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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2만2천명 응원 속 생애 첫 타이틀 방어, 좋은 기운 안고 미국 돌아가는 임성재

임성재가 뜻깊은 응원과 타이틀을 안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로 돌아간다. 임성재는 28일 열린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끝난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우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임성재는 지난해에도 극적인 역전 우승을 한 바 있다. 파이널 라운드를 공동 4위로 출발했지만 5타차를 뒤집는 무서운 뒷심으로 짜릿한 역전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도 임성재는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서 순위를 뒤집었다. 아울러 임성재는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대회 2연패가 없었던 그는 3년 7개월 만에 돌아온 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뒤, 1년 뒤 같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생애 첫 2연패를 달성했다. 전반 홀(1~9번)에서 보기 3개(버디 2개)로 흔들렸던 임성재는 후반 홀 시작과 함께 연속 버디를 작성하며 안정을 찾았다. 특히 12번 홀(파5)에선 투온그린(샷 2번 만에 그린 위로 공을 올리는 일)에 이어 약 7.4m(8.12야드)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버디와 보기 1개를 번갈아 기록한 임성재는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작성하며 우승했다. 우승 후 임성재는 "초반에 짧은 퍼트 실수가 나와 경기가 정말 안 풀렸다. 우승이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9번 홀(파5) 두 번째 샷 공략부터 흐름을 탔다. 12번 홀(파5)에서 지난해와 같이 이글에 성공하면서 마지막 홀 버디까지 좋은 기운이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핀 위치와 빠른 그린 스피드에 고전해 3퍼트가 많았지만, 임성재는 방심하지 않고 우승까지 다가갔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 임성재는 "어느 투어든 우승을 한다는 것은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직전에 참가한 ‘RBC 헤리티지’에서 샷과 퍼트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오늘 우승까지 했다"라면서 "이 분위기로 남은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 페덱스컵 포인트 50위 또는 30위 이내까지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3연패에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에서 2만2000명 이상의 갤러리를 끌어 모았다. 임성재가 가는 곳에는 구름 관중이 모여 들었다. 임성재는 "정말 힘이 났다. 미국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라면서 "팬들께서 큰 응원을 보내주시면 경기가 잘 안풀릴 때도 집중을 하게 된다. 나흘 동안 대회장을 찾아주신 팬 분들께 감사하다"라고 고마워했다. 임성재는 쉴 틈 없이 미국으로 건너가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 현지시간 5월 2일부터 5일까지 미국 텍사스 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렌치에서 열리는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 출격한다. 임성재의 메인 스폰서인 'CJ'가 개최하는 대회다. 임성재는 "이번 주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다음주도 내게는 중요한 대회다.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인만큼 집중력을 잘 발휘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4.29 09:04
프로야구

'KBO 우완 전설' 윤석민, KPGA 준회원 자격 획득 "프로야구 첫 승 때보다 더 기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우완 에이스’ 윤석민(전 KIA 타이거즈)이 일곱 번째 도전만에 ‘2024 제1차 KPGA 프로 선발전’을 통과했다.‘2024 제1차 KPGA 프로 선발전’ 본선은 지역 예선 통과자 및 예선 면제자 총 242명이 출전한다. A조(121명)와 B조(121명)로 나뉘어 진행되고 A, B조에서 각각 상위 25명씩 총 50명이 KPGA 프로로 선발된다. A조는 23일부터 24일까지 열렸고 B조는 25일부터 26일까지 펼쳐진다.A조로 나선 윤석민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충남 태안 소재 솔라고CC 솔코스(파71. 7178야드)에서 열린 선발전 본선 A조에서 6오버파 148타로 공동 20위에 올라 KPGA 프로(준회원) 자격을 획득했다.윤석민은 “프로야구에서 첫 승을 거뒀을 때 보다 더 기쁘다”라며 “당시보다 더 많은 응원과 축하 전화를 받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프로 선발전이 ‘마지막 도전’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꿈 같은 결과를 얻었다. 행복하다”라며 “오히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부담감 없이 편하게 임했다. 