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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적장도 놀랐다, '경기당 5.5명' KIA의 화려한 '불펜 스타카토' [IS 포커스]

분업화와 효율적인 관리가 맞물렸다. '호랑이 군단'의 불펜 짜임새가 기대 이상이다.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지난 17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흥미로운 얘길 했다. 이 감독은 "KIA랑 겨뤄보니까 왜 1등을 하는지 알겠더라. 기세가 있더라"며 "나만 느끼는 줄 알았는데 (김)광현이도 그걸 느꼈다고 하더라. 겨뤄서 이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SSG는 16일 9회 말 한유섬이 끝내기 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17일 2차전은 3-11로 완패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시즌 15승(5패)째를 달성,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이숭용 감독이 꼽은 KIA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 적재적소 터지는 타선과 불펜의 힘이다. 주목할 부분은 후자인데 이 감독은 "불펜으로 넘어가는 로케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촌평했다. KIA의 허릿심은 기록에서 증명된다. 17일 기준 불펜 평균자책점이 3.20으로 리그 1위다. 부문 2위 SSG(4.15)와의 차이가 꽤 벌어져 있다. 홀드 공동 1위 전상현(12경기 6홀드 평균자책점 2.45) 세이브 단독 1위 정해영(8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축으로 톱니바퀴처럼 불펜이 돌아간다. 여기에 왼손 필승조로 거듭난 곽도규(13경기 4홀드 평균자책점 0.93)까지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눈에 띄게 늘었다. 뎁스(선수층)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KIA는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올해 경기당 투수 사용이 5.50명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결과도 만족스럽다. 팀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 허용률)가 26.8%로 리그 3위. IRS는 불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앞선 투수의 책임 주자를 얼마나 잘 막았는지를 엿볼 수 있는데 지난해 KIA는 부문 7위(36.1%)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는 타자 유형에 따라 스타카토(한 음씩 매우 짧게 끊어 연주하는 일)처럼 이닝과 아웃카운트를 쪼개 변주를 준다.달라진 비결은 뭘까. 이범호 KIA 감독은 "5회는 누구, 6회는 누구처럼 위치를 딱 정해준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내가 몸을 풀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며 (몸을 풀라는) 전화가 오기 전에 준비한다. 웬만하면 (등판 타이밍이 밀려) 두 번씩 몸 풀게 하지 않으려고 투수 코치랑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선수들이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고 하면 그다음 날 연투라고 생각해서 빼줘야 하나 생각도 갖고 있다. 한 번만 (몸을) 풀고 올라가니까 구위나 힘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소한의 몸만 풀고 등판할 수 있게끔 그 준비를 투수 코치랑 하고 있다. (그 덕분에) 불펜에서 힘을 쓰는 게 아니고 경기에서 힘을 쓰는 요인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8 08:39
프로야구

KIA 이범호 감독, 타격 코치 홍세완 1인 체제 운영···코치 보직 그대로 간다

KIA 타이거즈가 이범호 감독의 내부 승격으로 공석이던 타격 코치를 추가 보강하지 않고, 홍세완 코치가 홀로 맡을 예정이다. KIA는 16일 "1군 타격 코치는 추가 보강 없이 홍세완 코치가 맡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로써 코칭스태프 변경 없이, 이범호 감독 체제의 코치진 보직이 최종 확정됐다. KIA는 2024년 이범호-홍세완 타격 코치를 선임했다. 그러나 김종국 전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자 지난달 28일 직무정지에 이어 다음날(29일)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호주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날벼락을 맞은 KIA는 급하게 신인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선수단과 함께 캠프를 떠날 예정이던 심재학 KIA 단장이 내·외부 후보군을 추렸다. KIA는 지난 13일 이범호 1군 타격 코치를 제11대 감독에 선임했다. 계약 기간 2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의 조건이다. 이에 따라 이범호 감독이 맡고 있던 타격 코치 한 자리가 공석이 됐다. 이를 어떻게 채울 지 관심이 모였다. 또한 김종국 전 감독의 빈자리를 대신해 임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진갑용 수석코치를 비롯한 기존 코치진 변화에도 관심이 쏠렸다. 심재학 단장은 타격 파트는 이범호 신인 감독의 의중을 최대한 반영해 원하는 대로 꾸릴 수 있도록 도우려고 했다. 심 단장은 지난 13일 호주 캔버라로 출국, 이범호 신임 감독과 구체적인 구단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KIA는 변화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각 팀마다 주요 코치 보직 인선을 마친 채 시즌 준비가 한창인 만큼 외부에서 데려오기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홍세완 코치가 1군 메인 타격코치 역할을 맡는다.홍세완 코치는 타이거즈 원클럽맨이다. 장충고-성균관대 출신의 홍세완 코치는 1996년 2차 11라운드 전체 86순위로 해태(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통산 817경기에서 타율 0.271 90홈런 431타점 366득점을 기록했다. 2003년에는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기도 했다. 은퇴 후 KIA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나머지 코치진 역시 변화가 없다. 진갑용 수석 코치 아래 투수 파트는 정재훈·이동걸 코치라 맡고, 나카무라 타케시 배터리 코치, 이현곤 작전 코치, 조재영 주루 코치, 박기남 수비 코치가 각 파트를 변함 없이 이끈다. 이형석 기자 2024.02.16 11:46
생활문화

