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29·토트넘 홋스퍼)가 15일 새벽(한국시간) 화이트하트레인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2006~2007 유럽축구연맹(UEFA)컵 1회전에서 주전과 비주전을 가르는 시험대에 선다.
마틴 욜 감독의 확고한 신뢰 속에 왼쪽 풀백 자리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이영표는 올시즌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기색을 보였다.
스피드가 빠른 카메룬 출신의 왼쪽 풀백 에코토(22)가 영입된 이후 이영표는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시즌을 출발했다. 오른쪽으로 옮기고 치른 세차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중 두 번은 후반 중반에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토트넘은 오른쪽 풀백 자리에도 프랑스 대표 출신 심봉다를 추가 영입했다. 이영표는 태극 마크를 달고 이란·대만전을 치른 뒤 잉글랜드로 돌아간 직후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차전에서는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게다가 이영표는 AS 로마 이적을 눈앞에 두고 이를 막판에 거부하면서 한차례 홍역을 겪기도 했다. 가뜩이나 스트레스가 심한 시즌 초반 이영표는 포지션을 이리저리 옮기고 이적여부를 놓고 갈등하는 등 이중. 삼중고에 시달렸다.
그 때마다 마틴 욜 감독은 이영표를 위로했다. 이영표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낸 이유에 대해서는 “월드컵을 통해 이영표가 오른쪽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라고 멀티 플레이어의 자질을 높이 샀다.
A매치 출전 후 교체 명단에도 넣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체력적 부담을 고려한 것”이라고 어깨를 두드렸다. 이영표를 다른 팀에 보내도 되는 이적 대상자로 지목한 책임있는 사람이면서도 이영표가 토트넘 잔류를 선언했을 때는 “이영표가 떠나길 원치 않았다. 그가 남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전 자리를 걱정하지 않았던 PSV 아인트호벤 시절과 극동과 유럽을 오가며 며칠 새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던 지난 해까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영표의 대안이 팀에 생겼기 때문이다.
이제 왼쪽으로 복귀한 이영표는 에코토와 피할 수 없는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에코토가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이영표의 절대 우위를 자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슬라비아 프라하전은 에코토와 이영표가 나란히 저울대에 서는 첫번째 경기가 된다. 늘 이영표에 대해 좋게만 이야기해왔던 마틴 욜 감독은 출전 선수 명단을 통해 그의 속마음을 드러낼 것이다.
▲슬라비아 프라하전이 토트넘의 고비
토트넘 홋스퍼에게 슬라비아 프라하전이 주는 의미는 크다.
올시즌 토트넘은 조코라. 심봉다. 미도. 베르바토프 등을 대거 영입했다.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UEFA컵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이루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UEFA컵은 커녕 프리미어리그서도 토트넘은 1승 3패로 지극히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만일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프라하전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한다면 마틴 욜 감독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반대로 슬라비아 프라하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한 층 자신감을 가지고 프리미어리그로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
이해준 기자 [hjlee@ilgan.co.kr]
●이영표 올시즌 기록 --------------------------------------------------- 대회 날짜 상대팀(H/A) 결과 출전기록 ---------------------------------------------------- EPL1 8.20 볼턴(A) 0-2패 후30 교체아웃(허들스톤) EPL2 8.23 셰필드(H) 2-0승 풀타임 출장 EPL3 8.26 에버튼(H) 0-2패 ▽후15 교체 아웃(데포) EPL4 9.10 맨유(A) 0-1패 출전엔트리 제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