그러다 보니 긴장도 덜하게 됐다. ‘후회없이 플레이하자’고 각오를 다진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윤석민의 KPGA 프로 도전은 이번이 7번쨰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6차례 ‘프로 선발전’에 도전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윤석민은 “4년전 프로야구 선수에서 은퇴하고 난 뒤 골프를 통해 인생의 활력소와 KPGA 프로라는 목표를 얻었다”라며 “최근 야구 중계 해설도 하면서 방송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KPGA를 알리는 데 있어서도 열심히 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윤석민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KPGA 투어에 총 두 차례 나섰다. 2021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과 2022년 ‘SK텔레콤 오픈’에 추천 선수로 출전한 바 있다. 윤석민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투수였다. 2005년 데뷔해 2018년까지 398경기에 나와 77승 75패 18홀드 86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2011년엔 최우수선수(MVP)에도 오른 바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금메달의 주역이자,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도 견인한 바 있다. 윤승재 기자 2024.04.25 06:04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지적 장애인 골퍼 이승민을 응원한다 - 장애인 스포츠 입지가 더 커지기를

늘 웃는 얼굴인 이승민 선수(1997년생)는 지적 장애인 골퍼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가 속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이기도 하고.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 골프대회에서 우승까지 했으니 아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뱁새 김 프로는 2024년 장애인의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작년에는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장애인의 날이 지나갔다. 올해는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두었다. 장애인 골퍼 이승민 선수 이야기를 하려고 말이다. 한국 사회는 장애인을 좀 더 점잖게 부를 말을 찾아 한참 고민했다. 완곡한 표현을 찾으려고 했다는 이야기이다. 장애인을 장애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 동안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른 적이 있다. 그런데 ‘장애인이 친구는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시 고심하던 차에 답이 나왔다. 해답을 내놓은 것은 장애인 쪽이었다. 장애인을 그냥 장애인이라고 불러달라고 한 것이다. 애써 완곡하게 부르려니 더 불편하다고 한 것이다. 장애가 없는 사람을 장애인과 구분해 말할 때 ‘비장애인’이라고 부르기로 한 것도 이 무렵이다. ‘일반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라고.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르는 사람이 아직도 가끔 있기는 하다. 틀린 표현이라고 대뜸 힐난해서는 안 된다고 뱁새는 생각하다. 점잖은 표현을 찾으려던 노력이 절실했기에 남은 자취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어 가고 있다. 중세 아니 근대까지도 장애를 ‘천형’으로 인식했다. 누군가 장애를 갖고 태어나거나 장애를 얻게 되면 ‘벌’을 받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장애에 대한 인식만 따지면 과거에는 국민 혹은 인류 전체의 집단지성은 형편 없이 낮았다는 이야기이다. 몰지성하고 비뚤어진 이런 인식은 지금도 잔재가 남아 있다. 뱁새 김 프로도 이런 잔재로부터 아주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가끔 장애인을 마주칠 때 움찔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그래도 뱁새는 장애인도 일반인이라고 곱씹으며 똑같이 대하려고 애쓰는 축에 든다. 지금은 사회 전체가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생태학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말은 그럴 듯 하게 해도 뱁새가 장애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에 대해 깊게 고민한 일이 있었다. 바로 이승민 선수 때문이다. 이승민 선수가 KPGA 2부 투어(당시 챌린지 투어)에 나오기 시작할 때였다. 같은 조에서 플레이 하는 선수가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경기위원회가 한 것이다. 이승민 선수가 느리게 플레이를 하면 같은 조 다른 선수가 시간에 쫓길 것이라는 걱정이 가장 컸다. 배려하려다가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써 골프를 택한 다른 선수가 손해 또는 피해를 보지 않겠냐는 고민이었다. ‘장애인 골퍼는 캐디 외에 보조하는 사람을 한 명 더 동반할 수 있다’는 골프 규칙도 고민 대상이었다. 보조자는 코치가 맡는 경우가 많았다. 그 코치가 하는 언행이 ‘어드바이스’에 해당하는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가 이슈였다. 