안희수 기자 2023.02.21 14:30
메이저리그

3657만 달러 받고 5홈런...렌던에 달린 LAA 'PS 진출' 염원

LA 에인절스는 최근 8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현역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 투·타 겸업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를 보유했고, 이들이 나란히 34홈런 이상 기록한 2022시즌도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3위에 그쳤다. 시즌 초반에는 선전했지만, 전반기 막판 14연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에인절스는 2023시즌을 앞두고 헌터 렌프로·브랜든 드루리·지오 어셸라 등 수준급 타자들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2022) LA 다저스 소속으로 15승(5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던 자유계약선수(FA) 투수 타일러 앤더슨과 계약하기도 했다. MLB닷컴은 지난 시즌(2022)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10팀을 언급하며, 각각 키플레이어를 소개했다. 에인절스는 앤서니 렌던이 꼽혔다. 워싱턴 내셔널스 간판타자였던 렌던은 2016~2019시즌 모두 20홈런 이상 기록했다. 2016~2018시즌은 3할 타율도 남겼다. FA 자격 취득을 앞둔 2019시즌엔 타점 126개를 올렸다. 준수한 수비력을 갖춘 3루수이기도 했다. 렌던은 2020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었고, 에인절스와 기간 7년·총액 2억 4500만 달러(약 2910억원) 잭팟을 터뜨렸다. 하지만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치른 최근 3시즌(2020~2022) 그는 한 번도 60경기 이상 나서지 못했다. 2020시즌은 코로나 팬데믹 탓에 미니시즌으로 치러졌다지만, 2021·2022시즌은 그야말로 참담한 퍼포먼스다. 3시즌 홈런 합계가 20개에 불과하다. 연봉 3657만 달러를 받은 2022시즌은 5홈런였다. 이 정도면 실패한 계약이다. 렌던이 워싱턴 소속 시절 화력만 가동해줘도 에인절스는 지뢰밭 타선을 만들 수 있다. 그전에 그가 제 몫을 해줬다면, 준척급 야수들을 모을 돈으로 A급 선발 투수를 영입했을 것이다. 에인절스의 고질적인 문제는 원래 타선이 아닌 마운드였다. 트라웃과 오타니 모두 가을 무대 향한 염원이 크다. 렌던이 몸값을 해줘야 한다. 안희수 기자 2023.02.08 09:03
메이저리그

'통산 78홈런' 포수, 러치맨 백업으로 BAL행

2022시즌 확실한 주전 포수를 얻은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백업진 선수층(뎁스)도 강화했다. MLB닷컴은 23일(한국시간) 볼티모어가 포수 제임스 맥캔(32)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뉴욕 메츠에 현금과 선수 한 명을 내주는 트레이드다. 소식통에 따르면 메츠가 받을 선수는 주목할만한 유망주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맥캔의 계약 기간은 2년, 총액 2400만 달러(308억원)다. 볼티모어는 팀 내 최고 유망주였던 애들리러치맨이 올 시즌 113경기를 소화하며 주전으로 안착했다. 성적(타율 0.254·13홈런·42타점)도 데뷔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았다. 그의 백업을 맡았던 로빈슨 치리노스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난 상황. 두 번째 포수가 필요했던 볼티모어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시카고 화이트삭스 그리고 메츠를 거치며 빅리그에서만 9시즌을 뛰었던 맥캔을 선택했다. 올 시즌은 두 차례 부상을 당하며 6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6시즌이나 100경기 이상 소화한 베테랑이다. 통산 78홈런을 기록했다. 전성기였던 2019시즌엔 타율 0.273·18홈런·60타점을 기록했다. 볼티모어는 2022시즌 지구(아메리칸리그 동부) 4위에 그쳤지만, 83승 79패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지구 1~3위가 모두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할만큼 경쟁이 치열한 지구에서 지난 시즌 110패(52승)를 당한 팀이 괄목할만한 도약을 이뤄냈다. 성공적인 리빌딩을 해냈다는 평가다. 안방 전력 저하를 그대로 두지 않고,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보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2.12.23 10:38
야구

