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스포츠 팬이 아니라면 대학 풋볼이 열리는지 열리지 않는지에 상관하지 않지만 풋볼 팬들은 대학 풋볼을 염두에 두면서 연말과 연초를 맞는다.
이 기간에는 온가족이 집에서 모여 지난 일들을 회상하고 새해를 계획하는 대화를 나누는데 종일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여흥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학 풋볼 경기를 TV를 통해 보는 일이다.
1월1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대학 풋볼 5대 보울을 알아본다(이하 현지 시각).
■로즈 보울(2007년 1월1일. 오후 2시.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USC 트로잔스(10승2패)와 미시간 울버린스(11승1패)의 대결은 보울 챔피언십 시리즈(BCS) 챔피언전 못지 않게 풋볼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경기다.
전문가들은 로즈 보울 출전팀이 결정된 직후 미시간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홈팀인 USC의 우세 쪽으로 방향을 틀 사람들이 많다.
USC는 시즌 최종전에서 UCLA에 패하지 않았더라면 전국 챔피언전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의외의 패배를 당해 로즈 보울로 밀려났다.
미시간은 USC의 패배로 전국 2위로 BCS 챔피언전에 진출할 것으로 보였으나 근소한 차이( 0.945 vs. 0.934)로 플로리다 게이터스에 밀려 USC와 만나게 됐다. 두 팀 모두 전국 챔피언전 진출이 유력한 팀이었기 때문에 이번 로즈 보울 경기의 수준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1월1일 열리는 경기라 시청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피에스타 보울(1월1일. 오후 5시.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오클라호마 수너스(11승2패)의 명장 밥 스툽스 감독은 12전 전승을 기록한 보이지 스테이트 브롱코스에 대해 경계령을 내렸다. 모두 오클라호마의 쉬운 승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스툽스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보이지 스테이트의 12경기를 제대로 보고 그 팀을 평가한 언론은 없었던 것 같다. 그들의 절제된 플레이. 전력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선수들의 운동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보이지 스테이트는 지난 1999년 이후 디비전 I-A의 학교 중 최고 승률(85승16패)을 기록 중이다. 이 학교는 그러나 주요 컨퍼런스에 속하지 않았고 메이저 컨퍼런스의 팀들과의 대결 횟수가 적었던 탓에 대학 풋볼의 강자로 대접받지는 못했다.
한 가지 간접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스테이트가 올 시즌 USC를 누른 오리건 스테이트에 42-14로 승리한 점이다. 그러나 그 1승으로는 좀 약하다. 신년 첫 날 열리는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보이지 스테이트도 대학 농구의 신흥명문인 곤자가처럼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오렌지 보울(1월2일. 오후 5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웨이크 포리스트(11승2패)가 보울에 초대되는 일은 흔치 않다. 이 학교는 지난 1949년 이후 6차례 보울에 출전해 4승2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웨이크 포리스트가 이렇게 큰 무대에 서는 것은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루이빌(11승1패)도 1991년 1월1일 피에스타 보울에 나가 앨라배마에 34-7로 승리한 후 처음으로 주요 보울에 초청됐다.
전통적인 풋볼 명문 학교의 대결 아니라 관심이 좀 덜 가는 대회이긴 하지만 ‘떠오르는 풋볼팀‘의 대결이라는 점과 동부 지역의 최강을 가린다는 점에서 특별히 동부 지역 팬들이 이 경기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 슈거 보울(1월3일. 오후 5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노터데임(10승2패)이 과연 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것인가. 노터데임은 지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8차례 보울에 출전. 전패를 당했다.
보울 8연속 패배는 사우스 캐롤라이나(1945-1988). 웨스트 버지니아(1987-98)의 기록에 타이를 이루는 망신스러운 성적이다. 노터데임은 이번 슈거 보울에서 루이지애나스테이트(LSU)에 패하면 최다 연패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노터데임은 LSU(10승2패)의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 광적인 팬들 앞에서 LSU의 선수들은 더욱 힘을 낼 것이다. 또 LSU 선수들은 움직임이 빨라 인조잔디에서 유리하다. LSU의 빠른 공격을 노터데임의 수비수들이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터데임은 스타 쿼터백 브레이디 퀸. 스타 야구 선수이자 와이드 리시버인 제프 사마자와 같은 선수가 있어 여성 팬들이 좋아하는 풋볼 팀이다.
■ BCS 챔피언십(1월8일. 오후 5시.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시즌 내내 전국 1위 자리를 지킨 오하이오 스테이트(12승무패)가 일방적으로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는 팬들이 많다. 그러나 플로리다(12승1패)의 변칙 스타일과 막강 수비가 의외로 통할 수 있다고 예상한 전문가들도 있다.
미시간에 근소한 차로 앞서 전국 챔피언전에 진출한 플로리다의 어번 마이어 감독은 막강한 수비팀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스이스턴컨퍼런스(SEC) 챔피언전에서 뛰어난 상대(아칸소) 러닝백 대런 맥패든의 달리는 공격을 완벽하게 막았던 플로리다의 수비진은 하이즈먼 트로피 수상자인 오하이오 스테이트 쿼터백 트로이 스미스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 수도 있다.
플로리다는 라이언 스미스(CB). 레지 넬슨(Safety). 데릭 하비. 자비스 모스. 마커스 토머스(DL) 등이 막강한 수비진을 이루고 있다. 풋볼 경기에서 수비가 좋으면 승리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