공식 대회 때는 캐디 외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드바이스를 받으면 페널티를 받는다. 뱁새를 포함한 경기위원회의 이런 고민은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완벽하게 풀렸다. 어떻게 풀었냐고? 바로 이승민 선수 자신이 풀어냈다. 이승민 선수 코치와 가족은 신속하게 플레이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승민 선수에게 반복해서 귀띔했다. 이승민 선수는 이해했다. 그는 페이스 오브 플레이(Pace of Play) 지침에 전혀 어긋나지 않게 경기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 아슬아슬하기는 했지만. 보조자도 어드바이스가 될만한 언행을 삼갔다. 함께 경기하는 다른 ‘비장애인’ 선수도 이승민 선수를 이해했다. 서툴러 보이고 답답할 수도 있는 그의 언행을 편견 없이 대했다는 말이다. 그렇게 지적 장애인 골퍼 이승민은 한국프로골프협회 투어에 완전히 적응했다. 그리고 한 두 해 뒤에는 스폰서 초청으로 KPGA투어(당신에는 코리안투어)에도 이따금 출전했다. 그 때마다 그는 선전했다. 이승민 선수가 골프를 얼마나 잘 치느냐고? 뱁새 보다 훨씬 잘 친다. 이승민 선수는 신체 조건이 뱁새와 거의 같다. 182cm에 82kg이다. KPGA 입회도 1년 더 빨리 했으니 뱁새에게는 선배 프로이다. 그런 이승민 선수는 지난 2023년에는 KPGA투어(당시 코리안투어)에서 컷 통과를 하기도 했다. 그것도 두 차례나 말이다. 그 중 한 번은 지난해 5월 말에 열린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였다. 까다로운 코스인 블랙스톤 이천GC에서 열린 대회였다. 이승민 선수는 첫 이틀 동안 각각 76타와 71타를 쳐서 컷을 통과했다. 그리고 남은 이틀에도 각각 72타와 74타를 쳐서 공동 37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 보다 한 달쯤 앞서 열린 ‘골프존 오픈 in 제주’에서 그가 처음 컷을 통과했을 때 뱁새는 진짜 놀랐다. 골프존카운티 오라에서 열린 대회였다. 그는 나흘 동안 각각 72, 72, 82, 76타를 쳤다. 컷 통과한 선수 가운데 최하위에 머무르기는 했다. 그래도 탄복할 만큼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이 정도면 ‘골프 여제’라고 부르는 애니카 소렌스탐 선수가 PGA투어에 나와서 컷을 통과한 것보다 못한 일이 결코 아니라고 뱁새는 생각한다. 뱁새는 입만 살았지 KPGA 투어는커녕 KPGA 챔피언스투어(시니어 투어)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는데 말이다. 이승민 선수와 함께 KPGA는 세상이 가진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줄이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있다고 뱁새는 자부한다. 그를 성장하게 만든 가족과 코치 그리고 후원사는 다른 장애인 체육인과 함께 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장애인 체육인은 악조건을 딛고 수련하고 경기하고 있다. 그런 일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후원사를 함께 응원하자고 독자에게 제안한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KPGA 프로 2024.04.24 08:11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너무 이상한 하루 – 한 경기에 일곱 명이 남의 공을 친 날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어느 날이었다. 그때 뱁새 김용준 프로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경기위원이었다. 그때는 KPGA투어(옛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이 아니었다. 지역 경기위원이었지. 뱁새 김 프로가 근무하던 1지역 경기위원회는 충남 태안에 자리잡은 솔라고CC에 본부를 두었다. 그곳에서 KPGA 2부 투어나 프로 선발전이 열릴 때 심판을 보았다. 지난 2015년 프로 골퍼가 된 직후 골프 규칙에 푹 빠진 뱁새는 2018년 KPGA 경기위원이 되었다. 그날은 뱁새가 경기위원이 된지 1년이 조금 지난 때였다. 덥지만 맑은 날씨 덕분에 그날 경기는 순조로웠다. 나른해질 무렵에 무전이 들렸다. "10번 홀 그린에서 경기위원을 찾습니다"라고. 코스 내에 있는 경기 위원 중에 뱁새가 가장 가까이에 있었다. 조금 멀리 있어도 달려갈 판이었다. 재정을 내리는 데 한창 재미가 붙었기 때문이다. 경기위원이 골프 규칙을 근거로 판정을 내리는 것을 재정이라고 한다. "뱁새입니다.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바로 답을 했다. 뱁새를 실은 골프 카트는 바람처럼 10번 홀 그린으로 달렸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뱁새가 물었다. 낯이 익은 선수였다. "공이 바뀌었는데요"라고 선수가 말했다. 누구 공과 바뀌었냐고 물으니 다른 선수가 손을 들고 나섰다. 어디서부터 바뀐 것 같으냐고 물었다. "세컨드 샷을 할 때 서로 바꿔서 친 것 같습니다"라고 두 선수 모두 답했다. 두 선수는 각각 2벌타씩을 받아야 했다. 원래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컨드 샷을 한 지점까지 두 선수를 카트에 태우고 갔다. 아까 공이 놓였던 자리를 정확하게 찾을 수 없었다. 최대한 정확하게 추정을 해서 가까운 자리에 플레이스를 하고 플레이 하도록 재정했다. 10번 홀 점수에 두 타씩 벌타를 더해서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라고 알려주었고. 두 선수 모두 같은 제조사의 같은 상표에 같은 색깔 공을 썼다. 공에 마크라도 확실하게 했으면 좋으련만. 자기 공이라는 표시를 한 것도 마크라고 한다. 마크는 다양한 방법으로 한다. 영문 이름 앞 글자를 쓰는 선수도 있다. 점을 찍는 선수도 있고. 