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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렉시 톰슨 발걸음에서 윤이나가 배워야 할 것

독자는 혹시 ‘와스프(WASP)’라를 말을 들어보았는가? ‘화이트 앵글로 색슨 프로테스탄트’의 머리글자만 딴 말이라고 하면 알겠는가? 영어로는 ‘White Angle-Saxson Protestant’이다. 그렇다. 와스프는 백인 앵글로 색슨 개신교도를 말한다. 와스프는 미국 상류 사회를 이루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말은 처음에는 북부 백인 개신교를 뜻했다. 지금은 개신교가 아닌 다른 백인까지 아우르는 말이 되었고. 골프 이야기에 느닷없이 미국 사회에서나 쓰는 용어까지 꺼내느냐고? 다 이유가 있어서이다.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투어)에는 렉시 톰슨이라는 선수가 있다. 렉시 톰슨(Lexi Thompson)은 키가 183㎝나 된다. 또 금발에 백인이다. 위에서 말한 ‘와스프’라는 기준에 딱 맞는 선수인 것이다. 렉시 톰슨은 지금까지 LPGA투어에서 8승을 거뒀다. 그가 투어에 나타났을 때 미국 골프 세상은 환호했다. 금발에 백인이고 외모까지 빼어난 그는 미국 골프 팬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얼마나 인기가 대단했는지 LPGA투어 대회 때 TV 방송 카메라는 그를 가장 많이 비추었다. 그렇게 그는 차곡차곡 우승을 쌓아갔다.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TV 방송 카메라가 퍼팅 그린에서 그를 클로즈업 했다. 정확하게는 그의 공을 아주 가까이 계속 비춘 것이다. 그는 공을 마크하고 집어 올려서 닦은 뒤 리플레이스 했다. 리플레이스(Replace)란 공을 제자리에 돌려 놓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제자리’란 정확하게 제자리를 말한다. 1~2㎝쯤 틀리면 좀 어떠냐고? 절대 안 된다. 골프 규칙이 허락하는 아주 예외적 상황이 아니면 안 된다. 그는 리플레이스를 하면서 공을 원래 자리 보다 살짝 옆에 내려 놓았다. 원래 자리에서 1인치 남짓 떨어진 곳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퍼팅을 했다. TV는 이 장면을 고스란히 중계했다. 이 장면을 본 TV 시청자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에 전화를 걸어 클레임을 제기했다. 제자리에 리플레이스를 하지 않고 플레이를 했으니 골프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때만 해도 이런 일이 가능했다. 시청자나 갤러리가 클레임을 제기하는 일이 말이다. LPGA투어 경기위원회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에게 잘못된 자리(Wrong Place)에서 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 페널티를 부과했다. 2벌타였다. 그리고 벌타를 포함하지 않고 스코어카드를 낸 것에 대해 추가로 페널티를 부과했다. 역시 2벌타였다. 그때는 규칙이 그랬다. 한꺼번에 네 타를 까먹은 그는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미국 골프 세상은 술렁였다.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선수가 속임수를 썼다는 사실에 분개한 것이다. 그가 그날 단순히 실수로 규칙을 어긴 게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TV 카메라가 왜 그의 공을 한참 동안이나 클로즈업 했겠는가? 그 틈에 다른 선수가 플레이 하는 장면을 비출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틀림 없이 그의 손버릇이 아주 못됐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 먹고 오래 비췄을 것이라고 뱁새는 짐작한다.그 일이 있고 나서 미국 골프 세상은 그를 냉대했다. 와스프라는 기준에 딱 맞는 ‘뮤즈’ 렉시 톰슨을 말이다. 그에게는 ‘인치 웜’이라는 별명도 붙였다. 인치 웜(Inch Worm)이란 ‘1인치를 속이는 벌레’라는 뜻이다. 한 동안 그가 플레이를 할 때 ‘인치 웜’이라고 비아냥거리는 팬 목소리가 따라 다녔다. 더러는 안타까워하며 그를 응원하는 골프 팬도 있기는 했다. 그래도 그는 처음 같은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그 뒤로 렉시 톰슨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루 이틀 반짝하다가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국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의 파워와 기량을 생각하면 은퇴가 조금 빠른 편이다. 미국 골프 세상은 과연 그를 어떻게 기억할까? 아름답고 멋진 선수로 기억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뱁새는 예상한다. 미국 골프 세상은 보이지 않는 냉정한 기준을 갖고 있다. 와스프라며 사랑해 마지 않던 렉시 톰슨 같은 선수도 매섭게 내치는 엄격한 잣대 말이다. 뱁새가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지금 LPGA투어는 퀄러파잉 토너먼트 파이널 스테이지를 치르고 있다. 퀄러파잉 토너먼트(Qualifying Tournament)란 투어에서 뛸 자격을 가리는 대회를 말한다. 이 대회에는 한국 골프 팬 사이에서 호불호가 엇갈리는 윤이나 선수가 참가했다. 그가 퀄러파잉 토너먼트를 통과해 LPGA투어에서 뛴다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위에서 한 이야기이다. 미국 골프 세상이 가진 냉정함 말이다. ‘와스프’마저 외면할 수 있는 그 냉정함. 윤이나 선수가 지난 세 시즌 동안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A투어)에서 보여준 모습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골프 규칙과 에티켓 면에서 말이다. 어떤 일인지 일일이 곱씹지 않아도 골프 팬이라면 다 알 것이다. LPGA투어에서도 이런 일을 되풀이한다면? 그래도 그를 감싸주는 골프 팬이 있을까? 한국에서처럼? 윤이나 선수가 마음을 크게 고쳐 먹고 그의 말대로 ‘골프를 위해 기여하기’를 바란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4.12.11 08:24
메이저리그

