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7건
e스포츠(게임)

GSOK, 8년여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모니터링 중단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미공개 게임물 모니터링을 중단한다고 22일 밝혔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2023년 12월 기준으로 총 13종(온라인 2종, 모바일 11종)의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을 22일 공개했다.자율기구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강령’에 따라 미준수 게임물을 발표해왔다. 개정 강령은 기존 강령에서 규정하고 있던 ‘캐릭터 뽑기’, ‘장비 뽑기’와 같은 ‘캡슐형 콘텐츠’의 결과물 개별 확률을 공개하는 것을 포함, ‘장비 강화’ ‘캐릭터 강화’ 등 ‘강화형 콘텐츠’와 ‘장비 합성’, ‘펫 합성’ 등 ‘합성형 콘텐츠’에도 성공 확률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자율기구는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온라인 및 모바일 상위 100위권 게임을 대상으로 확률형 콘텐츠 확률을 공개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했다. 모니터링 결과에서 미준수 사항을 발견할 시 1차적으로 해당 게임물 및 사업자에 대한 준수 권고를 한다. 만약 해당 게임물 및 사업자가 2회 연속으로 미준수 사항을 수정하지 않는 경우 경고 조치를 취하고, 3회 연속일 경우 미준수 사항의 공표 및 자율규제 인증 취소의 조치를 취했다. 자율기구는 이같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미준수 게임물 모니터링을 올해 1월 1일부터 중단했다. 이는 올해 3월 22일부터 시행될 법적규제에 따른 것이다. 황성기 자율규제평가위원회 위원장은 “확률형 아이템의 자율규제 시스템은 지난 8년 6개월간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모범적인 사례로 작동해왔다”며 “이용자의 알 권리 보호를 위해 끝까지 자율규제를 수행하려 노력하였으나, 법적규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이용자와 사업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것을 우려해 자율규제 모니터링을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율기구는 향후 확률형 아이템 법적 규제 준수 지원, 게임 내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자율규제 마련, 게임정책 관련 연구 사업 등을 통해 게임계의 자율규제를 이어갈 예정이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1.22 15:32
e스포츠(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연초부터 게임계 찌른 규제 칼날, 그리고 생존 게임