공을 바꿔 친 두 선수는 점만 한 두 개씩 찍었다고 한다."여러분이 타이거 우즈입니까? 마크는 확실하게 해야지요" 안타까운 마음에 뱁새는 안 해도 될 소리까지 했다. 정작 부주의로 두 타씩을 잃은 선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기껏 잘 쳐 놓고 퍼팅 그린에 올라가서 공을 마크하고 집어 올려 보니 자기 공이 아니었던 것이다.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자발적으로 경기위원을 불러서 벌타를 받고 잘못을 바로잡은 것이고. 뱁새는 경기위원끼리 쓰는 무전에 벌타를 준 상황을 알리고 제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였다. "12번 홀 세컨드 샷 지점에서 경기위원 찾습니다"라고 무전이 또 들어왔다. 뱁새가 맡은 홀이었다. 마음을 준비하며 뱁새는 카트를 몰았다. 심판을 찾으면 그 홀로 가면서 '무슨 일일까'라고 예상을 해 본다. 그래야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재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12번 홀 페어웨이 안쪽 깊숙한 곳까지 카트를 몰고 들어갔다. 한국에서 골프장 페어웨이에 카트를 몰고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 심판도 그 중에 속한다. "제가 다른 선수 공을 친 것 같습니다"라고 선수 A가 말했다. 선수 B가 막 치려고 보니 자신의 공이 아니어서 경기위원을 불렀다고 한다. 선수 B의 공을 선수 A가 쳐버린 것이다. 선수 A를 카트에 태우고 그린에 가서 그가 친 공을 가져왔다. 선수 B의 공이 맞았다. 선수 A는 2벌타를 받아야 했다. 선수 B는 잘못이 없으니 벌타도 없었고. 선수 B는 자기 공을 원래 자리에 놓고 플레이 하면 된다. 남의 공을 친 이유는 이번에도 같았다. 살짝 깊은 풀에 잠긴 공을 당연히 자기 것이라고 믿고 친 것이다. 다른 선수는 페어웨이에 있는 공을 치려다가 아무래도 자기 것이 아닌 것 같아서 한 번 확인한 덕에 실수를 피했고.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잘못된 공을 친 사례가 그날 또 나왔다. 그것도 두 건이나 더. 뱁새가 맡은 홀에서는 아니었다. 무전을 통해 다른 경기위원이 상황을 보고했다. 두 선수가 서로 공을 바꿔 쳐서 벌타를 주었다고 말이다. 또 다른 홀에서도 두 선수가 서로 남의 공을 쳐서 벌타를 받았다고 무전이 왔다. 이날 오구 플레이를 한 선수는 모두 일곱 명이었다. 136명이 참가한 지역 예선에서 무려 일곱 명이 오구 플레이를 한 것이다. 전체의 5%가 넘는 인원이 말이다. '무엇에 씌인 것 같다'는 말을 뱁새는 좀처럼 쓰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무엇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말을 대신할 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세상에는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이 있다고 믿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이 말은 온전한 정신이라면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그런 일을 저지르거나 겪은 것은 너무 이례적이라는 말이기도 하고. 그날이 그랬다. 무엇에 씌인 것 같았다. 오구 플레이를 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자발적으로 경기위원을 부르고 벌타를 받은 선수를 응원한다. 이런 선수야말로 진정한 골퍼이다. 이들이 골프를 심판이 없는 스포츠로 남게 해주고 있다. 얼굴이 눈에 선한 그들이 꼭 대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혹시 골프 투어에서 성공하지 못해도 다른 일에서 반드시 그 정직함이 대가를 받으리라고 뱁새는 믿는다.‘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KPGA 프로 2024.04.17 08:13
PGA

'임성재 출격' 우리금융 챔피언십, 베테랑 설욕·금융권 라이벌 등 스토리 풍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가 '디펜딩챔피언'의 자격으로 한국을 찾는다. 2024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이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 동안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다. 임성재는 지난해 우승자 자격으로 이 대회에 참가한다. 임성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치며 우승했다. 파이널 라운드를 공동 4위로 출발했지만 5타차를 뒤집는 무서운 뒷심으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지난 대회에서 임성재와 18번 홀 접전을 펼치다 준우승한 '베테랑' 이준석도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노린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임성재과 연장 혈투를 펼친 베테랑 박상현도 이 대회에서 임성재를 재회한다. 지난해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임성재 선수와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조우영과 장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금융권 라이벌 경쟁을 펼친다. 프로로서 첫 풀시즌을 맞이한 두 선수는 각각 우리금융그룹(조우영)과 신한금융그룹(장유빈)의 후원을 받으며 라이벌로 격돌한다. 지난해 KPGA 선수권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최승빈과 박준홍, 2022년 한국오픈 우승자 김민규, KPGA 신인상을 차지한 배용준 등 2000년대생 밀레니엄 골퍼들의 활약도 이번 경기의 관전 포인트다. 