[포토]제2회 미르아트 공모전 입선 수상자들

곽재선문화재단이 주최하고 KG할리스에프앤비가 후원하는 '제2회 미르아트 공모전' 시상식이 4일 오후 서울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 입선 수상자들과 시상자인 정재훈 곽재선문화재단이사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르아트 공모전 대상을 비롯한 회화, 조각, 일러스트 등 50여 점의 수상작과 우수작은 이날 시상식 후 갤러리선에서 오픈하는 '복(福)주는 미르전'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오는 2월 2일까지 전시된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1.04/ 2024.01.04 15:11
연예일반

‘서울의 봄’의 1979년 서울, 어떻게 구현됐을까

리얼한 1979년의 서울은 스크린에 어떻게 구현됐을까.VFX 전문 기업 스튜디오하이가 2023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서울의 봄’의 VFX 작업에 참여했다고 20일 알렸다.‘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개봉 이후 뜨거운 호평과 함께 개봉 27일 만에 900만 관객을 돌파한 ‘서울의 봄’은 ‘범죄도시3’에 이어 2023년 개봉 한국영화 흥행 톱2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이렇듯 2023년 하반기 최고의 흥행작이자 화제작으로 떠오른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이라는 역사적 배경, 배우들의 연기력과 더불어 VFX(특수시각효과) · CG(컴퓨터그래픽) 기술력으로 영화의 몰입감을 더하며 영화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VFX를 총괄한 ㈜스튜디오하이 정재훈 슈퍼바이저(대표이사)는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한 만큼 관객들 대부분 영화의 결말을 알고 있다. 그래서 후반 작업 시에는 인물에 대한 감정 몰입이 깨지지 않도록 극중 전두광(황정민)의 헤어 리터치부터 1979년 당시 모습의 완벽한 재현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요소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이어 “관객이 영화를 볼 때 완벽히 ‘그 시기에, 그 시대에 들어가 있다’를 느껴야 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모아둔 사진들을 컷별 레퍼런스로 잡고 작업했다. 시그니처가 되는 건물이나 피할 수 없는 지형을 중심으로 그 외의 사이드를 시대에 맞게 교체해 나갔다”며 시대 고증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어 “특히 제2한강교 장면은 초반 자료조사와 컨셉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 “당시의 항공사진, 특히 밤에 찍힌 서울 상공의 모습을 기록으로 찾기 힘들었다. 따라서 실제 1979년 즈음 일대의 항공사진들을 맞춰 제2한강교 일대의 지도를 만들고, 그 위에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실제 등고선 데이터와 당시 한강의 수위 등 시대적 상황을 조합하여 그날의 서울 야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대통령의 영결식 시퀀스는 촬영 단계에서부터 카메라 앵글, 복장, 소품 등을 고증과 최대한 비슷하게 세팅하였고, 후반 작업에서 역시 시대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고증 영상을 AI 기술을 통해 복원하고 배우가 촬영된 영상과 합성해 당시 느낌으로 재현하는데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세종로 시퀀스에서는 배기가스로 인해 변색된 부분과 차량의 바퀴가 지나지 않아 흙이 쌓여 있는 부분 등의 도로 표현과 더불어, 당시 스모그로 덮인 서울 상공의 대기감도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며 “사건이 발생하기 전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늘의 톤과 구름 모양, 조경 밀도 등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을 나눴다”고 말해 질감과 빛, 색감 등 디테일한 요소에 또한 많은 공을 들였음을 짐작케 한다.영화를 총괄한 김성수 감독은 “스튜디오하이는 신생 회사지만, 기술적으로도 열정적으로도 최고의 파트너가 돼줬다”며 “스튜디오하이의 완성도 높은 VFX · CG 기술로,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중간 지점에서의 극대화된 긴장감을 찾을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한국 VFX에 큰 이름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서울의 봄’으로 활기찬 시작을 알린 스튜디오하이는 지난 2022년 설립된 영화·드라마 VFX 및 애니메이션 제작 전문 기업이다. AI 기술 사용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의 업계 방식을 탈피하고 VFX 공정의 자동화 및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정재훈 VFX 슈퍼바이저는 ‘끝까지 간다’(2013), ‘범죄도시’(2017), ‘남산의 부장들’(2020) 등 40여 편의 작품에 참여했으며, 영화 ‘보통의 가족’, ‘보스’, ‘야당’ 등의 작품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한 VFX 제작 외에도 ‘서울의 봄’ 각본가 가운데 한 명인 홍인표 대표(공동 대표)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실버타운 히어로즈’, ‘러브 버드’, ‘우리 동네 아마존’ 등 정부 지원작으로 선정된 애니메이션이 2024년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간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20 09:32
프로야구