2024년 새해부터 게임업계가 근심이 가득하다. 정부가 연초부터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규제의 칼을 빼든 것을 시작으로 여러 이슈에 대해 회초리를 들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진에 빠진 게임사들은 올해 국내에서 벗어나 글로벌 개척에 사활을 걸어야 할 상황에서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직면하자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규제 시작 알린 ‘넥슨 116억 과징금’ 9일 업계에 따르면 규제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빅3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에 116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넥슨의 대표 게임 중 하나인 ‘메이플스토리’에서 단기간에 캐릭터 능력을 높일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팔면서 좋은 옵션이 나올 확률을 낮추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넥슨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넘게 큐브를 판매하면서 진행한 확률 변경에 대해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거나 숨겨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봤다.공정위는 넥슨의 또 다른 게임인 ‘버블파이터’에서도 뽑기형 아이템을 이용한 거짓·기만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영업정지 6개월 제재를 부과해야 하지만 116억원이 넘는 과징금으로 대신한다고 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가장 높은 액수다. 공정위의 이번 제재를 넥슨만의 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오는 3월 22일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나온 당국의 고강도 규제여서다. 업계 관계자 A는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강제하는 게임산업법 시행을 앞두고 여론을 환기하고 본보기를 보이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공정위도 이번 제재를 계기로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불공정한 행위를 적극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넥슨과) 유사한 사례를 발견한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올해 규제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은 이번 공정위의 제재가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다는 점 때문에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3일 공정위 발표 후 언론에 “(넥슨 제재는) 게이머들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라는 윤석열 대통령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대선 때 얘기했던 게임정책들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선 공약이었던 게임 소액 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모바일 게임 표준약관 기준 개정 등을 올해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개척 급한데…안방 규제에 발목 잡힐라 게임업계는 대통령 의지가 반영된 만큼 올해 게임 규제가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있어 규제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게임사 관계자 B는 “지난 대선 때 정치권이 젊은 유권자를 겨냥해 게임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았다”며 “올해는 4월 총선이 있어 젊은 유권자인 게이머의 권익 보호를 위한 규제에 힘이 실리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게임사들은 당국의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 행보에 대놓고 불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일부 이용자에게 불리한 불공정한 행위는 고쳐져야 한다는 것은 업계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게임사의 경영 활동이 위축되고 실적 부진으로 이어져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게임사들은 더 이상 국내 시장만으로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올해 글로벌 개척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어서 연초 정부의 규제 메시지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게임사 관계자 C는 “코로나 이후 게임사들의 부진한 실적이 말해주듯 국내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앞세워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글로벌 주류인 콘솔 게임 시장에서 돈을 벌 생각을 해야 하는데, 한국 게임사들은 아직도 도전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주요 게임사들이 글로벌 개척에 회사의 명운을 걸고 있는데, 안방에서 규제 폭풍이 몰아치면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부 규제가 중견 및 중소 게임사에게는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B 관계자는 “심야시간에 청소년의 게임 서비스를 제한하는 셧다운제의 경우 대형 게임사에게는 번거로운 일이었지 큰 제약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중소 게임사들에게는 사업을 계속 해야 하나를 고민할 정도의 규제였다”고 말했다.국내 게임사에 대한 역차별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C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가 3월부터 시행되는데, 지키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까지 이뤄진다”며 “외국 게임사에도 똑같이 적용되겠느냐. 국내 게임사에게만 족쇄가 채워질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게임정책 전문가들은 정부의 게임 규제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한 교수는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게임사의 불공정한 행위는 바로 잡아야 한다”며 “다만 총선을 앞두고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기 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용자를 보호하고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1.10 07:00
e스포츠(게임)

“e스포츠 발전 위해 법적 제도 개선해야”…e스포츠정책포럼 개최

한국 e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의 나쉬펍에서 제2회 대한민국e스포츠정책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다양한 주제로 한국의 e스포츠 방향을 진단하고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체육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체육학회 e스포츠산업위원회, 한국e스포츠산업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이한경 한국체육학회 회장은 환영사에서 e스포츠와 올림픽을 언급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학술적 포럼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 회장은 “게임, 스포츠는 더 이상 이질적 관계가 아니라 공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영옥 전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원장은 “20년 전에 시작했던 e스포츠 논의가 올림픽을 논할 정도로 학술적으로 발전했다”며 “적극적으로 e스포츠의 확장성에 공감하고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기조연설에서 송석록 e스포츠산업위원장(경동대 교수)은 e스포츠의 현재를 진단하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전통e스포츠의 확장성 필요, 선도국가의 위치를 되찾기 위한 가치창출 강화, 아시아 장애인e스포츠연맹 설립 필요, 국민체육진흥법, 스포츠산업진흥법, 학교체육진흥법 등의 법제도 개선 등 e스포츠는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으로 지속가능한 가치창출을 제안했다. 발제자로 참여한 동양대 김정태 교수는 “게임과 스포츠는 같은 뿌리다. 스포츠와 게임을 융합될 운명”이라며 전문인력 육성의 필요성을 말했다. 단국대 김세윤 교수는 전통스포츠의 e스포츠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며 새로운 형태의 복합스포츠와 중계방송의 형태의 변화를 예측했다. 우석대 여형일 교수는 국내 장애인 e스포츠산업의 변화와 현황을 진단하면서 새로운 플랫폼의 종목 개선 및 국제대회 개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윤영 스포츠안전재단 부장은 e스포츠시설을 진단하면서 시설과 안전관리에 관한 공동 매뉴얼 개발을 제안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차정훈 한체대 교수가 e스포츠 조직의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했고, 정종태 국민체육진흥공단 팀장은 스포츠이용권, e스포츠 선수의 체육요원 편입에 따른 봉사활동에 관한 얘기했다. 김태동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e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한 기초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송석록 위원장은 ”지속적인 사회적 이슈 공론화 및 학술적 논의를 통해 e스포츠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이날 포럼에서는 한국e스포츠산업학회 창립 기념행사도 진행됐다. 초대회장으로 선출된 송석록 경동대 교수는 “20여년 간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것처럼 앞으로 20년도 초심으로 다가가 후학들의 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동참을 위한 e스포츠 공론의 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학회는 전국 3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으며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사무국장 정수면 박사, 총무이사 여형일(우석대 교수), 편집위원장 김세윤(단국대 교수), 기획이사 박주희(예원예술대 교수)교수가 위촉됐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12.18 17:51
IT

