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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공세에 K이커머스 생존 몸부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가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가운데, 쿠팡·G마켓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온 전자상거래 물품 건수는 8881만5000건으로 전년(5215만4000건)보다 70.3% 늘었다. 지난해 전체 통관된 전자상거래 물품은 1억3144만3000건으로 36.7% 늘었다. 전체 해외직구가 늘어나는 규모보다 중국발 직구 규모가 더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그 중심에는 알리와 테무가 있다. 2018년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알리는 지난해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10월 한국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베뉴)를 개설해 한국 셀러를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상품 영역도 가공·신선식품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 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 앱 월간 이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작년 2월(355만명)보다 130% 늘었다.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2위까지 치고 올라와 쿠팡(3010만명)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지난해 7월 한국 서비스를 개시한 중국계 이커머스 테무도 7개월 만에 581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종합몰 이용자 순위 4위에 안착했다. 알리는 최근 초저가 상품을 쏟아내면서 고객 늘리기에 나섰다. 딸기 한 팩에 1000원, 계란 두 판에 1000원 등의 식이다. 또 알리의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은 서울 인근에 대형 물류센터를 건설하는 등 한국에 3년간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다.이에 맞서 쿠팡·G마켓 등 국내 업체들은 직구·역직구 사업 강화 및 재정비에 들어갔다. 해외 경쟁력 역량을 끌어올려 차별화를 꾀하려는 모양새다.쿠팡은 최근 '로켓직구' 대상 지역을 미국·중국·홍콩에 이어 일본으로 확대했다. 로켓직구의 강점은 '무료 배달'로 와우 회원은 1개만 주문해도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일본 직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일본 직구 서비스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G마켓은 이날 중국 선전에서 현지 셀러들을 초대해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직구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작업이다.역직구 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와 한국 상품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이달 30만개의 G마켓 상품을 소개하면서 그 숫자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연합군을 꾸린 큐텐은 유럽과 미국에서 쇼핑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체 위시를 인수하며 북미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했다.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된 쇼핑 플랫폼이다. 현재 전세계 200여 개국 소비자들에게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큐텐은 계열사인 ‘티메파크’와 거래하는 모든 국내 판매자들에게 전 세계 통합 판로를 열어줄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알리·테무의 저가 공습에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역직구 활성화가 하나의 대안으로 꼽히면서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3.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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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톱' 체제 구축한 11번가…상장 향해 직진, 과제는 산더미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가 첫 여성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한때 국내 온라인 쇼핑 업계를 선도했던 11번가는 네이버쇼핑과 쿠팡, SSG닷컴 등 빅3의 물량 공세에 밀려 고전 중이다. 업계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예정한 11번가가 신임 대표 선임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성공적인 상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야심 찬 목표 11번가는 이달 초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안 신임 대표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이커머스 서비스 기획 전문가로 알려졌다. 야후코리아와 네이버 서비스기획팀장, 쿠팡 프로덕트 오너(PO) 실장, LF e서비스기획본부장 등 굵직한 이커머스 플랫폼을 두루 거친 그는 2018년 11번가의 신설 법인 출범 시기에 합류한 뒤 서비스 총괄 기획과 운영을 맡았다. 업계에 따르면 안 신임 대표는 지난해 신규 론칭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와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라이브11' 등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다. 11번가는 지난 4월 글로벌 투자업계 사업 개발 전문가였던 하형일 SK텔레콤 최고개발책임자(CDO)를 대표로 맞은 바 있다. 