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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이성민은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하는 배우다

배우 이성민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여러 이미지가 있다. ‘골든타임’에서 이국종 교수를 모티브로 한 열혈 외과의사, ‘미생’에서 매일 야근으로 붉게 충혈된 눈을 한 부장, ‘남산의 부장들’에서 권력의 최정점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냉철한 기업인 등. 오랜 무명생활을 딛고 스타로 올라선 이성민은 쉼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배우로 잘 알려져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많은 캐릭터 중 겹치는 모습은 없다.오랜 무명 세월 동안 대학로 연극판에서 다져온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성민은 스크린에 등장하는 순간 캐릭터의 모습 자체로 ‘서사’를 부여하는 노련한 배우다. 1일 개봉한 영화 ‘대외비’에서 그가 맡은 부산 권력의 숨은 실세 ‘순태’도 극 중에서 정체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억지스러운 느낌은 없다. “직접적이고 원색적으로 권력을 속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이원태 감독의 말처럼, 이성민이 연기한 순태는 ‘권력’이라는 개념의 의인화다.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민은 ‘순태’라는 인물에 대해 “(시나리오 상) 과거가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세상은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힘’에 의해 움직이고, 그런 권력을 만들어내는 세력들 중 하나가 ‘순태’라는 게 이성민의 해석이다. “다른 인물에 비해 ‘순태’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더라고요. 영화에서 순태가 ‘권력을 잡으려면 영혼을 팔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가 저는 다리를 만지는 장면이 있거든요. 감독님이 그 장면에서 순태의 사연을 다리를 통해 보여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순태의 몸짓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어떤 일이 있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통해 사연을 만들려고 했죠.”이성민은 그런 순태를 “나라 기득권에 기생해 있는 어떤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희끗한 머리에 구부정한 몸짓, 절름발이 캐릭터의 외관도 이성민의 상상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순태에게 나라와 국민은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이성민은 “어떤 세력, 그들을 위한 나라와 그들이 생각하는 국민의 의미”라고 답했다.또 이성민은 순태에 도전하는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을 연기한 조진웅에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성민의 표현에 따르면 조진웅은 “열 번을 칭찬해도 아깝지 않은 배우”다. 그는 “조진웅은 배우로서 저와 비슷한 궤적을 그려왔다”며 “조진웅은 부산에서, 저는 대구에서 활동했고 비슷한 시기에 방송과 영화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진웅과 함께 가는 건 동행하는 느낌이 들어요. 가장 좋은 점은 그의 연기죠. 저를 설레게 만들어요. 조진웅의 연기가 굵은 동앗줄 같다고 하면, 나는 나이론 줄. 둘 다 튼튼하긴 한데, 동앗줄 멋있지 않나요?”배우이자 모델 배정남과의 각별한 관계도 있다. 배정남은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나이 든 진양철 회장을 연기하는 이성민을 보고 “모시고 살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성민은 멋쩍게 웃으며 “정남이는 매일 그런다. 오히려 내가 80대 되어서도 (배정남을) 챙겨야 할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배정남을 두고는 “식구나 다름 없다”고 덧붙였다.최근 작품에서 노년 연기로 화제를 불러모았지만, 사실 이성민은 50대 중반의 창창한 중년이다. 자꾸 나이보다 10~20세 많은 역할을 맡다 보니 이성민은 “이제는 변신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리멤버’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80대 노인을 연기했고, 드라마‘형사록’과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나이 지긋한 노인으로 분했다. 이번에 개봉한 ‘대외비’도 마찬가지다. “‘재벌집 막내아들’ 끝나고 ‘대외비’를 개봉했는데 사실 두 작품 사이에 텀이 길어요. 자꾸 노인 역할을 맡은 건 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죠. 배우가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만큼 나이에 어울리는 배역을 맡는다는 것인데, 70대, 80대 연기는 그 나이 되어서 해야죠. 그런데 지금 촬영 중인 작품이 20년 전 과거를 찍는데, 젊음을 연기하는 것도 힘들더라고요.”연기가 힘들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성민은 수십년간 배우 생활을 이어온 프로다. 오랜 연기 생활에서 이성민이 깨달은 것은 ‘자신을 알아가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배우로서 자존감이 생겼다고도 했다. 이성민은 “배우의 숫자만큼 연기 방법이 있고,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기라는 것은 맞고 틀린 게 없는 영역이다. 그만큼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제가 20살에 연극 선생님이 ‘너는 널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 자신의 얼굴을 못 보잖아요. 그만큼 자신을 잘 모른다는 겁니다. 배우는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점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무얼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것 같아요. 내가 누군지 알아갈수록 ‘배역’과 ‘나’를 애써 구분하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좀 편해진 것 같아요.”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3.02 06:30
부동산