[서소문에서] 청소년 스트레스와 게임, 그리고 오해

“엄마, 이거 못하게 하면 난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된 지인의 자녀가 “이제 고등학교 갈 날이 얼마 안남았는데, 밤늦게까지 게임만 하면 어쩌느냐”고 엄마가 혼내자 한 말이다. 덩치 큰 남학생이 서글프게 울먹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남의 집 일이 아니다. 초등학생인 우리 집 아이도 게임하느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아 “적당히 하라”고 한 소리했더니 “공부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다”며 ‘아빠가 뭘 아느냐’는 표정을 지었다.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느끼는 게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하다. 그리고 많은 청소년들이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게임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의 2021년 한국 게임이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이 게임하는 주된 이유로 ‘단순히 재미있어서’와 함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가 꼽혔다.청소년들이 큰돈이 들지 않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이 재미있기까지 하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선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걱정이다. ‘저러다가 게임에 중독돼 다른 건 제쳐두고 게임만 하면 어쩌나’, ‘게임 중독으로 충동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면 어떻게 하나’ 등 걱정이 태산이다. 더구나 정신의학계가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하면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능, 계획을 세우고 참아내는 기능 등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오랫동안 주장하고 있어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어른들이 많다. 일부에서는 마약중독자와 게임 과몰입자의 뇌 모습이 비슷하다며 게임 중독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게임 이용 장애(게임 중독)를 치료받아야 할 질병으로 분류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게임 중독을 질병 코드로 분류할지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게임 과몰입과 관련해 전혀 다른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 국립 약물남용연구소(NIDA)가 청소년뇌인지개발 연구 일환으로 버몬트대 정신의학과 연구팀에 의뢰해 세계적인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에 실은 결과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최소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하는 679명을 포함해 1957명의 9세와 10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단기기억과 충동 조절을 측정하는 검사를 했다. 그 결과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하는 그룹이 기억력에서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았고, 시각적으로 주의를 지속하는 시간과 사건에 빠르게 반응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퀴즈에서도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도 사고와 관련된 뇌의 주요 영역이 비디오 게임 그룹에서 더 활동적이었다. 문제의 전두엽 뇌 영역이 더 밝게 빛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강박장애·우울증·공격성을 가질 가능성도 비디오 게임 그룹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 결과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노라 볼코 NIDA 소장은 “기존 연구들은 비디오 게임을 정신 건강 문제와 연관 지어 왔는데, 이번 연구는 비디오 게임에 인지적 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며 “더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게임 중독에 대한 기존 통설을 깨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작년 7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게임이용자 패널·임상의학 연구 결과 발표회'에서 ‘게임 과몰입은 대부분 일시적 현상’이라는 내용이 공개됐다. 조문석 한성대 교수가 2020년과 2021년 학생·학부모 900쌍와 만 19~59세 일반인 700명을 대상으로 게임행동유형을 조사한 결과, 1차년도에 과몰입군이었던 인원 대다수가 2차년도에 과몰입군에 남아있지 않았다. 게임 과몰입이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일시적이라는 얘기다. 이렇듯 최근 다양한 각도에서 게임과 관련한 연구가 이뤄지면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게임이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도 바뀌고 있다. 그래도 게임하는 자녀를 보는 부모는 괴롭다. 그렇다고 무조건 못하게 하는 것은 방법이 아니다. 게임에 대한 나름대로의 원칙을 정해야 한다. 이를테면 자녀와 게임 시간에 대해 약속하고 지킬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개학과 함께 게임하는 자녀와 또 다시 전쟁을 벌이는 부모들의 건투를 빈다. 2023.03.14 07:00
e스포츠(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요즘 유행 게임 누가 만드나 

