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KCM(25)은 김종국과 더불어 여성을 능가하는 고음을 구사하는 가수다. 화려한 고음의 개인기는 듣기엔 참 매력적이지만 노래 부르기를 유난히 즐기는 우리 가요팬들에겐 부를 땐 좌절(?)을 안겨주기도 한다.
“가끔 내 미니홈피에 ‘어제 형 노래 부르다가 좌절했어요’‘좀 우리도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 불러 주세요’라는 등 애교 섞인 항의가 많았어요. 이번엔 좀 고음을 자제해 팬들도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해보자고 했죠.” 새로 발표한 디지털 싱글은 <안녕> <사랑이 올까봐> 등 두 곡을 담았다. 기존 노래들에 비해 한결 듣기가 편안한 곡들이다.
전작 <태양의 눈물> 이 4옥타브 도가 최고음. 포크풍의 발라드 <안녕> 은 3옥타브 레까지로 고음을 낮췄다. KCM의 노래라고 하면 으레 고음 노래만 만들던 작곡가들에게도 ‘꽥꽥’ 지르는 노래 말고 편안한 음악을 부탁했다. 청자들의 귀가 지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제 목소리가 평소에 좀 높긴 하죠. 한번 실험을 해 봤는데 4옥타브 미까지는 자신 있어요. 지금껏 내 노래는 대부분 최대한 내 소리를 끌어내 계속 소리를 질렀는데 그러면 듣는 사람도 지치잖아요. 이번엔 처음 시작을 낮춰서 제일 좋은 소리에서 한번만 제대로 지르자고 생각했죠. 사실 방송서 라이브를 할 때 목 상태가 안 좋을 때도 있는데 내 노래를 부르면서 버겁다고 느낄 때도 많죠.”
싱글서 듀엣곡 <사랑이 올까봐> 를 함께 부른 가수 화요비는 이런 변화된 KCM의 노래 <안녕> 을 듣고 ‘조미료를 많이 넣은 식당 밥이 아닌. 어머니가 해 주시는 밥 같은 음악’이란 평가를 했다.
데뷔 전 가수의 꿈을 키울 때부터 화요비의 노래에 흠뻑 빠져 있던 KCM은 직접 화요비에게 듀엣을 제안해 <사랑이 올까봐> 를 함께 불렀다. “화요비씨의 노래에 대해선 더 할 말이 없잖아요.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CD를 내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는 가요 상황이라 마음이 아프지만 디지털 싱글을 계속 발표할 생각. “디지털 싱글이라고 해서 전혀 쉽게 만들지는 않았어요. 좋아하는 음반을 사서 모으고 또 감상하는 즐거움을 10대들이 아예 모르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죠. 디지털 싱글이라도 만듦새가 좋은 음악을 발표할 생각입니다.”
뮤직비디오에도 정규 앨범 못지 않은 제작비를 쏟아부었다. 조한선·엄지원이 출연한 <안녕> 의 뮤직비디오는 헬기가 동원된 대규모의 작품. 지난해 11월 중순 강풍으로 인해 대관령 고개를 넘지 못해 촬영이 좌절됐고 12월 다시 시도했지만 폭설로 인해 또 헬기 장면을 찍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강원도 촬영을 포기하고 청주 부근에서 촬영 후 CG로 합성을 해 겨우 공개했다.
디지털 싱글 발표를 1주여 앞두고 음원이 불법으로 유출되는 소동을 한차례 겪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를 통해 유출자를 찾아냈고.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음원이 사전 유출되는 악재를 겪었지만 편안하게 팬들에게 다가서려는 KCM의 의도는 적중. 19일 현재 벅스·멜론·엠넷닷컴 등의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선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경란 기자 [ran@jesnews.co.kr] 사진=김민규 기자 [mgkim@ilgan.co.kr] 안녕> 사랑이> 안녕> 사랑이> 안녕> 태양의> 사랑이>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