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연대)’은 친분있는 선수끼리 서로의 필요에 따라 도움을 주고받는 경륜의 독특한 베팅 변수다.
운영본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라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올해 들어서는 의도적으로 라인 경주를 편성하면서 흥행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팬들은 경륜의 특성 상 실력 못지않게 라인의 결속이 얼마나 끈끈한지. 궁합이 맞는 조합인지 꼼꼼히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라인은 크게 훈련지. 학연. 기수. 실업팀으로 구분되는데 결속의 정도가 모두 다르다.
△훈련지= 가장 결속력이 높은 라인이다. 지난 18일 홍석한이 결승 경주라는 부담이 있음에도 팀선배(대전팀)인 박민수를 챙긴 것이나 얼마 전 부산팀 배민구가 배영근을 챙기며 의리를 과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훈련지 연대는 훈련지팀의 자존심과 관련된 문제이고 기싸움이기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또 인접 거리에 있는 지역 연대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일례로 광주와 나주. 대구와 구미는 한 팀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끈끈한 동지 의식을 갖고 있다.
△학연= 중·고교. 대학 선후배 또는 동창으로 이뤄진 조합으로 이 중 고등학교 라인이 협공 빈도가 가장 높다. 반면 대학은 정작 훈련은 하지 않은 채 졸업장만 받은 경우만 많아 강한 연대로 보긴 힘들다.
사회에서도 대학보다는 오히려 같은 고등학교 출신들이 더 똘똘 뭉치는 것과 비슷하다. 얼마 전 한정훈이 한체대 스승인 김막동을 챙기지 않아 한참동안 떠들썩했던 것이 상징적인 예다. 일단 학연은 개인적인 친분 여부에 따라 라인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어 무턱대고 믿기 힘들다.
△기수= 편차가 크다. 같은 학교를 나온 동창이어도 같은 반이 아니었거나 성격이 서로 맞지 않는다면 크게 친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훈련원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3기의 경우 간혹 끈끈한 연대를 보여주지만 대체로 단순 참고자료로 활용해야지 맹신은 금물이다.
△실업팀= 결속력이 높지 않다. 특히 같은 실업팀이어도 연령차가 많이 나면 친분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정부시청팀은 다른 실업팀에 비해 의외로 잘 뭉친다.
라인 경주가 많아지면서 친분 세력이 없는 선수들이 고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선급의 고병수가 대표적인 예. 소규모팀에서 훈련하는 탓에 라인 부재로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 최근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고향을 등지고 하남이나 광주 등 메이저 훈련팀으로 짊을 싸 옮기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