'영건 5명' 드라이브라인 파견...심재학 단장 "새로운 경험 부여...루틴 확립 기대"

KIA 타이거즈 대표 젊은 투수들이 '단기 유학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KIA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정해영·이의리·윤영철·황동하·곽도규 등 선수 5명과 정재훈·이동걸 투수 코치를 파견한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어 "선수들의 기량 발전, 코치들의 바이오 메카닉 관련 코칭 프로그램 습득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내달 20일(한국시간)까지 일정을 소화한다.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는 첨단 트래킹·신체 분석 장비를 통해 투구 메커니즘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속·구위 향상 등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적합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구속 저하에 주춤하던 메이저리그(MLB) 대표 투수 클레이턴 커쇼가 2020시즌을 앞두고 이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서 훈련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도 2020시즌을 앞두고 유망주 투수들을 이 시설에 파견했다. 파견 선수 명단이 눈길을 끈다. 2021년 KBO리그 신인상 수상자 이의리(21) 팀 마무리 투수 정해영(22) 올 시즌 신인으로 선발진 한자리를 맡은 윤영철(19)이 이름을 올렸다. 세 선수는 팀의 현재이자 미래다. 이의리는 국가대표 선발 투수로 성장했지만, 제구에 기복이 있다. 정해영은 묵직한 공을 던지지만, 컨디션에 따라 구위 차이가 크다. 윤영철의 2023 정규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7.6㎞/h였다. 구속 향상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재학 KIA 단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영철이 구속 증가가 필요한 건 맞지만, 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다. 선수들이 그동안 접하지 않았던 운동 방법을 보고, 직접 경험하면서 기존 훈련과 어떻게 다른지 느끼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투구 폼이나 근력 상태를 스스로 알고, 변화를 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도 직접 알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심 단장은 이어 "운동에 대한 여러가지 방식을 확인하고 자신만의 루틴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정재훈·이동걸 KIA 투수 코치도 수강생으로 미국을 향한다. 선수들과는 소화하는 프로그램이 다르다고 한다. 심재학 단장은 "코치들도 선수들 관리를 위해 동행하는 게 아니다. 그 시설 코치들에게 훈련 시스템을 잘 배운 뒤 실제로 선수들을 지도할 때 적용하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정해영·이의리·윤영철과 함께 2023년 신인 곽도규, 2년 차 우완 투수 황동하도 합류했다. 투수 파트 코치진에서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소화했을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투수들을 추천했다고 한다. 이의리는 지난해 1월에도 다른 팀 선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별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다른 선수들도 비활동기간 대부분 성장에 투자한다. 심재학 단장은 "선수들 모두 새로운 것을 배워보려는 의지가 크다"라며 웃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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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이의리·윤영철·정해영 등 주축 투수들 미국 드라이브라인에 파견