[랜드IS] 3700억 들여 전면 철거 초강수…HDC현산의 동앗줄 될까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개발)이 붕괴 사고가 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의 전면 철거를 선택했다. 업계는 이 같은 선택이 HDC현산개발의 노림수라고 보고 있다. 하반기 등록말소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전면 철거를 선택해 국면전환을 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HDC현산개발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쏟아부어야 할 돈은 많은데, 시공계약은 줄줄이 해지되고 있다. 회사 이미지도 추락했다. 초강수 둔 HDC현산개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월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 붕괴한 동을 포함해 8개 동 847채를 전면 철거한 뒤 다시 짓는다고 밝혔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이날 "무너진 동뿐만 아니라 나머지 동의 안전 우려도 많았다"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HDC현산개발에 따르면 철거부터 재시공까지 총 37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향후 지체보상금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될 경우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화정아이파크의 지체보상금은 연 6.5% 금리를 적용할 때 전용 면적 84㎡ 기준 가구당 1억 원 수준에 달한다. 기간도 만만치 않다. 회사 측은 철거 및 재시공, 입주까지 약 70개월(5년 10개월)을 잡았다. 보통 아파트 재건축 때 철거 후 준공까지 3년 안팎이 걸리는데, 이보다 2배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HDC현산개발은 철거 과정 중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공기를 길게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규모 비용에도 전면 철거를 결정한 이유는 논란이 계속될수록 기업 가치와 이미지 하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산개발이 이례적인 선택에도 반응은 엇갈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개인 SNS에서 화정아이파크의 전면 철거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공유한 뒤 "전면 철거 재시공이라는 고뇌에 찬 결단이 우리나라의 안전문화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은 사뭇 다르다.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시민대책위는 4일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존폐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업전략 차원에서 내려진 것이다. 이를 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로 포장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을 빌미로 마치 HDC현산개발이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업계는 HDC현산개발의 이번 결정이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전면 철거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방법이다. 원래 붕괴하지 않은 건물은 정밀안전진단을 한 뒤 문제가 나오면 철거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다른 사업장의 공사를 원만하게 진행하고 향후 수주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첩첩산중 건설업계의 시선은 HDC현산개발의 등록말소 여부가 결정되는 올 하반기에 모여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HDC현산개발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83조 최고 수위인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건산법은 고의나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건설업계는 화정아이파크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6명에 달해 법으로 등록 말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HDC현산개발은 이미 지난해 발생한 광주 학동 사고로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영업정지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다. 그러나 아직 행정처분이 마무리되지 않아 앞날이 불투명하다. 들어갈 돈은 많은데 들어 올 길은 꽉 막혔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가 HDC현산개발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한국기업평가도 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두 번에 걸친 붕괴 사고로 사업경쟁력과 영업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이 가운데 시공계약 해지 사례는 늘어만 간다. 경기 광주 곤지암 역세권, 경기 안양 뉴타운맨션삼호 외에도 대전 도안 아이파크시티 2차 신축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이미 수주한 정비사업 조합 측으로부터 시공사 참여 배제 요구를 받는 등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김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광주 화정사고로 인해 전반적으로 공사 진행이 더뎌지고 있고, 올해 분양이 원활히 나타나기 어려워 내년과 내후년 매출액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영구적 사업가치 훼손으로 인해 사업 규모가 작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HDC현산개발은 등록말소를 피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개발 관계자는 "등록말소는 재기와 신뢰 회복 기회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것만은 방지하고 싶은 것이 기본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5.09 07:00
무비위크

[피플IS] 주연 외길 지창욱 '그리고' 도전…캐릭터 승부수