약 8개월 만에 '투톱' 체제를 완성한 11번가는 안 신임 대표에게 사업 전반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하 대표에게는 기업가치 확대를 통한 IPO 추진을 맡길 것으로 분석된다. 11번가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각자 대표 체제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이커머스시장에서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며 "시장 변화에 더 기민하게 대응해 신성장동력 확보와 서비스 고도화로 한층 강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안 신임 대표는 취임과 함께 11번가의 차별화한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11번가만의 장점인 국내 유일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단일 방송 시청 수 240만명을 기록하는 압도적 라이브 커머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을 극대화하겠다"며 "월간 사용자(MAU) 1000만명에 달하는 11번가 고객들이 최상의 쇼핑 경험을 얻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올해 들어 대대적인 변화 중이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라이브11, 우주패스 멤버십 등을 포함한 '11번가 1.0'을 넘어 해외 직구 시장 선도 및 직매입을 통한 '슈팅배송' 확대, 멤버십 등 강화를 통해 '11번가 2.0' 버전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SK페이와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하다. 이 중에서도 익일 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은 옛 쇼킹배송과 비교해 3분기 거래액이 직전 분기 대비 3.9배 성장했고, 월평균 이용 고객 수는 46%, 인당 구매금액은 166% 증가하며 성과를 보였다. 만만치 않은 현실 공격적인 서비스 및 외형 확대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업계는 11번가가 이커머스업계 '공룡' 네이버쇼핑과 쿠팡, SSG닷컴의 물량 공세에 밀려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는 과거 '11절' 등 확실한 색깔과 상징이 있었지만, 지금은 쿠팡과 네이버쇼핑, SSG닷컴과 비교해 뚜렷한 개성이 없다"며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유치했지만, 워낙 직구 채널이 다양한 탓에 당초 예상했던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매출이 대변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번가의 올 3분기 매출은 1899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이는 2018년 독립 법인 출범 이후 가장 높은 분기 매출액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 누적 적자는 75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인 693억원을 넘어섰다. 11번가는 2019년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앱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모바일인덱스가 조사한 올 7월 기준 MAU 수치에 따르면 11번가 앱 사용자는 942만명이었다. 이는 쿠팡 2766만명의 쿠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1인당 월평균 앱 사용 시간과 일수 역시 11번가는 0.99시간, 9.3일로 쿠팡(2.21시간, 13.5일)과 G마켓(1.11시간, 9.63일), 위메프(1.12시간, 9.9일)보다 낮았다. 11번가는 2018년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중앙회, H&Q코리아 등 투자자들에게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늦어도 2023년 9월까지 약속했던 상장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IPO 시장이 위축돼 상장 준비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은 대규모 자본금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이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영향력을 키우는 판세다. 11번가를 비롯한 중소 이커머스 기업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판도는 '3강' 체제를 중심으로 중소 플랫폼이 생존을 목표로 각축 중이다. 11번가가 힘을 주고 있는 슈팅배송, 라이브 커머스 강화 등은 이미 다른 플랫폼도 다 하는 것"이라며 "아류가 아닌, 11번가 만의 독보적인 킬러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2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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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패션이 예능에 의상 지원?…옷에 힘주는 쿠팡

쿠팡이 약하다고 평가되는 패션 카테고리에 힘을 주고 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과 쿠팡 패션을 협업한 컬렉션도 단독 공개하면서 마케팅에 고삐를 쥐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패션은 최근 쿠팡플레이 예능 '사내연애'와 협업해 만든 '사내연애 겨울 컬렉션'을 선보였다. 사내연애 출연진 7명이 방송에서 실제 착용한 의류와 액세서리를 모아 기획전을 꾸린 형식이었는데, 사내연애 속 패션 아이템을 눈여겨보고 있었던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쿠팡플레이 예능 사내연애는 연애가 곧 월급이 되는 가상의 패션 회사에서 펼쳐지는 직장 로맨스 리얼리티다. 신입사원 남녀가 출연해 '썸'이 싹트는 설레는 회사 생활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기가 많다. 제임스 퀵 쿠팡 리테일 패션 부사장은 "쿠팡 패션과 쿠팡플레이의 첫 콜라보 기획전을 선보이게 됐다"며 "예능 출연진이 입어 보고 추천한 겨울 패션 아이템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패션 부문에 진심이다. 지난 4월 아마존에서 패션사업을 담당했던 제임스 퀵을 쿠팡의 패션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제임스 퀵 부사장은 이커머스업계에 약 20년간 몸담으면서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의 의류사업을 고루 담당했다. 특히 스포츠웨어와 신발, 아웃도어 패션 등에 정통하다. 이런 굵직한 해외 인사를 영입한 것은 쿠팡이 그만큼 패션 부문에 의지가 크다는 방증이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 6월 발표한 ‘온라인 쇼핑 멤버십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쿠팡에서 패션 의류와 패션 잡화를 산다고 대답한 응답자 비중은 각각 16.3%, 16.7%였다. 쿠팡의 강력한 경쟁사인 네이버쇼핑이 각각 33.3%, 31.4%로 조사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최근 '무신사' '에이블리' 등의 의류 중심 플랫폼이 몸집을 불리고 있어 쿠팡의 마음도 급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초창기 생필품을 로켓배송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아직은 쿠팡에서 패션 용품을 사들이는 사례가 많지 않은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쿠팡이 사내연애 등 예능까지 마케팅에 끌어들이면서 여러 시도 중이다. '패션도 쿠팡이다'는 공식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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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신화' 구영배의 귀환, 새 주인 맞은 티몬의 미래는?