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연꽃차 마신 것은 행운이었다. 사발 안에서 풀어헤쳐진 흰 연꽃잎이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다. 요즘 연꽃차라는 것은 연꽃향 차이거나 수입한 수련차다. 향미가 생화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
연꽃향차는 녹차(세작)를 넣은 삼베 봉지를 연꽃이 잎이 다물어지기 전인 저녘 5~6시 사이에 꽃속에 봉지를 넣고. 다음날 아침 8시30분에서 9시 30분사이에 잎이 열릴 때 꺼낸다.
연꽃 하나 당 녹차 15g 정도 넣는다. 이 봉지를 말리고 잎에 넣고를 3~4회 반복하면 향기가 진하다. 이렇게 연꽃 향을 녹차에 입힌다. 보이차에 자스민 향을 입히기도 한다.
연꽃 차는 8월에 만든다. 물 온도가 25도 되어야 꽃이 활짝 핀다. 이때가 되면 꽃송이가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가 된다. 아침 9시 전후에 연꽃을 딴 다음 랩을 씌워 급속 냉동한다. 딴후 한 두 시간만 지나도 수술이 상한다. 냉장고에서 숙성을 한다고 한다.
연꽃 하나면 30인분 정도 우려낼 수 있다. 잎 하나면 5~7명이 함께 서 너잔씩 마신다. 서너잔을 우려낸 다음 세작을 넣어 함께 우린다. 연꽃향 차는 70도 물을 이용하지만 연꽃 차는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이어야 향기를 온전히 풀어낸다. 한잎 한잎 나무 젖가락으로 풀어낸다. 보고 있으면 몸이 떨릴 정도로 환상적이다.
한의학에서 폐의 모양을 연꽃에 비유한다. 흰색은 폐의 색이다. 마음에서 시작한 슬픔과 우울함이 폐에서 맺힌다. 희게 피어있는 연꽃을 보면 이 세상의 고뇌가 흩어지는 것도 이때문인가 한다. 번뇌뿐만 아니라 몸속 노폐물까지 씻어준다고 한다. 깨운하다. 호흡을 할때 연꽃이 피었다 지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들이마시고 내쉬고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연꽃에는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다. 연꽃차는 연꽃향이 나지만 맛은 거의 없다. 향은 은은하고 맑다. 선선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다. 순식간에 지나간다. 연한 단맛은 겨우 혀끝에 점같이 느껴질뿐이다.
지인과 여럿이 산사에서 마시는 분위기가 맛이고 향이다. 수련 꽃으로 만든 것을 연꽃 차라고 하기도 하는데 수련 꽃잎차는 무겁다. 이번 회로 차 이야기를 끝맺고 다음 회는 밥과 물을 따로 먹는 물따로 밥따로 건강법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