의미있는 도전이 될 수 있을까. 데뷔 이래 주연 외길을 걸었던 지창욱(34)이 분량과 비중을 떠나 오로지 캐릭터로 승부수를 띄운다. 지창욱은 오는 6월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 '발신제한(김창주 감독)'을 통해 스크린에 컴백한다. 스크린 첫 주연작이었던 '조작된 도시(배종 감독·2017)' 이후 약 4년만 복귀다. 이번엔 최전선에서 작품을 이끄는 것이 아닌, 스토리상 빼놓을 수 없는 히든카드로 활약한다. 이름도 '그리고 지창욱'으로 표기됐다. 신인시절과 특별·우정출연 제외 사실상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주연으로 치렀을 만큼 브라운관 대표작들을 통해 한류스타로 거듭난 지창욱은 약 10여 년간 주연 자리에서 활약했다. 스크린에 비해 브라운관 지분이 높았지만 '조작된 도시' 역시 누적관객수 250만 명을 동원하며 선방했다. 군 입대와 드라마 복귀작을 선보인 후 다시 돌아온 영화계. 이번엔 지창욱의 변화가 조금 더 눈에 띈다.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이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추격스릴러다. 조우진이 테러 위협을 받는 은행센터장 성규로 분하고, 아빠의 차에 함께 타고 있던 딸 혜인은 이재인이 맡아 부녀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지창욱은 의문의 발신자 진우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테러범이자 협박범이라는 인물 설정만으로 강렬할 수 밖에 없는 이미지가 자연스레 상상된다. 배우들이라면 한번쯤 연기해보고 싶어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 기회를 이번에는 지창욱이 꿰찼다. 지창욱은 전화 협박을 위한 목소리 연기부터, 드라마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거친 비주얼까지 '발신제한' 진우를 통해 선보인다. 통상적으로 작품에서 '그리고'라고 표기되는 경우는 잠깐 출연하는 카메오 성격을 넘어 조연급 분량이지만 조연으로 단정짓기에는 아쉽고, 캐릭터의 임팩트가 확연히 드러날 때 주로 활용한다.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염라대왕으로 등장하는 모든 순간 명장면을 만들어냈던 이정재가 대표적이다. '발신제한' 김창주 감독은 중요한 역할로 지창욱을 캐스팅한 것에 대해 "진우는 목소리만으로 실제 협박을 받는 듯한 무서운 느낌을 주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지창욱이 있었기에 진우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조우진과 함께 작업하고 싶어 참여했다"고 1순위 이유를 귀띔했다. 원했던 현장에서, 영화 전반의 배경이 되는 사건을 발생시키는 주범으로 일명 신을 따먹고 따내야 하는 위치에 선 지창욱은 촬영내내 상대배우는 물론 스태프들도 놀랄 정도의 집중력을 보였다는 후문. 조우진은 "정확하게 설계된 연기 호흡을 가진 지창욱이 있어 행복했고 나에겐 축복이었다. 덕분에 더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4월 전역 후 '날 녹여주오' '편의점 샛별이' '도시남녀의 사랑법' 등 드라마를 공개하며 쉼없는 열일을 이어오고 있는 지창욱이지만, 몸 풀기를 감안하더라도 성적이 하향평준화 되면서 이전의 흥행 파워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발신제한'은 완성도까지 좋다면 배우 지창욱의 새로운 매력을 보이기에 좋은 기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현재 촬영에 한창인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가 진정한 재도약의 동앗줄이 될 전망. 일찌감치 인정받은 연기력에 한류스타 이름값도 캐스팅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영화 호평에 이어 OTT 성공 사례까지 쭉 이어나갈 수 있을지, 지창욱의 새로운 선택과 행보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6.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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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미나리'①] '기생충' 잇는 '美아카데미 차기 후보' 베일 벗었다

**이 기사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원더풀 미나리~♬" '기생충'을 잇는 차기 아카데미 주요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 '미나리'가 부산 무대를 통해 국내에서도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이하 부국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공식 초청작 영화 '미나리(리 아이작 정·Lee Isaac Chung 감독)'가 20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기자 시사를 통해 국내 최초 공개됐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하고 A24가 투자를 진행한 할리우드 작품으로, 할리우드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스티븐 연과 함께 한국배우 윤여정·한예리가 출연, 국내 영화계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다. 36회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에서 자국 영화 경쟁부문(U.S. Dramatic Competition)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세계 영화 시장에 소개된 '미나리'는 현재 외신에서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주목할만한 작품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 지난 9월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미나리'를 오스카 작품상·각본상 후보로 콕 집어 예측하기도 했다. 또한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는 "'미나리'는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훌륭한 작품이다. 절묘한 부드러움과 담백한 아름다움으로 이민자들의 이야기와 가족 드라마를 살린 수작"이라 평가했고, 더 랩(THE WRAP)과 더 플레이리스트(The Playlist), 인디와이어(Indiewire) 역시 높은 평점과 함께 "'미나리'는 2020년의 가장 훌륭한 영화 중 하나다"고 극찬했다. 화제성을 증명하듯, '미나리'는 최근 8회 미들버그 영화제(Middleburg Film Festival)에서 앙상블 어워드(Ensemble Award·배우조합상)를 수상하는가 하면, 내달 5일 개최되는 40회 하와이 국제영화제(Hawaii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의 개막작으로도 선정되는 등 연이은 낭보를 전했다. 작품성을 담보로 '미나리'를 바라보는 시선의 가장 큰 특이성은 할리우드와의 협업이다. 앞서 '기생충'이 완벽한 한국 로컬 영화로 전 세계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켰다면, '미나리'는 할리우드에서 미국 본토를 배경으로 '한인'이라는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점, 여기에 국내에서 주로 활동한 한예리, 윤여정이 할리우드 무대에 진출했다는 점이 '미나리'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높인다. 때문에 '미나리'의 이번 부국제 초청과 상영에도 역대급 관심이 쏟아졌다. 내년 2월 북미 개봉을 준비 중인 만큼 부국제는 '미나리'를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올해 부국제는 코로나19 여파로 특별한 오프라인 행사 없이 영화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 위주로 치러진다. 