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이 동남아시아 기반 해외 역직구 업체인 큐텐에 매각됐다. 큐텐은 과거 'G마켓' 성공신화로 유명한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회사다. 업계는 티몬 인수와 함께 14년 만에 온라인 쇼핑 플랫폼 격전지인 한국으로 돌아온 구 대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커머스 신화, 구영배의 귀환 6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티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 2일 체결했다. 인수는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이 보유한 티몬 지분 100%와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는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모펀드들은 티몬 지분을 큐텐에 넘기며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한 신주를 받는다. 티몬과 큐익스프레스 모두 비상장사인 만큼 정확한 인수 금액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는 티몬이 2000억원 안팎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시선은 티몬을 품에 안은 구영배 큐텐 대표에게 쏠린다. 구 대표는 국내 온라인 쇼핑 업계에서 입지전적의 인물로 통한다. 과거 인터파크 근무 당시 사내 벤처 형태로 G마켓을 창업한 구 대표는 단숨에 G마켓을 한국 오픈마켓 1위 사업자로 올려놓았다. 인터파크는 2009년 자회사인 G마켓을 이베이 측에 매각했는데 총 거래금액만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이었다. 당시 이베이 측은 구 대표에게 최대 10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가 해외에서 역직구 플랫폼인 큐텐을 시작한 배경이다. 구 대표는 동남아시아에서도 이커머스로 승승장구했다. 2010년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큐텐은 빠른 배송과 간편한 결제시스템을 앞세워 싱가포르는 물론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네시아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금도 싱가포르에서는 업계 1위다. 만만치 않은 현실 티몬의 미래는 사실상 구 대표가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치열한 국내 이커머스 환경과 티몬의 녹록지 않은 상황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1291억원으로 전년보다 14.6% 감소했다. 영업손실 760억원, 당기순손실 793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는 -472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온라인 쇼핑의 무덤이 됐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 쇼핑의 물적, 양적 공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티몬의 적자 늪이 깊은 상황에서 구 대표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보여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티몬은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범한 뒤 네 차례나 주인이 바뀌었다. 기구한 역사와 격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티몬 직원들은 이제 어지간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털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다만, 티몬은 지난해 7월 피키캐스트 창업자인 장윤석 대표가 신규 선임된 뒤 혁신의 길을 걸어왔다. '이커머스3.0'을 화두로 건 장 대표는 티몬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통해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브랜드 풀필먼트'에 집중해 왔다. 전사를 '리모트&스마트워크'로 전환하고, 사옥도 옮겼다. 티몬의 빠른 변화는 이커머스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티몬은 큐텐과 계약체결 후 사내 공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인수 소식을 알렸다. 앞으로 새로운 조직 개편과 인사 제도를 안내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티몬의 새 주인이 된 후 구 대표와 과거 손잡았던 여러 인물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며 "현재 회사를 이끄는 장 대표 체제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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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불거지는 욱일기 논란에 우는 이커머스업계

일본의 식민 지배가 시작된 날을 뜻하는 경술국치일인 29일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욱일기'를 활용한 상품 광고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온라인 플랫폼 측이 이를 확인하고 즉각 판매 중단 조처를 내렸으나, 이미 소비자들로부터 '전범을 찬양하는 상품을 판매했다'는 낙인이 찍혔다. 이커머스업계는 "욱일기 등 일본의 전범을 형상화하거나 찬양하는 제품이 판매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져 힘들다"고 토로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9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우리나라는 경술국치 이후 36년간 일제의 식민지로 지배와 수탈을 당했다"며 "조사해 본 결과,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양한 욱일기 상품이 아직도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서 교수는 "국내 회사에서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자사의 상품을 홍보하는 광고를 게재할 때, 욱일기 문양을 사용하는 제보를 받기도 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며 "아무리 '해외 직구'에 관한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해도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욱일기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는 건 정말로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욱일기를 형상화한 골프 가방과 신발도 첨부했다. 