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왓IS] 뜨기 전엔 학폭, 뜨면 프로포폴… 연예계, 고질적 악몽
연예계가 또 다시 악몽에 사로잡혔다. 다작하기로 유명한 배우 유아인이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서울경찰청은 8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아인 측은 이날 늦게 “모든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선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냈지만, 차기작이 줄줄이 예정돼 있던 터라 출연작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연예계 논란들. 특히 학교폭력과 프로포폴 상습 투약은 최근 들어 연예계에서 집요하게 반복되는 이슈라 업계에서도, 대중도 큰 스트레스를 보이고 있다. 두 가지 모두 문제의식을 갖지 못 하고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자주 반복되고,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어렵다는 지적이다.학교폭력이 데뷔 이전에 발생해 소속사에서 제어하기 어렵다면 프로포폴은 일상적인 병원 방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나 소속사 측 모두 문제를 눈치 채기 쉽지 않다는 애로 사항이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학교폭력은 처벌 기록이 없는 한 본인의 진술에 의존해야 하고 프로포폴 투약은 개인의 의료 정보기 때문에 소속사에서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프로포폴은 2011년 2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마약류로 관리되기 전까지 성형수술을 비롯한 각종 시술에 마취제로 쓰여 왔기에 여전히 다른 마약류에 비해 가볍게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류 안전기획관 마약관리과는 지난해 4월 프로포폴 안전사용기준을 의사들에게 배포했다. ▲오남용 가능성이 높은 약물임을 인식하고 적정량 투약 ▲수술·시술 또는 진단과 무관하게 단독으로 투약하지 않음 ▲간단한 시술·진단을 위한 투약 횟수는 월 1회 초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함 등의 권고 내용을 담고 있다. ‘오남용 가능성이 높은 약물임을 인식하고’, ‘월 1회 초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함’ 등의 문구가 그만큼 프로포폴을 사용함에 있어 의사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특히 프로포폴은 약물 자체로서는 그다지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 받고 있어 처방을 받는 대상은 물론 처방하는 의사들까지 위험성을 쉽게 간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포폴은 정맥을 통해 주입하는 전신마취제로 중추신경계의 기능을 차단해 의식을 잃게 한다. 일단 투약하면 1분 이내에 효과가 발생하며 지속 시간이 10분 정도로 길지 않아 많은 수술 및 시술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연예인들은 직업 특성상 성형외과, 피부과 등을 방문하는 일이 잦은데, 이 과정에서 프로포폴을 자주 투약 받고 중독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나온다. 성형수술이나 피부과 시술 가운데 깨어 있는 상태로 받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운 것들이 많고, 일정하지 않은 스케줄로 인해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스타들이 수면 마취를 희망하면서 자연스레 중독으로 빠지는 루트가 대부분이다.프로포폴의 중독성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만 중추신경계 기능을 차단하는 특성상 약물이 주입될 때 활력을 일으키는 호르몬 도파민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를 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수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유튜브 바른신경외과 채널에서 “프로포폴의 중독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 “투여 받은 환자들 가운데 ‘깊은 잠을 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 중독은 이 같은 심리적인 요인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또 “프로포폴을 용량보다 적게 조금 천천히 주입하게 되면 환각효과나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호흡 기능이 소실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프로포폴은 반드시 전문 의료인이 통제가 가능한 상황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문제는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리는 스타들의 고충을 아는 일부 병원에서 이를 이용해 원칙적으로 프로포폴 사용이 필요하지 않은 시술에서도 남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자세한 의료 정보를 알지 못 하는 스타들은 ‘의사가 처방해 준 거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프로포폴을 주기적으로 투여받다가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21년에도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장이 연예인을 비롯한 VIP들에게 차명을 이용해 몰래 프로포폴을 투약해주다 적발돼 처벌을 받은 일이 있었다.또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처음부터 스타가 알고 프로포폴 처방을 요구하기 보다는 병원의 처방에 따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보니 관련 논란이 일었을 때 정말 억울해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유아인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나올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소속사 측은 적극적으로 소명에 나설 것이고 배우 역시 억울한 부분은 직접 해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출연작에 비상이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수순이다.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작품에까지 폐를 끼칠 수 있는 만큼 프로포폴을 대하는 대중예술인들의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10 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