"야구에 한계란 없다" 최초의 50-50 이후 '53-53'도 정복...오타니, 마지막까지 전력 질주

"야구에 한계란 없다는 걸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증명하고 있다."오타니가 마침내 '또 한 번'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위대한 최초'를 기록을 쌓아 올렸다. 그런데 대기록 달성 후에도 멈출 줄을 모른다.오타니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5타수 4안타 2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팀 6-5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20일 MLB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클럽을 달성한 뒤에도 멈추지 않는 홈런과 도루를 이날도 추가, 시즌 기록을 53홈런 55도루로 늘렸다.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한 오타니는 3회 말 두 번째 타석 때도 우전 안타를 추가했고, 곧바로 2루 도루(54호)를 채웠다. 5회 말엔 1루 땅볼에 그쳤지만, 7회 말 다시 우전 안타 후 2루 도루를 더했다. 32회 연속 도루.여기에 9회 말 가장 결정적일 때 홈런마저 추가했다. 오타니는 4-5 한 점 뒤진 9회 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콜로라도 우완 세스 할보센의 4구째 시속 142.7㎞ 스플리터를 받아쳐 동점 중월 솔로포를 때렸다. 시즌 53호 포. 오타니의 홈런으로 기세를 뒤집은 다저스는 후속 타자 무키 베츠의 백투백 홈런으로 경기를 끝내고 3경기 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오타니는 이미 지난 주말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야구 스타였다. 오타니는 지난 20일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정규시즌 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출전, 시즌 50호 도루와 50호 홈런을 모두 기록했다. MLB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클럽 가입자가 탄생한 것이다.대기록이 달성되는 그날, 그 순간조차 강렬했다. 오타니는 이날 6차례 타석에 들어서 모두 안타를 때렸다. 3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개 장타를 때리며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한 경기 17루타는 MLB 역대 7번째이자 최다루타 공동 3위 기록이다. 10타점 경기도 역사상 16번째였다. 6안타·5장타·3홈런·10타점·2도루를 한 경기에서 해낸 건 타점이 공식 기록에 등록되기 시작한 1920년 이후 오타니가 처음이었다.한 경기에서 홈런 3개를 때린 건 오타니가 MLB에 데뷔한 후 처음이었다. 또한 단일 시즌 50홈런은 LA 다저스 135년 역사상 최초였다. MLB 통산으로는 정확히 '50번째'였다.오타니가 이룬 50-50은 180년 넘는 야구 역사상 처음 나온 대기록이다. 40-40은 오타니 이전까지 MLB에서 총 5명이 있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선 아무도 없었다. KBO리그에서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만이 47홈런 40도루를 기록했을 뿐이다. 미국 팬들은 오타니에게 열광하고 있다. 20일 경기 중계를 맡은 스포츠넷LA 중계진은 "오타니는 야구라는 종목의 역사를 다시 썼다. 감히 가능할 거라 상상도 못 한 대기록을 만들었다. 기록이라는 기록은 모조리 갈아치우면서 야구에 한계란 없다는 걸 증명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ESPN은 50-50 달성을 두고 "로알드 아문센이 남극점을 정복한 것,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을 횡단한 것,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착륙한 것과도 같다. 그만큼 엄청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미국프로풋볼(NFL) 세계의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는 소셜미디어(SNS)에 오타니 영상을 올리며 "미쳤다(Insane)!!"