다저스·샌디 2파전? 현재 NL 서부 1위는 샌프란시스코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2파전으로 전망됐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패권 경쟁. 현재 1위는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한국시간)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2021 메이저리그(MLB) 홈(오파클 파크) 경기에서 6-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조니 쿠에토가 7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했고, 타선에서는 에반 롱고리아가 4회 역전 투런 홈런을 치며 전세를 뒤집었다. 4·5회 홈런 1개를 추가하며 달아났고, 7회 윌머 플로레스의 2타점 적시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 경기 승리로 시즌 34승20패를 기록했다. 5월 28일부터 열린 같은 지구 LA 다저스와의 4연전에서 3승(1패)을 거뒀다. 1차전 패전 뒤 내리 세 경기를 잡았다. 다저스와의 승차를 2게임으로 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31일 에인절스전까지 잡아내며, 이날 시카고 컵스에 패한 샌디에이고를 제치고 지구 1위를 탈환했다. 2일 에인절스전은 1-8로 패했지만, 샌디에이고도 2·3일 컵스전에서 연패를 당하며 지구 1위를 지켰다. 3일 현재 34승21패를 기록하며 샌디에이고에 1경기, 다저스에 1.5경기 앞서 있다. 승률(0.618)은 30개 구단 전체 1위다.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 탬파베이(0.614)보다 앞서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4시즌(2017~20)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9시즌은 77승85패, 단축 시즌(팀당 60경기)으로 치러진 2020시즌은 29승31패를 기록했다. 전력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2강 구도를 견제할 팀으로 평가받지 않았다. 2021시즌 반전 레이스는 선발진이 이끌고 있다. 5월 내셔널리그 월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케빈 가우스먼이 주역이다. 그는 올 시즌 등판한 11경기에서 6승무패·평균자책점 1.40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브랜든 우드러프(밀워키)에 이어 리그 3위. 피안타율(0.163)과 이닝당 출루 허용률(0.81) 모두 리그 정상급이다. 2013시즌 볼티모어에서 데뷔, 2018~19시즌 10승 이상 거두며 3선발급 가치를 인정받은 투수. 올해는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2021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한 앤서니 데스클라파니도 4승2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신시내티 소속이었던 2015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나선 투수다. 커리어 두 자릿수 승수는 한 번도 없지만, 4선발급으로 평가됐다.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 동료 알렉스 우드, 데뷔 3년 차 신성 로건 웹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간판 조니 쿠에토도 4승(1패)·평균자책점 3.45를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 선발진 팀 평규자책점은 3.04. 3일 현재 30개 구단 중 3위다. 디그롬이 있는 뉴욕 메츠, 고액 몸값 투수가 많은 다저스 다음. 타선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해 팀 홈런 12위(81개·단축 시즌 기준)에 올랐던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78개를 기록하며 애틀란타, 토론토에 이어 30구단 중 3위에 올라 있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29로 10위. 브랜든 크로포드, 브랜든 벨트,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간판타자들이 공격을 이끌고 있다. 커리어하이가 21개인 크로포드는 48경기 만에 11홈런을 때려냈다. 팀 내 1위. 주전 포수 포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2012(24개)·2014(22개)시즌에 이어 가장 빠른 홈런 페이스다. 37경기에서 10홈런을 기록했다. 2018시즌 5개, 2019시즌 7개에 불과했던 홈런이 급격하게 늘었다. 전성기가 꺾인 에반 롱고리아와 벨트도 각각 9개와 8개를 때려냈다. 수 년 전부터 외야 유망주로 기대받았던 오스틴 슬레이터, 데뷔 첫 시즌(2019) 21홈런을 기록하며 펀치력을 증명한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도 타율은 낮지만 5홈런 이상 기록하며 타선의 무게감 향상에 기여했다. KBO리그 출신 다린 러프도 홈런 6홈런. 5월 한 달 동안 18승을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이 1일 발표한 파워랭킹에서 다저스(6위)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는 수 년 동안 다저스의 독주였다. 최근 8시즌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2021 스토브리그에서 샌디에이고가 블레이크 스넬, 다르빗슈 유, 김하성 등 폭풍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했지만, 여전히 다저스의 지구 우승 전망이 우세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류현진이 떠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시선이 쏠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03 19:59
야구

최재훈→박세혁→최용제→장승현, 포수 왕국 빛내는 '슈퍼 백업'

