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10월쯤이면 DKNY 부럽지 않은 한국의 브랜드를 뉴욕과 할리우드에서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한국 패션시장의 새 리더로 떠오른 최윤준(40) 아이올리 대표가 미주지역 본격 판매계약을 위해 출국하기 전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아이올리의 브랜드 에고이스트. 매긴나잇브릿지. 플라스틱 아일랜드는 이미 ‘국내 시장이 좁다’고 외칠만큼 3~5년새 급성장한 패션계의 총아다. 패션브랜드 한개 당 200억원 매출을 올리기 어려운 국내에서 에고이스트만해도 작년 500억원. 매긴과 플라스틱을 합쳐 1200억원을 기록해 패션업계를 놀라게 했다. 콧대높은 국내 유명 백화점도 아이올리 브랜드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정도다.
■뉴욕·LA 패션쇼서 ‘판타스틱’호평
최대표가 세계적 여성브랜드 DKNY·스텔라 매카트니를 뛰어넘겠다고 한말이 허언이 아니다. 올 10월부터 당장 할리우드의 톱스타 패리스 힐튼과 드류 베리무어·캐머론 디아즈·데미 무어·사라 제시카 파커 등이 아이올리의 브랜드 ‘매긴 나잇브릿지’를 입고 각종 행사를 누빌 예정이다. 기자가 사무실을 방문한 시간에도 최대표는 미주법인 임원들과 함께 LA와 뉴욕시장 공략 전략을 수립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작년 뉴욕 코트니쇼와 LA 매직쇼 등 각종 패션쇼에 매긴을 출품해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백화점의 바이어들이 모두 ‘판타스틱’을 외쳤다. 그중에서도 패션편집숍으로 유명한 ‘바니스 뉴욕’이 현장에서 계약을 맺겠다고 밝혔다. 에스닉과 빈티지를 찾는 뉴요커들의 인기매장 ‘앤트로폴로지’도 계약의사를 밝혔지만 전략상 바니스 뉴욕하고만 거래하기로 했다.”
■생산과 브랜드 전략의 귀재
최대표의 패션전략은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수입브랜드나 럭셔리 브랜드가 브랜드 가치를 판매한다면. 일반 패션기업들은 생산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올리는 두가지를 함께 끌고 간다.
2001년 멀티-스파형 브랜드로 출발한 에고이스트의 아이덴티티를 잃고 리뉴얼하는 식의 생명연장보다 매긴 나잇브릿지와 플라스틱 아일랜드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다. 브랜드를 론칭하는게 수십억원을 쏟아붓는 일인데 과감하게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 매긴은 롯데 등 주요점포에서 월 1억5000만원으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여기에 최대표만이 갖고 있는 또하나의 강점이 있다. 생산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들이 패션사업 10년을 해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해외진출을 5년만에 시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향후 패션산업은 생산과 제조를 먼저 장악하는 기업이 최강자가 될 것이다.”
그가 의류사업에 뛰어들게된 것도 생산과 제조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유학시절 일본 대기업의 제품 인스펙터(검수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본의 수입업체와 한국의 봉제공장을 두루두루 살필 수 있었다.
■ 점원을 슈퍼모델급으로 뽑아라
최대표가 에고이스트를 국내 론칭하는 과정은 작전과도 같았다. ‘상황적 독점’을 차지한 절묘한 브랜드 전개 작전이었다.
그는 1990년 중반부터 자신의 몸을 적극적으로 과시하고 싶은 여성의 마음을 앞서 읽었다. 새로운 옷을 만들 시간이 없었다. 마침 일본의 에고이스트가 그의 컨셉트에 딱 맞아떨어졌다. 일사천리로 브랜드를 도입해. 백화점을 공략했다. 하지만 유명 백화점들이 모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점원에게 유니폼 대신 섹시컨셉트의 자사 의상을 입힌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파격적 발상. 그는 슈퍼모델급 점원을 뽑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만의 컨셉트로 매장을 누비게 했다. 그리고 이들에게‘카리스마 스태프’라는 이름을 붙였다. 롯데백화점만이 최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프닝을 하자마자 대히트였다. 모백화점으로부터는 “왜 우리 백화점에는 매장을 열지 않냐고”고 뒤늦게 항의했다고 할 정도였다.
최대표는 앞으로 3년안에 1조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패션업을 아는 사람이면 말도 안되는 목표라고 웃는다. 브랜드 컨셉트가 트렌드 위주라서 볼륨확장이 일정규모 이상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업계의 불가능한 장벽을 그는 해외시장에서 뚫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두고보라. 코스닥상장까지 이뤄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