라며 흥분했다. 역시 미국 프로농구(NBA) 최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도 "이 친구는 비현실적이다"라며 엄지를 세웠다. 2022~23 NBA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도 "오타니가 GOAT(Greatest Of All Time, 역사상 최고)"라며 가세했다.오타니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0홈런에 도달한 오타니는 다음 타석에서 곧바로 51호 홈런도 터뜨렸다. 이어 이튿날(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도 52호 포를 폭발했다. 도루에서도 막판 스퍼트를 늦추지 않고 있다. 21일 52호 도루도 기록한 오타니는 22일 53호 도루를 추가한 데 이어 다시 23일 55호까지 더했다. 이 부문 32회 연속 성공도 이어갔다. 현재 페이스라면 오타니는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55홈런 57도루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고지대에 있어 홈런 타자에게 유리한 쿠어스필드 원정 경기도 3차례나 남았다. 올 시즌이 어떻게 끝나더라도 오타니의 기록은 최초이자 최고로 남게 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23 08:44
스포츠일반

'MVP 쿼터백' 페트릭 마홈스 VS 라마 잭슨 맞대결...6일 NFL 개막

2024 미국프로풋볼(NFL)가 개막한다. NFL 공식 개막전이 6일 오전 9시 20분(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에로우 헤드 스타디움에서 지난 시즌 슈퍼볼 우승팀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정규시즌 최다승(13승·4패)을 거둔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이미 NFL 역사를 대표하는 쿼터백으로 인정받는 패트릭 마홈스와 지난 시즌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라마 잭슨의 맞대결이다. 마홈스는 2년 연속 캔자스시티의 슈퍼볼 우승을 이끈 선수다. MVP 2연속 수상자이기도 하다. 패싱·러닝·경기 운영·멘털·리더십 모두 갖췄다. 고트(G.O.A.T·The Greatest of All Time)로 불리는 쿼터백 톰 브래디의 후계자로 꼽힌다. 잭슨은 러닝백에 버금갈 만큼 러닝 플레이에 특화된 쿼터백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패싱 플레이도 정교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캔자스시티에는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남자친구로 더 유명한 트래비스 켈시도 뛰고 있다. 그는 현역 NFL 대표 타이트 엔드다. 볼티모어에는 한국계 미국인 카일 해밀턴이 세이프티로 활약하고 있다. 국내 NFL팬들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개막전을 시청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 측은 "베테랑 캐스터 한장희 캐스터와 유튜버 '미축남(미식축구 읽어주는 남자)'으로 알려진 이요셉 해설위원의 호흡, 쉽고 전문적인 한국어 해설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NFL의 매력과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플레이는 2021 시즌부터 NFL 중계와 함께 미식축구 ‘입문자용 가이드’ 영상, 그리고 헬멧에 선수 별 국적을 표시하는 ‘헤리티지 위크’ 기간에는 한국계 혼혈 선수들의 인터뷰를 제작해 국내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월 슈퍼볼에서는 레전드 팝스타 어셔가 꾸민 '하프타임쇼'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중계했다. 쿠팡플레이는 내년 2월 열리는 '슈퍼볼59' 겨익와 하프타임쇼도 와우회원에게 무료로 선보일 계획이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05 16:28
메이저리그