KIA 타이거즈가 미국 드라이브라인에 선수와 코칭 스태프를 파견한다.KIA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정해영·이의리·윤영철·황동하·곽도규 등 총 5명의 투수와 정재훈·이동걸 투수 코치를 보낸다.이번 파견은 맞춤형 트레이닝을 통한 구속 증가, 구위 향상 등 선수들의 기량 발전과 코치들의 바이오 메카닉 등의 코칭 프로그램 습득에 중점을 두고 있다.선수단은 오는 18일 미국으로 출국해, 내년 1월 20일까지 총 33박 34일의 일정을 소화한다. 첫날 바이오 메카닉 모션 캡처, 체력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선수 별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는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이 설계되며, 향후 해당 프로그램 대로 일정이 진행된다. 미국 현지에 파견될 두 투수 코치와 전력기획팀 데이터 분석원은 해당 자료를 스프링캠프 및 국내 훈련에 다각도로 접목시킬 예정이다.KIA 심재학 단장은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고자 이번 파견을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코칭 스태프도 선진 훈련 시스템을 잘 습득해 실제 훈련에 적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이번 파견을 계기로 향후 더 많은 선수들에게 선진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폭넓게 제공해 팀 전력 향상을 도모할 것이다”고 전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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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사비로 아버지까지 초청' 시상식의 가치를 높인 페디

최근 몇 년 동안 KBO(한국야구위원회) 시상식은 반쪽짜리 행사였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외국인 선수들이 하나같이 시상식에 불참한 탓이다. 2019년에는 정재훈 코치, 2020년에는 김강 코치가 각각 조쉬 린드블럼(당시 두산 베어스)과 멜 로하스 주니어(당시 KT 위즈) 대신 단상에 올랐다. 2021년에는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가 불참, 배영수 코치가 대리 수상했다.외국인 선수가 연말 시상식에 참석하는 건 쉽지 않다. 시즌 일정을 마치면 바로 고국으로 돌아간다. 그런 면에서 올해 KBO 시상식은 '위기'였다.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NC 다이노스)가 유력한 MVP 후보여서 시상식이 다시 한번 반쪽으로 전락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페디는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은 물론이고 올해 새로 생긴 수비상까지 트로피 4개를 이미 확보한 상태였다.다관왕을 차지한 그가 없으면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기우였을까. 지난 26일 입국한 페디는 이튿날 열린 KBO 시상식에 참석, 자리를 빛냈다. 그의 곁에는 아버지 스콧 페디도 함께였다. MVP를 받은 뒤 "이 상은 아버지의 것"이라고 말한 아들과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는 아버지의 인터뷰는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불참하기 일쑤였던 앞선 외국인 선수와 달리 사비로 아버지까지 초청한 페디의 진심은 연말 시상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페디는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28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선수다.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한 그는 삼진 209개를 잡아내 KBO리그 역대 다섯 번째 '시즌 20승·200탈삼진'을 동시 달성했다. 흠잡을 곳 없는 기량을 갖췄지만, 가을야구를 치르면서 불필요한 오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준플레이오프(준PO) 등판이 불발됐고 플레이오프(PO)에선 1경기만 소화하자 태업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그의 인품을 의심하지 않았다. 연말 시상식 참석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크게 놀라지 않았던 이유다.페디의 재계약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 구단의 관심이 워낙 커 잔류 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설령 KBO리그를 떠나더라도 페디가 보여준 시상식의 품격은 꽤 오랫동안 기억될 거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30 00:52
프로야구

