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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포트] 6조 네이버 이끈 한성숙, 유튜브, 검색·뉴스 공정성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국내 최대 검색포털을 이끈 지 3년이 지났다. 구글·유튜브·인스타그램 등 거대 글로벌 경쟁자들의 국내 시장 공략 속에서도 검색포털 왕좌를 지켜내고 있다. 또 웹툰·스노우·V라이브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등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한 대표의 연임이 거의 확실시 된다. 하지만 난제도 적지 않다. 동영상 절대강자 유튜브와의 격차, 검색 및 뉴스 서비스의 공정성 등에서 어떤 능력을 보여줄 것인지 주목된다. 매년 1조씩 외형 성장…수익성은 악화 네이버는 한 대표가 지난 2017년 3월 취임 이후 매년 1조원가량의 외적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9년 매출이 6조5934억원을 기록, 전년 5조5869억원보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2018년 매출도 2017년보다 1조원 가까운 9084억원이 늘었다. 매출 6조원 돌파는 창사 20년 만에 처음이며, 2015년(3조2539억원) 이후 4년 만에 2배가량 커진 것이다. 이는 광고와 비즈니스플랫폼·IT플랫폼·콘텐트 서비스 등 사업 전반에서 성장세가 이어진 결과다. 특히 주력 매출원인 쇼핑 검색 광고와 모바일 광고에서 10% 이상의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고, 네이버페이와 네이버웹툰, V라이브 등 신사업도 빠르게 커가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은 최근 2년 간 계속 줄었다.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1조원대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18년 9425억원으로 1조원대 아래와 내려갔고, 2019년에는 이보다 24.7%가 감소한 710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더 줄었다. 2019년 3968억원으로 2017년 7701억원보다 절반 가량 감소했다. 연이은 수익성 악화는 신사업 플랫폼 개발 및 운영 등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와 일본 자회사 라인의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의 마케팅 비용 증가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의 영업손실이 깊어지고 있다. 라인은 2019년 468억8800만엔(약 506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2018년 37억1800만엔의 순손실보다 1200%나 늘어난 것이다. 웹튠·V라이브…제2의 라인 후보들 육성 네이버가 몸집은 커졌지만 체력이 약해진 데에는 라인 적자와 함께 신사업 투자 때문이다. 한 대표는 취임 이후 제2의 라인을 탄생시키기 위해 신사업 육성에 집중 투자해왔다. 이 신사업에서 문제가 생기면 네이버의 미래는 위태로진다. 다행히 신사업에서 성과가 나고 있다. 콘텐트 서비스 부문에서 네이버웹툰과 V라이브가 쑥쑥 크고 있다. 2014년 7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이용자 수 6000만명, 북미 월간 이용자 수 1000만명을 각각 넘어서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한성숙 대표는 30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이용자의 75%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 25세 이하)로 웹툰이 미국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하는데 탄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북미 거래액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전체 거래액도 전년보다 60% 이상 성장하고 해외 비중은 20%라는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셀럽 동영상 서비스인 V라이브도 현재 글로벌 8000만 다운로드를 기록, 1억 다운로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월간 사용자는 3000만명으로, 이 중 80% 이상이 해외 유저다. 작년 11월 분사돼 새로운 사업영역인 테크핀(IT 기반의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도전하는 네이버파이낸셜도 제2의 도약이 기대된다. 한 대표는 네이버 통장, 신용카드 추천, 증권, 보험 등 이용자 결제 속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양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등 고관여 금융서비스를 출시해 종합 자산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세 유튜브, 검색·뉴스 공정성 어쩌나 한 대표가 당장 수익성이 떨어지더라고 신사업 투자에 올인하다시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검색포털로서의 본원적 경쟁력이 계속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용자가 검색하기 위해, 또는 각종 콘텐트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찾아오고 오래 머물러야 돈을 벌 수 있는 검색포털이 기본적인 경쟁력이다. 국내에서 이같은 경쟁력을 따라잡을 경쟁자는 없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 점유율이 70%를 웃도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다. 그러나 구글과 유튜브 등 글로벌 경쟁자이 네이버 영토를 빼앗고 있다. 일부 통계 사이트에서는 이달초 네이버 점유율이 50%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비즈스프링이 서비스하는 인터넷트렌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3일 기준으로 네이버는 57.09%, 구글은 32.27%로 나타났다. 구글은 2014년만 해도 1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6년 사이에 큰 성장을 이룬 것이다. 포털 업계 A 관계자는 “검색 통계라는 것이 그 조건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면서도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빠지는 추세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자의 검색 트렌드가 변한 것도 네이버의 본원적 경쟁력에 큰 위협이다. 