올해 주목되는 게임 장르가 있다. 서브컬처 게임과 소울라이크 게임이다. ‘리니지’가 대표작인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진지점령(MOBA)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자리잡은 배틀로얄 게임, ‘서든어택’이 오랫동안 장악한 FPS(1인칭슈팅) 게임 등 주류 장르와 비교하면 이제 막 떠오르는 게임 장르다. 하지만 글로벌 흥행 및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면서 관심이 뜨겁다. 이에 이들 장르의 게임을 서비스하거나 개발하는 게임사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대중성에 수익성까지…주류로 뜬 서브컬처 게임6일 업계에 따르면 서브컬처 게임이 주류 게임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은 하위문화 게임으로 해석되는데,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류의 게임에서 시작됐다. 특히 특정 마니아층에서 게임만 즐기는 게 아니라 관련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웹툰, 코스프레 등 다양한 놀이문화로도 향유해 ‘서브컬처 게임’이라고 불린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에서 시작해 중국, 한국 등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현 카카오 상근고문)가 2017년 중국 게임전시회인 ‘차이나조이’에서 가진 미디어와의 미팅에서 “글로벌 공략을 위해 서브컬처(2차원 콘텐츠)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의 초기 서브컬처 시장은 중국과 일본 게임이 주도했다. ‘소녀전선’ ‘벽람항로’ ‘붕괴3rd’ 등의 중국 게임과 ‘페이트 그랜드 오더’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일본 게임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국내 게임사들이 주도권을 가져오고 있다. 남궁훈 대표가 일찌감치 관심을 가진 카카오게임즈가 대표적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8년 모바일 리듬게임 ‘뱅드림! 걸즈밴드파티’를 서브컬처 게임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뱅드림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완성도 높은 게임성으로 유저의 눈도장을 찍었다. 2019년 3월에는 일본 게임사 사이게임즈와 함께 모바일 애니메이션 RPG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정기적인 캐릭터 업데이트와 스토리 영상 제공 등으로 매출 순위가 역주행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시장 개척 노력은 작년에 빛났다.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국내에서 히트작으로 만들었다. 우마무스메는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및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누적 다운로드 150만건을 넘어서며 대중적인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여세를 몰아 토종 서브컬처 게임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지난 1월 국내 게임사 나인아크가 개발한 모바일 수집형 RPG ‘에버소울’을 선보여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사흘 만에 100만 다운로드, 애플 앱마켓 매출 3위, 1주일 만에 구글 앱마켓 매출 4위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카카오게임즈·넥슨·시프트업…서브컬처 강자로 넥슨도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2020년 ‘카운터사이드’, 2021년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데이즈’로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자체 게임인 ‘블루 아카이브’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넥슨 자회사인 넥슨게임즈의 MX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 수집형 RPG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들과 다양한 전투 모드가 특징이다. 지난 2021년 2월 일본, 같은 해 11월 한국 및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이후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서비스 2년째를 맞은 지난 1월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의 애플 앱마켓에서 실시간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종전 자체 최고 흥행기록을 경신했고, 2주년 기념 생방송에 6만6000명이 몰리는 등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월 애플에서 매출 1위에 올랐고, 6일 현재 6위로 서브컬처 게임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넥슨은 블루 아카이브가 한일 양국에서 서브컬처 게임답게 팬들 간 향유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에도 고무돼 있다. 블루 아카이브 IP를 활용한 소설·만화 등 콘텐츠, 아트북, 굿즈,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콜라보 카페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넥슨 측은 “블루 아카이브가 독보적인 애니메이션풍 비주얼과 연출 등을 내세워 이용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한일 양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서브컬처 게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자평했다. 유명 1세대 게임원화가인 김형태 대표가 운영하는 시프트업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선보인 ‘승리의 여신: 니케’은 국내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1위에 오르고, 서비스 6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초반 인기가 식지 않고 이어지며 지난달 대규모 업데이트 직후 애플 앱마켓 매출 1위를 재탈환했다. 업계는 니케가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1억 달러(1250억원) 가량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니케는 매력적인 캐릭터, 몰입도 높은 전투 콘텐츠에 흡입력 넘치는 성우들의 풀 보이스 더빙이 더해져 출시 직후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며 “이후 신규 캐릭터, 스토리를 추가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주요 국가의 매출 최상위권에 재진입하며 글로벌 장기 흥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토종 서브컬처 게임의 심상치 않은 인기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는 국내 게임사도 늘고 있다. 