어수선한 KIA, 오키나와 마캠 시작...자리 경쟁 연장선

마무리 캠프는 통상적으로 한 시즌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몸 상태 회복에 집중한다. 코칭스태프는 정규시즌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나 신인들의 기량을 점검한다. 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KIA 타이거즈의 올해 마무리캠프는 예년과 다른 기류로 진행될 것 같다. 마치 정규시즌 막판의 자리 경쟁 연장선상 분위기다. 우선 2023 정규시즌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던 외야수 이창진과 이우성이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여기에 '거포 기대주' 김석환과 '수비 스페셜리스트' 김호령까지 오키나와로 향했다. 이우성은 올 시즌 데뷔 처음으로 3할(0.301) 타율과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이창진은 2022시즌 타율 0.301를 기록하며 주전 좌익수를 지켰다. 2024시즌 KIA 외야진 주전 구도는 예상하기 어렵다. 외국인 선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재계약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최원준도 주전을 보장받기엔 애매한 성적을 남겼다. 주전 한자리, 백업 1옵션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2시즌 동안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자질을 증명한 이우성과 이창진은 마무리캠프에서 고삐를 당기고 있다. 안방도 마찬가지다. 전반기 막판 주전을 맡았던 한승택이 이탈한 뒤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신범수와 2023 정규시즌 막판 새 주전 포수 김태군을 제치고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던 한준수가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KIA는 지난달 16일 김태군과 장기 계약(기간 3년·총액 25억원)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젊은 포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김태군이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미래 주전 포수 확보를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줄 것이라는 의미다. 보통 1군 엔트리에 포수 3명을 넣는다. KIA는 주전에서 밀린 한승택,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권혁경도 있다. 마무리 캠프지만, 스프링 캠프에 버금가는 경쟁 기류가 흐를 전망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KIA는 지난달 26일 지난 5년 동안 투수진을 지도했던 서재응·곽정철 코치와 결별했다. 서재응 코치가 팀을 떠난 걸 두고 KIA 팬 원성이 크다. KIA는 새로 영입한 정재훈 코치에게 1군 메인 투수 코치 자리를 맡겼다. 마무리캠프는 차기 시즌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을 발굴하는 시간이다. KIA는 신인 투수만 3명(강동훈·김민재·최지웅)을 참가 선수 명단에 넣었다. 이번 마무리캠프는 정재훈 코치의 안목과 지도력 검증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3 07:00
프로야구

KIA가 투수진 버팀목 서재응 코치와 결별한 이유

KIA 타이거즈는 지난 26일 투수 코치진에 변화를 줬다. 서재응 1군 메인 코치, 곽정철 불펜 코치와 재계약하지 않고 외부에서 정재훈, 이동걸 코치를 영입했다.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MLB) 뛰었던 서재응 코치는 2007년 12월 KIA에 입단해 2016시즌까지 활약했다. 잠시 방송사 해설위원 활동을 했던 그는 2018시즌부터 투수 코치로 다시 KIA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까지 후배들을 지도했다. 서재응 코치는 투수들에게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 특히 이의리·정해영·최지민 등 1~4년 차 젊은 투수들에게 그랬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2023시즌을 앞두고 "2군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은 서재응 코치님이 다시 1군으로 돌아오셨다. 내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할 만큼 믿음과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선수들에게도 서재응 코치의 해임은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에이스 양현종은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선배처럼 또는 형처럼 잘 이끌어 주셨던 나이스 가이 서재응 코치님. 너무 감사했고,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KIA는 2023 정규시즌 73승 2무 69패로 6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야수진 주축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전력이 약해졌다. KIA 투수진 평균자책점은 리그 5위 기록인 4.13이었다. 3.81을 기록한 불펜진은 2위. 나쁜 성적으로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KIA 프런트는 고심 끝에 변화를 선택했다. 팬들의 비난과 내부 동요를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심재학 KIA 단장은 "(팀 성적) 책임론 연장선에서 내린 결정은 아니다. 서 코치가 그동안 정말 잘해줬고, 부족함도 없었다. 하지만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다"라고 했다. 이어 "나도 (코치에서) 해임된 경험이 많아서, 서재응 코치에게 말을 꺼내는 게 정말 어려웠다. 나름의 방법으로 예우하려고 했다. 나도 마음이 안 좋다"라고 했다. 심재학 단장은 말을 아꼈지만, 내부적으로는 투수진 전력 강화와 경기 운영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재훈·이동걸 코치를 영입했다. 심재학 단장은 새로 합류한 두 코치를 두고 "공부하는 지도자들"이라고 표현했다. 정재훈 코치는 야구 관련 외부 세미나에 참석할 때마다 자리에 있어 주목하게 됐다고 한다. 그와 대화를 나눠보며, 야구를 깊게 탐구하려는 의지가 느껴졌다고. 이동걸 코치에 대해서도 "야구인 사이에서 코칭 노하우를 드릴(drill·반복적으로 시행하는 훈련)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여러 지도자들 앞에서 자신 있게 드릴을 어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코치는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2021년, 강한 불펜을 만드는 데 기여하며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코치상을 받은 바 있다. 이동걸 코치는 한화 이글스 전력분석원과 코치를 역임하며 장시환·장민재 등 소속 투수들이 가장 적합한 공 배합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왔다. 새로 합류한 코치들에게 서재응 코치의 그림자는 커보인다. 정재훈·이동걸 코치의 어깨가 무겁다. KIA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31 06:30
프로야구