동영상이 대세 콘텐트가 되면서 검색포털보다 동영상 플랫폼을 찾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더구나 영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정보 검색 통로로도 이용하고 있다. 이같은 트렌드 변화가 가장 심한 연령대는 10대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6일 공개한 ‘2019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2363명)’ 결과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이 관심있는 주제를 가장 많이 검색하는 통로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전체 응답자 37.3%를 차지했다. 다음이 33.6%인 ‘포털 및 검색엔진’이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은 초등학생 중 절반이 넘는 50.3%, 중학생은 34.0%가 검색 통로로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들 10대에게 가장 인기있는 동영상 플랫폼은 유튜브다. 지난 1주일간 이용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질문에 유튜브가 98.1%(복수응답)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서 네이버TV(24.7%), V라이브(15.7%), 트위치(14.8%) 순이었다. 네이버는 모바일 앱에서도 유튜브에 크게 뒤지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2019년 11월말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기준) 1위는 442억분을 기록한 유튜브였다. 2위는 226억분인 카카오톡, 3위는 155억분인 네이버로 나타났다. 또 다른 포털 업계 B 관계자는 “모바일과 동영상 시대를 맞아서 이용자의 검색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중심에 유튜브가 있다”며 “3~5년 사이에 네이버를 완전히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한 대표가 연임한다면 이에 대한 방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 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다. 70% 아래도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검색포털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플루언서 검색’이나 ‘지식인 엑스퍼트’ 등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며 “동영상은 이용자가 쉽고 편하게 콘텐트를 올리고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검색 및 뉴스 서비스에 대한 공정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난제다. 한 대표는 취임 직후 터진 ‘뉴스 편집 조작’ 사건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2017년 10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네이버에 연맹 비판 기사를 잘 볼 수 없는 곳에 재배치해달라고 청탁했고 네이버가 이를 수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해진 창업자까지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과해야 했다. 실시간 검색(이하 실검) 서비스를 통한 여론 조작 논란은 한 대표 임기 내내 따라다녔다. 드루킹 댓글 사건과 조국 실검 논란 등 네이버가 여론을 조작한다며 정치권으로부터 끊임없이 지적을 받았다.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어 네이버에 대한 정치권의 여론 조작 시비는 더욱 잦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뉴스 및 검색 서비스를 개편했는데, 이번 총선에서는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주목된다. 업계 A 관계자는 “한 대표가 임기 전반부에 뉴스 및 검색 서비스의 여론 조작 문제 등으로 큰 위기를 맞았던 것으로 안다”며 “3월 연임 이후 바로 총선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01.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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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포트] '골목 커피 1인자'로 우뚝 선 문창기 이디야 회장

'골목 커피 1인자'로 우뚝…문창기 이디야 회장, 2020년 행보는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11월 대전광역시 서구에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3000호점인 대전배재대점을 오픈했다. 문창기 회장이 2004년 전국에 가맹점, 직영점을 포함한 매장 수가 80개에 불과했던 이디야커피를 인수한 뒤 16년 만이다.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을 3000개 이상 보유한 곳은 베이커리 전문점 파리바게뜨뿐이다. 세계적으로도 한 국가에서 3000호 이상의 매장을 지닌 커피 브랜드는 드물다. 이는 '상생'을 기본으로 한 문창기 회장의 경영철학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가맹점 위한 다방면 상생 정책 이디야커피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마케팅 비용 전액을 본사가 부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멤버스 앱 고객 프로모션 비용을 비롯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간접광고(PPL)·가맹점 홍보물까지 매년 30억원가량의 마케팅 비용을 본사가 모두 부담하고 있다. 몇 해 전에는 매장 임대료, 최저 임금 인상 등 고정비 상승으로 가맹점주 부담이 늘자 40억원 상당의 가맹점 공급 물품 가격을 내리기도 했다. 