"MLB의 스테픈 커리" 3점 홈런만 12개, 1996년 그리피 주니어 소환한 아다메스

이 정도면 '스리런 홈런 장인'이다.윌리 아다메스(29·밀워키 브루어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경기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활약하며 9-3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 하나가 1회 첫 타석 터진 선제 결승 홈런. 2사 1·2루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 안드레 팔란테의 8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371피트(113m) 홈런으로 연결했다. 개인 시즌 29호이자 5경기 연속 홈런이었다.더욱 눈길을 끈 건 이번 홈런이 3점짜리라는 점이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아다메스가 매일 경기를 뛰고 3점(홈런)을 너무 많이 성공해 밀워키 TV 중계진들이 그를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커리는 미국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3점 슈터. 종목은 다르지만, 아다메스는 올 시즌 3점 홈런에서 가공할 만한 위력을 자랑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전 홈런으로 시즌 스리런 홈런만 13개. 부문 역대 최다 기록 보유자인 1996년 켄 그리피 주니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다메스는 "(커리와 비교되는 게) 마음에 든다. 계속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는 최고다. 3점 라인의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아다메스의 스리런 홈런은 12개로 새미 소사(2000) 티노 마르티네스(1997) 로이 캄파넬라(1953)와 동률이었다. 더 나아가 레전드 그리피 주니어와 함께 언급된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다. 아다메스는 "내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조금 감정이 북받쳤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라고 말했다.아다메스는 세인트루이스전을 포함, 시즌 팀이 소화한 138경기를 모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는 진기록도 이어갔다. MLB닷컴은 '프린스 필더(2009·2011) 리치 섹슨(2003) 로빈 욘트(1976·1988) 골먼 토마스(1980)에 이어 프랜차이즈 역사상 한 시즌 모든 팀 경기에 선발 출전한 역대 다섯 번째 선수가 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며 '아다메스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며 팀들은 내구성과 생산성을 갖춘 유격수를 선호한다'고 조명했다. 동료 선발 투수 프레디 페랄타는 아다메스에 대해 "훌륭한 타자, 훌륭한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다메스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55(525타수 134안타) 29홈런 99타점 15도루이다. 출루율(0.338)과 장타율(0.474)을 합한 OPS는 0.812.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할 예정인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포지션이 겹쳐 묘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달 21일 ESPN은 예비 FA 선수들의 등급을 나누며 김하성과 아다메스 포함 8명의 선수를 1~2억 달러(1338~2676억원) 계약이 가능한 이른바, '3티어 선수'로 분류했다. 1~3티어 선수 중 유격수는 김하성과 아다메스, 둘 뿐이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03 15:28
스포츠일반

3관왕 '과거'로 묻어두겠다는 김우진…벌써 4년 뒤 LA 바라보는 '양궁의 신' [2024 파리]