[IS 피플] 후련하게 떠나는 '132승' 레전드…진짜 세대교체 시작된다

장원준(38)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왕조'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장원준은 지난 28일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 올 시즌까지 20년 동안 132승 119패를 기록 후 마침표를 찍었다. 장원준은 두산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하는 시발점이었다. 2015년 FA(자유계약선수)로 두산에 이적한 그는 첫 해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한 후 포스트시즌(PS)에서 더스틴 니퍼트와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그해 3위였던 두산이 역전 우승을 이룬 데에는 두 투수의 공헌도가 절대적이었다. 장원준은 2016년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 2017년 14승 9패 평균자책점 3.14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장원준이 활약한 3년 동안 두산은 3차례 KS에 올랐고, 2회 우승을 거뒀다.그는 2018년 3승 7패 평균자책점 9.92로 부진했다. 이후 4년 동안 단 1승도 이루지 못했다. 130승에 1승을 남겨두고 부진과 부상으로 제자리걸음만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종료 후 은퇴설이 나왔다. 하지만 장원준은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과 면담 끝에 1년 더 뛰기로 결심했다. 당시 이 감독은 "129승한 선수가 은퇴할 생각이 없는데, 팀이 그만두라고 하면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한다. 안 되면 불명예스럽게 은퇴해야 한다"며 "'후회 없이 한 번 뛰어보자'고 이야기했다. 내년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후배들과 경쟁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기적 같은 부활은 없었다. 그러나 아쉽지 않은 마침표를 찍었다. 장원준은 올 시즌 11경기만 등판해 3승 5패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했다. 2020년 이후 건강과 구위 문제로 소화하지 못하던 선발 등판에 성공했다. 팔 각도를 낮추고, 포심 패스트볼 대신 투심 패스트볼을 늘려 범타를 늘린 게 통했다. 올해 3승을 더해 4년 만에 130승 고지에 올랐다. 선발 공백이 생길 때마다 올라 소금 같은 활약으로 두산이 5위를 하는 데 힘을 보탰다. 미련이 남을 정도로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성적표였다. 장원준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는 선택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를 그만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이렇게 결심했다"며 "개인적으로 세웠던 마지막 목표들을 이뤘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이다. 다만 후배들을 생각하면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 팀에는 유능한 후배들이 많으니 성실하게 훈련해 팀 도약을 이끌어 주길 응원하겠다"고 전했다.장원준의 말처럼 두산 마운드에는 30대 베테랑이 많지 않다. 김강률과 홍건희는 FA 권리를 획득해 내년 거취를 알 수 없다. 아직 20대인 최원준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합계 30승을 거뒀지만, 그도 올해 3승 10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부진했다. 프랜차이즈 출신 정재훈 투수 코치도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다.장원준의 은퇴는 두산의 세대교체 키워드로 수렴한다. 두산에서는 올 시즌 곽빈이 국가대표 투수로 성장했고 최승용과 김동주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새 얼굴이 전무한 야수진에 비해 나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아직 '이승엽 호'의 색깔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 정말로 새로운 두산이 만들어져야 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3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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