부산을 찾는 이유가 '미나리' 한 편이 돼도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미나리'는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자기 농장을 만들기 위해 아칸소의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아버지(스티븐 연), 아칸소의 황량한 삶에 지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픈 어머니(한예리), 딸과 함께 살기 위해 미국에 온 외할머니(윤여정)를 심장이 좋지 않은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포착한다. 부국제 측은 "각자의 입장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구며 안간힘을 썼던 사람들의 정직한 기록"이라 설명했다. 미국이 배경일 뿐 국내 관객들에게는 익숙할 법한 80년대 가족의 형태를 전한다.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라는 명분을 앞세우지만 가장으로서, 남자로서 '큰 일'에 대한 포부와 야망을 내비치고, 어머니는 그런 남편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면서도 믿고 의지하며 악착같이 가정을 꾸려 나간다. 꿈과 가정, 이상과 현실이라는 충돌에서 이어지는 부부싸움과 이를 바라보는 아이들 각자의 시선도 현실적이다. '미나리'는 달콤한 성공의 결과를 얻기 위해 확실치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감내해야 하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그려 나간다. '가든'이 아닌 '농장'을 꿈꾸는 아버지는 돈을 쏟아붓는 과정을 '필요에 의한 투자'라 여기지만 잘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일에 다혈질 성미를 드러낸다. 아이들, 아내 앞에서 '다 잘 될 것이다'고 큰 소리치는 여유는 결국 스스로에 대한 세뇌다. 모든 것을 알면서도 참고 또 참으며 일단 눈 감아주는, 최대한 따라 주려는 어머니는 그럼에도 '집안 살림'을 어떻게든 지켜냈던 보편적 어머니상을 떠오르게 한다. 후반부 중심이 되는 외할머니의 존재는 절망과 희망 그 자체. 위태로웠던 가족의 키 포인트로 활약한다. 설정은 전형성을 탈피하지 못했지만 배우가 살려낸 캐릭터다. '미나리'가 노리는 명대사는 대부분 윤여정 입에서 흘러 나온다. 배우들의 호연도 눈에 띈다. 부부 호흡을 맞춘 스티븐 연과 한예리는 외모부터 예민함까지 상상 이상의 찰떡 케미를 뽐낸다. 특히 '버닝' 보다 한국어 능력이 상향 조정된 듯한 스티븐 연의 또렷한 대사 소화력이 놀랍다. 아들 데이빗은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을 끙끙 앓게 만드는 귀여움을 자랑한다. 최근 충무로의 대세가 된 아역 활약이 할리우드까지 뻗쳤다. 기쁨과 불운이 끊임없이 엇갈리고, 민폐와 동앗줄도 한끗차이다. 단순한 스토리에 많은 것을 담아내려 애쓴 '미나리'는 예외없이 종교도 건드린다. 벼랑 끝에서 끝내 벼랑 끝으로 떨어지지만 새로운 의지와 희망을 살려내는 이들은 흡사 미나리와 비견된다. 어디서든 잡초처럼 잘 자라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아무나 뽑아 먹을 수 있는 것. '미나리'는 명확히 '80년대'를 비춘 영화. 현재 한인들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80년대에 멈춰있지는 않을 터. 국내외 관객들의 반응 역시 같을지, 여러 갈래로 뻗쳐 나갈지 관심 포인트다. >>[BIFF·'미나리'②] 에서 계속 우동(부산)=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BIFF·'미나리'①] '기생충' 잇는 '美아카데미 차기 후보' 베일 벗었다[BIFF·'미나리'②] "원더풀 열연" 윤여정·한예리, 첫 할리우드行 어땠나 2020.10.2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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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넷플릭스 #계약논란 #상영금지 '사냥의시간' 악재의 시간(종합)

예고된 악재 앞 깜짝 선물들도 무의미하다.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리는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8일 서울중앙지법은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국외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여 개국에 단독 공개 될 예정이었던 '사냥의 시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파수꾼'(2011)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제훈·박정민·최우식·안재홍·박해수 등 충무로 젊은 피가 의기투합해 제작 단계부터 주목 받았다. 숱한 장애를 넘어 넷플릭스 공개가 결정되기까지 쉬운 길은 단 하나도 없었다. 촬영까지 준비 기간이 길었고, 촬영 후 후반 작업도 길었다. 장고 끝 개봉을 추진하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재난까지 터졌다. 그 후엔 신의 한 수와 악 수를 병행했다. 악재길만 골라 찾아 다녀도 힘든 행보다. '파수꾼' 이후 윤성현 감독이 선보이는 첫 작품이라는 것 만으로도 '사냥의 시간'에 투자된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 오랜 이야기지만 그 사이 제작사도 바뀌었고 캐스팅도 달라졌다. 최선이 모여 열정을 다했지만 개봉까지 또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사냥의 시간'은 지난 2018년 1월 크랭크인, 그 해 7월 크랭크업 했다. 후반 작업에만 무려 1년 6개월을 쏟아부은 셈. 그 보답이라도 받는 듯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기쁨을 누렸고, 오매불망 기다리던 2020년 2월 26일 개봉도 확정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발발은 어렵게 잡은 '사냥의 시간' 개봉일을 또 미루게 만들었다. 내버려두면 내버려두는대로 올라가는 것이 손익분기점이다. '사냥의 시간'은 당초 계획보다 제작비가 오버된 것으로 알려졌고, 마케팅 비용도 꽤 사용했던 상황. 탈출구로 택한 것은 넷플릭스였다. '사냥의 시간' 배급사 리틀빅픽쳐스가 넷플릭스 공개를 먼저 제안했고, 넷플릭스가 이를 받아들인 순서다. 넷플릭스는 100억 대 손익분기점을 맞춰줄 수 있는 금액으로 '사냥의 시간'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리틀빅픽쳐스 입장에서는 로또를 뛰어넘는 인생의 동앗줄이 됐다. 스크린용으로 제작된 영화가 OTT(Over The Top·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공개를 결정한건 '사냥의 시간'이 최초다. 코로타19라는 예외가 작용하긴 했지만. 극장 포기라는 파격 결정에 영화계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결정 자체만으로는 이해 받았고, 응원 받을만 했다. 문제는 금빛 동앗줄만 빠르게 잡아 채느라 썩은 동앗줄이 내 발목을 엮고 있다는걸 무시했다는 지점이다. 리틀빅픽쳐스 측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표현하지만, 피해를 당한 쪽에서는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 '사냥의 시간' 해외세일즈를 담당한 콘텐츠판다 측이 계약 문제를 놓고 즉각 반발했다. 