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보조금이 다음달 말부터 일제히 축소된다. 이통 3사는“시장 안정을 위한 출혈 경쟁 자제”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불법 보조금이 다시 활개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고객 서비스를 잘한다고 해도 보조금 1만원에도 경쟁사로 가버리는 현실에서 “이제 서비스·요금·품질 등 본질적인 경쟁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1만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깎여
3대 이동통신사들은 가입 기간과 6개월 평균 사용 요금에 따라 적게는 1만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보조금을 축소한다.
KTF와 LG텔레콤의 경우 다음달 20일. SK텔레콤은 다음달 중순이나 말경부터 적용한다. 조정 후 3사의 보조금은 SK텔레콤 4만~26만원. KTF 4만~30만원. LG텔레콤 5만~32만원이 된다.
SK텔레콤은 월평균 이용금액이 4만원 이상인 고객에 대해 보조금을 1만원씩 줄인다. 월 이용금액이 3만원 미만. 사용기간이 3년 미만인 고객에 대해서도 현재 5만원인 보조금을 4만원으로 1만원 내린다. 단 월 9만원 이상 쓰고 8년 이상 장기 가입한 고객에 대해서는 현재 26만원의 보조금을 그대로 유지한다.
KTF는 최대 5만원까지 보조금을 줄인다. 7년 이상 장기 가입자 중 월 평균 이용요금이 9만원 이상인 고객에 대해서는 35만원에 30만원으로. 요금이 7만~9만원인 고객에 대해선 29만원에서 24만원으로 내린다. 요금이 4만~7만원인 고객과 7만원 이상이고 사용기간이 5년 미만인 고객의 보조금은 1만~3만원 내려간다.
LG텔레콤도 구간에 따라 보조금을 1만~4만원 축소한다. 8년 이상 가입자 중 월 7만~9만원을 쓰는 이용자는 29만원에서 25만원으로 4만원 줄어든다. 월 9만원 이상 쓰는 고객 중 사용기간이 8년 이상이면 35만원에서 32만원. 5~8년인 경우 32만원에서 29만원으로 3만원씩 낮아진다. 4만~7만원인 경우 1만원씩 줄어든다.
△ 불법 보조금 시장 과열되나
통신 회사들의 공통적인 주장은 경쟁사의 ‘우량 가입자 뺏어오기’유인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고. 업체간의 출혈 경쟁을 줄여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라는 것. 마케팅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수익 구조가 악화되는데 따른 자발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SK텔레콤 홍보팀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그간 올려온 것이 과도했다.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SK텔레콤의 경우 가격 축소폭이 상대적으로 적다. 적은 편이다. 3만~4만원 인하 비용 재할당해 특정 구간에서 밀릴 경우 올해 안에도 몇 번 변경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오영호 KTF 홍보팀장은 “KTF의 경우 보조금으로 250만명 고객이 혜택을 받았고. 1800억의 돈이 들어갔다. 이에 비해 우량 가입자의 이동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며 “이제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아닌 서비스·요금·품질 등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보조금 축소로 자칫 불법 보조금 시장이 과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대리점과 인터넷 매장에서의 공공연한 불법 보조금 관행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관계자는“합법적인 보조금이 줄면 소비자들은 더 많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불법 보조금 시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조금 축소로 인한 시장혼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