네오위즈는 올 상반기에 모바일 RPG ‘브라운더스트2’를 선보일 계획이다. 2017년 출시한 매력적인 캐릭터와 일러스트가 특징인 ‘브라운더스트’의 후속작으로, 지난달 글로벌 사전 체험 테스트에 8일 간 4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의 게임사업 자회사 하이브IM도 다양한 매력의 캐릭터와 액션 RPG 특성을 강화한 ‘별이 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을 올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중견 게임사 웹젠도 신작 서브컬처 게임 ‘프로젝트 W'를 주력작으로 선보이기 위해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젝트 W는 작년부터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 초쯤 출시되지 않을까 한다”며 “서브컬처 게임이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수익도 나는 등 주류 게임 장르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프로젝트 W는 주력작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서 핫한 소울라이크…국내 리더는 네오위즈 어려운 난이도로 악명 높은 ‘소울라이크’도 서브컬처와 함께 뜨는 게임 장르다. 소울라이크란 일본 게임사 프롬소프트웨어의 히트작 ‘다크소울’ ‘데몬즈소울’ 등에 영향을 받은 게임들을 의미한다. 주로 어드벤처와 액션, RPG가 결합된 콘솔·PC 싱글 플레이 게임인데, 어려운 게임 난이도, 다양한 패턴의 보스들, 다른 게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의성 등이 특징이다. 소울라이크는 어려운 데다가 불친절하기까지 하면서 소수 마니아층이 즐기는 게임 장르로 인식됐지만, 지난해 프롬소프트웨어의 신작 ‘엘든링’이 지난해 출시 한 달도 안돼 누적 판매량이 1200만장을 넘어서고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1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빅히트를 치면서 게이머라면 한번쯤 도전하는 인기 장르가 됐다. 엘든링 덕분에 소울라이크가 대중화 시대를 맞으면서 자연스럽게 신작과 개발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중견 게임사인 네오위즈가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올 여름 출시를 목표로 콘솔·PC용 신작 소울라이크 게임인 ‘P의 거짓’을 개발하고 있어서다. 특히 P의 거짓은 작년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3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2’에서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을 수상했다. 한국 게임사 최초로 게임스컴 3관왕을 차지하면서 P의 거짓에 대한 기대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P의 거짓은 독창적인 스토리로도 주목받고 있다. 고전 ‘피노키오’를 성인 잔혹극으로 각색해 주인공이 인간이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노키오라는 익숙한 소재를 모티브 삼아 ‘거짓말’이 게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지만 원작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IP로 재탄생시켰다.또 소울라이크에 충실한 액션에 더해 각 무기를 부위별로 조합하는 시스템과 팔 부위를 개조해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등 P의 거짓만의 특색 있는 전투 경험을 제공한다.네오위즈 최지원 PD는 “소울라이크 장르는 더 이상 매니악한 장르가 아니다. 이미 ‘GOTY(올해의 게임)’라는 최고의 게임을 수상한 장르이기도 하고, 높은 판매량을 보여준 작품도 많다”며 “P의 거짓도 전 세계 유저들이 즐겁게 플레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장르 편식서 벗어나 “희망적” 게임산업계는 서브컬처와 소울라이크 장르의 부상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세 장르인 MMORPG가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된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한국 게임산업은 플랫폼·장르의 편식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고, 주요 수익 구조인 확률형 아이템도 생명을 다했다”며 “플랫폼과 장르의 다변화, 새로운 BM의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서브컬처와 소울라이크라는 장르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기이고 매우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서브컬처 게임이 비주류에서 대중성에 상업성까지 갖춘 주류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서브컬처 게임은 이용자 수나 매출 면에서도 대중성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 MMORPG가 독식했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며 주요한 장르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서브컬처 게임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웹젠 관계자는 “초기 수익 구조가 확률형 캐릭터 뽑기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손쉽게 캐릭터를 뽑아 성장시키는 재미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브컬처 게임은 게임 뿐 아니라 웹툰이나 코스프레 등 IP를 활용한 놀이문화 활동으로 탄탄한 팬 문화가 형성되면서 게임 생명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장르”라고 했다. 소울라이크는 서브컬처에 비하면 국내에서 주류 장르로 완전히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 올해 출시되는 국내 게임사의 소울라이크가 아직은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P의 거짓 성공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P의 거짓이 국내 게임사가 만든 첫 소울라이크 게임이다보니 성공 여부에 따라 다른 게임사의 신작 개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콘솔·PC 게임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함부로 뛰어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2.07 07:00
산업