제품명이 '떠오르는 태양 깃발'일 정도로 누가 봐도 욱일기 테마를 활용한 제품이다. 욱일기는 일본군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상대국을 제압한 후 최종 점령의 표시로 쓰던 전범기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일본의 침략으로 큰 피해를 본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이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서 교수가 언급한 대형 온라인 쇼핑몰로는 11번가가 지목되고 있다. 11번가는 28일 '쇼킹딜' 행사를 진행했는데, 상품 중 특정 바지 제품의 광고 이미지가 욱일기를 연상케 했다. 이 제품은 11번가에 입점한 한 개인 판매자가 올린 것으로, 전날부터 쇼킹딜 행사를 진행하면서 문제의 광고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제품 문의 게시판에 '욱일기가 연상되니 광고를 내려달라'고 항의 글을 올리자 11번가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11번가 측은 "해당 제품은 판매자가 올린 상품이다. 욱일기 관련 제품은 확인 즉시 판매금지 조치를 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서 교수가 SNS까지 올리면서 논란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욱일기 문제는 비단 11번가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이마트의 자회사가 된 G마켓은 물론 네이버쇼핑, 쿠팡, 롯데온, 위메프 등 대부분의 온라인몰이 과거 욱일기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살 공격을 한 일본 특공대를 뜻하는 '가미카제'와 관련한 용품을 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대부분의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은 욱일기와 관련한 상품 판매를 막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욱일기 외에도 '가미카제' '일본 와펜' '군사패치 플래그' 'Japan flag' 등을 금지어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마켓의 특성상 아무리 금지어를 설정해도 100% 막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오픈마켓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는 곳 중 한 번쯤 걸리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한숨 쉬었다. 이 관계자는 또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적발 시 즉시 판매금지 조치를 하고 있는데,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진다"며 "키워드를 바꿔가면서 관련 물건을 팔아서 모두 잡는데, 시간이 걸리고 한계가 있다"라고 토로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30 07:00
산업

마켓컬리 예비상장심사 내주 통과 유력…상장 시기와 공모가는 '물음표'

리테일테크 기업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가 다음 주에 상장 예비심사를 받는다. 이커머스업계는 컬리가 무난하게 예비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공모가 산정 및 상장 시기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찍고 있다. 최근 국내외 증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컬리 측은 예비심사를 목전에 두고 공모가나 상장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16일 금융투자(IB)·유통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다음 주 중에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컬리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컬리는 지난 3월 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FI가 상장 직후 주식을 되파는 '먹튀'를 막기 위해 최소 18개월간의 의무 보유 기간과 20% 이상 지분에 대한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요구했다. 창업자인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분율이 5.75%로 낮은 편이어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김 대표는 힐하우스캐피탈(11.89%)과 세콰이어캐피탈(10.19%), DST글로벌(10.17%), 아스펙스캐피탈(8.48%), 오일러캐피탈(6.73%)에 이어 6대 주주다. 이에 컬리는 한국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지난 6월 말 FI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고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의무보유 확약서를 거래소에 제출하면서 요건을 채웠다. 컬리의 경영과 재무 상황도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컬리의 매출은 2019년 4289억원, 2020년 9531억원, 지난해 1조5614억원까지 비약적인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177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등 적자 늪이 깊다. 현재 코스피 신규 상장 요건은 최근 사업 연도 매출이 1000억원 이상이고, 상장 신청일 현재 기준 시가총액이 2000억원 이상, 상장 신청일 현재 기준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기자본은 1500억원 이상, 상장 신청일 현재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등으로, 이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된다. 컬리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1차 관문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문제는 2차 관문인 공모가 산정 및 상장 시기 결정이다. 올해 IPO를 추진했던 기업들이 청약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거나, 공모 자체를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량 공유업체 쏘카는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진행된 일반 공모 청약에서 경쟁률은 14.40대 1, 청약 증거금 1834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쏘카는 올해 3월 롯데그룹의 투자를 유치할 때에도 1조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투자시장 상황이 악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2조~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청약 결과 쏘카는 기업 가치 1조원 사수에도 실패했다. 