임성재 앞에서 누가 '제2의 임성재'로 명함을 내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지난해 대회에서 나흘간 약 2만 명이라는 코리안투어 최다 관중 수를 기록한 ‘KPGA 우리금융 챔피언십’ 대회는 총 상금 15억원과 우승 상금 3억원, 참가 선수 144명 등 역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금융은 이번 대회 기간 중 갤러리 플라자에 ‘굿윌스토어’를 개장한다. 우리금융의 시그니처 사회공헌 사업인 ‘굿윌스토어’는 개인이나 기업이 기부받은 물품을 판매한 수익으로 발달장애인을 고용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KPGA 선수들도 굿윌스토어의 취지에 맞춰 애장품을 기부한다. 또한, 우리금융이 후원하는 근대5종 등 다른 종목 선수들도 애장품 기부 행렬에 동참한다.이번 우리금융챔피언십 대회는 우리은행 우리WON뱅킹과 우리카드 모바일 앱에서 무료 티켓 이벤트를 4월 14일까지 진행한다. 우리WON뱅킹과 우리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다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벤트 당첨자는 SMS로 모바일 티켓을 받게 된다.윤승재 기자 2024.04.08 15:06
PGA

'KPGA 대상 출신' 함정우 "이번이 마지막 기회, 미국에서 오래 머무를 것"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대상 수상자 함정우(30·하나금융그룹)가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 콘페리 투어에서 도전을 이어간다.함정우는 오는 28일 미국으로 출국해 콘페리 투어 2개 대회에 출전 예정이다. 현지 시간으로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조지아주 사바나에서 진행되는 '클럽 카 챔피언십'과 18~21일까지 플로리다주 레이크우드 랜치에서 열리는 '레콤 선코스트 클래식'이다.함정우는 "이제 성적을 낼 때가 됐다. 콘페리 투어 무대에 적응도 한 만큼 이번 2개 대회서는 국내 골프 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KPGA투어 제네시스 대상을 받은 함정우는 PGA투어 진출이라는 꿈에 도전하고자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했다. 최종 성적은 공동 45위. 함정우는 목표 달성은 실패했으나 2부투어인 콘페리투어 일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함정우는 "이번 2개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2개 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이후 추가로 대회를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착실하게 준비했다. 미국에서 오래 머물겠다는 각오를 품고 있는 만큼 자신 있다”고 웃으며 전했다.함정우는 2024시즌 콘페리 투어에 4차례 출전했다. 공동 36위에 오른 '더 파나마 챔피언십'을 비롯해 2개 대회서 컷통과에 성공했다. 함정우는 '더 파나마 챔피언십' 직후 "새로운 코스와 환경에 차차 적응해 나아가는 중이다. 점점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 느낌이다. 자신감이 상승하고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형석 기자 2024.03.25 13:32
자동차

포르쉐 딜러 SSCL, 강경남 등 프로 골퍼 4명과 후원 계약

포르쉐 공식 딜러 SSCL(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이 지난 20일 포르쉐 스튜디오 청담에서 올해 1월 후원 계약을 체결한 KPGA 강경남 프로, 김동민 프로와 KLPGA 박지영 프로, 황유민 프로 총 4명의 프로 골퍼를 초대해 ‘SSCL 앰버서더 팀’ 발대식을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SSCL은 KPGA·KL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 중인 프로 골프 선수들을 ‘앰버서더 팀’으로 선정함으로써 프리미엄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 및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선수 및 고객과 소중한 인연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SSCL 앰버서더 팀’으로 선정된 강경남 프로, 김동민 프로, 박지영 프로, 황유민 프로는 현재 KPGA 및 KLPGA에서 우수한 투어 성적 및 국가대표 경력을 기반으로 활약 중인 선수들이다. SSCL은 올해 1월부터 4명의 프로골퍼들과 후원 계약을 맺고 1년간 포르쉐 차량을 제공을 통해 SSCL 앰버서더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선수들은 이번 협약식을 통해 2024년 전 시즌 동안 포르쉐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후원 받아 투어 활동 시 이용하게 된다. 또한 SSCL의 홍보 대사로서 자사의 로고가 부착된 의상을 착용하고 각종 대회 및 SSCL 홍보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유종한 SSCL 대표이사는 “포르쉐의 상징적인 전기차 타이칸과 함께 국내 골프의 미래를 선도하는 4명의 뛰어난 선수들을 후원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슈퍼카 타이칸의 압도적인 질주력과 같이 선수들이 좋은 성적으로 우승을 향해 나아가길 기원하고, 올 한해 동안 SSCL VIP 고객 및 포르쉐 팬들에게도 흥미진진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3.21 13:34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골프는 진정으로 심판이 없는 스포츠인가?

