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한화 감독이 27일 광주 경기에 앞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상대는 다름아닌 타자들. "요즘 타자들은 도대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김 감독은 전날 대전 LG전을 예로 들었다. 한화 타자들은 LG 선발 박명환에게 6회까지 볼넷 1개만 얻었을 뿐 무안타로 철저히 농락을 당했다.
7회 대타 조원우의 빗맞은 안타가 아니었다면 한화는 노히트노런의 수모를 당할 뻔했다.
김 감독은 "박명환의 구위도 물론 좋았지만 A급 투수들을 상대할 때는 한 가지 구질만을 노린다거나 다른 대책을 찾아야 하는데 B급 투수를 상대할 때나 똑같은 생각을 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솔직히 3할 타자라고 하더라도 A급 투수들과의 상대한 성적을 데이터로 뽑는다면 안타는 몇개 안될 것"이라면서 "정상급 투수들과 맞대결을 해서 이기려는 열정이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김 감독의 이런 지적은 처음이 아니다. 타자에게 유리한 스트라이크 존 변경에도 불구하고 시범경기 기간 투고타저가 지속되자 김 감독은 "투수들이 1~2개의 변화구를 던졌던 과거와 달리 대부분 3~4가지를 던지는 데 비해 타자들은 따라가는 속도가 늦은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김 감독의 답답함은 과거 쌍방울과 두산 시절로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김 감독은 "내가 지난해까지 아마 1600경기에서 1700경기를 치렀을 텐데 초반에 대량득점이 나와 편안히 경기를 지켜본 것은 3%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손가락을 꼽으며 씁쓸히 덧붙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연감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13시즌 동안 1672경기에서 803승 40무 829패를 기록했다. 1672경기의 3%이면, 50경기. 그래도 승리한 경기만 따진다면 6%로 늘어나니 다행이다.