콘텐츠판다 측은 "리틀빅픽쳐스는 당사와 충분한 논의없이 3월 초 구두 통보를 통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한 계약 해지를 요청, 3월 중순 공문 발송으로 해외 세일즈 계약해지 의사를 전했다"며 "금전적 손해와 함께 해외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과 신뢰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고 분노했다. 리틀빅픽쳐스 측은 "넷플릭스 계약은 부득이한 조치였다. 콘텐츠판다 측이 주장하는 이중계약은 터무니없을 뿐더러 충분한 사전 협상을 거쳐 계약 조항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했다"며 디테일한 해외세일즈 내역과 금액 등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콘텐츠판다 측은 결국 법에 도움을 요청했다. 리틀빅픽처스를 상대로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낸 것. 콘텐츠판다 측은 "계약 해지 무효가 주요 안건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가 아닌 '해외 공개'에 대한 금지로 제한을 뒀다. 그리고 법원은 콘텐츠판다 손을 들었다. 웬만하면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만큼 법원의 결정도 영화계에는 꽤 큰 파급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적법하게 콘텐츠를 사들인 넷플릭스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넷플릭스 측은 "내부 논의 중이다"며 말을 아꼈다. 콘텐츠판다 측은 "리틀빅픽처스의 계약해지 통보 효력이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해외에서 상영할 경우 간접강제가 발동돼 콘텐츠판다에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와 리틀빅픽쳐스에는 10일 '사냥의 시간' 공개까지 약 하루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 어려운 길을 돌고 돌아 사실상 마지막 불구덩이에 빠졌다. '사냥의 시간' 측은 한켠에서는 콘텐츠판다와 갈등을 빚으면서도 한켠에서는 넷플릭스와 홍보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었다. 10일 최초 공개 후 감독과 배우들은 온라인 GV를 진행, 이후에는 화상 인터뷰도 예정돼 있다. 코로나19 외 모든 건 '사냥의 시간' 측이 자초한 것이기에 마냥 징징거릴 수도 없다. 콘텐츠판다가 법원 판결 카드를 놓고 리틀빅픽쳐스, 넷플릭스와 어떤 협상을 펼칠지, 아니면 단 1개국 우리나라를 위한 영화로 남게 될지 '사냥의 시간'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4.0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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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넷플릭스에 팔아 넘긴 '사냥의시간' 돈 얻고 신뢰 잃었다(종합)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결정하면서 영화계에 치명적 잡음이 발생했다.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측은 23일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공식화, 오는 4월 10일 190개 국에 선보여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냥의 시간' 해외 세일즈를 담당한 콘텐츠판다 측은 "'사냥의 시간' 측으로 부터 일방적 계약해지를 통보 당했다"며 '사냥의 시간' 배급사 리틀빅픽처스 측에 반기를 들었다. 지난 2월 개봉을 준비 중이었던 '사냥의 시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화제성이 치솟은 시기 논의해야만 했던 불가피한 선택은 제작진에게 치명타일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사냥의 시간' 측은 고심 끝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했고, 넷플릭스 측으로부터 섭섭하지 않은 판매 비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냥의 시간' 측은 "현 상황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정한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넷플릭스 단독 공개로 인해 앞서 '사냥의 시간' 판권을 사간 해외 30여 국에서도 '사냥의 시간'을 극장에 걸 수 없게 됐다는 것. 무엇보다 이를 해결하는 합의와 조율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불씨가 커졌다. 콘텐츠판다 측은 "콘텐츠판다는 이미 '사냥의 시간' 베를린영화제 초청까지 메이드했고, 해외 30여개국 세일즈 및 계약을 완료한 상황에서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를 당하게 돼 매우 당황스럽다. 국제적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입장을 통해 밝히겠다"고 전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냥의 시간'은 제작 과정에서 기존에 책정된 제작비보다 몇 십억이 늘어났다. 홍보 비용까지 총제 100억 대(약 115억 원)가 넘어가면서 무조건 흥행을 해내야만 했던 상황. 익히 잘 알려졌다시피 '사냥의 시간'은 오랜 후반작업으로 몇 년째 개봉일을 잡지 못하고 표류 중이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영화를 둘러싼 흉흉한 소문까지 나돌았다. 겨우 잡은 개봉일에는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쳤다. 넷플릭스는 '사냥의 시간'에게는 마지막 동앗줄이었을 수 있다. 넷플릭스가 중심에 있지만 결국 집안 싸움이 됐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합법적으로 적당한 돈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산 것이 전부다. 심지어 '사냥의 시간' 측이 먼저 넷플릭스에 판매를 제안했다. 그렇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이유가 무엇이든 관계된 모든 이들과의 합의는 분명 필요했다. 이해관계를 따진다면 모두 내가 억울할 일이다. 결과적으로 '사냥의 시간' 측은 "최선의 선택"이라 변명하지만 '최악의 대처'로 불명예를 안았다. 결국 돈을 얻고 신뢰를 잃은 꼴이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영화계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극장은 문을 닫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할 정도로 극소수의 관객과 함께 하고 있고, 수 십편의 영화들이 손가락을 빨며 개봉을 준비만 하고 있다. 누구도 해답을 내려줄 수 없는, 안개같은 분위기 속 미개봉작들의 OTT행 자체가 나쁜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좋은 대안 중 하나로 노려볼만 하다. 다만 현재 '사냥의 시간'이 보여주고 있는 과정은 절대 아니어야 마땅하다. 오매불망 극장 개봉을 기다리던 관객들도 맥이 빠지긴 마찬가지다. 한편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로 이제훈, 박정민, 최우식, 안재홍, 박해수 등이 출연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3.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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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양아치 양대산맥? 조진웅·박해수 비범한 '연기神'