“이제는 과거로 묻어두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새로운 역사를 향한 김우진(32·청주시청)의 도전은 계속된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르며 한국 동·하계 통산 최다 금메달 신기록(5개)까지 세웠다. 그러나 김우진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벌써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으로 향하고 있다.김우진은 지난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을 슛오프 끝에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 세 번이나 시상대 제일 위에 섰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성과 정확성을 잃지 않은 그는 마치 '양궁의 신'과 같았다.김우진은 이전까지 각종 대회에서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유독 올림픽 개인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가 파리 대회를 통해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 이상 통산 금메달 4개) 기록을 넘어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금메달을 따냈다. 개인전 우승으로 한국이 양궁 전 종목을 석권하는 데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스스로 “이제는 GOAT(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최고의 선수)이지 않을까 싶다”며 웃어 보일 정도로 명실상부한 역대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따서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김우진은 남자 단체전에서 심리적 부담이 큰 마지막 순서를 자처해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과 단체전 3연패를 합작했다. 혼성 단체전에서도 임시현(한국체대)의 뒤를 든든히 받치며 금메달을 이끌었다. 여자 양궁 3관왕에 오른 임시현이 ‘우상’으로 꼽을 정도로 김우진은 오랫동안 꾸준하게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그렇다고 현재에 안주할 생각은 없다. 김우진은 앞으로 더 노력을 이어가면서,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우진은 올림픽 3관왕 달성 직후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 은퇴 계획도 없다. 4년 뒤에 있을 LA 올림픽까지 열심히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다. 메달은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과거에 묻어둔 채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인생 최고의 순간에서도 그는 사대에 설 때처럼 빈틈이 없었다.그가 오랫동안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했다. 김우진은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내가 양궁을 한다는 건 바뀌지 않는다. 내가 메달을 딴 것들에 대해 영향받지 않고, 다시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한 거 같다”며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메달을 땄다고 (감정에) 젖어있지 말라, 해가 뜨면 마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LA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의지만 밝혔을 뿐, 그가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는 알 수 없다. 김우진은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았고, 정할 생각도 없다. 그는 “목표 설정은 원래 안 한다. 설정 자체가 내가 스스로 한계를 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열린 결말로 두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인간의 한계 같은 건 두지 않는 '양궁의 신'의 다짐이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6 03:03
스포츠일반

심한 난시인데도 ‘양궁 3관왕’…김우진이 쓴 역사들, 그래서 더 대단하다 [2024 파리]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에 오른 김우진(32·청주시청)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는 안경이다. 임시현(21·한국체대) 등 다른 선수들도 안경을 쓰기는 하지만, 시합 땐 렌즈를 착용하는 것과 달리 김우진은 꼭 안경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한다.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에 작은 변수도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종목 특성을 고려하면 분명한 제약일 수 있다. 무더운 날씨로 인한 땀이나 비가 오는 날 등 예기치 못한 변수도 안경을 통해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김우진은 안경을 벗을 수가 없다. 심각한 난시 탓이다. 김우진은 “워낙 난시가 많이 심한 편이어서 안경을 써야지 꼭 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약적인 부분들이 많기는 하다”고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오랫동안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그래서 더욱 대단할 수밖에 없다. 4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도 김우진은 슛오프 끝에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을 꺾고 정상에 섰다. 앞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 이은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심각한 난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그렇다고 이번 대회에서만 깜짝 성과를 이룬 것도 아니다. 그는 이른바 ‘GOAT(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오랫동안 꾸준하게 실력을 이어가고 있다.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역시 이번 대회 3관왕인 임시현(한국체대)이 닮고 싶은 선수로 김우진을 꼽은 것 역시 최고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타고난 재능에 부단한 노력은 물론 ‘마음가짐’마저 남다르니, 오랫동안 최정상의 자리를 굳게 지키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번 대회 3관왕뿐만 아니라 그는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더해 올림픽 통산 최다 금메달(5개) 새 역사를 썼다. 그런데도 김우진은 “오늘 메달 딴 거는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이제 과거에 묻어두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야말로 남다른 마음가짐이다.그는 “많은 선배님들을 비롯해 현역으로 있는 후배님들, 선배님들 통틀어 가장 많은 금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고,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스스로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더 앞으로 나아가고 싶고, 은퇴 계획도 없다. 4년 뒤에 있을 로스앤젤레스(LA)까지 또 열심히 노력해서 나아가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스스로 꾸준함의 비결로 설명한 것 역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운동하는 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우진은 “대우야 바뀌겠지만 양궁을 하는 건 바뀌지 않는다. 얼마나 메달을 딴 것들에 대해 영향받지 않고, 스스로 다시 내 원래의 이렇게 폼울 찾아서 계속 나아간다는 게 중요한 거 같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메달을 땄다고 젖어있지 말라, 햇빛 뜨면 마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이자, 파리 올림픽에서 세 차례나 시상대 제일 위에 선 리빙 레전드가 전하는 귀중한 조언이기도 했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5 07:03
스포츠일반

