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집중분석]선발? 마무리? ‘맞춤형 투수 보직 힘드네’
'선발이냐 불펜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KIA는 최근 마무리투수 장문석을 선발로테이션에 포함시키고 대신 '셋업' 윤석민에게 뒷문을 맡겼다. 장문석이 잇따른 부진으로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들은 이를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인다. 장문석은 이미 LG에서 마무리투수보다는 선발이 더 낫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구원투수가 급한 KIA가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해 갔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는 동계 전지훈련부터 최상의 투수 보직을 정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다. 그런데도 막상 시즌에 돌입하면 보직 변경이 뒤따른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다르다'는 지도자의 고집도 일정부분 작용한다.
▲우리는 선발 체질
LG 개막 후 중간계투로 활약하던 정재복과 심수창을 선발로 전환해 성공을 거뒀다. 불펜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이들은 이후 확 달라진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심수창은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에 3연승 행진 중이고, 정재복도 최근 6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던지며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위기에서 등판하면서 자신의 볼을 제대로 뿌리지 못했으나 선발로 등판한 뒤 여유가 생겼다. 둘 다 대학시절부터 선발투수를 해와 힘은 충분하다"고 배경을 설명한다.
중간계투에서 선발로 전환해 성공한 투수는 지난 해 두산 이혜천, 올 해 KIA 전병두도 있다. 좌완인 이들은 팀 형편 상 왼손타자 상대 원포인트를 주로 맡았으나 변신 후 위력적인 선발투수로 발돋음했다.
▲마무리는 아무나 못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대부분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가 마무리를 맡는다. 리드한 경기만이라도 승리를 굳혀야 하기 때문이다.
구위는 단조로워도 짧은 이닝이나마 볼에 힘이 실리고, 제구력과 배짱이 좋아야 한다. 많은 경기 경험과 회복이 빨라 연투가 되면 더욱 좋다.
겁없는 새내기 선발 류현진은 팀 구원투수 구대성이 부상을 당하자 마무리로 차출돼 지난 달 28일 연장 10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패배를 맛봤다. 선발투수로서 올 시즌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오를만큼 '언터처블'을 자랑했으나 마무리가 생소했는지 임무를 완수하자 못했다. 게다가 다음 경기(5⅓이닝 8피안타 3실점)에서는 평소와 달리 뭇매를 맞는 홍역을 치렀다.
박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