양아치라 쓰고 연기신(神)이라 읽는다. 본격적인 가을 스크린. '정의를 위해' 신념을 담보로 덤비는 두 양아치의 등장이 흥미롭다.25일 개봉하는 영화 '양자물리학(이성태 감독)'과 내달 2일 개봉하는 '퍼펙트맨(용수 감독)'은 전혀 다른 장르와 분위기로 전혀 다른 스토리를 그리지만, 작품을 이끄는 주인공들은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일명 '삐끼' 출신의 클럽 사장 박해수와 '업장'을 관리하는 한량 건달 조진웅. 영화에서나 볼법한 캐릭터들은 목숨을 걸고 인생에 다시 없을 동앗줄, 아니 '금줄'을 잡았고, 캐릭터를 잡은 배우들은 그야말로 신나게 뛰어 놀았다.'양자물리학'은 정의로운 클럽 사장 이찬우(박해수)가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에 검찰, 정치계가 연결된 사실을 알고 업계 에이스들을 모아 대한민국의 썩은 권력에게 빅엿을 날리는 대리만족 범죄오락극이다. 극중 박해수는 죽어가는 업소도 살려낸다는 유흥계의 화타 이찬우 역할을 맡아 저 세상 말빨을 뽐내며 '높은신 분들'을 이리저리 요리한다.'퍼펙트맨'은 까칠한 로펌 대표와 철없는 꼴통 건달이 사망보험금을 걸고 벌이는 인생 반전 코미디 영화다. 조진웅은 진중함과 심각함이라고는 1%도 없는 자유분방 인싸 캐릭터 영기로 분해 '왜 이제 연기했나' 싶었을 정도로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자랑한다. 미운데 미워할 수 없는, 약 오르는데 도와주고 싶은, 한 대 때리고 싶다가도 결국 토닥거리게 만드는 인물이 바로 영기다.실제 만났다면 서로가 서로를 '극혐'했을 찬우와 영기지만, 꽤 많은 공통점을 통해 한 주 차이로 영화를 관람하게 될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대사 많고, 패션 화려하고, 자존심은 없지만 의리와 가오는 충만하다. 영기는 질색하는 '쓰리피스 정장'이 찬우에게는 일상복이라는 것이 유일한 다름이랄까. 시종일관 '쟤 왜 저래' 볼멘소리가 나와도 미소가 뒤따르고, '목표달성' 결말은 속 시원하면서 어디에선가 또 제 자리에서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찬우와 영기를 응원하게 만든다.그 중심에는 오랜만에 '미친 연기 터졌다'는 말을 전하게 만드는 박해수와 조진웅이 있다. 시작부터 '연기파 배우'로 분류되며 이제 연기력을 논할 시기는 지난 배우들이지만, 그럼에도 잘했다. 꽤 거슬릴정도로 현실감 없는 몇몇 스토리와 뚝뚝 끊어지는 개연성도 박해수와 조진웅의 연기 덕분에 시선이 분산된다. 재미? 메시지? 감동? 있지만 굳이 따지지 않아도 좋을 두 작품이다. 배우의 연기를 관람하는 것 만으로도 흡족하다는 것 역시 꼭 닮은꼴이다. 어디까지 대본이야? 능청스런 생활연기 긍정적인 이미지 파괴다. 폼 잡고 허세 부리지 않는다. 스스로 양아치임을 인정하고 움직인다. '양자물리학' 찬우와 '퍼펙트맨' 영기가 '귀엽게' 보이는 가장 큰 이유다. 공교롭게도 찬우와 영기는 극중 사투리를 쓴다는 공통점도 있다. 물론 영기는 네이티브 부산 사나이, 찬우는 고객 만족도를 위해 전국팔도 사투리를 모두 구사하는 것이지만, 조진웅과 박해수는 정감가는 사투리의 매력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입에 모터 달린 듯 맛깔스러운 대사들을 쏟아낸다.무엇보다 흥미로운 지점은 말똥말똥 반짝반짝 빛나는 두 배우의 눈빛이다. 스크린 첫 주연 신고식을 치르는 박해수는 매 장면 온 몸에 힘을 주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최근 작품에서 알게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진 연기를 보여줬던 조진웅은 '이게 관객이 애정하는 조진웅이지'라고 다시금 인정하게 만든다. 시나리오 대사와 애드리브를 적절히 섞으면서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중얼거림까지 현실적으로 연기해냈다. 연극계에 잔뼈가 굵은 티를 이렇게나 고맙게 내준다.박해수는 인터뷰에서 "밑바닥 인생을 사는 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건강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가 전달되기를 바랐다. '내 주변에 이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관계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촬영 두 달 전부터 연습을 했기 때문에 현장에 갔을 땐 모든 것이 다 맞아 있었다. 모든 배우들이 진정성있게 매달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것이 카메라 밖으로도 보여질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했다.조진웅은 "영기는 무언가를 자제하면서 사는 애가 아니다. '오늘 설렁탕 먹자'고 했을 때 대부분이 우르르 설렁탕을 시킨다면 영기는 지가 먹고 싶은걸 시키는 애다. 순수하고 올곧다. 어떻게 보면 건달이라는 직업이 먼저 눈에 들어왔어야 하는데, 이 캐릭터는 반대였다. 영기라는 사람이 보이더라. 인물이 상황을 끌고가는 구조가 매력적이었고, 배우로서 '연기할거리'가 생겼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쓰리피스 정장 vs 화려하되 촌스러운 '양자물리학'과 '퍼펙트맨'은 보는 맛(?)도 쏠쏠하다. 누가봐도 직업 추측이 가능한 그 의상들을 박해수와 조진웅은 소화해내고야 말았다. 클럽 삐끼로 시작해 사장으로, 제 자리에서 최선의 신분 상승을 꿈꾸는 찬우는 새빨간 쓰리피스 정장을 차려입고 등장해 보는 이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쓰리피스 정장에 질색하는 영기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질색할 화려한 패턴의 점퍼로 촌스러움을 극대화 시킨다. 박해수, 조진웅이 평소 절대 입지 않을 옷이기에 흥미로움은 더 크다.박해수는 "빨간색부터 자주색으로 나름의 톤 변화가 있다. 심지어 차도 빨간색이다"며 미소짓더니 "감독님과 '찬우의 색깔'을 떠올리다 정열의 빨간색으로 결정했다. 시원한 파란색도 생각했는데 빨간색이 주는 묘한 분위기가 있더라"고 설명했다."돈 주니까 입었다"고 단언해 좌중을 폭소케 한 조진웅은 "감독님과 의상실장이 정해두고 날 세워둔채 하나씩 입혀 보더라. 감독 본인 소장용도 있다"며 "패션 자신감 두번 있다가는 난리날 것 같다. 나는 평소에 반바지도 잘 안 입는다. 슬리퍼만 신는 정도다"며 "체격이 좀 크기도 하고 화면이 더 부어 보이게 나오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거기다 옷까지…. 혐오스러웠다면 죄송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추천 오디션" 내 식구 챙기는 의리 박해수와 조진웅은 작품을 위해 주연의 위치를 활용하기도 했다. 평소 눈여겨 봤던 배우들을 조심스레 추천한 것. 연기이기 때문에 말 통하고, 눈빛 통하는 감정은 중요하다. 파트너 잘 만나 연기를 더 잘할 수 있다면 작품에 도움이 될지언정 해가 되지는 않는다. 박해수에게는 임철수·박광선이, 조진웅에게는 김민석이 있었다.박해수는 결혼 직전까지 룸메이트였던 임철수와 '양자물리학'에서 클럽사장과 이사로 호흡 맞췄다. '나를 위해 너를 희생하지 않는' 관계를 연기하기 위해 진짜 소울맞는 절친과 함께한 것. 