김우진도 스스로 인정한 ‘GOAT'…“드디어 그 단어 얻었다” [2024 파리]

“이제는 (저도) 좀 GOAT(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최고의 선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취재진과 만난 김우진(32·청주시청)이 웃으며 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개인전을 통해 양궁 3관왕, 개인 통산 5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딴 직후다.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뜻하는 GOAT 칭호를 이제는 스스로도 인정할 만한 단계가 됐다. 김우진은 “이제는 GOAT 단어를 얻었다”고 했다.화려한 커리어를 돌아보면 GOAT라는 표현을 스스로 인정할 만하다. 올림픽에서만 벌써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 3개, 월드컵 금메달 8개, 세계선수권대회 9개 등 수많은 금메달을 땄다. 특히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이 없는 건 화려한 커리어 속 옥에 티이자 GOAT 수식어를 불편하게 하는 공백이었는데, 이날 비로소 그는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스스로 "GOAT 단어를 얻었다"고 표현하는 이유다.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최정상에 섰다. 김우진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을 슛오프 끝에 이겼다. 먼저 세트 점수를 주고도 곧바로 따라붙으며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마지막 5세트에선 두 선수 모두 30점을 쏘며 올림픽 결승전다운 집중력도 보여줬다. 관중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진 이유였다.단 한 발로 금메달이 결정되는 슛오프. 김우진의 집중력이 조금 더 높았다. 김우진과 엘리슨의 화살 모두 10점이었는데, 과녁 정중앙에 더 가까운 쪽은 김우진이었다. 불과 4.9㎜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김우진이 마침내 올림픽 개인전 최정상에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김우진은 “되게 치열한 경기였다. 슛오프까지 가는 상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돼 매우 기쁘다. 이우석 선수에게 미안하지 않게끔 금메달을 따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개인전 메달은 저 혼자 딴 게 아니다. 협회를 비롯해 우리 감독님, 코치님, 임원분들 모두가 다 하나가 됐다. 우리가 이번 올림픽에 최대한 쏟아보자 이런 느낌으로 왔다. 모든 게 잘 돼서 이렇게 결과물을 얻은 거 같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꾸준하게 최정상에 올라 있는 이유를 “내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더라도 내가 양궁을 하는 건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김우진은 “내가 메달을 딴 것들에 대해 영향받지 않고, 나 스스로 다시 내 원래의 폼을 찾아서 계속 나아간다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그런 거다. '메달을 땄다고 젖어있지 마라, 햇빛 뜨면 마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표 설정 같은 것도 잘 안 한다. 말 그대로 설정이라는 거 자체가 내가 한계를 두는 것이지 않나. 한계를 두지 않고 열린 결말을 얻어야지, 선수 생활을 언제까지 할지나 메달을 몇 개 딸지는 해봐야 안다”고 덧붙였다.이어 김우진은 “저는 또 앞으로도 나아가고 싶고 은퇴 계획도 없다. 이제 4년 뒤에 있을 LA까지 또 열심히 노력해서 나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오늘 메달 딴 거를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이제 과거에 묻어두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5 06:03
연예일반