포수 왕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장승현(29·두산)이 보여줬다. 두산 포수 장승현은 지난 8일 광주 KIA전에 9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장, 5-5 동점이었던 7회 초 1사 1·2루에서 KIA 투수 장현식의 시속 147㎞ 높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두산은 이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고, 9회 김재환이 쐐기 3점포까지 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11-6 승리. 2연패를 끊어냈다. 장승현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1군 무대 100번째 출전 만에 데뷔 첫 홈런을 때려냈다. 이 홈런으로 커리어 첫 결승타까지 기록했다. KIA전 성적은 3타수 2안타·4타점·3득점. 종전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3점·2020년 10월 10일 KT전)도 다시 썼다. 두산은 주전 포수 박세혁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지난달 16일 잠실 LG전에서 상대 투수 김대유의 공에 얼굴을 맞았고, 안와 골절상을 당했다. 박세혁은 공격과 수비 모두 비중이 큰 선수였다. 두산이 2021시즌 첫 위기. 장승현의 선전으로 주전 포수의 공백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2013년 2차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36위)에 두산의 지명된 장승현은 지난해까지 78경기(1군 무대 기준)밖에 나서지 못했다. 안방 수비 이닝 수(223⅔)도 적은 편이다. 경험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장승현이 안방을 지켰을 때, 두산 마운드의 평균자책점은 4.45다. 주전 박세혁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 10경기에서 기록한 3.32점보다는 높지만, 8일 현재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4.62)보다는 낮다. 8번 중 5번을 막아낸 도루 저지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만족하고 있다. 김 감독은 4월 18일 LG전에서 상대 타선을 1점으로 막고 9-1로 승리한 뒤 "장승현의 침착한 투수 리드가 돋보인다"고 했다. 장승현이 선발 투수 최원준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이끈 4월 29일 고척 키움전 뒤에는 "(투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고 했다. 공격력도 기대 이상이다. 박세혁 대신 선발 포수로 나서기 시작한 4월 17일 LG전부터 지난 8일 KIA전까지 17경기에 출전, 타율 0.321·13타점을 기록했다. 4~5번 타자 김재환·양석환에 이어 팀 내 타점 3위. 장승현은 고교 시절(제물고포) 4번 타자를 맡았다. 꾸준히 타석에 나설 기회가 주어지면서 타격 잠재력도 발휘되고 있다. 두산의 저력은 위기에서 빛난다. 주전 선수가 이탈해도 자리를 메우는 백업 선수가 기다렸다는 듯이 활약한다.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 이유다. 안방도 항상 주전을 긴장시키는 백업이 있었다.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는 2010시즌부터 두산의 안방을 지켰지만, 허리 부상 여파로 경기력이 떨어졌던 2013 포스트시즌에는 당시 백업이었던 2년 후배 최재훈(현재 한화)에게 밀렸다. 최재훈은 블로킹과 도루 저지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PO) 4차전에서는 상대 에이스 밴 헤켄으로부터 결승 투런포를 때려냈다. 두산이 리버스 스윕승(2패 뒤 3연승)을 해내는 데 기여했다. 현재 주전 포수인 박세혁은 최재훈을 밀어내고 백업 1옵션까지 올랐다. 두산이 2017년에 최재훈을 한화로 트레이드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NC로 떠난 2019시즌부터 주전을 맡았다. 박세혁은 그해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리그 대표 포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반에는 종종 벤치를 지켰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이 타자와의 승부에서 더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수 리드를 하길 바랐고, 승부처에서 그를 교체하기도 했다. 그사이 선발로 기회를 얻은 선수가 최용제다. 육성 선수 출신인 최용제는 지난해 8월 1일 창원 NC전에서 교체 출장해 2타점 3루타와 보내기 번트를 수행하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튿날(2일) NC전에서는 연장 12회 절묘한 풋워크로 상대 포수 양의지의 태그 타이밍을 빼앗고 득점을 해냈다. 이 두 경기로 주목받았고, 종종 선발 기회를 얻으며 그해(2020시즌) 총 112⅓이닝을 막아냈다. 베어스 구단 역사에 한국 야구 대표 포수는 많다. 그러나 포수 왕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던 건 주전, 스타 플레이어를 뒷받침한 백업 전력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최재훈, 박세혁, 최용제에 이어 올해는 장승현이 나타났다. 정확하게는 국가대표 포수들에게 가려서 빛을 보지 못했던 장승현이 비로소 자신을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 두산이 올해도 안방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5.09 05:18
스포츠일반