독자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따금 자기 입으로 말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고. 바로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라는 말을 말이다. 독자도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라는 말은 정말 맞다. 그런데 골프 대회에는 심판이 있다. ‘당연하지’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독자라면 골프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 틀림 없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라면서 골프 대회에는 왜 심판이 있냐고? 그건 말하나 마나이다.골프 대회 때는 심판이 몇 명이나 코스에 있을까? 뱁새 김 프로가 몸담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주관하는 대회에는 보통 7~8명이 근무한다. 2부 투어인 ‘KPGA챌린지투어’와 시니어 투어인 ‘KPGA챔피언스투어’ 그리고 KPGA 프로 선발전 때는 늘 7명이 일한다. 1부 투어인 ‘KPGA코리안투어’ 때는 항상 8명이고. 정확하게는 7명이 코스에 들어가고 경기위원장은 전체를 관할한다. 코리안투어 심판 7명 중에 6명은 흩어져서 보통 세 홀씩 맡는다. 1번~3번홀을 한 명이 맡고 다른 사람이 4번~6번 홀을 맞는 식이다. 가끔 코스에 따라서는 1번과 9번 홀을 한 사람이 맡고 다른 한 사람은 10번과 18번 홀을 맡기도 한다. 출발하는 홀과 들어오는 홀이 가까이 있는 경우에 그렇다. 남는 한 명은 무엇을 하느냐고? 코스 여건에 따라 다르다. 홀 사이를 오고 가기가 수월한 코스에서 대회를 치를 때면 남은 한 명은 대회 본부 근처에서 경기 진행 상황에 맞추어 움직인다. 물론 점심을 먹으려고 교대를 할 때나 갑작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코스 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가끔 다른 심판들이 농땡이를 치고 있지는 않은지 슬쩍 가보는 경우도 있다. ‘간식을 전달하러 왔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당해 보면 안다. 선수 숫자가 육십 명 남짓으로 줄어 진행이 여유로운 토요일 오후에 졸음이 슬며시 오는데 갑자기 “김 위원 몇 번 홀에 있어요”라는 무전이 들리면 얼마나 화들짝 놀라게 되는지. 흠흠! 이렇게 특정 홀이 아니라 코스 전체를 돌아다니는 심판이 바로 팀장이나 부위원장이다. 아차, 본론으로 돌아가자.세 홀마다 심판이 한 명씩 있어도 선수 모두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지켜보기는 불가능하다. 그래도 코리안투어에서 선수가 반칙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골프 법률가들이 고안한 기가 막힌 제도인 ‘마커’ 덕분일까? 골프에서 ‘마커’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몇 가지 뜻이 있는지 알아야 진정한 뱁새 칼럼 애독자라고 할 수 있다. 한 두 가지는 알겠는데 다는 모른다고? 뱁새가 마커에 대해서만 칼럼 한 회를 전부 할애해서 쓴 적이 있다. 꼭 읽어 보기 바란다. 오늘 말하는 마커는 같은 조에서 플레이 하면서 다른 선수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A선수가 B선수의 마커’라고 하면 ‘A가 B를 감시한다’는 뜻이다. 물론 마커는 선수끼리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위원회가 정해준다. 심판과 마커가 있고 갤러리까지 있는데 어디 못된 마음을 먹기가 쉽겠는가? 혹시라도 속임수를 쓰다가 들통나면 선수로서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데. 물론 어떤 투어에서는 심각한 반칙을 저질러도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 투어에 복귀시키는 경우도 보았다. 코리안투어에서는 어림 없는 일이다. TV 중계를 하는 카메라도 심판 사이의 거리가 만드는 빈틈을 메운다. 높은 카메라 타워에서 줌으로 당겨 촬영하면 수 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하는 짓도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방송을 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허점이 있다. 전에는 없던 허점이 생긴 것이다. TV 시청자가 중계를 보다가 선수가 반칙을 하는 것을 목격해도 선수에게 페널티를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시청자가 해당 대회를 주관하는 골프협회에 전화를 걸어 반칙을 귀띔하는 일이 흔했다. 그러면 경기위원회는 중계한 TV 화면 따위를 확인해 선수에게 페널티를 부가했다. 물론 시청자 이야기가 맞을 때만. 우승을 한 줄 알았던 선수가 시청자가 한 제보 탓에 페널티를 받고 우승을 놓친 일도 있었다. 실격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런데 지금은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시청자가 한 클레임을 더 이상 경기위원회가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회장 밖에서 TV로 골프 대회를 보면서 화면이 잡은 선수의 사소한 반칙까지 꼬집어 내는 놀라운 골프 팬을 ‘카우치 레퍼리’라고 불렀다. 카우치는 쇼파의 한 종류이다. ‘거실 쇼파에 누워서 반칙을 잡는 심판’이 사라진 것이다. 선수를 감시할 수 천 수 만 개의 눈을 가린 것이나 다름 없다. 시청자가 제기한 클레임을 경기위원회가 검증조차 하지 않으니 말이다. 아니, 그런 법이 어디 있냐고? 세계 프로 골프투어가 다 함께 채택한 규정이다. 왜 이렇게 규정을 고쳤는지 뱁새는 이해할 수 있다. 시청자가 제기한 클레임을 처리하는 것이 경기위원회에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심판이 보지 못한 것을 시청자가 보고 지적한 것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니 이게 얼마나 무거운 일인가. 