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축제는 매 경기가 흥미만점이다. 10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개최국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조별리그 48경기와 16강 토너먼트 16경기 총 64경기가 치러진다. 조별리그에서 놓쳐서는 안 될 최고의 흥미진진한 경기 ‘빅5’를 날짜순으로 꼽아봤다.
▲호주-일본(F조·12일 밤 10시)
우승 후보들은 아니지만 ‘숙적’ 일본과 2002년 ‘4강 신화의 영웅’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의 대결은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F조에서 우승후보 브라질이 조 1위를 차지한다고 보면 남은 한 장 티켓을 놓고 크로아티아 일본 호주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특히 일본의 지쿠 감독이나 히딩크 감독은 나란히 상대팀과의 첫 경기를 가장 중요한 경기로 꼽고 있다. 첫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나카타 히데토시(볼튼)를 대신해 일본의 중심으로 떠오른 나카무라 순스케(셀틱)의 프리킥이 주목대상. 전담 키커인 나카무라는 골문 앞 프리킥 때 33.3%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32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호주는 히딩크 감독의 조련으로 팀 케이힐(에버튼) 마르코 브레시아노(파르마) 등 미드필더진이 탄탄하지만 팀 간판인 해리 큐얼(리버풀)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한 것이 걱정.
▲스페인-우크라이나(H조·14일 밤 10시)
H조의 강팀인 스페인과 우크라이아는 조 예선 첫 경기에 맞붙는다. 두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이 16강 오를 경우 붙게될 상대방의 윤곽도 드러나기에 꼭 지켜봐야할 경기다.
사상 처음 월드컵에 진출한 우크라이나 ‘득점기계’ 안드리 셉첸코의 월드컵 데뷔 무대다. 스페인을 상대로 득점력을 뽐낼 지 기대된다. 최근 이탈리아 AC 밀란에서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로 이적한 셉첸코는 유럽예선에서 6골을 몰아치며 진가를 발휘했다. 여기에 맞서는 스페인도 라울 곤살레스(27·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다비드 비야(25·발렌시아) 페르난도 토레스(21·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력이 날카롭다. 프리메라리가에서 24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오른 비야와 13골을 터뜨린 토레스 등 신예 공격수의 발끝이 만만찮다.
▲잉글랜드-스웨덴(B조·21일 새벽 4시)
2002년에 이어 또 같은 조다. 당시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와 함께 ‘죽음의 조’에 포함됐던 잉글랜드는 스웨덴와 1-1로 비겼다. 2개 대회 연속 인연이 이어졌는데 ‘바이킹 징크스’가 계속될 지 관심이다.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스웨덴과의 11차례 A매치에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7무 4패. 지긋지긋할 만도 하다.
부상 중인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출장이 불투명하지만 마이클 오언(뉴캐슬)-피터 크라우치(리버풀)의 투톱 라인에 데이비드 베컴(레알 마드리드)-프랭크 램퍼드(첼시)-스티븐 제라드(리버풀)의 미드필드는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우승까지 넘보고 있는 잉글랜드는 이번에야말로 스웨덴을 넘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알다시피 잉글랜드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우연찮게도 스웨덴 출신이다. 얽키고 설킨 이들의 얄궂은 운명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지.
▲아르헨티나-네덜란드(C조·22일 새벽 4시)
아르헨티나·네덜란드·코트디부아르·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한데 묶인 ‘죽음의 조’ C조의 모든 경기가 매력만점이지만 특히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경기는 조별리그 최고의 빅경기로 꼽을 만 하다. 아르헨티나는 2002년 죽음의 조에서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네덜란드는 2002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지만 대진 운은 험난하다. C조 마지막 경기인 이날 승부 결과에 따라 한 팀은 탈락을 맞게되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도 있다.
양팀의 ‘신성’ 아르연 로번(22·네덜란드)과 리오넬 메시(19·아르헨티나). 베테랑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네덜란드)와 에르난 크레스포(아르헨티나)의 화력 대결이 볼 만하다.
▲체코-이탈리아(E조·22일 밤 11시)
미국 가나와 함께 속한 E조는 또 다른 죽음의 조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F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과의 16강전을 피하기 위해서 체코와 이탈리아는 마지막 경기에서 1위를 쟁탈하느라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수비지향적인 이탈리아는 루카 토니(피오렌티나)와 알베르토 질라르디노(AC밀란)의 투톱도 막강하다. 특히 토니는 세리에 A에서 38경기에서 31골을 폭발시키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체코는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 파벨 네드베드(AC 밀란). 예선 12경기에서 7골을 폭발시킨 토마스 로시츠키(아스널)을 비롯해 2004 유럽선수권 4강의 주역들이 건재해 이번 월드컵 돌풍의 팀으로 지목된다.
두 팀은 상대전적에서 2승1무2패로 팽팽하지만 체코가 96년 유럽선수권부터 세 차례 대결에서 2승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