눈에 띄진 않지만 묵묵히 버텨온 김승택 100승 달성

김승택(A2)이 14년의 기나긴 시간을 묵묵히 버터내며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경정 7기는 쟁쟁하다. 김승택의 동기 중에는 그랑프리 대상경정 3연속(2010~2012년) 우승을 기록한 배혜민(A2)과 현 경정 최강자로 손꼽히는 심상철(A1)의 활약이 눈부시다. 김승택은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으며 지난 8일 제10회 1일차 1경주에서 개인 통산 100승을 신고했다. 현재 400승을 넘어 500승에 도전하는 김종민(460승), 길현태(422승), 곽현성(403승)의 성적과 비교할 수 없지만 신인 첫해인 2008년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하고 시작한 만큼 100승 기록은 감회가 남다르다. 김승택은 67.2kg 몸무게로 과체중이라 온라인 스타트 경주에서는 고전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안정된 선회력을 바탕으로 플라잉 스타트 경주에서는 선전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선회력이 좋은 건 아니었다. 신인시절인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총 5승을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 스타트가 0.35초로 떨어졌고, 무엇보다 경주를 읽어 나가는 시야가 부족해 마음만 앞서다 보니 1턴에서 주춤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초라한 성적으로 인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었던 그는 스타트 집중력 향상으로 2011년 14승을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 스타트 0.28초, 2착 22회, 3착 13회로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며 승률 17.9%, 연대율 46.2%, 삼연대율 62.8%를 기록했다. 2011시즌을 발판으로 도약을 꿈꿨지만 2012∼2014시즌 다시 저조한 성적표(총 19승)를 받았다. 그렇지만 김승택은 스타트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아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김승택은 가장 아쉬웠던 때를 2019시즌 그랑프리 결승전으로 꼽았다. 다른 선수를 압도하는 휘감기형 선수는 아니지만 꾸준한 스타트(2016시즌∼현재까지 평균 스타트 0.26초) 집중력을 유지했던 그에게도 최고의 시즌이었다. 2019시즌 개인 한 시즌 18승이라는 최고 기록으로 생애 첫 그랑프리 대상경주 결승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예선전 성적을 바탕으로 1코스를 배정받아 출전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인기를 끌었다. 시즌 평균 스타트(0.24초)보다 빠른 0.23초로 치고 나갔지만, 경기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5착에 머물렀다. 데뷔 후 대상경주 첫 출전에서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그는 “지금도 많은 후회가 남는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온다면 절대 놓치지 않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서범 경정고수 경기분석 위원은 “본인이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 경기력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4.28 07:00
축구

홍명보호는 전북 잡을 '힘'이 있을까

울산 현대가 시즌 첫 '완패'를 당했다. 울산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10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0-3으로 무너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원에 지배당했다. 경기 내내 수원에 압도당한 울산은 시즌 최다 실점을 내줬다. 조현우, 홍철, 김태환, 원두재, 윤빛가람, 이동준, 김인성 등 국가대표 7명이 투입됐지만 수원의 젊음 앞에서는 무기력했다. 3연승을 달리던 울산의 상승세는 끊겼다. 이름값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 역시 울산을 통해 입증됐다. 완패를 당한 홍명보 울산 감독은 "울산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한계점이 드러난 경기였다. 이른 실점을 해서 선수들이 급했다. 세트피스에서 2실점을 하면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간절함에서 수원이 울산보다 앞섰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제는 다음 경기다. 울산은 오는 2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K리그1 11라운드를 펼치는데, 상대는 1강 전북 현대다. 올 시즌 유력한 우승후보 두 팀의 시즌 첫 맞대결. K리그 모든 이목이 쏠리는 '슈퍼 빅매치'다. 울산이 우승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팀이다. 2019시즌과 2020시즌 울산은 선전했지만 결정적인 승부에서 전북에 무너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은 달라질 것이라는 큰 꿈을 꾸고 있지만 전북을 만나기 바로 직전 격하게 흔들렸다. 축구는 흐름 싸움. 수원에 완패를 당한 울산의 기세는 꺾일 수 밖에 없다. 그 앞에 전북이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울산과 올해 울산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홍명보 감독의 존재감이다. 울산은 전북에 무너진 김도훈 감독과 이별했고, 전북을 잡아줄 희망으로 홍명보 감독 손을 잡았다. 전북과 첫 맞대결을 앞둔 홍명보 감독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은 "울산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울산이 좋은 분위기였지만 수원전에서 졌다. 이기고 전북을 만나느냐, 지고 전북을 만나느냐 중요한 시점이었다. 이번 경기도 고비였고, 울산은 고비에서 넘어가는 부분이 전체적으로 부족하다. 이 부분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그는 "전북과 경기가 이틀 남았다. 강한 팀이다. 울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만나게 됐다. 수원전 결과가 전북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 역시 궁금하다"며 "울산이 고비에 약했다. 대처하기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자신감을 포함해 여러 가지 필요한 부분이 있다. 어떻게 발전을 시켜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 계속 체크해나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키겠다. 전북전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4.19 06:00
야구