그런데 시청자가 꼭 합당한 클레임만 제기했을까? 가끔 엉터리 클레임에 대응하느라 경기위원회는 하루 경기가 끝나고도 밤이 깊도록 회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클레임이 맞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시청자 제보로는 페널티를 먹이지 않기로 투어 규정을 고친 것이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라는 말은 골퍼를 믿는 것에서 나왔다. 바로 골퍼는 신사이고 숙녀이라는 믿음 말이다. 그 믿음을 고의로 저버린 사람은 더 이상 골퍼가 아닌 것이다. 그가 프로 골퍼라도 마찬가지이다. 골퍼가 아닌 사람인데 골프장에서 클럽을 휘둘러 골프공을 치고 다니는 사람을 무엇이라고 부르는지는 독자도 알 것이다. 바로 스팅어(STINGER)라고 부른다는 것을. 골프가 진정으로 심판이 없는 스포츠가 되려면 스팅어를 골프 세상에서 몰아내야 한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2024.03.20 08:07
PGA

[IS 인터뷰] 불혹의 상금왕, 롱런의 비결은 "골프를 향한 사랑"

박상현은 40세였던 지난해 한국프로골프(PGA) 코리안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그는 16개 대회에 나와 상위 10위 6차례, 우승 1회 등 꾸준한 성적을 낸 끝에 상금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약 7억8000만원의 상금을 쓸어 담은 그는 누적 상금 51억6800만원을 달성, KPGA 투어 최초로 누적 상금 50억원을 돌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박상현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힘을 내고 있다. 2004년 4월 투어 입회 이후 KPGA 투어 통산 12승을 달성한 그는 이 중 4승을 최근 3시즌 동안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선 '월드 클래스' 임성재와 신예 배용준과 연장 승부 끝에 환상적인 이글샷으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박상현은 평균타수 69.857타를 기록하며 덕춘상(최저타수상)을 거머쥐었다. 페어웨이 안착률 61.47%(19위), 벙커세이브율 72.55%(4위), 평균퍼트 수 1.72개(3위), 파5 홀 4.58타(1위) 등 호성적도 함께 했다. 박상현에게 '롱런'의 비결을 물었다. 그는 "끊임없는 훈련과 골프를 사랑하는 마음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상현은 "골프가 아닌 다른 걸 할 때도, 쉴 때도 골프 생각을 꾸준히 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무심코 무언가를 잡아도 그립을 신경 쓸 정도다. 이런 꾸준한 이미지 트레이닝이 실전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프로 20년 차 시즌을 맞는 박상현의 목표는 "매 시즌 꾸준히 1승"이다. 일본 투어 2승을 포함해 프로 통산 14승을 달성한 그는 앞으로 6승만 더 하면 '20승 선수'에게 주어지는 투어 '영구 시드권'을 얻을 수 있다. 박상현은 "지금처럼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가서 영구 시드권을 얻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한 번 도전해 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상현은 올해 아시안투어 포함 30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박상현은 "올해 가장 신경 쓰는 대회가 하나 있다"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17일부터 나흘간 강원도 양양에서 열리는 '동아쏘시오그룹 채리티 오픈(가칭)'이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박상현이 2015년부터 10년째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 동아제약이 개최하는 대회다. 박상현은 "내 우승보다 대회가 잘 치러졌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라며 스폰서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를 위한, 선수를 배려하는 대회'로서 꾸준히 사랑받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도와 나가겠다"라며 선수이자 조력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4.03.20 06:04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잘 모르면서 골프 규칙 가르치지 마라...가르치는 것은 아는 것 보다 세 배는 힘들다

웬만하면 참으려고 했다. 자칫하면 누구를 헐뜯는 일이 될까 보아서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쓸 수 밖에 없게 생겼다. 부디 이야기 속 주인공은 나를 원망하지 말기 바란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뜸을 들이느냐고? 하기는 해야겠는데 막상 하자니 찜찜한 이야기이다.지난 2월 하순이었다. 사회인 제자가 소셜 미디어(SNS) 링크 하나를 보냈다. 제법 이름 있는 소셜 미디어 골프 채널에 올라온 영상 링크였다. 제자가 링크를 보내며 물었다. “이거 맞나요”라고. 3분이 조금 안 되는 영상에는 ‘이런 골프룰이 있다고요’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영상 시간은 제법 길었지만 내용은 간단했다. 물론 골프 규칙 전문가 축에 드는 뱁새 김용준 프로가 보기에 간단했다는 말이다. 뱁새 김 프로가 골프 규칙 전문가이기도 하냐고? 그렇다. 뱁새는 프로 골퍼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위원이 되었다. 심판 말이다. 뱁새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경기위원으로 4년간 근무했다. 그 가운데 나중 2년은 KPGA 1부 투어인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으로 근무했다. 