게임정책 전문가들 “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화는 과도한 제한”

게임정책 전문가들이 게임 아이템의 확률 공개 의무화는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목소리여서 주목된다. 한국게임정책학회는 26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베어드홀에서 '게임법 개정안과 이용자보호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토론회가 열린 것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오는 3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 5건을 심사하는 등 개정안 통과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지난번에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문화체육관광위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오는 30일 재논의될 예정”이라며 “이번에는 통과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학회장은 “산업계 일각에서 들려오는 볼멘소리를 그냥 넘길 수 없다”며 “설 연휴가 지난 후 빠르게 토론을 진행하게 된 것도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선지원 광운대 법학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확률형 아이템 공개 관련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대한 법적 검토'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정엽 순천향대 한국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법안과 이용자 보호'에 대해 얘기했다. 이어 이승훈 안양대 교수가 사회를, 이재홍 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조문석 한성대 교수가 다양한 시각에서 이번 쟁점에 대해 얘기했다. 이들 게임정책 전문가들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는 과도한 제한이며 기업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지원 교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대해 “모든 게임 광고·선전물마다 확률을 표기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며 “법적인 확률 공개 강제 대신 민간 주도 자율규제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서종희 교수는 “기업 영업의 자유 침해, 영업비밀이라는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엽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문제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 발의된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게임산업법뿐만 아니라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개정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이 가진 사행성을 어떻게 규제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1.26 18:53
e스포츠(게임)

[K-게임 포럼] 전문가들 "게임사, 이용자 파트너로 인식해야…자율규제 아직 실패 아냐"