문 회장이 당시 공급 물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가맹점주들에게 쓴 편지는 온라인상에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문 회장은 편지에서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 점주님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마음속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진정한 상생을 실현하고자 원부재료 일부 품목의 매장가를 인하한다"고 말했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갓디야(God+이디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문 회장은 2018년에도 한 해 100억원 규모의 가맹점 상생 정책을 실천했으며, 일회용 컵 줄이기 정책이 시행되자 5억원을 들여 다회용컵을 전국 가맹점에 공급하기도 했다. 또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위한 장학금 ‘이디야 메이트 희망기금’ 과 ‘장기근속 아르바이트생 격려금’, 가맹점주 자녀 대학입학금 지원 등 가맹점 운영 지원 비용은 작년 한 해 동안만 약 3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다양한 상생 정책을 실천한 결과 이디야커피는 가맹점 폐점률은 1%대로 업계 내에서 현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화끈한 R&D 투자도 눈길 문 회장은 항상 '기본'을 강조한다. 이디야커피의 성장은 기본에 충실한 초심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의 생각이다. 이는 곧 '품질 좋고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진심을 담아 제공한다'라는 이디야의 핵심가치와 연결된다. 문 회장은 제품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가맹점에 다양한 팔 거리를 공급하며 가맹점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2010년 커피 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했으며, 이것이 지금의 이디야 커피랩이다. 아프리카·남미·중미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산지를 찾아다니며 생두를 발굴,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커피 추출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블렌딩 비율과 로스팅 기술 노하우를 쌓았다. 또 문 회장은 매월 1회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매년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세계 정상급 바리스타인 WBC(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 우승자인 데일 해리스와의 업무 협약으로 신제품 개발을 출시했다. 글로벌 커피 트렌드와 세계적인 바리스타의 레시피를 결합한 콜드브루군 제품 출시를 비롯해 과자류 제품 ‘이디야 스낵 6종’, 병 음료 제품 3종 출시 등 가맹점의 판매 품목을 다양화했다. 지난해에는 총 70종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베이커리 등 디저트 군을 강화했다. 현재 스타벅스를 비롯해 이름이 잘 알려진 커피 브랜드는 외국 자본이 유입되며, 토종 커피 브랜드 이디야커피의 행보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로열티 등 자본의 해외 유출 없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과 자영업자 경기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어서다. 문 회장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커피 업계 관계자는 "커피 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급격히 성장한 우리나라의 커피 산업에서 ‘실속·합리·상생’을 키워드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국민 커피’가 된 의미 있는 브랜드”라며 “이디야커피의 성장 과정은 현재 많은 신생 커피 브랜드들의 롤모델이 될 정도로 커피 업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디야커피는 본사와 가맹점 매출 합산 8000억원 규모로 전국 가맹점의 근로자를 모두 합쳐 약 2만명에 달하는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지속적인 상생 정책을 바탕으로 가맹점주와 그 가족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며 경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제품력 강화 등 질적 성장 숙제 문 회장이 국내 커피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바로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이다. 이디야커피의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원의 커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국내 6대 커피전문점(할리스·스타벅스·엔제리너스·투썸플레이스·커피빈·이디야커피) 중 가격 측면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가 넘쳐나고 있고 편의점들마저 커피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더는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2020년을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의 해'로 선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 회장은 우선 오는 4월 준공을 앞둔 '이디야 드림팩토리'를 앞세워 제품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총 350억원을 투자해 1만2982m² 부지, 연면적 1만364m²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건립될 예정인 드림팩토리는 연간 6000톤 원두 생산이 가능한 시설이다. 전 자동, 친환경 공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로스팅 설비와 최첨단 생산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드림팩토리가 준공되면 이디야커피의 축적된 연구개발 성과가 대량 생산을 통해 전국 가맹점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문 회장은 "이디야커피는 그동안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아오던 원두를 직접 로스팅, 최고 수준의 원두를 생산해 가맹점에 공급할 것"이라며 "이 제품들의 신규 온·오프라인 시장 유통과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디야커피는 오는 4월 ‘이디야 드림물류센터’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하며 약 5000평 규모로 자동화 설비와 모바일 화물추적 시스템이 구비된 최첨단 물류센터다. 