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 안맞으면 훈련이 부족한거죠. 지난 추석때 훈련을 좀 게을리했더니 당장 샷 감각이 무뎌졌어요."
한국남자프로골프 사상 첫 20대 상금왕을 꿈꾸는 강경남(23·삼화저축은행). 지난 13일 한국프로골프(KPGA) 2006 비발디파크오픈에 출전중인 강경남을 숙소에서 만났다.
그가 2라운드가 끝내고 저녁식사를 한 뒤 숙소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 8시30분. 그는 돌아오자마자 퍼터를 꺼내 들었다. '좀 쉬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샤워하고 식사하면서 이미 휴식은 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KPGA투어 신인왕인 그는 올해 들어 시즌 2승과 함께 상금 랭킹 2위(2억 5839만 3333원)를 달리고 있다. 지난주까지 1위에 올라 있었으나 15일 끝난 비발디파크오픈에서 공동29위에 그쳐 신용진(42·LG패션)에게 상금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격차는 723만여원. 그렇게 많은 차이는 아니다. 그러나 신용진의 상승세가 무섭기 때문에 강경남이 앞으로 남은 3개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강경남이 상금왕에 오를 경우 한국골프사를 새롭게 쓰게 된다.
▲대회장에 퍼팅 연습기를 싸들고 다닌다고?
그는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스윙도 그렇고 퍼팅도 뛰어난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퍼팅 연습기를 아예 짐보따리에 싸 들고 대회장을 찾는다. 저녁시간 이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연습을 하기 위해서다.
대회가 없는 주간에는 하루 8시간의 훈련을 하지만 대회중에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 강경남이 라운드를 마치고 숙소에서 퍼팅 연습을 하는 시간은 1시간 30분. 주로 볼의 구름을 체크하고 한시라도 퍼팅 스트로크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이날도 1시간이 넘게 퍼터를 잡았다. 빈스윙연습도 40분 가까이 했다. "반복연습만이 일관성 있는 샷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반드시 연습한 만큼 되돌아 오는 것 같다.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연습 때문이다."
20대의 어린 나이치고는 뭔가를 너무 일찍 터득해버린 것 같은 선문답이 이어졌다. "올해 목표는 이미 이뤘다. 생애 첫승을 거두는 것이었는데 시즌 2승까지 했다. 상금왕보다는 시즌 3승에 더 욕심이 난다." 그래서 그는 일단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사상 첫 20대 상금왕에 욕심이 없느냐'는 질문에 "의욕만 앞선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어찌 기록에 대한 기대가 없겠는가. 자연히 시즌 3승을 하게 되면 상금왕도 따라오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술·담배를 하지 않고 체력 관리에 최선
함께 있던 선배 김준형씨에게 강경남의 장점에 대해 묻자 한마디로 "자기 관리가 너무 철저한 선수"라고 말했다. 혈기 넘치는 젊은 선수여서 술과 담배 한 모금 정도는 할 법도 한데 한번도 해본적이 없단다.
그리고 그는 "집중력과 체력, 파워, 그리고 거리 등이 젊은 선수가 갖는 장점"이라면서 올 시즌 KPGA투어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젊은 내 자신이 대선배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연습은 더 많은 결실을 나에게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