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려 로보트야/날아라 날아 태권V~”라는 타이틀곡으로 1970년대 전국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v> (감독 김청기)가 탄생 30만에 처음으로 생일잔칫상을 받는다. 30년 전 첫 상영(1976년 대한극장)한 날인 7월 24일을 전후로 태권V 상영회(7월 21~30일)·전시회(7월 21~8월 13일·이상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음악회(미확정)·심포지엄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진다.
어른은 물론 지금도 서울·경기 지역 13세 이하 어린이의 90%가 알고 있을 정도로 세대를 초월하는 아이콘이 된 태권V의 부활을 알리는 정식 신호탄이다. 로보트 태권V는 부천시로부터 주민등록증을 받은 아기 공룡 둘리와 함께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만화 캐릭터임을 확인하게 됐다. <로보트 태권v> 판권을 확보한 신씨네가 2008년 겨울 방학에 새로운 <로보트 태권v> 개봉을 목표로 김청기(65) 감독과 함께 추진하는 ‘태권V 부활 프로젝트’도 훨씬 힘을 받게 됐다.
<로보트 태권v> <똘이장군> <우뢰매> 시리즈 등을 만든 김 감독은 “ <로보트 태권v> 는 7편의 태권V 시리즈 중 첫 작품이다. 내가 만든 첫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장남의 생일을 지켜보는 아버지로서 흐뭇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신씨네의 장순성 PD는 “태권V는 세계 최초의 무술 로봇이다.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그동안 <로보트 태권v> 관련 자료가 많이 유실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선 태권V와 관련한 자료와 각종 상품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복원한 <로보트 태권v> 를 관객들과 함께 보면서 ‘진짜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1976년 당시 <로보트 태권v> 를 어설프게 만들었다면 누가 지금까지 사랑해 주겠는가. 다만 새 작품도 내가 하고 싶지만 그건 욕심이고 신진들에게 맡겨야 한다. 제작에서 나는 스토리라인 감수하는 고문 정도로 참여한다. 올드 팬들은 태권V가 현대적으로 변형되는데 대한 반감이 크다. 올드 태권V의 행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권V가 마징가Z의 아류”라는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을 계기가 될 걸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제까지 이야기가 없다가 몇 년 전부터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에 마징가Z와 같은 거대 로봇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지만 마징가Z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 일본 것을 베끼는 걸 경멸했다. 점심 때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보며 이미지를 투영했기 때문에 투구를 쓴 듯한 태권V의 모습은 근엄하다”라고 말했다.
김병헌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원장은 “이순신 장군의 정기를 받아 태어난 <로보트 태권v> 가 생일잔치를 통해 국민을 결집시키는 상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태권V 연보 1976년 <로보트 태권v> 76년 <로보트 태권v2: 우주작전> 77년 <로보트 태권v3: 수중작전> 78년 <로보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 83년 <슈퍼 태권v> 84년 <84 태권V> 90년 <로보트 태권v 90> (실사·애니메이션 합성): 76~90년 14년 동안 총 7편 제작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인터네가필름(프린트에서 복사된 네거티브 필름) 발견 05년 10억원을 들여 디지털 복원 작업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