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게임 운영자(Game Master·GM)가 유저들의 각종 유형을 재미있게 분석 강의에 활용 화제다. 게임업체 한빛소프트는 최근 GM 60여명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사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 교육 중에 GM이 뽑은 ‘이런 유저 꼭 있다’와 ‘GM의 4대덕목’이 그것.
GM은 온라인게임에만 있는 ‘특수 직종’이다. 그들에겐 바닥나지 않는 참을성·말빨(말 실력)·침착성·임기응변 등의 기술 구사 능력이 필요하다. 그들은 게임 속에 상주해 게임을 하면서 서버를 감시하고. 커뮤니티 관리하며. 게임 내부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용자 데이터 복구 등 게임 운영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보이지 않는 온라인 게임의 중앙정부에 해당한다. 그들에게 가장 황당한 유형은 적반하장형이다. 그들은 해킹이나 기타 위반되는 행위을 하고서도 오히려 “해킹을 방지하는 게 당신들 할 일인데. 왜 예방은 못하고 내 아이디를 블로킹하느냐”며 따지고 든다.
애교애걸형은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 “서-프를 사랑하는 유저인데요. 제가 키우는 개가 가출을 했는데요. 운영자님이 9레벨 카드를 주시면 돌아올 것 같은데요. 꼭 부탁드려요. 개를 못 찾으면 엄마가 앞으로 캐시 못 쓰게 하신다고 해서요…꼭이요….” 무조건 큰소리를 치는 형도 있다. “내가 이 게임에 얼마를 썼는데! 니가 그 돈 돌려줄 거야?” 이럴 때 GM들은 할 말을 잃는다. 그런가 하면 왕년에 한 게임한 그들에게 “당신이 GM 맞아”하며 다그치는 형도 있다. “이 게임이 이러저러한 게 있는 거 알아? 내가 그걸 아는데. 그건 그렇게 하면 안돼. 이렇게 해서 저렇게 해야…” 이들의 설교는 30분이 기본이다. 이럴 때 GM들은 얘기하고 싶다. “당신을 GM으로 임명합니다~”
추근덕형과 욕설형도 못말리는 유형 중 하나다. 추근덕형은 “운영자님. 몇살이에요?” “여자예요? 애인 있어요? 어디 사세요? 시간 나시면 커피라도. 아님 포션이라도 한 잔?” 등 쉴 새없이 들이댄다.
욕설형은 그야말로 막무가내형이다. 이들에게 논리는 필요 없다. “이 XXX한 XXX야! 내가 XXX할 이 XXX에 XXX를 XXX했는데 말야!” 처음부터 끝까지 욕이다. 대답도 필요 없다. 이들은 실컷 욕만 한 채 유유히 사라진다. 이럴 때 GM은 울고 싶다. 그래서 GM이 담배 끊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려운가 보다. 재미있는 유형하나 더. 고자질형도 있다. “지금요. 어디어디에서 00유저가 핵 쓰고 있대요~ ” 신고가 고맙긴 한데. 하지만 어쩌란 말야.
이 밖에 강의에서는 게임 운영자들의 4대 덕목을 사자성어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입장을 바꿔 생각하라)‘명경지수(明鏡止水·흔들림 없는 평정심을 지켜라)’‘읍참마속(泣斬馬謖·공정한 법을 위해 사적인 정을 버려라)’‘이목지신(移木之信·약속을 지켜라)’등 회사와 게임의 대변인인 GM의 위치를 쉽고도 교훈적으로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GM들이 지켜봐왔던 유저들의 행태와 자신들의 행동 지침을 기억하기 쉽도록 재미있게 강의한 손창욱(35) 대리는 “유저들을 알면 GM이 보인다. GM은 GM대로 공정한 게임의 사법기관 노릇을 하고 유저들은 유저대로 게이머로서의 룰을 지켜나갈 때 게임이 더 게임다워진다. 이런 관계를 보다 쉽게 전달하려고 하다보니 GM으로부터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