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64) 북한 국방위원장이 2년 전 부인 고영희의 사망 이후 여비서와 동거를 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동거녀는 비서업무를 담당하던 기술서기 출신의 김옥(42)으로 사실상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라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옥은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며 80년대 초부터 고영희 사망 때인 2004년까지 기술서기를 지냈다. 기술서기는 노동당 고위 간부의 건강을 보살피는 직책으로 주로 간호사가 선발되지만 김 위원장의 경우 다수의 기술서기가 배치돼 비서업무까지 맡고 있다. 김옥은 김정일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군부대 방문 등 현지지도는 물론 외빈접견에도 참석했다.
또 2000년10월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미국 방문 때도 수행원으로 동행했다. 김옥은 1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도 동행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인사하는 등 사실상 부인 자격의 대우를 받았다. 김 위원장이 남측 인사와 면담하는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 최측근에서 약을 챙겨주는 등의 활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동거를 해 부인으로서의 대우를 받은 여인은 김옥을 포함해 고(故) 성혜림·김영숙·고영희 등 4명이 됐다.
김옥의 등장과 함께 후계자 구도도 관심을 끈다. 김 위원장과 김옥 사이에 자녀가 있는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자녀가 없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고(故) 성혜림이 낳은 장남인 정남(35). 고(故) 고영희가 낳은 차남 정철(25)과 삼남 정운(22) 등이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과 김옥 사이에 설사 아들이 있다고 해도 나이가 너무 어려 당장 후계자로 낙점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40대 초반에 불과한 김옥이 전 부인의 아들 중 한 명이 일찌감치 후계자가 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북소식통들은 김옥에 대해 “아주 똑똑하고 영리한 여성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연합뉴스는 소개했다. 하지만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런 정보를 보고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