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비보이유닛 월드챔피언십이 열렸다. 각국 예선을 거친 미국·프랑스·캐나다·일본 등 8개 국 8개 팀이 출전했다.
세계 대회답게 출전 팀의 실력은 매우 뛰어났다. 나인틴 나인·토마스·윈드밀·헤드스핀·에어트렉 …. 비보이가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묘기가 펼쳐졌다. 이 대회의 관람료는 무료였다. 유료면 관객이 눈에 띄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익스프레션이 배틀을 접고 공연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세계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배틀만으론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비보이도 생활인이다.
CF 출연이나 이벤트 공연에 출연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연이 아닌 조연에 불과하다.'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 비보이 뮤지컬이 호평받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익스프레션은 음악은 물론 연출·안무까지 모두 맡는 비보이가 주역이 된 공연을 하고 싶었다.
이런 열망이 탄생시킨 작품이 '마리오네트'다. 익스프레션의 비보이 뮤지컬 마리오네트는 영화 '존 말코비치'에 나오는 인형의 동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마리오네트란 인형을 실에 매달아 인형사가 조작하는 인형극이다.
인형사의 손짓에 맞춰 비보이들이 인형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인터넷에 이들의 공연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뜨자 누리꾼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1일 업로드돼 그해 7월까지 190만 번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2006년 상반기 UCC 동영상 1위에 올랐다.
익스프레션은 지난해 5월 세계 쇼 비지니스 투자 포럼에 공식 초청돼 한국 비보이팀 최초로 미국 뉴욕 월가의 투자자들 앞에서 마리오네트 공연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마임과 발레와 비보잉을 섞어 놓은 마리오네트는 "비보이를 거리의 춤꾼에서 예술가로 승화시켰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6년 대학로 씨어터일서 1차 공연,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올 3월까지 2차 공연을 마치고 현재 업그레이드된 3차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익스프레션은 한국 힙합 문화의 우수성을 공연을 통하여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서 비보이들이 생계 걱정 없이 맘껏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애쓰고 있다.
김형빈 기자 [rjaejr@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