울랄라세션 멤버로 잘 알려진 박광수는 연극 '남자충동'에서 인연 맺었고 박해수의 결혼식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박해수는 "철수 같은 경우는 내가 추천한 동시에 오디션이 잡혀 있었다. 신기했다"며 "연극을 오래 하다보니 무대 인맥이 꽤 된다. 이번 작품에서 우연찮게 다들 만나게 돼 기뻤다"고 전했다.조진웅은 전작 '광대들:풍문조작단'에서 현재 군 복무중인 김민석을 만난 후 '예쁜 동생'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뒀다. 때때로 '애기'라는 호칭으로 김민석을 표현하기도 한 조진웅은 "조금 올라오면 까불거릴법도 한데 우쭐대지 않더라. 그에 반해 시작이 연기가 아니었고, 어려운 시절도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 또 밝다. 할머니를 모시고, 잘 풀리지 않는 동료들을 챙기는 민석이 행동 하나하나가 예쁘더라. 그럼 보이게 예뻐해 줘야지. 전혀 닮지 않았지만 친동생 자리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09.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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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IS] 워너원이 일으킨 진통…가요계 vs 방송사, '상생의 길' 찾을 때

'공룡 그룹' 워너원이 탄생으로 가요계가 진통을 앓고 있다.워너원은 CJ E&M의 거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탄생한 비정상적인 그룹이다. 게다가 2018년 12월까지 활동하는 시한부 그룹이다. 방송사의 사업적 목적이 분명하고, 이익을 채우기 위해 탄생한 비지니스 그룹이다.일반적으로 아이돌은 각 기획사에서 진행하는 오디션을 치르고 연습생 생활을 한 뒤 컨셉트에 맞게 선별돼 데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문에 각 기획사들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순조롭게 흘러가던 엔터테인먼트 아이돌 산업은 거대 방송사가 끼어들면서 생태계에 혼란이 빚어졌다. 한 아이돌 제작자는 "지난해 아이오아이 때까지만 해도 '시대의 흐름'으로 생각했다. 순기능이 많은 것으로 착각했다. 이제는 아니다. 거대 방송 미디어가 매니지먼트를 장악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제작사들의 말을 귀기울인 방송사들은 가요계와 제 3의 길을 찾고자 한다. 가요계와 방송사가 상생을 도모해야할 시점이다. ▶ 중소 제작사들 집단 반발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하 한매연)은 지난 9일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을 반대한다"며 "대기업 및 방송 미디어의 음악 산업 수직계열화가 심해질 것으로 방송 미디어간의 경쟁으로 인해 매니지먼트 산업의 문제점이 쏟아 질 것"이라고 문제점을 제기했다.한매연이 방송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을 반대하는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는 대기업 및 방송 미디어의 음악산업 수직계열화, 둘째는 방송 미디어들간의 경쟁으로 인한 변칙 매니지먼트의 문제점 발생 셋째는 중소 기획사들의 위상 전락의 이유다.대기업및 방송 미디어는 이미 음원 유통화 판매, 음원 제작, 공연을 아우르는 수직 구조를 갖췄다. 매니지먼트 영역까지 팔을 뻗으며, 자체 제작한 아이돌을 유통까지 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게다가 1~2년이라는 단기 계약을 맺고 단타형 매니지먼트가 현실이 됐다. 아이오아이가 대표적인 예다. 아이오아이는 약 10개월 활동동안 100억 가량의 수익을 창출한 CJ E&M의 대표 수익원이었다. 멤버들과 멤버들의 원 소속사, 매니지먼트 대행을 담당한 YMC엔터테인먼트, 그리고 CJ E&M이 각각 25%씩 수익을 분배해, 실제 각자가 손에 쥐는 수익은 현저히 줄어들지만, 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와 비교했을 때 들이는 초기비용을 감안하면 결코 손해나는 장사가 아니다.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오아이는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황금알' 그룹으로 사옹됐다. 아이오아이 멤버들만 소비된 꼴이다. 아이오아이 멤버 중 계약이 끝나고 본 소속사로 돌아와 이른바 '대박'을 친 멤버는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대기업 및 방송 미디어가 매니지먼트를 깊숙히 덮칠수록 중소 기획사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가요계를 살리겠다'는 달콤한 사탕 같지만, 알고보면 중소 제작사에게 썩은 동앗줄이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중소 기획사는 대기업에 연습생을 단순 소개하는 에이전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오디션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냐"그렇다고 제작자들이 아이돌 오디션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아이돌 오디션은 기회이자 희망이다. 홍보의 장이 '바늘 구멍'과 같은 업계에 등용문이 될 수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오디션 반대가 아닌 오디션을 통해 방송 미디어가 매니지먼트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일례로 KBS에서는 '실패'한 아이돌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는 기획 의도로 아이돌 재기 오디션 제작을 확정 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하 '더 유닛')'은 오는 10월 방송을 준비 중이며 토요일 오후 10시 대에 16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더 유닛'은 전현직 아이돌 전체를 대상으로 그들의 가치와 잠재력을 재조명하고 대한민국 대표 유닛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KBS뿐만 아니라 MBC, SBS, JTBC에서도 이 같은 기획의 프로그램을 론칭하려고 준비 중이다. 특히 YG엔터테인먼트에서도 한동철 PD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준비 중이라는 건 본지를 통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고 신인'을 발굴하자는 의도는 좋다. 하지만 버젓이 활동하는 그룹의 멤버도 내놓으라고 해 공분을 사고 있다. 단지 그룹 내에서 인기가 없다는 이유였다"며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우리 컨텐츠를 방송사 또는 다른 기획사에 맡겨야하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 가요계와 방송 미디어간의 상생 필요잡음이 계속 이어지면서 가요계와 방송 미디어간에 상생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로의 잇속만 차리기 보다는 상생적 동반자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아이돌 프로그램을 제작하려는 한 방송 기획자는 "최근 여러 제작자들을 만나 그들이 원하는 점들을 들었다. 