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큰 틀 위해 나온 결정 vs 부천 시민과 팬 우롱한 처사

SK의 제주 연고 이전 결정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서포터스들은 K 리그 13개 구단 및 K2 리그 4개 서포터스, 그리고 국가대표 서포터스인 붉은 악마까지 연합, 연고 이전 반대와 함께 SK 불매 운동 전개 의사를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강도 높은 반대 운동에 구단은 물론 프로축구연맹까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SK가 연고이전을 결정하게 된 이유와 서포터스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당사자들을 통해 들어보고 연고 이전 외국 사례를 살펴본다. 축구팀



우리 처지는 이렇다 정순기 SK 단장
5개 구단 수도권 밀집 등으로 인한 불균형 해소
제주도민 높은 축구 관심과 인프라 활용도 주목

SK축구단은 미래 구단의 발전상과 한국 프로축구시장의 확대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제주도로의 연고지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등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다.

프로스포츠구단이 없었던 제주도는 지자체는 물론 도민들의 프로구단 유치 열망이 매우 높았다.(도민 89％ 축구단 창단 찬성, 연간 10회 홈경기 개최시 평균 3.87회 경기장 찾아 관전 의사) 아울러 막대한 투자를 통해 축구전용구장으로 지어진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이 2002월드컵 이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또한 14개 구단 중 5개 구단이 서울 및 수도권에 밀집함으로써 빚어졌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SK는 이와 같은 제주도의 프로축구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인프라를 활용, 보다 수준 높은 경기를 축구팬에게 보여주는 동시에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를 거점으로 한 축구 인프라를 성장시켜 아시아 축구 중심지로 거듭나게 한다는 중장기 비전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고있다. 이를 위해 SK는 지역 프랜차이즈에 노력할것이며, 체계적인 유소년 클럽 시스템을 도입하여 어린 선수들에게도 투자를 할 계획이다.

연고지 이전에 대한 부천지역 축구팬 등 일부 팬들의 반발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SK가 지역 팬들을 버리고 제주도로 떠난 게 아니라 연고지 이전이 구단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임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SK는 부천 연고 당시 팬과 영원히 함께 할 것이며, 연고지 이전에 대한 비판 의견을 주는 팬 역시 SK구단에 그만큼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SK구단과 선수들은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두고, 보다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줌으로써 팬 성원에 보답할 것을 약속한다. 또 앞으로도 SK구단은 축구팬들의 건설적인 비판에 귀를 기울여 구단운영에 적극 반영할 계획임을 밝히고 싶다.

제주 유나이티드로 거듭날 SK는 제주도에서의 리그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제반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며, 지역 마케팅을 강화해 국내 프로축구가 부흥하는 데 큰 몫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우리 생각은 이렇다 김민국 연고 이전 반대 비대위 위원장
부천 관중수 급감 1차적 책임은 구단의 파행적 운영
비밀 연고지 이전…축구 발전 로드맵 첫 단계 망친 것

결론부터 말하면 SK의 연고지 이전은 부천시민과 팬을 우롱하고 한국 축구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다. 연고지 이전의 근거로 제시하는 SK㈜ 측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근거로 하고 있다.

SK 측은 `관중수의 급감`을 연고지 이전의 주요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전혀 근거가 없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 부천의 경기장 입장 관중수는 2만명이 넘었다.

관중 숫자는 구단이 파행운영되기 시작한 2002년부터 급격하게 줄었다. 8월 18일까지는 매 경기 3만 2000명이 넘는 팬들이 경기장을 채웠지만 정체불명의 트나즈 트루판(터키) 감독을 영입하면서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관중수는 5000여명 선으로 줄었다. 2003년부터 2004년에는 이임생, 김기동, 이원식, 남기일 등 간판스타가 팀을 떠났고 팀도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특히 2003년 후반 구단매각 발표 이후에는 1000명대로 추락했다.

그러나 2005년 정해성 감독 취임 이후 컵대회 1850명, 전기리그 2058명, 후기리그 4803명 등 관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후기리그 관중수는 전남이나 전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관중 감소의 1차적 책임이 구단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SK는 모든 책임을 팬들에게 넘기고 있는 것이다.

프로 축구단에 연고지 고수는 필수적인 것이다. 연고제가 정착되어야 팬들은 마음놓고 팀을 성원하고 원정경기를 마다하지 않는 서포터가 생겨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관중이 늘고 관련 시장의 규모가 커진다. 커진 시장 규모는 돈과 명예를 위한 젊은이들의 도전의 무대가 되고 축구 선수의 저변 확대로 이어진다. 연고지 이전은 이 같은 축구의 발전 로드맵의 첫 단계를 망가뜨리는 행위이다. 이 때문에 일본 J리그도 지역과의 유대감을 주요 가입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SK의 행위가 떳떳했다면, 왜 비밀리에 연고지를 이전했나. 연고지 이전 발표 며칠 전까지 부천 팬을 상대로 숙소방문 행사, 경기장 보수, 구단의 비전 등을 이야기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10여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신들을 성원한 팬들은 그들에게 무엇이었나.

최근 프로축구연맹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지역연고제의 영향을 받아 응원을 한다고 답했다. 연고지 이전이 반복되면 `우리팀`이라고 생각하며 경기장을 찾던 지역민들은 축구에 대한 관심을 거두게 된다. 결국 연고지 이전은 한국 축구를 망치는 행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