KT, 2년 연속 '밸런스' 엇박자...그래도 강팀인 이유

KT는 2019시즌 개막 5연패를 당했다. 2020시즌도 3연패로 시작했다. 초반에 잃은 승수를 만회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2019시즌은 시즌 124번째 경기, 2020시즌은 58경기 만에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올해도 초반부터 고전하고 있다. 지난주 8일 수원 LG전부터 4연패를 당했다. 14일까지 치른 8경기 전적은 3승6패. KT는 2020 정규시즌에서 2위에 오르며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공·수, 신·구 밸런스가 좋은 팀으로 평가된다. 5강 후보로 꼽는 야구 전문가도 있었다. 그러나 출발은 지난 2년(2019~20시즌)과 다르지 않았다. 2019시즌은 전력이 약했다. KT는 이전 4년(2015~18시즌) 연속 최하위권에 머문 팀이었고, 이강철 감독 부임 직후에도 패배 의식을 떨쳐내지 못했다. 5연패를 당하는 동안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실책(7개)을 기록하며 자멸했다. 첫 3경기는 경기 후반에 역전을 허용했다. 2020시즌에는 믿었던 불펜이 무너졌다. KT 구원진은 개막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46을 기록했다. 블론세이브만 4개. 마무리 투수였던 이대은은 시즌 8번째 등판을 마치고 2군으로 강등됐다. KT 타선은 2020시즌 개막 초반 뜨거웠다. 이강철 감독은 달아오른 타선이 식기 전에 마운드 정상화를 노렸다. 올해는 반대다. 타선이 침체됐다. 팀 타율(0.258)은 10개 구단 중 3위지만, 팀 득점(37점)은 8위다. 득점 응집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2020년 타격 4관왕(홈런·타점·득점·장타율)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일본 리그 한신으로 이적하며 생긴 공격력 저하를 절감하고 있다. 로하스 공백은 예견된 변수였다. 새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도 9경기에서 타율 0.294·1홈런·6타점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무게감 차이는 있다는 평가다. 중심 타선(3~5번) 강백호를 제외하면 '장타자'라고 볼 수 있는 타자가 없다. 로하스를 중심으로 앞·뒤 타순 타자들이 시너지를 내는 '우산 효과'가 사라진 셈이다. KT는 타격감이 좋은 강백호의 컨디션을 활용하기 위해 4번이었던 그를 3번에 배치하기도 했다. 아직 KT의 2021년 레이스를 예단한 시점은 아니다. 마운드 전력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두 차례씩 선발 등판을 소화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소형준·고영표·배제성 모두 1번 이상 호투했다. 데스파이네는 2연패를 당했지만, 모두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소형준도 10일 삼성전에서는 4이닝 4실점하며 고전했지만, 한화와의 개막전에서는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병역을 마치고 KT에 복귀한 우완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도 2연속 QS다. KT가 4연패에 빠져 있던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8-7) 발판을 놓았다. 첫 등판(8일 LG전)에서 4⅓이닝 6실점(5자책)한 배제성도 14일 두산전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등에 담 증세가 생겼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15일 두산전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KT는 1승을 기대할 수 있는 선발 투수 5명이 꾸준히 등판할 수 있는 팀이다. 셋업맨 주권, 마무리 투수 김재윤도 순항한다고 볼 순 없지만, 크게 나쁘지도 않다. 정규시즌을 마치면 '결국 투수 놀음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격 사이클은 수 차례 오르내린다. 1득점으로도 승리할 수 있다. KT가 현재 투·타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승률 관리에 고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강력한 무기를 가진 팀이다. 일시적 침체와 선전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팀 분위기가 지난해 정규시즌 2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자리 잡았다. KT의 레이스는 이제 시작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4.1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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