한류 열풍의 한 축인 국내 게임산업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권익 강화 요구 목소리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이 가감 없이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하자 게임사들도 발 빠르게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가 이용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동등한 파트너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게임사가 먼저 나서서 소비자를 보호하는 자율규제 기반의 선순환 체계를 정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목소리 높이는 게이머들, 소비자서 주체자로 최근 게임 이용자들은 부당한 서비스 운영 정책에 맞서 단체소송과 이색 시위에 나서는 등 단순 소비자의 위치에 머물렀던 과거에서 벗어나 주체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인 이재홍 숭실대 교수는 22일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커지는 게임 소비자의 권익 강화 요구, 해법은?'을 주제로 열린 'K-Game 포럼'에서 "최근 게임 소비자들은 시위로 게임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체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됐다"며 "게임사는 소비자를 '게임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동등한 파트너'로 생각하며 적극적인 소통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 시장은 2020년 18조원에서 올해 20조원으로 해마다 몸집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게임 소비자들의 불만도 증가하며 콘텐츠분쟁위원회의 분쟁 조정 사례도 늘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방법은 다양해졌다. 지난 8월 있었던 '마차 시위'가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건강한 게임 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게이머와 게임사의 적극적인 소통'을 꼽았다. 그는 "게임 이용자들은 트럭 시위·마차 시위로 본인이 게임 서비스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얻고 있다"며 "게임사는 소비자가 제시한 개선안을 바탕으로 게임 서비스 운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현행법상 게이머의 권리와 게임사 의무'를 발표한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는 "우리나라 게임 이용자 보호 규정이 여전히 걸음마 단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법적 장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현행 게임산업진흥법은 소비자로서의 이용자 권익이 빠져있다"며 "권고 또는 조정안에 강제력이 없어 실효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다.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이 이뤄지는 비중이 작아서 트럭 시위 등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게임 콘텐츠를 구매한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콘텐츠이용자보호지침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을 위한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하지만 지침에 불과하고 그에 따른 조치도 권고에 그쳐 강제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도 다양한 이용자의 청약 철회와 관련한 조항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일반 재화와 다른 게임 콘텐츠의 특성상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 부심'이라는 것이 있다. 게임을 재화로만 여기지 않고 팬덤처럼 응원한다"며 "경청과 소통으로 다양한 법률 강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게임사 일탈·게이머 피해, 자율규제 실패 예단 안돼" 이날 포럼에서 게임사의 이용자 권익 보호 방향으로 법적 규제보다 자율규제가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세 번째 발표자로 '게이머 권익 보호의 글로벌 트렌드'를 짚은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을 예로 들며 "게임사 스스로 확률을 공개하는 방법으로 이용자를 보호하려는 의지가 있고,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매우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된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을 두고 유럽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살펴봤다. 벨기에 도박위원회와 게임위원회는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규정하고 이익과 손실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에 반해 독일은 곧장 규제 테두리 안에 넣는 대신 청소년을 먼저 보호하는 방향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서 교수는 "자국의 성장산업으로 고민이 되는 나라에서는 함부로 '금지모델'로 지정하지 않는다"며 "게임산업의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함께 생각하는 '중용의 모색' 모델을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서 교수는 게임사가 자발적으로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는 자율규제가 산업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법적 규제에 의할 것인지 아니면 자율규제로 할 것인지는 각국의 선택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드러운 개입만으로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일부 게임사의 일탈이나 게임 이용자에게 발생한 피해만으로 자율규제의 실패라고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1.23 07:00
e스포츠(게임)

[K-게임 포럼] 이재홍 교수 "각성한 게이머·게임사, 적극 소통 나서야"

