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3연승 단독 선두, 김종규 부상, 그리고 배강률
서울 SK와 공동 1위로 지난 시즌을 마쳤던 원주 DB가 다시 맞은 새 시즌, 또 한 번 '우승'을 향한 첫 걸음을 순조롭게 내디뎠다. DB는 1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 원정 경기에서 84-8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개막 3연승을 내달린 DB는 아직 초반이지만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지만 안정적인 전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 서울 SK, 안양 KGC인삼공사에 밀려 우승 후보로 꼽히지 못했던 DB의 조용한 반격이다. DB가 우승 후보로 꼽히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다. 비시즌 연습경기에서 가드 김현호(32)가 다쳐 사실상 시즌 아웃 됐고 김태술(36)과 김훈(24)도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손발을 맞췄던 외국인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24)가 팀에 합류하지 않아 급하게 대체 선수로 타이릭 존스(23)를 영입하는 해프닝까지 겪었다. 자가격리를 마치고 뒤늦게 팀에 합류한 만큼, 존스는 팀과 KBL에 적응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악조건들이 겹치면서 DB의 당면 과제는 시즌 초반, 특히 1라운드를 잘 버티는 것이 됐다. 이상범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도 합류한 지 얼마 안됐고 부상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얼마나 잘 버티느냐에 달렸다. 시즌 초반을 잘 버티면 후반에는 우리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잘 버티겠다'던 DB가 먼저 상승세에 올라탔다. 그 과정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건 단연 두경민(29)과 허웅(27)이다. 두 선수는 팀을 확실하게 쌍끌이 하면서 3연승을 이끌었다. 이 감독도 "믿을 수 있는 두 선수가 있어 항상 든든하다"며 이들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운 좋게 이겼다"며 이 감독이 쓴소리를 했던 KT전에서도 두 선수는 36득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만들어냈다. 초반 상승세 속에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김종규(29)의 부상이다. 비시즌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했던 김종규는 KT와 경기 도중 발뒤꿈치에 통증을 호소하며 코트에서 나왔다. 주말 예정된 KGC인삼공사전(17일)과 SK전(18일) 출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종규의 백업 역할을 해줘야 할 배강률(28)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 삼성에서 DB로 이적한 배강률은 개막전부터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좋은 활약을 펼쳐 이 감독과 팀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KT전에서도 존재감을 뽐내며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연승 행진을 이어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김종규의 부상 악재로 고민이 깊어진 DB로선 배강률의 활약이 절실하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0.1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