공모를 취소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입성한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수산인더스트리 2곳 뿐이다. 지난 1월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3월 신약 개발 전문기업 보로노이가 상장 계획을 취소했다. 5월 들어서는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3개 기업이 잇따라 같은 결정을 내렸다. 7월과 8월에도 현대오일뱅크 및 CJ올리브영이 포기했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시장이 급랭하면서 4조원을 모두 인정받기 어려운 분위기다. 컬리 측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받지도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공모가 및 상장 시점 추측이 부담스럽다. 컬리 관계자는 "현재는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예비심사 통과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장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최적의 시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17 07:00
산업

'타운홀미팅에 사옥 이전까지'…1세대 이커머스 위메프·티몬의 분투기

1세대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와 티몬이 막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유통 공룡'의 총공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각각 기술 고도화와 이커머스3.0을 돌파 카드로 제시한 양사는 최근 대표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을 열거나 사옥을 옮기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5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하송 위메프 대표는 지난달 임직원을 대상으로 첫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하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체질개선 작업 및 힘의 논리에 따라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을 짚었다. 이어 위메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커머스업계는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쿠팡과 거대 IT 플랫폼을 등에 업은 네이버쇼핑,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합병한 SSG닷컴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쇼핑 17%, SSG닷컴 15%, 쿠팡 13% 순서였다. 이들 3사는 초저가와 빠른 배송, 우월한 지위를 발판으로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 등 중견 이커머스 플랫폼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배경이다. 실제로 위메프와 티몬의 매출액은 꾸준히 쪼그라들고 있다. 위메프는 2020년 3853억원에서 이듬해 2448억원으로 줄었다. 티몬 역시 2020년 1512억원에서 2021년 1290억원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특수는 이커머스 공룡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위메프는 지난해 2월 하 대표 부임을 기점으로 체질 개선에 몰두 중이다. 위메프는 '이커머스 업계의 구글'이 되겠다는 목표를 잡고, 기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일 '메타쇼핑'은 위메프가 23만개 쇼핑몰, 총 7억개에 달하는 상품에서 추출한 고객 데이터를 발판으로 인공지능(AI)이 상품과 스타일까지 비교해 제시하는 기술이다. 위메프는 메타쇼핑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아 사실상 제휴 쇼핑몰의 진입 장벽을 없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자사몰 콘텐츠를 위메프에서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D2C'(다이렉트 투 컨슈머)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위메프는 최근 애플 본사 등 미국 실리콘밸리 17년 경력의 이진호 박사를 CTO로 영입하면서 D2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몬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신사옥을 마련한 티몬은 공간 기반 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핀포인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스마트오피스 솔루션을 도입했다. 티몬은 핀포인트의 모바일 스마트오피스 앱 '탭'과 공간관리솔루션 '컨트롤룸'을 통해 직원들이 실시간 유휴 좌석 확인과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TSR(티몬 스마트&리모트워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맞춤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티몬은 15일에는 갈수록 커지는 모바일 선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 브랜드인 ‘기프티’를 론칭했다. 기프티는 상대방이 티몬에 가입돼 있지 않더라도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선물 전달이 가능하다. 유저 간에는 티몬 캐릭터가 포함된 감동 카드도 주고받을 수 있다. 티몬은 앞으로도 선물하기 서비스 고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달 취임 1년을 맞은 장윤석 티몬 대표는 이커머스3.0을 새 화두로 내걸고 혁신 중이다. 장 대표는 "이커머스3.0 시대는 가격경쟁이 아닌 콘텐츠를 장착한 브랜드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 입점 브랜드와 같이 성장하는 '브랜드 풀필먼트'를 구축해 이들과 연계해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1세대로서 의미가 있는 위메프와 티몬 모두 쉽지 않은 환경과 경쟁에 놓여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혁신 성공 여부에 따라 양사의 길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16 07:00
산업

"유통기한 임박상품요? 그게 뭐 어때서요?"