그리고 제작자들이 원하는 대로 이행하겠다고 약속을 한 상태"라며 "전속 계약 1년 강제 조항도 없앴다. 제작자들과 상생하고 가요계 전체 파이를 늘리는 차원으로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 및 방송 미디어가 중소 기획사의 먹을 거리를 뺐는 구조는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가요계 관계자는 "제작사들은 방송 미디어의 영원한 '을'일 수밖에 없다. 방송은 엄청난 홍보 수단이며 홍보 효과가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음악방송 한 번 들어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보도자료를 한 번 내기 위해, 포털에 홍보를 하기 위해선 수많은 비용과 힘이 든다"며 "서로 윈윈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2017.08.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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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DAY②] '리얼' 김수현 인생 최대의 위기

배우 김수현 인생 최대의 위기다. 위기가 기회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김수현이 2년 장고 끝에 개봉이 성사된 영화 '리얼(이사랑 감독)'을 들고 4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다.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지금 상황으로만 봐서는 잘되면 반전, 흥행하면 기적이다.지난 2007년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한 김수현은 올해로 딱 데뷔 10년을 맞았다. 사실상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리얼'은 김수현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영화다.하지만 김수현이 지난 10년간 작품을 하면서 받았을 모든 악평을 합치고 합쳐도 '리얼' 언론시사회 직후 하루동안 쏟아져 나온 악평보다 적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겠지만 김수현 입장에서는 확실히 당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필모그래피의 오점, 김수현 배우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정도로 '리얼'은 사실 평가 자체가 불가능한 작품이다. 괴작·졸작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한 단어로 정의 내리고 정리하기에는 더 심오한 무언가가 있다.어떤 캐릭터를 맡겨도 자기만의 스타일로 연기하고 살려내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김수현이다. 데뷔 때부터 배우 분위기는 타고났다는 칭찬이 자자했고, 연기력에 대해서도 호평을 받았으면 받았지 혹평을 받은 적은 없다.그런 김수현이 '리얼'을 만나 인생 최대의 위기와 고비를 넘기고 있다. 영화 속 김수현은 1인2역이 아닌 1인다역을 맡아 안쓰러울 정도로 캐릭터를 바꿔가며 원맨쇼 존재감을 뽐내지만 영화가 그의 노력을 전혀 뒷받침 해주지 못한다. 김수현은 '리얼'을 둘러싼 모든 논란과 이야기를 자신이 끌어 안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주연 배우로 당연한 자세지만 그 속내가 얼마나 어지러울지는 감히 짐작하기 힘들다.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니다. 감독교체·개봉지연 등 잡음이 없었다면 오히려 더 이상할 작품이다.마지막 동앗줄은, 마지막 희망의 끈은 결국 관객에게 달렸다. 쏟아지는 악평은 오히려 관객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흥미를 돋구고 있다. 김수현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리얼'은 어떤 영화로 남게될지 영화계 안 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연경 기자 [개봉DAY①] 악평 '리얼' VS 호불호 '박열' 진검승부[개봉DAY②] '리얼' 김수현 인생 최대의 위기 [개봉DAY③] '박열' 이제훈 인생 최고의 도전 2017.06.28 07:00
연예

'월계수' 사랑 버린 차주영 배려없는 이기주의 끝판왕

사랑을 버렸다는 찝찝함 정도는 양심적으로 남아있는 것일까. 성공과 제 앞 날을 위해 사랑을 버린 차주영이 끝까지 제 이기심만 드러내고 있다.22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미사어패럴에서 진행하는 패션리더스포럼으로 극중 아나운서인 차주영(최지연)이 사회를 맡아 회사를 찾았다.차주영은 박은석(효상)의 사무실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하다 그만 가보겠다고 말했고 박은석은 데려다 주겠다며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회사를 걷다 차주영의 전 남자친구 현우(태양)와 마주쳤다.차주영은 그런 현우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걸음을 멈췄고 현우도 차주영을 발견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박은석은 놓치지 않고 두 사람을 바라봤다.박은석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차주영에게 현우를 소개를 시켜 주면서 두 사람이 당황하는 모습을 악동 같은 모습으로 지켜봤다. 차주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다 손에 힘이 풀려 서류까지 놓쳤다. 불편하게 마주치고 난 후 차주영은 현우에게 전화로 먼저 만나자고 했다.차주영이 "미사어패럴 입사한 이유가 효상에게 너랑 나 과거 불어버리겠다는 거냐"며 쏘아붙이자 현우는 "너 때문에 좋은 기회 잃고 싶지 않고 미사어패럴에서 내 꿈 펼쳐 보일 것이다"고 받아쳤다.차주영은 "넌 평사원이고 효상은 대표이사다. 내 선택 후회 하는 일 없을거야"라고 비웃으며 "그 사람 곁에 네가 있는 게 찝찝하고 개운치 않다"고 밝혔다.현우는 그 말에 "너 개운하게 해주려고 내가 회사를 그만 둬야겠냐. 네 기분 맞춰주려고 회사 그만 둘 생각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차주영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입술을 깨물며 원망스런 눈빛으로 창밖의 현우를 쳐다봤지만 그 눈빛을 현우는 외면하고 떠났다.아나운서가 된 차주영은 박은석을 제 인생의 동앗줄이라 여기며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 온 현우를 매몰차게 내쳤다. 때문에 차주영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자꾸 자신과 박은석 앞에서 얼쩡거리는 현우가 눈엣가시처럼 여겨질 수 밖에 없다.하지만 제 인생 설계에 급급해 남이 받은 상처에 대해서는 일절 관심도 없고 더 한 상처도 주려는 차주영을 결코 곱게 볼 수는 없다. 특정 사람 한정 배려없고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는 차주영이 박은석을 만나 생각처럼, 꿈처럼 행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2016.10.2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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