최근 게임 소비자의 권익 보호 요구가 커지면서 게임사가 소비자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게임정책학회 회장인 이재홍 숭실대 교수는 22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K-게임 포럼'에서 "최근 게임 소비자들은 시위를 통해 게임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체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됐다"며 "게임사는 소비자를 '게임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동등한 파트너'로 생각하며 적극적인 소통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최근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게임 소비자와 게임사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커지는 게임 소비자의 권익 강화 요구, 해법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인 '게임 소비자 분쟁 현황과 발전 방향' 발표자로 나선 이재홍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변화로 언택트로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 불만 또한 증가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 게임 시장은 2020년 18조원에서 올해 20조원 규모로 해마다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게임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하며, 콘텐츠분쟁위원회의 분쟁조정 신청 건도 늘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분쟁조정 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4771건에서 2021년 1만3255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9월까지 총 6995건의 분쟁 조정이 콘텐츠분쟁위원회에 접수됐다. 구체적으로 이용제한 2341건, 서비스하자 1546건, 결제취소·해지 1187건, 미성년자 결제 786건, 약관 운영정책 503건, 기술적 보호조치 미비 145건 등이다. 이 교수는 게임 소비자들의 불만 증가와 맞물려 '게임 소비자 운동의 변화'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게임 소비자들이 기존에는 불만의 표시를 고객센터 문의, 공식 카페 내 항의 글 작성 등 개별 중심으로 진행했으나, 최근에는 커뮤니티 문화 확산으로 인해 시위 진행, 불매 운동 전개 등 집단적인 소비자 권리 운동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게임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 인근에서 벌어진 '트럭 시위'와 '마차 시위'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트럭 시위는 지난해 1월 촉발됐다. 넷마블의 ‘페인트 그랜드 오더’ 스타트 대시 캠페인이 중단되면서다. 이 게임은 한국 서버와 일본 서버를 별도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업데이트 서비스에 시간차가 있다 보니, 아이템 획득에 문제가 생기며 유저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해당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은 모금을 통해 전광판 '트럭 시위'를 시작한 것이 시초다. 이후 트럭 시위는 많은 게임의 운영에 항의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사건으로 인해 항의에 총대를 멘다는 뜻의 ‘총대 유저’ 개념이 생겼고, 엔씨소프트 ‘리니지M’에서의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이 커지며 트럭 시위가 퍼졌다.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특성을 살려 ‘마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잇따른 집단 시위에 정치권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게임 이용자의 권익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선정한 과제를 토대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이달 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2월에는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게임사의 태도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교수는 "트럭 시위의 대상이 된 게임사들은 미흡했던 서비스 운영에 대한 사과 및 간담회 개최를 통해 적극적으로 유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게임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다"며 "게임사가 꾸준한 소통을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경우, 이용자들은 오히려 응원의 의미에서 '커피 트럭'과 '감사패'를 게임사에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향후 게임 소비자 운동의 발전 방향으로 '게이머와 게임사의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게임 이용자들은 트럭 시위·마차 시위를 통해 본인이 게임 서비스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얻고 있다"며 "게임사는 소비자가 제시한 개선안을 바탕으로 게임 서비스 운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운동의 본질인 게임사와 이용자 사이의 소통을 지원하는 자율 규제 형태의 장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다만 소비자들도 허위사실 유포, 지나친 비속어 사용, 특정인에 대한 인신공격, 회사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소비자 운동의 가치를 반감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1.22 13:52
e스포츠(게임)

[포토]K-GAME 포럼 마지막 발표 맡은 서종희 교수

일간스포츠가 22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커지는 게임 소비자의 권익 강화 요구, 해법은?'이라는 주제로 'K-Game 포럼'을 개최했다.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게이머 권익보호 글로벌 트랜드와 올바른 방향은?'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이번 ‘K-Game 포럼’에는 한국게임정책학회장 이재홍 숭실대 교수,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전문가가 참여해 최근 게임 소비자의 서비스 불만이 늘어나면서 게임사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는 현상을 짚어보고 해법을 제시한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2.11.22/ 2022.11.22 11:34
e스포츠(게임)

[포토]서종희 교수, 글로벌 사례를 통한 게임이용자 보호방안

일간스포츠가 22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커지는 게임 소비자의 권익 강화 요구, 해법은?'이라는 주제로 'K-Game 포럼'을 개최했다.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게이머 권익보호 글로벌 트랜드와 올바른 방향은?'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이번 ‘K-Game 포럼’에는 한국게임정책학회장 이재홍 숭실대 교수,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전문가가 참여해 최근 게임 소비자의 서비스 불만이 늘어나면서 게임사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는 현상을 짚어보고 해법을 제시한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2.11.22/ 2022.11.22 11:3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