유니스, ‘큐리어스’ 필름 범상치 않다

그룹 유니스가 범상치 않은 ‘큐리어스’ 필름으로 시선을 모았다.유니스는 31일 공식 SNS 채널에 첫 번째 싱글앨범의 ‘큐리어스’ 필름을 공개했다. ‘큐리어스’ 필름에는 카드 게임을 통해 자신들이 누군지 짐작해 보는 유니스의 모습이 담겨있다. 시작은 ‘후 엠 아이? 카드 게임데이!’라고 표기된 캘린더. 유니스는 데뷔 첫 컴백일인 8월 6일을 나를 찾는 카드 게임 데이로 연출했다.이어 유니스는 본인들이 담긴 카드를 이마에 맞댄 채 게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멤버들은 락스타, 슈퍼우먼, 공주, 미녀, 모델, 가수 등 수많은 키워드를 언급하며 본인들의 정체에 대해 유추했다. 여러 가치 추측을 쏟아내는 멤버들 사이에서 임서원이 해답을 찾은 듯한 표정과 목소리로 ‘유니스’라고 외쳤다.어딘가 엉뚱하면서도 독특한 프로모션 영상은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직 ‘유니스’ 그 자체로 본인들을 표현하는 모습은 이번 싱글 ‘큐리어스’의 메시지인 ‘존재 자체로 가치 있는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큐리어스’는 자기 변신을 통한 소녀들의 역동적인 모습과 존재 자체로 가치 있는 ‘나’와 ‘우리’의 모습을 다양한 감정과 솔직한 언어로 풀어낸 앨범이다. 유니스의 남다른 자신감과 소녀들이 겪은 다이내믹한 모습도 담겨 있다.앨범에는 타이틀곡 ‘너만 몰라’를 비롯해 ‘데이틴' 마이셀프’와 ‘팝핀’까지 3개 트랙이 수록된다. ‘너만 몰라’는 내 안의 ‘나’를 발견하고 결국엔 그 모습을 깨고 나와 새로운 ‘나’로 거듭나겠다는 유니스의 G.O.A.T(Greatest Of All Time의 줄임말) 추구미를 담은 곡이다.유니스의 싱글 ‘큐리어스’는 오는 8월 6일 오후 6시 발매된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7.31 14:50
스포츠일반

센강 수질 악화→철인3종 훈련 이틀 연속 취소...하늘만 바라보는 올림픽조직위 [2024 파리]

프랑스 파리 센강의 수질 악화로 철인3종 경기 훈련이 이틀 연속 취소됐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세계 철인3종 경기연맹은 29일(한국시간) "월요일 예정된 센강에서의 훈련을 취소한다. 센강 수질을 분석한 결과 훈련이 가능하다고 보장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는 이미 28일에도 선수 건강과 안전을 고려,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워터 스위밍(10㎞ 수영) 훈련 취소를 결정했다. 개막식이 열린 27일부터 장대비가 쏟아졌고, 이튿날도 적지 않은 비가 내린 탓이다.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센강으로 유입되기도 했다. 폭우가 내리면 대장균과 장구균 수치가 급격히 상승한다. 세계수영연맹이 제시한 수질 기준으로 대장균 최대 허용치는 100mL당 1천CFU(미생물 집락형성단위, Colony-forming unit), 장구균은 400CFU이다. 이 수치를 넘어가면 질환이 생길 위험이 있다. 센강 수질 문제는 올림픽 개막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무리수라는 시선이 많았다. 국가 차원에서 정화 사업에 2조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프랑스는 올림픽을 통해 자국 대표 도시 파리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노렸다. 남자 철인3종 경기는 30일, 여자 경기는 31일 열린다. 오픈워터 스위밍은 내달 8·9일이다. 당분간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는 예보가 있다. 조직위는 향후 48시간 일기예보를 고려, 철인3종 경기가 시작되기 전엔 센강 수질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29 15:49
스포츠일반