문 회장은 "드림팩토리 준공에 맞춰 원두의 품질을 개선할 것이며 가맹점 매출 상승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난 18년간 대한민국 커피 산업의 이정표를 만들어 낸 이디야인들의 놀라운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 2020년을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의 해로 만들자"며 강조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0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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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포트] 아시아 넘어 글로벌로…차석용이 이끄는 ‘LG생건 전성시대’

“아시아를 뛰어넘어 글로벌 회사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67)은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나침반은 이제 세계를 향해 있다. 차 부회장은 2020년 K뷰티 업계에서 가장 기대를 받는 최고경영자(CEO)다. LG그룹 내 최초의 '비LG맨 출신 부회장'인 그는 15년째 자리를 지키며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LG생건은 2005년 차 부회장이 부임한 뒤 1조원 안팎에 그쳤던 매출을 7조원 대까지 키웠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정기임원 인사에서 차 부회장을 재신임했다. 이는 단순히 과거 성과에 대한 치하가 아니다. 2020년에는 더 다른 모습을 보여 달라는 그룹의 뜻으로 읽힌다. 국내 뷰티 업계가 차 부회장이 만들어가는 경자년에 주목하는 이유다. 2020년 K뷰티는 LG생활건강 시대 LG생건은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과 국내 화장품 ‘톱2’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매출 1·2위를 다투던 LG생건은 2017년 3년 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LG생건은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이하 후)’의 성공 덕이었다. 후는 지난해 단일 판매로 누적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LG생건의 올해 매출 목표는 7조원 대다. 전체 화장품 군도 아닌, 단일 브랜드 하나로 전체 3분의 1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셈이다. LG생건의 화장품사업 부문은 럭셔리 화장품과 프리미엄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럭셔리 화장품은 후·오휘·숨마 등이다. 면세점과 백화점을 통해 판매된다. 럭셔리 브랜드 화장품의 매출은 해마다 증가세다. 2016년 2조1979억원이었는데 2019년에는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LG생건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후의 초고가 라인인 예헌보를 출시했다. 예헌보는 크림 가격만 100만원 이상이다. LG생건 관계자는 “화장품은 고부가가치 분야다. 가령, 세제는 부피가 커서 운반과 판매가 쉽지 않은데, 개당 1만원 선이다. 화장품은 작지만 개당 단가는 높다. 기업이 럭셔리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M&A만 20여 차례…인수합병의 귀재 LG생건이 성장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열쇠는 기업 인수·합병(M&A) 이다. 차 부회장은 2005년 이후 코카콜라음료·더페이스샵·태극제약·뉴에이본 등 20여 차례에 달하는 M&A를 성사시켰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코카콜라음료다. LG생건은 2007년 SPC그룹 등 유력한 경쟁업체를 제치고 코카콜라음료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코카콜라음료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으로 유지되던 LG생건에 음료라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계기가 됐다. 코카콜라음료는 스프라이트와 조지아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면서 지난해 3분기 매출 4029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2.4%, 7.9% 증가한 수준이다. 기복이 없고 꾸준하다는 것이 음료 분야의 매력이다. M&A를 통해 미래 먹거리도 발굴한다. 세계 뷰티 업계는 더마코스메틱(약국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LG생건은 2017년 피부 연고 제품을 주 사업으로 하는 태극제약의 지분 80%를 446억원에 인수했다. LG생건은 M&A를 통해 충청남도 부여, 경기도 화성, 전라남도 장성 등 3곳에 생산공장을 활용하고 더마코스메틱 분야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해외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LG생건의 화장품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에 주로 영향력이 있다. 만약 중국 시장에 문제가 생길 경우 ‘후’ 등 화장품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LG생건은 지난해 미국의 화장품·퍼스널케어 전문회사 뉴에이본 지분 100%를 1억2500만달러(약 1450억원)에 인수했다. LG생건은 뉴에이본을 발판으로 미국과 캐나다·남미·유럽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차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130년 전통의 에이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미주 시장 진출의 교두보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로맨티스트 차석용…”주말엔 아내와 데이트도” 냉정한 경영인 차 부회장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다. 적어도 아내에게는 말이다. 2020년은 차 부회장이 결혼 40주년을 맞는 해다. 차 부회장의 아내 신정희 씨는 2018년 한 매체의 시상식 자리에 참석해 러브스토리를 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차 부회장이 고교 시절부터 신 씨를 무척 좋아해 “쫓아다녔다”고 한다. 