30대 주부 김 모 씨는 최근 마트에서 유통기한이 한 달가량 남은 쌀국수를 소비자 가격의 60% 수준에 샀다. 김 씨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만 모아 둔 매대가 따로 있다. 상하거나 하자가 있는 제품이 아니지 않나. 망설이지 않고 구매했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처럼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전시품을 재포장한 리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9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리퍼 제품의 일평균 주문 건수가 1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알뜰 소비가 늘자 롯데홈쇼핑은 유통기한 임박 상품이나 리퍼 제품을 최대 80% 할인하는 '알뜰쇼핑'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롯데아이몰에서는 매월 100개 이상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선정해 최대 80% 할인한다. 명품 소비에서도 '플렉스(소비 과시)'가 한풀 꺾이고, '짠테크'(아낀다는 뜻의 짠+재테크)'가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6월 13일부터 한 달간 명품 리퍼·중고 제품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39% 증가했다. 남성용 가방과 백팩 판매량은 390%나 늘었다. 의류와 잡화도 217% 뛰었다. 같은 기간 수입 명품의 전체 판매 신장률이 16%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명품도 리퍼나 중고 제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먹거리도 예외가 아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4000원 미만의 컵 도시락 판매량은 1분기 대비 1.6배로 증가했다. 외식 물가가 치솟자 외식 대신 간편식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티몬이 지난달 25일부터 열흘간 고객 7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95%가 "1년 전보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은 쇼핑할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요소로 ‘가격’(36%)을 가장 많이 꼽았고, 65%의 응답자가 '유통기한 임박·리퍼·중고 제품에 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커머스업계는 이런 알뜰한 소비 열풍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 오르면서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4.7%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물가가 9~10월쯤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내내 고물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은수 롯데온 마케팅팀장은 "최근 물가가 급등해 같은 상품이면 할인 상품을 찾는 고객이 많이 늘어났다"며 "이런 추세에 발맞춰 롯데온도 특가 코너를 강화 중"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10 07:00
산업

강한자만 살아남는다…'2막' 시작한 새벽배송 전쟁

이커머스업계가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던 새벽배송 서비스가 힘의 논리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 막대한 물류 투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업체들이 속속 서비스 중단 의사를 밝히고 백기를 들고 있다. 반면 네이버쇼핑과 코스트코 등 유통업계 '골리앗'들은 참전을 선언하고 있다. 업계는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만이 새벽배송 분야에서 살아남고, 더 나아가 이커머스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전망했다. 새벽배송 못해요…백기 투항 31일 업계에 따르면 밀키트 분야 1위 프레시지는 자사 몰에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매출 1889억원을 올리는 등 최근 3년 동안 평균 63%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덩치가 커진만큼 손실도 불어났다. 2019년 149억원 수준이던 적자 규모는 지난해 466억원으로 커졌다. 프레시지만의 일이 아니다. GS프레시몰도 지난달을 끝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GS프레시몰은 그동안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오후 11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오전 7시 전까지 배송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새벽배송 대상 상품과 외연을 확대하겠다던 GS프레시몰은 새벽배송 중단으로 결론을 냈다. 올해 들어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미 롯데온과 BGF리테일이 지난 4월부터 순차적으로 새벽배송을 멈췄다. 업계는 새벽배송 철수 러시를 돈에서 찾는다. 새벽배송은 식품류가 많기 때문에 콜드 체인 시스템(특정 온도 내에서 화물을 저장·운송·보존하는 공급 사슬 관리 시스템)이 필수적인데, 물류 전반에 모두 갖추려면 돈이 많이 든다. 철수를 결정한 업체들은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버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BGF 측은 새벽배송 철수와 함께 알린 공지문에서 "새벽배송의 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향후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이커머스업체들 외에 대형 유통 업체들까지 뛰어들며 갈수록 경쟁이 심화해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드는 시점에 맞춰 발 빠르게 사업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이미 새벽배송이 포화상태다.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투입한 자금에 비해 효율적이지 않고, 경쟁을 심화하다 보니 포기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룡' 네이버·코스트코는 참전 손을 털고 나가는 업체가 있지만 뒤늦게 새벽배송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기업도 있다. 