'인기 없는 최강' 조코비치가 노리는 올림픽 금메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8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는 홀게르 루네(15위·노르웨이)에게 3-0(6-3 6-4 6-2)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경기 후 조코비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는 센터 코트의 관중들이 선을 넘는 비아냥을 자신에게 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경기 직후 코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존중을 보여준 모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선수인 저를 무시하기로 선택한 모든 분들은 좋은 밤 보내세요”라고 말했다. 이 때 조코비치는 “have a goooooooood night”이라고 ‘굿’을 길게 발음함으로써 “부(boo, 야유 소리)”처럼 들리게 만들었다. 경기 중 루네(Rune)를 응원하는 관중들이 “Ruuuuuuuuune”를 외칠 때, 이 소리가 “부(boo)”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사회자는 “관중들이 루네를 외쳤을 뿐이지 당신(조코비치)에게 무례하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사태를 수습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정색을 한 조코비치는 단호하게 “관중들이 루네를 응원했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은 야유를 보내기 위한 핑계일 뿐입니다. 저는 투어를 20년 넘게 해왔기에, 모든 속임수를 알고 있습니다. (중략) 저는 훨씬 더 적대적인 환경에서 경기를 한 적도 있어요. 저를 믿으세요. 여러분은 저를 건드릴 수 없습니다"고 말했다. 빅 3가 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한 기간을 모두 합치면 무려 947주(18년에 해당)에 이른다. 이중 조코비치는 428주에 걸쳐 1위에 올랐고, 페더러(310주)와 나달(209주)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조코비치는 독보적인 성적을 거둠으로써 테니스계의 고트(GOAT, 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위에서 언급한 최근의 사건이 보여주듯이 조코비치는 실력만큼 팬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왜 그는 페더러나 나달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할까?첫 번째 이유는 조코비치가 페더러나 나달 같은 스포츠맨십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테니스 선수들은 경기가 안 풀릴 때 종종 자신의 라켓을 부셔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곤 한다. 이에 선수의 스포츠맨십은 라켓을 부순 횟수에 따라 판가름 날 때도 있다.조코비치는 무려 62개의 라켓을 부셨다. 코트의 악동이라고 불렸던 존 맥켄로가 총 78개의 라켓을 부순 것을 감안하면, 조코비치도 맥켄로에 못지않은 다혈질인 것을 알 수 있다.나달은 놀랍게도 프로 커리어를 포함해 일생 동안 단 하나의 라켓도 부순 적이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한 이유로 나달은 “라켓을 갖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저는 결코 라켓을 부수지 않습니다. 경기를 지는 것은 저의 잘못이지, 라켓의 잘못은 아닙니다”라고 밝혔다.유소년 시절 악동의 이미지에서 중후한 신사로 변모한 페더러는 커리어 통산 11개의 라켓을 부셨다. 하지만 페더러는 코트 밖에서 놀랍도록 매력적인 모습으로 이를 만회하곤 했다. 게다가 페더러는 상대 선수를 비방하는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자신을 이긴 상대를 칭찬함으로써 스포츠맨십의 모범을 보여주었다.프로테니스협회(ATP)는 매년 최고의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선수에게 ‘스테판 에드베리 스포츠맨십 상’을 수여하다. 수상자는 선수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페데러는 이 상을 무려 13번, 나달은 5번 수상했지만, 조코비치는 한 번도 이 상을 받은 적이 없다. 테니스 팬들은 전통적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선수를 사랑한다. 페더러는 우아하면서도 공격적인 스타일을 가졌다. 잔디 코트에서 특히 강했던 페더러는 한 손으로 하는 아름다운 백핸드와 치명적인 네트 플레이 등을 통해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나달은 페더러와 상반되는 스타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화려한 스타일보다는, 나달은 원초적인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싸우는 전사였다. 나달이 절대적인 우세를 보였던 클레이 코트에서 공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지기 때문에, 랠리가 길게 이어질 때가 많다. 이에 나달은 이른 승부를 노리는 대신, 빠른 발과 엄청난 체력을 바탕으로 끈질기게 공을 받아넘기는 투사였다.조코비치는 하드코트에서 가장 강했지만, 잔디 코트와 클레이 코트에서 페더러와 나달을 각각 이길 정도로 코트의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그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기보다는 만능선수에 가까웠다. 철저한 기본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머신같이 테니스를 치는 조코비치는 페더러가 갖고 있는 세련된 매력과 화려함이 없었다. 순수한 소년 같은 매력을 가진 나달만큼 열정적이지도 않았다. 팬들이 조코비치를 싫어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 조코비치와 나달은 나란히 출격한다. 2024 윔블던 챔피언 알카라스와 한 조로 나서는 나달의 복식 금메달이 유력한 상황에서, 조코비치는 마지막 남은 과제인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파리올림픽에서 두 전설의 마지막 대결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7.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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