차 부회장과 신 씨는 8년에 걸친 연애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차 부회장과 사이에 1남 1녀를 둔 신 씨는 남편의 생활 방식에 깊은 신뢰를 보였다. 결혼 뒤 한결같은 수면 시간과 삶의 방향성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차 부회장은 자신이 수십 년째 65㎏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으며, 술·골프·회식·의전을 지양한다고 밝혔다. 신 씨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남편은 식사를 알아서 간단히 챙겨 먹는 스타일”이라면서 주말에는 함께 여행을 가는 등 데이트를 한다고 전했다. 법조인이 꿈이었던 차 부회장은 경기고 졸업 뒤 고려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곧바로 군 입대를 했고, 제대 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주립대와 코넬대 MBA를 차곡차곡 마쳤다. 인디애나대학 로스쿨까지 들어갔으나 경제적 상황 때문에 글로벌 생활용품기업 P&G에 입사했다. 차 부회장은 긴 세월 미국생활을 하며 고생한 아내를 국내 법학 대학원에 보냈다. 차 부회장은 때론 감성적인 말로 임직원을 아우른다. 그는 신년사에서 최근 감명 깊게 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언급하며 “평범하고 작은 사람들의 선의가 모여 우리 사회에 기적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라면서 “LG생건이 써나가는 기적 같은 역사는 우리가 회사를 위해 하루하루 쌓아 올린 작은 차이가 모여 이룬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기적이 될 수 있을까요? 네, 우리 모두가 기적의 주인공들입니다”라고 신년사를 끝맺어 직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LG생건 관계자는 "신년사는 모두 부회장께서 직접 준비하신다"고 전했다. 글로벌 명품 향해 도전장 LG생건은 차 부회장과 함께 창사 뒤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차 부회장이 취임할 당시 2만9000원대였던 LG생건 주가는 2일 기준 126만1000원까지 뛰어올랐다. 1조원 수준이었던 매출도 7조원까지 불었다. 이제 차 부회장은 그 너머를 본다. 차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아시아를 뛰어넘어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LG생건은 한국과 아시아권 최고의 뷰티 기업이지만, 글로벌 내 비중은 적다. LG생건의 목표는 로레알그룹·에스티로더그룹·LVMH그룹·시세이도그룹과 어깨를 견주는 것이다. 차 부회장은 이를 위해 “세계적 명품 브랜드 육성을 위한 화장품 사업 경쟁력 강화하겠다. 차별화된 생활용품 통합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글로벌 진출과 미래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디지털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큰 것만 보고 가면 작지만 소중한 것을 놓칠 수 있다. 차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직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것도 귀중히 여기는 마음을 강조했다. 차 부회장은 “작은 일도 경솔하게 처리하지 않는 ‘물경소사’의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고 깊이 있는 혁신을 지속하는 문화를 만들자”고 힘줘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1.03 07:01
경제

[M리포트] ‘IP 자신감·기술 고집’ 김택진, 2019 모바일 삼키다

2019년 대한민국 게임업계에서 가장 빛난 CEO를 꼽는다면 단연 김택진(52) 엔씨소프트 대표다.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M’에 이어 지난달 선보인 ‘리니지2M’도 성공시키며 모바일 게임 시장을 휩쓸었다.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된 모바일 시장에서 하나도 힘든 흥행 1위 게임을 두 개씩이나 연이어 탄생시킨 것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PC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성공할 줄 아는 게임개발 명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됐다. 모바일 게임 시장을 본격 공략한 지 불과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1세대 게임개발자인 김택진 대표의 IP(지식재산권)와 기술 개발에 대한 고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년 만에 모바일 시장 왕좌에 김택진 대표는 지난달 말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인 ‘리니지2M’으로 또다시 흥행 홈런을 쳤다. 리니지2M은 2003년 출시된 PC MMORPG ‘리니지2’를 기반으로 만든 모바일 게임으로, 김택진 대표가 “몇 년간 따라올 게임이 없다”며 기술적 진화를 자신한 작품이다. 리니지2M은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아 사전 예약자 수 738만명으로 국내 최대 기록을 세웠다. 출시 후에는 무서운 기세로 흥행 가도를 달렸다. 서비스 첫날 애플 앱마켓에서 매출 1위에 올랐고, 나흘 만에 구글 앱마켓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양대 앱마켓을 석권했다. 이는 2년간 절대 강자였던 리니지M을 제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리니지M은 김택진 대표가 2017년 6월 21일 정식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 지금의 김택진 대표를 있게 한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모바일에 옮겼다. 특히 화려한 3D 그래픽 대신 도트 그래픽을 그대로 적용했음에도 출시 이틀 만에 구글 앱마켓에서 매출 1위에 올라 892일(만 2년 5개월 8일) 간 정상을 지켰다. 리니지2M은 이런 대단한 리니지M을 제치고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새 왕이 됐다. 