어떻게 늦깎이 프로 골퍼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기위원까지 했느냐고? 골프 규칙을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길래? 그랬다. 뱁새는 한 때 골프 규칙에 깊게 빠졌다. 세계 골프 규칙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개설한 ‘토너먼트 운영자와 심판을 위한 교육 과정(TARS)’의 최종 단계인 ‘레벨3’를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할 정도로 말이다. 레벨1과 레벨2를 빼어난 성적으로 수료한 사람만 레벨3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레벨3 교육을 마친 후 치른 시험에서 60점을 넘기면 통과(PASS)이다. 80점을 넘으면 의미 있는 통과(PASS With Merit)이고. 90점을 넘으면? 탁월한 통과(PASS With Excellent)라는 수료증을 준다. 뱁새가 몇 점쯤 맞았는지 독자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지간히 자랑을 하는 것 보면 뻔하지 않은가? 뱁새는 TARS 레벨3에서 받은 성적과 영어에 능통하다는 점에 더해서 KPGA 프로이기까지 하다는 점까지 높이 산 덕에 KPGA 경기위원이 되었다. 지난 2018년 일인데 프로 골퍼가 된지 단 4년만이었다. 뱁새는 2년간 지역 경기위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2020년에는 KPGA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아차, 제 자랑만 실컷 하다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까먹었다. 맞다. 사회인 제자가 보낸 링크 속 영상에 담은 골프 규칙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그 영상은 이름을 날리는 프로 골퍼가 올린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특이한 규칙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었다. “백스윙을 하려는데 나무가 걸리면 왼손으로 스윙을 할 수도 있다. 왼손으로 스윙을 하려고 스탠스를 잡았는데 마침 스탠스가 카트 도로에 걸리면 그 카트 도로로부터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구제를 받고 나서 다시 오른손으로 스윙을 해도 된다.” 얼핏 보면 그럴싸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정확히 따지면 그가 한 이야기는 엉터리이다. 뭐가 틀린 이야기이냐고? 바로 나무에 걸린다는 것만으로 왼손으로 치겠다는 주장을 인정해주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시원하게 샷을 날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불편한대로 샷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왼손으로(오른손잡이 기준) 치겠다는 주장을 경기위원이 인정하려면 오른손으로는 도저히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백스윙을 조금만 하려고 해도 펜스가 걸리는 것처럼 말이다. 나무를 안고 치지 않는 한 오른손 플레이가 도저히 불가능해서 왼손으로 뒤로 뺄 수 밖에 없는 경우처럼 말이다. 규칙을 꿰고 있는 경기위원이라면 웬만큼 백스윙을 할 수 있으면 당연히 그대로 플레이 하도록 판정한다. 공식 경기에서도 이런 상황이 종종 나온다. 선수가 왼손 플레이를 하겠다고 주장하는데 경기위원이 인정하지 않는 상황 말이다. 30㎝만 백스윙을 할 수 있어도 그대로 쳐야 한다고 뱁새는 생각한다. 골프 규칙에 대해 엉터리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처음도 아니어서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이 가볍게 끝나지 않을 상황이 되어갔다.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이자 뱁새가 좋아하는 공태현 프로가 하루 사이를 두고 같은 링크를 보냈다. 사회인 제자와 똑같이 “이게 맞는 말이냐”고 물었다. 뱁새는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이번에는 더 알기 쉬운 예까지 보태서. 오른손잡이가 공을 확 잡아당겨서 왼쪽 비탈에 걸렸다고 치자. 발끝이 내리막인 불편한 샷을 해야 하는 한다. 이 때 선수가 ‘차라리 카트 도로에 서서 왼손으로 치면 더 시원한 샷을 날릴 수 있다’고 주장을 한다고 하자. 그리고 나서는 ‘스탠스가 카트 도로에 걸리니 구제를 받겠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경기위원이 허용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왼손 스윙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공프로에게 설명하면서도 뱁새는 주저했다. 칼럼에 쓰면 누구를 망신 주려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런데 며칠 더 지나자 젊은 프로 골퍼 한 명이 같은 링크를 보냈다. 대회에 나가는 청년이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게 되었다. 더 놓아두었다가는 엉터리 설명을 믿고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보는 선수가 나올 판이니까. 규칙을 아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규칙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긴장되는 일이다. 골프 규칙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뱁새에게도 말이다. 제발 골프 규칙만큼은 어설프게 알고 가르치지는 말자!‘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2024.03.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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