쿠팡, SSG닷컴과 함께 '이커머스 빅3'로 통하는 네이버쇼핑은 연내 새벽배송 본격화를 선언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 5월부터 당일 도착, 새벽배송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CJ대한통운과의 협업 강도를 높인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빠른 배송'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육아·생필품 등 일부 카테고리 중심으로 오전 10시까지 주문하면 당일에 배송이 가능한 '당일배송' 테스트를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새벽배송 서비스도 시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매자 중심의 풀필먼트 센터(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한 뒤 배송까지 마치는 방법)를 열 방침이다. 코스트코는 ‘얼리 모닝 딜리버리’라는 이름의 새벽배송을 지난 5월부터 시작했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지역은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 일부로, 과일·치즈·버터·간편식 등 총 62개 제품이 배송된다. 1998년 한국에 진출한 코스트코는 연간 1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내는 글로벌 기업이다. 압도적인 단독 제품을 보유한 코스트코는 새벽배송으로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 선점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은 2015년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었다. 2018년 4000억원대에 그쳤던 새벽배송 규모는 지난해 4조원대로 확대됐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은 2023년 12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레시지와 GS프레시몰은 새벽배송에 적극적으로 투자했지만, 고객의 호응이 적었다. 해당 몰을 이용하는 고객 중 10~20% 미만이 이용하자 새벽배송을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라며 "결국 새벽배송도 힘 있는 플랫폼만 버티다가 시장을 이끌어가는 적자생존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01 07:00
산업

발암물질 알고도 이벤트했다고…스타벅스 '손절' 움직임도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코리아가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성 물질이 검출된 것을 알면서도 고객에게 나눠줬다는 지적이 나와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커머스업계는 문제의 서머 캐리백 판매 중지에 나섰고, 고객들은 스타벅스 자체에 대한 '손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을 만든 중국 상하이 소재 제조사는 제품 일부에서 발암성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스타벅스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이 사실을 알고도 가방을 계속 나눠주며 여름철 행사를 이어나간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스타벅스는 "가방에 적용되는 포름알데히드 허용 수치가 정해진 게 없어 검출 사실을 알고도 회수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며 해명에 나섰다. 포름알데히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군 발암성 물질로 분류하는 위해성 물질이다. 설령 허용 수치가 제대로 정해져 있지 않았더라도, 스타벅스 정도의 규모와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기업이라면 이를 소비자에게 바로 알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커머스업계는 선 긋기에 나섰다. 롯데온과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사 플랫폼에서 문제가 된 서머 캐리백을 판매 중지하거나, 판매 중지를 검토 중이다. 롯데온은 25일 "(서머 캐리백의) 안전성이 입증된 후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 해당 제품에 대한 리콜이나 환불 처리 등 관련 문의사항은 스타벅스 또는 당사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해달라"는 공지와 함께 서머 캐리백의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티몬도 같은 날 해당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고, 신세계 계열사인 SSG닷컴과 지마켓(지마켓·옥션)까지 발암물질 파문이 일자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온라인상의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스타벅스의 무심한 일 처리에 대한 불만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맘카페에는 "(서머 캐리백을) 가지고 오자마자 아기가 가방에 들어가서 놀았다" "우리 아이에게 줬는데 진짜 스타벅스 손절해야겠다" "스타벅스 17잔을 마셔서 받았는데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것인가"라는 게시글이 차고 넘친다. 스타벅스는 국가공인 시험기관에 자체 성분검사를 의뢰한 상태로 8월 중 가방 검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 성난 고객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예약자를 대상으로 2만~3만원 안팎의 스타벅스 카드 지급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잇따른 논란으로 충성심 있는 고객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특히 안전문제는 한순간에 기업이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라며 "스타벅스코리아가 면밀하게 내부 시스템과 철학에 대해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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