김택진 대표로서는 연이어 두 개의 게임을 흥행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모바일 게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엔씨는 2016년 12월 첫 모바일 게임으로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선보이며 모바일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당시 양대 앱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첫 모바일 게임치고는 좋은 성과를 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엔씨는 2017년 상반기에 ‘프로야구 H2’와 '파이널 블레이드'를 잇따라 선보였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하지만 2017년 6월 출시된 리니지M이 성공하면서 김택진 대표의 모바일 시대가 열리게 됐다. 엔씨 관계자는 “리니지 레드나이츠 출시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모바일 게임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갔다”며 “리니지M의 성공은 그 연장 선상에서 이뤄낸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그저 놀랍고 부럽기만 하다. A 게임사 관계자는 “요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신작이 성공하기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다”며 “그런데 두 개나 연속으로 히트시켰다. 이게 20년 넘게 국내 게임산업을 이끌고 있는 김택진 대표의 힘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늦은 출발, 매출도 정체…그래도 꿋꿋이 걸어간 김택진의 길 김택진 대표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우뚝 서기까지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PC 온라인 게임만 붙잡고 있던 엔씨소프트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모바일 게임이 주류로 떠오르는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경쟁사인 넷마블이 2013년부터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면서 시장을 독식할 때도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넷마블이 2016년 말 엔씨 IP인 ‘리니지2’를 기반으로 개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선보여 첫날 매출 79억원, 일 최고 매출 116억원 등 모바일 시장에서 전무후무한 흥행 기록을 쓸 때도 지켜만 봤다. 엔씨는 모바일 시장 대응이 늦은 탓에 매출도 정체기를 맞았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매출은 7000억~8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천하의 엔씨도 모바일은 안 되는구나”라는 말이 나왔다. 김택진 대표도 이런 외부의 평가에 조바심을 낼만 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자기의 속도와 방식으로 모바일로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2016년 4월 개발 조직을 모바일 게임 개발 체제로 전격 개편했다. 조직 개편의 핵심은 ‘속도’였다. 개발 초기는 ‘시드(씨앗)’가 맡고, 시드가 성장하면 ‘캠프’로 승격하는 구조로 조직을 단순화했다. 특히 시드와 캠프 책임자는 각각 예산 집행, 인력 채용 등을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보고도 여러 임원을 거치지 않고 김택진 대표에게 바로 할 수 있도록 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김택진 대표의 결단은 통했다. 1년 후 리니지M이라는 옥동자가 탄생했다. 리니지M은 국내 사전예약 550만명, 출시일 접속자 수 201만명, 첫날 매출 107억원 등 당시 모바일 게임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김택진 대표의 성공에는 R&D(연구·개발)에 대한 적극적이고 꾸준한 투자도 한몫했다. 그는 매출 성장세가 꺾였던 2015년과 2016년에도 연구개발 인력을 늘려갔다. 2015년 말 2300명이던 연구개발 인력은 2018년 말 3458명으로 50.3% 증가했다. 전체 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이 70%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연간 20% 수준으로, 글로벌 1000대 기업에 속한 국내 25개 중 1위다. 김택진 대표를 옆에서 지켜본 B 게임사 관계자는 “엔씨가 모바일 시장에 늦게 뛰어들어 김 대표의 고심이 깊었다”며 “하지만 자체 IP와 기술력이면 모바일 시장도 충분히 정복할 수 있다는 김 대표의 자신감과 고집이 결국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 숙제 김택진 대표가 모바일 시장을 평정했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모바일 게임이 흥했지만, 원래 잘하던 PC 온라인 게임은 하락세다. PC방 인기 순위 톱10에 엔씨 게임들이 자취를 감췄다. 26일 현재 게임트릭스(게임 순위 서비스)에 따르면 ‘리니지’가 11위, ‘리니지2’가 14위, ‘블레이드앤소울’이 21위, ‘아이온’이 29위다. 매출에서도 리니지M 출시 이후 모바일이 50% 이상을 차지했지만 PC는 그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모바일 시장이 레드오션화되고 정체기를 맞으면서 PC는 물론, 콘솔·VR 등 다양한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모바일 성공에 도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글로벌 게임개발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것도 김택진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엔씨는 리니지와 블레이드앤소울·아이온 등 성공한 IP를 갖고 있지만 국내용이지 않으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리니지M이 출시된 2017년부터 해외 매출 비중도 역대 평균 40% 수준에서 25~30%로 내려갔다. C 게임사 관계자는 “엔씨가 과거 해외 시장을 꽤 열심히 공략했는데, 지금은 그런지 모르겠다. IP도 글로벌 IP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어 보인다”며 “김택진 대표가 이제는 국내를 넘어서 전 세계 게이머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게임개발 명가가 되기 위해 어떤 행보를 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19.12.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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