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필드에 복귀한 이진택이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35회 전국종별육상선수권 남자 일반부 높이뛰기에서 2m15㎝에 놓인 바를 넘고 있다.
“부담보다는 행복을 뛰어넘었죠.”
‘국내 남자 높이뛰기의 일인자’ 이진택(34·대구시청)이 대표 복귀를 선언한 후 첫 도전에서 2m15를 넘었다. 그는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35회 전국 종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일반부에서 2m15를 1차시기에 성공하며 손쉽게 우승을 거뒀다.
자신이 목표했던 2m20에는 못미쳤지만 그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묻어났다. 그는 “예전에는 부담감이 심했는 데 이제는 바를 넘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네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현역시절 혼자서 한국 기록을 6차례나 세웠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던 그는 지난 2003년 9월 부산 국제육상선수권을 마지막으로 정든 필드를 떠났다. 이후 대구시청에서 플레잉 코치로 뛰었고 지난해 1월부터는 높이뛰기 국가대표 코치를 맡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바통을 이을 유망주가 없었다. 오는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막막했다. 98방콕아시안게임과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2연패한데다 86서울아시안게임 이후 한국이 5연패해온 이 종목의 승자를 다른 국가에게 넘겨주기는 정말 싫었다. 결국 지난 1월 자신이 다시 한번 백의종군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첫 도전이었던 이 날 예전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다만 나이에 따른 체력안배에 실패하며 막판 뒷심을 발휘하지 못해 2m20을 넘지는 못했다. 그는 “아시아 수준은 2m25에서 2m27 정도다. 체력만 보완한다면 2m25는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진택에게는 금목걸이를 반드시 차야 성적이 나는 징크스를 지니고 있다. 어머니가 해준 금목걸이를 차고 96애틀란타올림픽 8위에 오른데 이어 97년 부산동아시아경기 우승. 하계유니버시아드 우승 등 그칠줄 모르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97년 말 IMF사태가 터져 금모으기 운동이 한창일 때 이진택은 망설임없이 자신의 목걸이를 쾌척했다. 이날 그는 금목걸이를 차지 않고 바를 힘차게 넘었다. 그에게는 여자 높이뛰기 대표 출신인 김미옥(32)과 의 사이에서 지난해 3월 태어난 이민우라는 새로운 황금목걸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10년 된 그의 헤진 육상화가 더없이 친근해보였다.
한편 김현주(30·태백시청)는 여자 일반 창던지기에서 56m14를 던져 국가대표 장정연(익산시청)과 아시안게임을 2연패한 이영선(대구시청) 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고교생 스프린터‘ 이용열(17·인천체고)은 남고부 200m 레이스에서 21초13에 결승선을 끊었다. 풍속이 초속 2.1m로 불어 기록한도(2m)를 0.1m 초과하는 바람에 기록이 공인되지는 않았지만 남자 일반부 우승자 오경수(파주시청·21초70). 남대부 1위 임재열(충남대·21초26)보다 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