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7 아시안컵 지역예선 이란전에 나설 태극전사들이 8월 31일 낮 12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로 집결했다. 이란전은 베어벡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후 치러지는 두번째 평가전이다. 베어벡은 대만과의 감독 데뷔전에서 3-0 승리를 거뒀지만 두세수 아래인 약체를 상대로 한 절반의 승리였을 뿐이다. 이란과의 결전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단 내부 사정이 어수선하다. 대표팀 최고의 ‘테크니션’ 안정환은 이적팀을 확정짓지 못한채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박주영 역시 극심한 슬럼프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유있는 대표 탈락이지만 거센 변화의 바람이 대표팀을 뒤흔들 수도 있다.
차두리는 사타구니 부상을 이유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차두리가2006월드컵 대표팀 탈락에 따른 서운함을 보이코트의 형식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베어벡 감독은 독일로 건너가 차두리의 분데스리가 경기 프랑크푸르트전을 지켜보았지만 정작 차두리와는 만나지도 전화통화도 못하고 돌아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이탈리아 세리에 A AS로마로의 이적이 무산되는 홍역을 치른 이영표도 고민거리다. 이영표는 부랴부랴 31일 입국해 대표팀에 합류하지만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반면 상대는 강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며 창끝을 벼르고 있다. 비공개로 훈련하고 선수 명단공개조차 꺼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지 언론의 보도를 통해 이란의 선수 명단을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간판 스타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 하셰미안(하노버) 레자에이(메시나) 네쿠남(오사수나) 마다비키아(함부르크) 테이무리안(볼턴) 등 해외파 6명이 모두 가세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은 지난해 10월 아드보카트 사단에 0-2로 패한 한국전에 대한 설욕전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8월 16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시리아전(1-1무)을 현지에서 분석한 하재훈 기술위원은 “해외파가 빠지고 세대교체를 시험했음에도 위력적인 경기를 펼쳤다. 비겼지만 내용은 이란이 압도를 했다. 해외파도 가세해 한국과는 명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FIFA 랭킹 45위로 52위를 기록중인 한국보다 7계단 앞서있다. 현재 아시안컵 지역예선 B조에서 2승을 달리고 있는 한국은 이란을 잡을 경우 조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진출권 획득의 9부 능선을 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